청장은 개 나머지는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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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새
작품등록일 :
2024.09.04 13: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1:00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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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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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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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DUMMY

대한민국 각성자 관리청.

한참 긴급하게 진행되던 회의가 막 끝났다.


쾅!


“읔!”


테이블을 힘껏 내리친 손이 아프다.


우당탕!


“큭!”


뛰쳐나가고 싶어도 다리에 힘이 없다.


“놔! 차라리 내가 각성하고 말지 개자식들!”


다급하게 막아서는 손길을 뿌리칠 힘도 없다.


나라를 팔아먹는 놈이나 버린 놈이나.

개밥에 도토리 아냐!?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개밥에 도토리는 청장님이시고요.

정정해주고 싶은 마음을 꾹 참는다.


“제발 좀 참으세요!”


다시 한번 막아서 보지만.

혹여라도 다치실까 봐 힘을 줄 수가 없다.


“어차피 망한 거 아냐!”


더 망할 게 남았겠어!?

그렇긴 해도 꼬장 피는 게 당연하지는 않다.


“못 가게 막을 거면 가서 가져와!”


마지막 남은 ‘각성의 룬’.

대체 그걸 왜 드시겠다는 겁니까!!!


“놈들에게 줄 바에는 아예 없애버릴 거야!”


‘하. 예슬아.’


갑자기 딸이 생각난다.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만 저러지 않는다.


“뒷감당은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뭐!?

그딴 걸 왜 신경 써?


“어서 가져와! 뭐해!!!”


차라리 내가 각성하고 등반한다니까.

내가 직접 올라가서 해결하고 온다고.


“...”


노망이 드셨나?


“가져다드려.”


돌아가실 때가 되셔서 막 나가시는 건가.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니신데.


“어서 가져와!”


놈들이 가지러 오기 전에.

냉큼 먹어버려야 속이 풀릴 것 같으니까.


“무슨 소화제도 아니고.”


“뭐!?”


아.


“아닙니다.”


“소화제가 왜?”


체했어?

속이 답답해?


“네.”


답답해 미치겠습니다.


“저···.”


들고 온 걸 보게 되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드려.”


직원이 무슨 죄가 있을까?

책임은 둘이 져야지.


“여기 가져왔습니다.”


드디어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그토록 성화 부리던 걸 손에 넣었다.


“좋아!”


손에 들린 검은 상자.

저 속에 대한민국의 마지막 희망이 들어있다.


“부청장만 남고 모두 나가서 일 봐.”


나 찾으면 나갔다고 해.


“루···.”


뭘 당연한 걸 물어.

내가 갖고 갔다고 해.


딸깍.


결국,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상자 속에 남아있다던 희망이여.’


제발.

대한민국에서 깨어나길.


“이까짓 돌이 뭐라고!”


매국노보다도 못한 놈들 같으니라고.


“에이!”


남모를 기도가 무색하게.

상자를 열자마자 바로 입에 넣어버린다.


[각성하셨습니다.]


“상태창!”


[성명] : 백성민

[소속] : 대한민국

[특성] : 게이트웨이

[유일 권능] : 생성/해제 (30일 1회)

[고유 스킬] : 초대/추방 (30일 1회)

임명/철회 (30일 1회)

[직업 스킬] : 관리자 소환/해제

[일반 스킬] : 위임/격려/지적 (1일 1회)

[전투 스킬] : 없음

[범용 스킬] : 없음


“제대로 됐군.”


따라와.

가서 등록하고 같이 살펴보자고.


“진짜 괜찮으시겠습니까?”


안 괜찮으면?


“날 죽이기라도 한데?”


아니면 또 왜 팔아보시지.


다 늙은 몸뚱이 누가 사갈지는 모르겠다.


“직원들 퇴근 시키고 관리청 샷다 내려.”


셔터겠죠.

관리청이 무슨 영업하는 곳···.


맞네.


“알겠습니다.”


‘혼자 주모 찾으시려고?’


셔터 내리라고 하시는 건 아니실 거다.

아마도 좋은 능력을 얻으신 것 같다.


<관리청 직원들에게 알립니다.>


사내 방송이 켜졌다.

내용이야 뻔하다.


주섬주섬 짐을 싸는 직원들.


부청장입니다.

현 시간부로 모든 일을 종료하고 퇴근하세요.


“전화 회선 모두 뽑았어?”

“핸드폰 꺼두고 주말까지 쉬다 와.”


청장님께서 좀 전에 벌이신 일?

이미 다 퍼졌다.


이런 일?

한두 번 경험해본 게 아니다.


“보안팀장님.”

“방어 시설 3단계로 높였습니다.”


알아서 척척!

모든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퇴근한다.


장관이다.

하긴 청장님도 장관이시다.


까짓거 때려치우더라도.

망할 놈의 위정자 새끼들의 말을 듣느니.


막무가내.

개차반이시긴 해도 우리 청장님을 믿어본다.


관리청 최심부.

각성자 관리 시스템 앞.


건하게 사고 친 분께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팔짱을 낀 자세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반성 중은 아닐 테고.’


형편없는 능력?

그랬다면 그 자리에서 쌍욕을 처하셨을 거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자세를 바로 하신다.


“벌써 다 하셨습니까?”


내 짬밥 무시하냐?

네 놈 젖 빨 때부터 여기서 근무했다.


“나 때는 바빠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


지긋지긋하다.

근데 저 라떼는 어디서 가져오신 거지?


“등록한 거 띄울 테니까 살펴봐.”


라떼를 한 모금 드시며 시스템을 조작하신다.

그리고 또 한소리 하신다.


“지금 비상사태야.”


‘그 비상사태를 누가 만든 건데요!’


직원들은 다 퇴근했지?

방어 시스템 확인 다 했고?


“알겠습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확인해보겠습니다.


[특성] : 게이트웨이

[유일 권능] : 생성/해제 (30일 1회)


“정상적으로 등록된 거니까 의심하지 마.”


“그런 적 없습니다.”


그냥 제 눈을 못 믿겠었어 그럽니다.

눈을 씻고 봐도 그랬다.


“지금껏 나라를 위해 애쓴 내가 갸륵했겠지.”


‘대체 언제 그러셨습니까?’


매번 행패를 일삼았다.


지나가던 개도.

관리청 앞에서는 짖다가 돌아간다.


청장 앞에서는 모두 똑같은 취급을 받는다.


청장은 개.

나머지는 개새끼.


“최후까지 나라를 지키려 목숨을 걸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내려 주셨을 거다.


‘그냥 놈들에게 주기 싫어서 그런 거잖아요.’


하지만 이번 선택은 훌륭했다.

누구라도 칭찬할 수밖에 없다.


특성과 권능.

둘을 합치면.


“게이트 생성.”


보고 또 보아도.

감탄만 나온다.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 전체가.

특히 일본이.


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대한민국에는 없는.

그래서 망조가 들게 된 결정적 이유.


게이트.


판도라의 상자.

그 안에 잠들어 있던 희망.


그 녀석이 오늘부로 대한민국에 깨어났다.


[고유 스킬] : 초대/추방 (30일 1회)

임명/철회 (30일 1회)

[직업 스킬] : 관리자 소환/해제

[일반 스킬] : 위임/격려/지적 (1일 1회)


다른 스킬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다른 건 다 개나 줘버려도 된다.”


“그래도 어떻게 그럽니까?”


다 필요한 스킬인데.


능력은 정말 심플 그 자체.

누굴 닮아서 그런지 단순했다.


게이트를 생성하고 누군가를 초대한다.

맘에 안 들면 추방한다.


“다 봤으면 라면이나 먹자.”


먹으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자.


“그게 지금 넘어갑니까?”


“먹자고 하는 일인데 당연하지.”


식당 이모님들도 다 퇴근했고.

배달도 안 됩니다.


“그러니까 가서 직접 끓여오라고.”


제가요?

그럼 이 나이에 내가 하리?


망할!

꼰대 라면.


대부분 추방당하겠군.

어쩌면 추방당하길 원할지도.


모르겠다.


[전투 스킬] : 없음

[범용 스킬] : 없음


전투 스킬이 왜 없는지.

알 것도 같은데.


알고 싶지 않다.

어떤 라면을 끓여오라는 건지.


물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

지금껏 기분은 맞췄어도 물은 첨인데.


내 입맛대로 싱겁게?

물이 넘치면 선 넘었다고 뭐라 할 게 뻔하다.


짜게?


“너무 짠 거 아니냐?”


겨우 한 달에 한 번이라니.

주일에 한 번이었으면 모를까.


“그러면서 교회는 왜 안 나가십니까?”


다행이다.

입맛에 들었나 보다.


그러니 저렇게 툴툴거리면서도 욕은 안 한다.


“바로 사용하실 겁니까?”


직원들과 대책을 마련하고 사용하시는 게.


“닥쳐!”


“네!?”


너 말고.

잠시 딴생각 좀 했다.


“개새끼들 입 닥치게 하려면 지금 써야 해.”


준비해라.

혹시 모르니까 방공호로 가자.


핵이 떨어져도 진짜 안전한지 확인해보자.


이게 아닌데.

닥쳐도 그렇고.


매번 저 순발력과 감을 믿기는 했어도.

바로 이렇게 막 진행해도 될까?


“뭘 걱정해.”


죽어도 우리 둘만 죽는 거야.

어쩌면 너만 죽을지도 모르지.


“빨리 가!”


그러니 이제부터는 앞장서라.


“알겠습니다.”


거 참.

밀지 마세요.


세상 유일의 권능 소유자이신데.

체면은 어디 두셨습니까.


한참을 티격태격하며 걸었다.

그렇게 도착한 핵 방공호.


관리청에 왜 이런 곳이 있냐고?


“옛 청와대를 관리청으로 사용하길 잘했지?”


그야 이 양반이 국회에 나가서.

꼬장피고 행패를 부렸으니까.


탑 근처에 비어있는 건물.

거기다 공무원들이 사용하던 건물이다.


“잘 하셨습니다.”


욕은 애초에 이미 오지게 먹었다.

이젠 그마저도 의미 없다.


대한민국은 망해가고 있으니까.


“개폐 장치 다 꺼버려.”


죽어도 못 빠져나가겠지.


“문 열줄 알면 어쩌시려고?”


그땐 어차피 죽었는데 뭔 상관이야!


우리 둘 다 이미 죽었단다.

할 말이 없다.


하여튼 저 무식한 성질머리하고는.

상대하지 말아야지.


차라리 앞으로 초대되어 올 손님.

누군지 모를 상대에 집중해야겠다.


“생성.”


[게이트가 생성됩니다.]


징!


“초대.”


[인과율이 적용됩니다.]


“뭐!?”


“뭐라고 하길래 그러십니까?”


“인과율이 적용된다는데?”


그게 뭐야!?

이 알림 개새끼야!


넌 뭔데 어려운 말을 써!

사람 곤란하게!


“왜 안 나와!”


어렵지도 않은 말 때문에 화를 내신다.

화가 났으니 잠시도 못 기다린다.


걱정이다.

나오자마자 지각했다고 욕먹을 손님이.


그리고 그 손님한테 죽을 자신이.


“피해!”


쾅!


뭐지?

진짜 죽을뻔한 건가?


게이트에서 튕겨 나온 물체 때문이 아니다.

노인네가 너무 세게 밀어서 벽에 치였다.


까닥해서 머리로 부딪혔으면.


‘하. 예슬아.’


최소 뇌진탕이었다.

주마등처럼 예슬이가 떠오른다.


힘없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노인네가!


‘아 참. 각성하셨지.’


젊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반인을 상회 하는 신체 능력을 얻으셨다.


“이 깡통은 뭐야!?”


그나저나 초대되어 온 손님이 심상치 않다.


여기저기 파손된 금속 덩어리?


‘같은데?’


“이거 마치.”


아이언맨?

그거냐?

이 깡통 그거 맞지?


넌 모를 수도 있겠다.

이거 예전에 최고의 인기를 끌던 캐릭터야.


압니다.

지금도 가끔 찾아봅니다.


“혹시 모르니까 가까이 다가가지 마시죠!”


비슷하긴 하다.

하지만 적대적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알던 히어로가 아닐 수도 있다.


인과율이 적용된다고 했던가?

저 성질 더럽고 막무가내 개차반과의 인과율.


어쩌면 우리가 알던 히어로가.

최악의 빌런으로 변해 있을지 모른다.


“지각도 모자라 잔다고?”


네?

벌써 직원 취급입니까?


“저게 어딜 봐서 자는 겁니까?”


파손된 듯한 금속 덩어리.

누가 봐도 심각한 상태로 보인다.


“좀 차분히 기다리시면 안 됩니까?”


각성해서 힘이 남아도나?


빌어먹을 노인네.

깨우겠다며 다가가는 걸 말리느라 진땀 뺀다.


“어라!? 쟤 봐라!”


어!?

노인네를 말리다 돌아간 고개.

그리고 보게 된 광경.


서서히 복구되며 제 모습을 찾아가는.

그 모습이 진짜 경이롭다.


“저거 T-1000인가?”


병현이 나오던 예전 영화 그거 있잖아.


“압니다.”


터미네이터 변신 로봇.

액체부터 나노까지.


역시 빌런이 초대···.


형체를 찾아갈수록 확실해 보인다.

대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근데 아닌 것 같습니다.”


자가 복구.

나노 슈트.


최애 히어로의 등장이다.


세상을 구하며 죽었던 그가.

살아서 돌아왔다.


깡!


소리와 함께?


“다 고쳤는데 왜 안 일어나!?”


엄살 피우지 말고 빨리 일어나!

이 빌어먹을 깡통 새끼가!


발로 차봐야 제 발만 아플 뿐이다.


좀 볼품없게 돌아오긴 했지만.

가슴에 고이 묻어두고 그리던 영웅이다.


그러니까.


“아 쫌!”


괴롭히지 말라고요!


시간이 흘렀다.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지만.

늙은 신체가 해봤자다.


발길질하던 발을 매만지며.

제풀에 지쳐 힘 빠진 채로 벽에 기댄 채.


“하! 망할 고철 덩어리.”


욕으로 대신한다.


“젊은 네 놈이 마무리해!”


말리다가 지친 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대체 뭘 마무리하라는 걸까?


본인께서 다 잡으셨으니.

막타나 쳐라?


그래도 상사의 지시니 따라야지.

막타를 치러 막 움직이려는 찰나.


윙!


소리가 널 살렸다.


“큼!”


아직 본체는 기절 중이고.

시스템만 깨어나는 것 같다.


-로딩이 완료되었습니다.

-부팅 완료되었습니다.


인공지능.

AI 그녀가 깨어났다.


-특별한 힘을 가진 인간을 발견했습니다.

-방어 태세에 들어갑니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

-선 공격하겠습니다.


워워!

이 미친 인공지능을 봤나.


“거. 보세요!”


마음을 곱게 써야지.

나이도 드실 만큼 드신 분이.


그나저나 진짜 다 죽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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