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은 개 나머지는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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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새
작품등록일 :
2024.09.04 13: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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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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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DUMMY

“이 개새끼들이!”


누굴 평가해!

여기까지 와서도 굶고 싶은가 보구나!


“와!”


졸렬하고 악독하고 지랄 맞는다는 말.

욕과 다를 게 없는 말.


그보다는 평가받으신 것이 더 화가 나셨구나.


-보스의 정보를 불러오겠습니다.


“그렇게 해. 확인해봐.”


-보스의 정보를 열람합니다.

-생체 반응이 일치합니다.

-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동기화?’


평행세계 미래의 그.

그리고 현 지구의 그가 합쳐졌다?


-보스.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도 반갑다!”


입만 산 깡통 새끼야!


‘뭐지?’


콩트 찍나?

몰래카메라?


“보스···!”


그토록 애타게 찾고 기다리던 보스.

그가 자각하고 인정했다.


애송이의 뺨을 타고 흐르는 반가움과 그리움.


“넌 뭘 질질 짜면서 처 웃고 있어?”


처 웃든지 울든지 하나만 해!


앙!?

알겠어!?


“대답!”


“옛 썰(Yes sir)!”


강하고 씩씩하며.

절도 있고 패기 넘치는 대답.


대답이 힘있게 터져 나오는 걸 보는 순간.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 내 새끼답지!

안 그래!?


“마이 보스!”


생사를 몰라 지금껏 애타게 찾던 이.

그가 자신들과 함께 돌아왔음을···.


분명 그렇게 느꼈을 거다.


확신할 수 있었다.


또 한 명 제대로 낚였구나.


‘저렇게도 낚을 수 있구나.’


진짜 저 순발력.

저 능력.


미치도록 부럽다.


짧은 해후를 마친 그들.

곧 식사를 위해 음식을 주문했다.


편의점과 베이커리는 갈 수 없었다.

지금 나갔다가는 어떤 꼴을 당할지 모른다.


“밖에 기자들이 진 치고 있다고?”


“네.”


당연한 걸 왜 물으시는지?

늘 상 있는 일인데.


다시 말하지만 한두 번 겪어본 일이 아니다.

그래서 배달을 받는 개구멍도 따로 있다.


-완료했습니다.

-배달 완료까지 약 40분이 소요됩니다.


“그럼 그동안 전 자료 좀 확인할게요.”


“그래.”


이참에 복잡한 머리를 좀 정리해야겠다.


관저로 자리를 옮겼다.

배달이 올 때까지 생각할 시간을 얻었다.


그때였다.

잠잠하던 깡통이 허락도 없이 입을 열었다.


-관리청 데이터 확인 및 기능 정상화.

-등록된 각성자 분류 및.


갑자기 시작된 업무 보고.


“깡통.”


-...


듣기 싫다는 듯.

단호한 목소리로 중간에 끊어버린다.


복잡한 머리를 식힐 자리도 찾지 못했다.


아무리 능력이 좋은 직원이라도.

시키지 않은 일을 알아서 처리한다?


권위를 넘본다고 판단한 걸까?


‘불호령이 떨어지던가, 욕을 먹겠지.’


아니면 유치한 말다툼이 다시 시작될 것 같다.


“보고하지 말고 알아서 해.”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말이 들려왔다.


별것도 아닌 일에 신경도 쓰기 싫다는 듯.

무심하게 툭 던진 말.


-...알겠습니다.


또 낚였다.

이번 건 좀 크다.


부하 직원에 대한 믿음?


아니다.

그냥 귀찮은 거다.


듣는 것조차.


각자의 시간 동안 할 일이 정해졌다.


준비된 지구의 자료를 확인해가며.

가끔 뜻 모를 탄성을 내뱉는 잘생긴 애송이.


알아서 관리청의 모든 기능을 정상화해가며.

앞으로의 계획을 구상 중인 능력 좋은 AI.


한쪽에서 졸고 계신 우리 청장님.


그리고.


그런 그들의 시간을 깨우는 소리.

밖에서부터 외쳐진.


“배달이요!”


“여기!”


기다리고 있잖아.

개구멍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자리 잡고 있던.


부청장.


처지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와! 이게 그 유명한 한식이군요!”


-한식은 많이 먹어 질린다고 하셨습니다.


“로컬은 첨이잖아!”


“언제 한국을 방문해볼 시간이나 있었나?”


“내한했을 때···.”


아차차!

다른 차원에서 오늘 막 왔습니다.


“다른 차원에는 한국 없어?”


한식을 알잖아.

그럼 한국이 있겠지.

있으면 가 봤을 수도 있지.


“이게. 그···.”


무식의 3단 논리인가?


“왜 내 개그가 그렇게 재밌냐?”


대화의 흐름을 아직도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을 반성하며.


“한식은 어때 입에 맞아요?”


대화의 주제를 바꿔본다.


“뭘 어때?”


맛있으니까 질리도록 먹었을 거 아냐.


한식을 먹었다.

맛있었다.

그래서 질리도록 먹었다.


또 이 무식···.

아니 무적의 3단 논리입니까?


“맞아요. 맛있어서 먹고 또 먹고.”


질리고.

그래도 또 먹고.


“거봐.”


“그렇군요.”


“먹기 편한데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고.”


-항상 패스트푸드만을 고집했습니다.


밥 먹는 시간조차 아껴가며.

위험에 처한 행성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김밥, 비빔밥, 컵밥, 컵라면.

질리도록 먹은 한식이다.


한식마저도 패스트푸드만을 먹어 봤다.


오늘 시킨 다양한 음식.

진짜 한식은 처음 봤다.


“그랬군.”


비록 배달음식이지만.

널 위한 작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


“와 정말!”


뜻밖의 선물이네요.

감사합니다.


또 낚네.

순발력 하니만큼은 진짜.


“이게 그 불고기! 이건 삼겹살? 맞죠?”


말없이 녀석이 식사하는 걸 지켜본다.


“보스!?”


“아. 그래.”


다시 함께하지 못할 것 같던 둘의 시간.


“와! 정말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네요.”


“꽤 매운 음식도 잘 먹는군.”


“그럼요!”


보스 덕분에.

매운 음식은 이미 많이 경험해봤잖아요.


극복했죠!


“그 뭐였지?”


-청. 양. 고. 추.

-죽. 을. 뻔. 했습니다.


‘쟤도 이를 갈 줄 아네.’


거기서도 외국인한테 청양고추를 먹이다니.

어디서나 늘 한결같은 분.


“그렇군.”


담백한 대답.

역시 남의 고통엔 아무 관심 없으시다.


잡담과 함께 시작된 대화.


점점 그들이 서로 원하는걸.

얘기하는 자리로 변해갔다.


“그러니까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


갈 방법은 있고?


“지금 막 연구에 들어갔으니까···.”


시간은 좀 걸리겠죠.

성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날 돕겠다?”


그러니까.

그 대가로.


“대신 과거로 돌아가서 함께 싸워달라?”


“네!”


능력자 몇 명 섭외해주시면 더 좋고요.


“그렇겠지.”


손이 모일수록 더 쉬워질 테니까.


“저 혼자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니까.”


조금의 확률이라도 높일 수만 있다면···.


“그래.”


돕도록 하지.

아니 돕는다는 표현은 틀린 것 같다.


‘평행세계의 자신과도 연관된 일이니까.’


“같이 하자.”


“보스···.”


감격에 빠진 잘생긴 애송이 녀석.

이젠 완벽하게 낚았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마치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

들려오는 깡통의 음성.


-관리청 및 대한민국 정보기관 시스템 장악 완료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각성자 현 상황 및 각 필드 현황 파악 완료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업무를 재개합니다.


AI 주제에.

또 같이 낚인다.


왜 열심인데?


어서 빨리 이곳의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가고 싶은가 보다.


“잠깐! 업무 재개···?”


그러면 안 되지 않나?

안 될 텐데···.


“잘했다.”


특별히 할 일이 있지는 않을 텐데.

그것보다 애송이 녀석의 능력이나 확인해보자.


“깡통.”


애송이 현재 능력은?


-알겠습니다.

-각성자의 상태창을 참고하였습니다.


[성명] : 톰(Tom)

[특성] : 나노 슈트.

[유일 권능] : AI.


“깡통.”


-죄송합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

-기존 능력 그 이상을 자신합니다.


“좋군.”


종말을 맞이한 세상.


그곳에서 모두를 잃었다.

혼자 지낸다는 건 생각보다 힘들었을 거다.


기존보다 능력이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래도 놀고만 있진 않았나 보군.”


말과는 다르게 녀석이 어떻게 지냈을지 안다.


하루하루가 처절했을 거다.

복수심에 불타는 삶을 살았을 거다.


‘빌어먹게 잘생긴 주제에.’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 왔다.


-이곳 각성자들의 능력과 비교 분석합니다.


“됐어.”


분석할 필요? 없다.


그 정도 능력이면 S급 각성자 이상이다.

당장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각성자만의 고유 능력입니다.


“그렇지. 그 문제가 있군.”


출입의 자유.

탑과 필드, 던전과 게이트의 입장과 퇴장.


능력이 아무리 좋아도.

탑이나 필드에 출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다 소용없는 거다.


“내 능력을 분석해봐.”


-등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스킬을 감정합니다.


[고유 스킬] : 임명/철회 (30일 1회)


-임명 : 관리자를 임명할 수 있습니다.


[직업 스킬] : 관리자 소환/해제


-관리자 소환 : 임명된 관리자를 지정된 장소로 소환할 수 있습니다.


[일반 스킬] : 위임/격려/지적 (1일 1회)


-위임 : 위임받은 자에게 모든 것을 맡깁니다.

-격려 및 지적 : 버프 스킬로 확인됩니다.


감정 스킬이라도 있나?

스킬 설명이 깡통의 분석과 일치한다.


앞으로 깡통의 능력을 잘 활용해야겠다.


“내 생각도 같다.”


“...?”


무슨 생각이요?

저까지 낚으려고요?


“그만 떠들어. 집중!”


직접 시도해봐야겠다.


“임명.”


[임명받을 자를 지정하시겠습니까?]


“그러지.”


[대상을 지정하시면 권리를 부여합니다.]


“대상으로 톰을 지정한다.”


[대상자 톰. 관리자로 임명합니다.]

[관리자 목록을 활성화합니다.]


“직급 선택. 직원 1.”


[직원 1. 톰. 권한 부여.]

[부여할 권한이 없습니다.]


불쌍한 톰.

관리자 임명식인데.


겨우 직원 1. 이라니···.

잘생겼으니까 홍보팀장 정도는 줘도···.


“톰. 소환.”


[직원 1. 톰이 소환됩니다.]


메시지 알람이 끝남과 동시에.

자료를 확인하던 톰이 눈앞에 나타났다.


“어라?”


“마치 순간이동 같군.”


-분석 결과 범위 제약이 없습니다.

-제한 없는 이동이 확인되었습니다.

-탑과 필드에 출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됐군.”


“뭐가 되고? 전 어떻게 된 건데요?”


-실험대상으로 지정되셨습니다.

-보스의 능력을 시험해 봤습니다.


“뭐?”


뭔 실험?

대상?


“시끄럽군. 소환 해제.”


[직원 1. 톰이 소환 해제됩니다.]


메시지 알림과 함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톰.

영문도 모른 채 멀뚱히 이곳을 바라본다.


“알아서 설명해놔.”


-알겠습니다.


“됐군요!”


청장님 됐어요!


X 될 뻔했는데.

축하드립니다!


안 잘리고 자리보존 하실 수 있어요!


이러면 일반인 출입 문제가 해결된 거다.


한 달에 한 번뿐이지만 잘 사용하면 된다.


게이트 생성과 초대.

초대된 자들을 파악하여 관리자로 임명한다.


탑이나 필드로 향한 후 관리자들을 소환한다.

그들과 함께 재앙을 극복해나간다.


잘 짜인 한편의 시나리오.

이로써 마침표를 찍고 완성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다음.”


기분이 좋아지셨나 보다.

대화가 간결해진다.


-탑에서 장비와 스킬을 파밍 합니다.


이후 웨이브가 발생한 필드를 청소한다.

국토가 안정되면 오로지 탑만 오른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각성의 룬’을 확보해야 합니다.


‘각성의 룬’이라···.


팔짱을 낀 자세에서 다리까지 꼬신다.

검지로 책상을 리듬감 있게 두드리신다.


톡톡!


생각을 되짚어보시나 보다.

가끔은 저렇게 냉철하고 근엄하실 때가 있다.


그리고 깡통을 통해 확인해보셨다.


“톰이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반드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인에게도 특수한 능력을 주는 신비한 물체입니다.


톰이 각성할 경우.

어떤 능력을 얻을지 모르나 도움이 될 거다.


톰의 순수한 재능과 능력은 분명 차고 넘친다.

각성을 통해 얻는 능력도 마다할 필요 없다.


오히려 기대된다.

어떤 능력을 추가로 얻게 될지가.


“그 외에는?”


-‘각성의 룬’ 자체가 국력입니다.

-이 나라를 위해서 꼭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다.

중요 했다.


비단 톰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위상을 다시 드높여줄.

나라의 동량들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동의한다.”


등반이 멈춰서 획득하지 못하고 있는.

‘각성의 룬’을 위한 등반.


필요 불가결이다.


“연구는?”


-이곳에서도 가능합니다.


“예산은 알아서 벌어.”


-알겠습니다.

-재단으로 운영하겠습니다.


필요한 비용은 알아서 벌라고?

하긴 미래에서도 최첨단 AI였을 테니까.


“성공 여부는?”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존 차원의 행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건 차차 알아봐야겠군.”


추방하면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갈 거다.

추방 이후는 모를 일이다.


‘다시 초대하지 못할 수도 있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알아봐야 할 문제다.


앞으로 연구는 계속 진행한다.

이건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할 거다.


한 달 동안 등반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필드 청소는 가볍게 반복한다.


그 정도만 해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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