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은 개 나머지는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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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새
작품등록일 :
2024.09.04 13: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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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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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공식 석상의 발표를 끝낸 후.


퇴장하는 길.

역시 당당한 발걸음이다.


“청장님! 멋지십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꼭 부탁드립니다!”

“영원히 지지할 겁니다! 오래 사세요!”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면서도.

일절 표정엔 변화가 없다.


“어머! 넘 시크하셔!”

“어쩜 좋아! 사랑해요~ 청장님!”


그냥 가볍게 손이나 몇 번 흔들어 주실뿐.


“와! 청장님 과묵한 표정 진짜 멋지지 않냐?”

“괜히 카리스마 백이라고 하겠어?!”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

다른 생각을 품고 계셔서 그럴걸···?


‘저것들 새벽에 몰래 데려와.’


다른 고치로 바꿔 매달고.

관리청 지하에 구금시켜서 통제해.


‘아이돌보다 더 잘하시네.’


입술의 작은 움직임조차 없다.

마치 복화술의 대가 같다.


“그 개자식이 복수하러 올 때까지.”


아무리 그래도 제 아비가 저 꼴인데.

당연히 구하러 올 거다.


못 구할 걸 알면서도.

시비라도 걸 목적으로 올 거다.


분명하다.


그때가 되면 이 좋은 봄날.

처맞고 뒤지기 딱 좋은 이때.


“진짜 죽기 딱 좋은 날씨네요.”


“그래.”


개 한 마리 잡고 한풀이 한 번 하자.


그동안 풀지 못했던 한이 다소나마 풀릴 거다.


힘이 없어 꺼내지 못했던 한이 담긴 대화.

쌓인 한인 너무 커져서 함부로 꺼내지 못했다.


한(韓)민족이 어쩌다 한(恨)민족이 되었을까?


전쟁.

외세의 침략.


억지에 당하고.

양보를 강요당하는.


한 많은 민족 대한민국.


“이젠 대한민국의 한을 위세로 바꿀 때다.”


아!

가슴 뛰게 멋진 말이었다.


“지금도 늦지 않았겠죠?”


아직 늦지 않았음을 안다.

얼마든 예전 위세를 찾을 수 있음을 안다.


그래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어질 만큼.

감동적인 순간이었기에.


희열을 조금 더 만끽하고자 되물었다.


-(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거래요.


그래.

모두가 같은 마음이구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세 넘치는 대한민국으로 바꿔줄 톰과 깡통.


“맞다.”


빠른 거래가 생명이지.


“...네!?”


-(깡통) 주로 빠른 거래가 일어나는 곳으로는.

-(깡통) 대표적으로 당.


“거기까지만 해!”


지금이 농담할 분위기냐고!

더 나가기 전에 재빨리 말을 끊었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땐 늦어도 너무 늦었었다.


“그래.”


대한민국이 가진 다른 장점.


빠른 민족.

배달의 겨레.


그래서 부청장도 새벽 배송을 애용하는 거다.


‘그게 아니죠. 밝은 민족이 어떻게···.’


그런 뜻이었나?


새벽부터 밝아 오르는 희망의 빛.

겨레의 여명?


아니다.


저 양반이 그런 뜻을 알 리가 없다.

이럴 때 반박해봐야 소용없다.


그냥 솔직해지자.


“저야.”


예슬이 때문에 그런 거다.


유치원 가기 전.

신선한 음식을 먹이기 위해서.


바쁜 직장인이.

그것도 관리청의 부청장으로서.


신경 쓸 일이 얼마나 많을까?


매일 보지도 못 한다.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함이 크다.


그래서 유일하게 신경 쓰는 일이다.


‘그런데 왜 난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톰) 보스. 이 행성은 진짜 아름답네요.

-(깡통) 붉게 변한 하늘이 정말 예술입니다.


“우리 예슬이는 더 예술이거든!”


아무도 신경 안 써주니 강하게 어필했다.


“예슬이야~ (예술이야~)”


“언제 적 노래예요!”


그 노래 예슬이가 얼마나 싫어하는데.


“뭔 소리야!”


얼마나 좋아하는데!

볼 때마다 불러달라고 조르고 그랬다고!


“유치원 친구들 앞에서 불렀잖아요!”


이후로 애들이 예슬이 볼 때마다 불러댔다.


“오!”


벌써 친구들이 찬양해주고 얼마나 좋아!


“그게 아니라!”


놀리는 것 같다고 싫어한다고!

이 양반아!


해질녘 노을 아래.

주거니 받거니.


한(恨)을 위세(威勢)로 바꿀 계획을 세우고.

무겁던 대화를 가볍게 바꿔가며.


그렇게 넷은 밝고 희망찬 미래를 꿈꿔본다.


다시 돌아온 관리청 관저.


“부청장.”


고생했어.

이만 가서 쉬어.


“고생하셨습니다.”


들어가시는 거 보고 쉬겠습니다.


“깡통.”


넌 잠 같은 거 안 자지?


-...네.


응?

왜 서운한 것처럼 들리지?


“그럼 관리청 보안 체계 확실하게 해둬.”


해킹에 대비하고.

방어 시스템 손볼 거 있음 손 봐둬.


각성자 침입에 대비할 무기 체계도 계획해.

당장 만들 수 있는 건 알아서 배치하고.


이런 거 일일이 지시하기 전에 알아서 좀 해.


-...알겠습니다.


‘아. 깡통은 처음 겪는 일이지.’


하루 동안 깡통이 잘한 건 기억하지 않는다.


왜?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대신 잘못한 거?

아주 세세하게 다 기억한다.


그게 지금 이렇게 돌아온 거다.


꼬장의 끝판왕.


톰과 깡통이 보스라고 부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우리도 가끔 보스라고 하니까.’


빗대어서 말이다.


‘뭐 휴식이 필요해 보이지는 않으니까.’


알아서 하겠지.


청장님이 침소에 들어간 후.

이제야 진짜 우여곡절 많던 하루가 끝났다.


“맥주 한 캔만 마시고 자야···.”


아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톰과 깡통.

그리고 부청장의 일과는 계속된다.


모두가 한참 단꿈을 꾸고 있을 시간.

부청장은 그 여느 때와 달리 분주하다.


은밀하게 주어졌던 임무.

완벽히 처리되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백 청장 어딨어?”

“빨리 풀고 지금이라도 사과하세요!”


지하에 잘 감금된 두 쓰레기.

아무리 떠들고 발버둥 쳐봐야 힘만 빠질 뿐.


“더러운 것들이 시끄럽긴.”


살벌한 미소를 흘리며.

차갑고 냉정한 말을 던지는 부청장.


짖어.

더 크게 짖어봐.


마치 그래야 먹이를 던져줄 거라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 모습.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향기가 난다.


“개새끼들!”


이제야 진짜 하루를 끝낸 부청장의 손에는 우그러진 맥주 캔이 들려있었다.


햇살이 밝은 아침.

깡통의 보고로 하루의 시작을 알렸다.


-<작전명 새벽 배송.>

-임무 완료했습니다.


“잘했다.”


새벽에 은밀하게 이뤄진 쓰레기 재활용.


이제 쓰레기를 뒤적거릴 유기견이 찾아오기만 하면 된다.


“탑 입장과 등반 계획에 변경된 사항?”


“없습니다.”


점심까지 든든하게 드시고 출발하시면 됩니다.


“좋군.”


새벽에 못 잤을 테니 가서 좀 더 쉬다 와.


“감사합니다.”


확실히 꼬장도 부리시지만.

작은 거라도 이런 상벌 또한 확실하다.


그렇게 한가한 오전을 보내고 점심시간.

오늘도 배달음식으로 다 함께 식사하던 중.


“부청장은 남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방공호에 있도록.


“알겠습니다.”


웬만한 편의 시설은 다 갖춰있다.

만약 불편하더라도 감내한다.


걱정해주시는 마음을 잘 알기에.

군말 없이 지시에 따른다.


“부청장!”


혼자 남아서 편하다고 놀지 말고 일해.


“제가 뭘 논다고 그러세요.”


지금쯤 전 세계가 난리 났을 거다.


영화 속 캐릭터보다 더한 게 튀어나왔다.

그것도 둘을 합친 게 갑자기 세상에 등장했다.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의 팬들?

진짜냐 아니냐로 한창 갑론을박 중일 거다.


물론 일반인들의 반응은 크게 신경 안 쓴다.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바로 동맹이라 떠들던 미국과 일본.

늘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중국과 북한이다.


각 나라의 정부와 각성자 협회는 물론.


‘말할 것도 없지.’


다들 충격에 빠져있을 건 뻔하니까.

바짝 신경 써서 동향을 살펴야 한다.


즉. 놀거나 쉴 틈 따윈 없다는 얘기다.


“기업들 요청 들어오면 싹 다 무시해.”


후원 같은 개소리 하는 곳은 명단 만들어 둬.


깡통 능력이면 개 같은 기업 몇 군데는 본보기로 날려줄 수 있을 테니까.


그런 건 차차 진행하고.

말 나온 김에.


“깡통.”


탑 내부 몬스터 자료 숙지해뒀어?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자료 확인 끝냈습니다.


“그래?”


확실해?

쪽지시험 한 번 봐?


-...더 자세히 조사하고 정리하겠습니다.


“나 때는 말이야.”


밤새워서 자료 외우고···.


“빨리 드시고 나가셔야 합니다.”


그니까 잘난척하면 안 된다니까.

물론 깡통이 잘난척한 건 아니겠지만.


사실을 말하더라도 절대 바로 말하면 안 된다.


그냥 네, 또는 알겠다고 하고 끝내야 한다.


‘아니. 깡통 쟤는.’


조사고 뭐고 그냥 바로 검색할 수 있잖아.


근데 왜 저런?

저거 혹시 능력 어필, 아부 뭐 이런 거야?


그냥 톰처럼 가만히 있···?


“넌 뭐 하고 있어?”


밥 처먹다 말고 복 달아나게끔?


“네?”


기사에 제가 나온 게 있어서 찾다 보니.


“영화 보는 거다?”


“네!”


“그래.”


오늘 푹 쉬면서 편하게 봐.

재밌게 잘 만든 영화니까.


“오! 보스.”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손 하트는 언제 배웠데?

확실히 잘생기기만 했지.


아직 애야 애!

귀여운 놈!


“부청장.”


이 새끼 슈트 벗겨서 지하에 자리하나 줘.


“아. 알겠습니다.”


휴.

하마터면 같이 방 쓸 뻔했다.


한편.

재앙이 시작되고 각성자의 등장 이후.


세계엔 거대한 두 개의 세력이 새로 생겨났다.


각성자 협회와 길드 연합.


그런 두 거대 세력이 한국을.

아니 백 청장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먼 곳의 얘기일 뿐.


“군대에 있는 시계는.”


마치 모두 멈춘 듯 보인다고 한다.

실제로는 변함없이 흐르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듯 두 세력이 뭘 하든 상관없이 관리청은 계속 돌아갔다.


“그 정도만 하시죠. 이러다 늦겠습니다.”


“보스. 잘못했습니다.”


반성합니다.


‘군대 얘기까지 나왔다.’


오늘 밤에 진짜 잘못하면 쓰레기들 옆에 자리 하나 더 마련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슬슬 일어나자.”


-보스. 잠시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협회와 연합에 관하여···.


“내버려 둬.”


어차피 놈들 생각이야 뻔하다.

지금은 서로 견제하느라 간만 볼 거다.


깡통이 아니어도 그 정도는 알 수 있다.


“다녀올 테니까 잘 지켜.”


쓰레기들은 일단 굶겨.

몇 끼 안 먹는다고 죽지는 않잖아?


“알겠습니다.”


물은 수돗물 처먹으면 되니까.

아예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간다.”


오늘도 거침없이 당당한 발걸음.

관리청에서부터 탑 인근까지 이어졌다.


웅성웅성!


“저기 오신다!”


파봐 박!

팍팍!


멀리서 점처럼 보일 뿐인데도.

쉴새 없이 터지는 플래시.


대한민국의 밝은 앞길을 비추는 듯.

청장과 그의 소환자를 향해 일제히 쏟아졌다.


탑 근처에 자리한 카메라와 기자.

실제로 보기 위해 구경까지 나온 수많은 인파.


어제보다 더 많은 인원이 반긴다.


“어!? 저기 진짜 오셨다!”


어제보다 더한 반응.

그럼 에도 변함없이 꼬장꼬장하다.


“다들 점심은 했고?”


오늘은 발표 따윈 없다.

그리고 질문 하지 마.


나도 긴말 안 한다.


“국민은 알 권리가 있습니다!”


전형적인 개소리니까 일단 한 번 참는다.


“잘 봐라 이 깡통.”


여기 둔다.


먼저 혼자 들어가고 안에서 소환할 테니까.

헛소리들 할 생각은 말고.


함부로 건드리지 마.


얘가 어제처럼 고장 나서 물지도 모른다.

물려도 울지 않을 자신 있음 건드려.


“그런 걸 함부로 소환해서 다녀도 됩니까?”


참을 인 세 번 뒤엔 때려도 된다고 했으니까.

한 번만 더 참아본다.


‘나 들어가고 나면.’


저 개새끼!

매달지 말고 묶어만 놔.


“오늘 10층까지 등반할 거야.”


시간은 좀 걸릴 거다.


“왜 그렇습니까?”


어제의 능력이면 10층까지는 금방 아닙니까?

능력이 아니라 연출 된 거였습니까?


“왜긴 이 멍청한 새끼야!”


탑 내부 영상 찍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면 최대한 상세히 찍어야 할 거 아냐!


“이미 등반 끝난 탑 내부를 왜 찍습니까?”


그 핑계로 능력이 보잘것없음을 감추려 하는 거 아닙니까?


“에라 쓸모없는 새끼.”


저런 대가리로 어떻게 기자가 된 거야?

너희 나라는 왜 너 같은 걸 여기 보냈데?


너 좌천된 거냐?


불쌍해서 화조차 안 난다.

이 새끼야.


“이이! 망해버린 나라의 열등한 인간이!”


감히 대일본제국의 일등기자를 무시해!


“쪼다 같은 새끼.”


망해버린 나라에 온 것 자체가.

네가 쓸모없어서 버려진 걸 증명하는 거다.


“이이! 칙쇼!”


앞으로 이 버림받은 쪼다처럼.

멍청한 질문 하는 것들은 저기 매단다.


“저기 뭐라 불리는지 알지?”


“...”


“쓰레기 매립지.”


저기 매달리면 뭐야?


“...”


“뭐겠어? 이 새끼들아!”


너희들도 주의해.

괜히 매달려서 기레기 되지 말고.


저 쪼다 새끼 기사 잘 써주고.


관리청장이 탑에 입장 후.

거미줄에 꽁꽁 묶여 바닥에 처박힌 쪼다.


일단 오늘 기사 하나는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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