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장은 개 나머지는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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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새
작품등록일 :
2024.09.04 13:33
최근연재일 :
2024.09.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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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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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필드 청소는 최소화로 계획해.”


“한 번에 다 쓸어버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의외의 주문이다.

분명 미리 계획을 세워 뒀음이 분명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국토가 안정되면.

빌어먹을 쓰레기들이 다시 기어 나온다.


“나와서 설칠 게 뻔하군요.”


진짜 쓸어버려야 할 것들은 따로 있었다.


-알겠습니다.

-계획을 변경하겠습니다.

-새로운 계획을 추가합니다.

-프로젝트 <박멸> 시행하겠습니다.


“프로젝트 박멸이라···.”


팔짱을 푼 손이 자연스레 턱과 허리로 향한다.


음.

멋지군.


“호.”


덩달아 책상에 팔을 기댄 채.

깡통의 작명 센스에 작게 감탄한다.


“아직은 아니야.”


“시기상조군요.”


“그래.”


지금은 때가 아니다.

힘을 키우는 게 먼저다.


명분이 필요하다.

저 쓰레기들은 변하지 않는다.


명분을 내세워서 공격하는 건.

그들만의 특권이 아님을 알려줄 생각이다.


아주 잠시만 참고 기다리면 된다.


때가 되면 참지 않는다.

거슬리는 것들은 죄다 죽여서라도 치운다.


그래도 정화가 안 된다?


“대한민국 전체를 장악한다.”


“네!?”


설마?

국가 전복을 얘기하시는 겁니까?


-쿠데타 계획을 세워두겠습니다.


뭐!?


“뭔 개소리야!”


애꿎은 국민을 위해서라도 나서겠다는데.

이후의 일은 그때 가서 결정해.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응?


갑자기 울리는 전화.

관저 안에서 전화가 울릴 곳은 한 군데뿐이다.


“뭐야!?”


아까 다 확인했다며?


“네! 이곳은 제가 직접···.”


‘-정상적인 업무를 재개합니다.


“잠깐! 업무 재개···?”


그러면 안 되지 않나?

안 될 텐데···.’


“아!”


떠올랐다.


저 미친 AI가.

셧다운 시켜둔 시스템을 재가동 시켰었다.


제대로 낚인 탓에 의욕이 넘치더니.

결국, 사고를 쳤다.


뜻하지 않던 사고가 터졌다.


그러나 괜찮다.


전화야 다시 꺼두면 되고.

기자들은 그냥 무시하면 된다.


“여보세요.”


우리 청장이 전활 받기 전까진 그랬다.


“뭐? 이 새끼가 미쳤나!?”


당장 탑 앞으로 와!

관리청 말고 탑 앞으로 싹 다 끌고 와!


이 개새끼야!


쾅!


아마도 상대방은 계속 말을 하는 중일 텐데.

그런 건 안중에도 없다.


자신의 말만 하고 힘껏 내리쳐진 전화기.

그만큼 화가 많이 나신 듯한데.


“깡통.”


-준비하겠습니다.


“뭐예요?”


뭘 준비해?

연장?


어쩌시려고 그러세요?

꼭 패싸움하러 가는 애들처럼 왜들 이래?


왜 나만 모르냐고!


“부청장.”


언론 브리핑 준비해.


‘각성의 룬’을 요청한 개자식이 온단다.


자신 있다 이거지?


오늘 그 면상.

온 국민 앞에서 아주 완벽히 짓이겨주마.


“아.”


알겠습니다.

복수의 서막이 열리는군요.


저도 완벽하게 준비하겠습니다.


모두가 준비를 위해 자리를 비우려던 그때.


따르릉!


다시 한번 울리는 전화.

역시나 못다 한 말이 있을 줄 알았다.


“여보세요.”


그래! 이 개새끼야! 한 시간 줄 테니까.


뭐? 찌지직거리긴 뭐가 그래!

뭐가 아니야?


튜브를 끼던 비 맞은 제비 새끼든.

뭐든 다 데려와!


그래 족발이든.

그걸 물고 빠는 양키든 싹 다 끌고 와!


좋아하기는 이 개새끼가!


쾅!


그렇지 않아도 각성하고 힘이 넘치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으니.


두 번 당한 놈이나.

저 전화기는 이제 다시는 못 울게 생겼다.


“들었지?”


오늘 전 국민 앞에서 모든 걸 밝힌다.

오늘 이후로 대한민국은 바뀐다.


모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임하도록.


‘생방송이구나.’


내외신 기자부터 개인 방송까지.

진짜 전 국민이 다 볼 수도 있다.


망해가는 대한민국.

그 속에 홀로 고고히 피어있는 우리 청장님.


정말 이 나라에 대한 의리로 똘똘 뭉치신 분.

그분이 드디어 참고 참던 화를 터트리신단다.


기대된다.

1시간 뒤가.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가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청장님.


‘대신 전투태세에 임하는 자세로 보필한다.’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기자들이 진 치고 있던 관리청 정문 앞.

북새통이었는데 이렇게 썰렁하다니.


평소와는 다르다.


일절 욕 한마디 안 하시고 묵묵히 걸으셨다.


웅성웅성!


탑 근처에 다다르자.

수많은 인파가 보인다.


그들이 내는 소음이 무척 거슬린다.


“저기 오셨다!”


그 말이 신호라도 되는 듯.

그 많은 카메라가 일제히 돌아섰다.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플래시.


걸음걸이 하나에도 신경이 쓰인다.

마치 레드카펫 위를 걷는 것 같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표정의 변화 없이 묵묵히 걷는 걸 보면 경탄하게 된다.


모세가 바다를 가르듯 빽빽하던 인파 사이를 거침없고 당당하게 걷는다.


탑 근처에서 거리가 좀 떨어진 장소.

자리는 이미 마련되어 있었다.


중앙에는 연단이.

한쪽에는 의자가 놓여있다.


그리고 혐오스럽게 생긴 개 한 마리?


“매국노보다도 못한 개자식아!”


먼저 와서 자리를 더럽히고 있구나!


사람이 앉을 자리에 턱 하니 앉아있던 개.

당연히 그런 개를 보자마자 터진 사자후.


당장이라도 때려죽일 듯.

노려보며 다가가는 순간.


그 앞을 막아서는 또 다른 개.


“지금 어디서 그런 막말을 하시는 겁니까?”


당장 사과하세요!


“넌 뭐야?”


어디서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보좌관?


개가 개를 키워?

별 개 같은 짓은 다 하고 다니는구먼.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이러면 저희 쪽에서도 더는 참지 않습니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항변해봐야 통할까?

겨우 개 밑에서 구르며 쌓은 경력 따위?


어림없다.


‘통할 사람이 따로 있지.’


“뭐 이 새끼야?”


뭐가 잘났다고 짖어? 짖기는!

확 봄날에 처맞고 뒤지고 싶나!?


진심으로 내려칠 듯 들어 올린 팔.

각성했기에 마음먹고 내려치면 꽤 아플 거다.


“복날입니다.”


무식한 거야 그렇다 쳐도 체면은 좀 차리시죠.


나라에 마지막 남은 ‘각성의 룬’.

그마저 일본에 팔아먹으려 한 파렴치한 인간.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났는지.

염치도 없는 뻔뻔한 얼굴을 들이댔다.


“됐고!”


짖을 거면 빨리 먼저 짖고 꺼져!

이 개새끼야!


“어허! 어디서 욕을 하고 그러십니까!”


많은 국민께서 보고 계시는 자리인데.

지금 생방송 중인 거 모르십니까?


‘어쭈. 개가 사람 말을 하네.’


-부청장. 작업할까요?

(나노 기술로 만들어진 무선 이어폰을 통해 톰이 직접 전하는 메시지.)


감히 누구 앞이라고.


‘철면피 같은 게 같잖은 점잔을 떨어?’


우리 청장님이 그따위 걸 신경이나 쓰실까?


잃을 게 없는 사람.

그리고 한결같은 사람.


‘잃을 게 많은 한심한 개야.’


오늘만큼은 날을 잘 못 잡았단다.


“생방송?”


그게 뭐?


개한테 개라 하고 짖으라는데 왜?

문제 있어?


“이 사람이 정말!!”


“왜?”


하긴 내가 개여도 듣기 싫겠다.

널 개자식이라고 욕하면 개한테도 실례지.


이 매국노보다 더한 새끼야!


“이 자리는 내가 욕을 먹는 자리가 아닌. 당신이 대국민 사과를 드려야 하는 자리야!”


‘너 잘 걸렸다.’


-(깡통) 도게자 시켜 탑 입구에 박아둘까요?


감히 누구에게 대국민 사과를 시키려 해.


청장님보다 이 나라 국민을 생각하고!

위하는 사람이 어딨다고!


“야 이 새끼야!”


“자꾸 이 새끼 저 새끼 하지 마세요!”


“내가 언제 저 새끼까지 했어!”


“...?”


응!?


“이 새끼만 했지. 하여튼 날조는!”


“큼! 어쨌든 자꾸 새끼 새끼 하지 마세요.”


내가 댁 새끼입니까!


“그래? 아버님 존함이 어떻게 되시냐?”


“그걸 지금 왜 묻습니까?”


“아버님 안 계셔?”


“이···!!”


└ㅋㅋㅋ너무 자연스러웠다

└진심ㅋㅋ 가불기 뭐냐고

└청장님 도랏냐고ㅋㅋ


생방송 중에 벌어진 일이다.

대다수 국민이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중.


저런 드립을 들을 줄 알았을까?


“존함이 어떻게 되냐고?”


“후! 김 부자 자자 쓰십니다.”


계속 말리면 안 되니까.

흥분을 가라앉히자.


그런 생각을 하고 있겠지.


‘내 눈에는 훤히 보인다.’


-(톰) 역시 보스다워. 하하하!

-(깡통) 보스께 또 하나 배웠습니다.


근데 왜 재밌지?


“그래 김 부자 자자 쓰시는 분의 새끼야.”


“뭐?”


“아버님 혹시 범띠 시냐?”


“그건 또 어떻게?”


“그렇지? 어쩐지 호부 밑에 견자 라더니.”


└호부 밑에 견자 없다;;

└새내기 들어가. 아직 강의 중이시다.

└무조건 청장님 말씀이 맞음 ㅅㄱ


“호랑이 아버님 아래에서 개새끼가 나왔네.”


“‘호부 밑에 견자 없다.’요.”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문자는.

무식하긴 진짜 답도 없는 양반이네.


“그래?”


그럼 너 가서 출생신고 그거 해봐라.


“친자확인!”


└ㄴㄴ 개로 출생신고 새로 해야 맞지;;

└ㅇㄱㄹㅇ 틀린 말이 없으셔ㅋㅋㅋ


“그래.”


‘친자확인’인가하는 유전자 검사도 좀 해봐라.


“그걸 내가 왜 합니까!”


“아무래도 넌 주어온 게 분명하니까.”


어디 굴다리 밑에서 주워다 키우신 것 같아.


호부 밑에 견자 없다며?

그러니까 네놈이 태어날 리가 없지.


“그게 무슨 억지요!”


└호랑이가 개를 낳을 순 없으니까 ㅇㅈ?

└ㅋㅋㅋ 아 강의 깔끔하다^^

└확실히 강의 맛집 맞음 ㄷㄷㄷ

└앜ㅋ맛도리냐고ㅋㅋ


“확실해. 내 장담하지.”


그러니까 키워주신 부모님 욕 먹이지 말고.

가서 널 낳아준 개나 찾아.


“...이!”


“알았으면 그만 짖고 어서 꺼져.”


실컷 욕을 하며 상대를 능욕했다.

쌓였던 화가 풀리고 속이 다 시원해졌다.


정치적 보복?

밤길 조심?


청 앞에서 짖다 돌아갈 개 한 마리 늘었을 뿐.

겨우 그걸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저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까?’


-(톰) 대단한 능력이시죠.

-(깡통) 온 마음과 온 힘을 한곳에 다 기울이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겨우 욕하는 데 전심전력을 쓴 건데.

그걸 그렇게 포장한다고?


얘들 진짜 중증이다.

아주 제대로 낚였다.


어쨌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나왔다가.

싱겁게 끝난 느낌이다.


그래도 깔끔해서 괜찮았다.

분명 놈이 발악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이이! 헛소리는 그만하고! ‘룬’ 어딨어!?”


“아!”


‘룬’ 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응어리진 채 깊게 묻혀있던 분노가 꿈틀댄다.


잠시 이성에 마비가 왔다.


“모른 척하지 말고 ‘룬’ 어디 있냐고!”


전 국민이 궁금해하는데 밝혀야 할 거 아냐!

다 늙어빠진 게 각성이 말이 돼?


어디로 빼돌렸어?

진짜 먹은 거야!?


모든 국민은 알 권리가 있으니까 실토하라고!


제대로 미쳤다.

본심을 드러낸 채 추악함을 보인다.


그리고 청장 또한.

이제야 본래의 목적을 상기했나 보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피부.

곳곳에 보이는 굵어진 핏줄과 힘줄.


진짜 분노한 게 느껴진다.


“너 이 개새끼야!”


하나 남은 ‘각성의 룬’을 뭐 어째?

일본에 넘기고 대신 뭐?


└역시 ㅅ;ㅂ 이게 나라냐;;

└그럴 줄 알았다 ㅉㅉ

└각성자를 키울 생각은 안 하고 ㅜㅜ

└그래서? 진짜 청장이 먹은 거?


사자후가 토해지고 멱살을 잡아끌었다.

욕심만이 가득한 더럽고 비열한 눈이 보인다.


참다못해 살기 넘치는 음성을 내뱉는다.


“너 마지막이다.”


진짜 죽고 싶지 않으면 그만 꺼져라!


“읔! 뭐.뭐해!”


답지 않은 힘에 당황했나 보다.


은밀하게 해야 했을 행동.

다급함에 그대로 방송에 노출된다.


그리고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기자가 어설픈 한국말로 끼어든다.


“그래서 룬은 어떻게 했습니까?”


질의 응답시간도 아닌데 끼어든다?

의도가 있어 심어둔 기자였을 거다.


뻔히 보이는 그런 얄팍한 수가 통할 리가?


“부청장.”


청장의 부름에 준비된 연단에 올라선다.


플래시 세례가 이어지는 동안 호흡을 가다듬고 몸가짐을 바로 했다.


“안녕하십니까 국민 여러분.”


각성자 관리청의 부청장입니다.

먼저 오늘 여러분 앞에 자리한 이유를···.


“설명은 됐고 바로 진행해.”


“아. 알겠습니다.”


그럼 큰 박수로 맞이해주시길 바랍니다.


“뭔 박수야! 그냥 나와.”


└ㅋㅋㅋ늘 등장과 퇴장이 동시에

└무슨 숏츠영상 찍냐고!!

└매번 저럴 거면 대체 왜 세움;;


약속된 등장 타이밍이 아니다.


극적인 등장 효과를 얻기 위한 준비?

다 무용지물이 되었다.


히어로 랜딩과 함께 등장하기로 했지만.


뚜벅뚜벅!


그냥 걸어 나왔다.


수없이 많은 카메라.

번개 치듯 쏟아지는 플래시.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을 합친 짝퉁 같은 게.

연단에 올라 부청장과 나란히 선다.


그 모습에 대한민국과 온 세계가 경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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