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마무(群魔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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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강™
작품등록일 :
2024.09.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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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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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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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제 6 장 기인의 정체

DUMMY

第 六 章


奇人의 正體




(꿈(夢)이었는가?)

스스스스······

상쾌한 아침 강바람이 종리자강의 긴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종리자강은 표표히 선 채 동천(東天)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천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다. 어느 덧 아침인 것이다.

(하룻밤 사이건만······ 꿈에도 생각 못한 변화가 내게 일어났다!)

종리자강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우두두둑!

힘을 주자, 그의 손 안에 들어 있던 돌덩이가 으스러져 모래로 변했다.

그는 느낄 수 있었다. 상상도 못할 엄청난 힘이 자신의 몸속에 휴화산(休火山)같이 웅크리고 있음을······

지금의 종리자강은 무엇이든지 움켜잡아 부수어 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만큼 그가 하룻밤 사이에 얻은 힘은 대단한 것이었다.

(분명······ 꿈은 아니었다.)

종리자강은 천천히 허리를 굽혔다.

그의 발아래에는 항마묵주, 금강범천륜, 천존철불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그것들은 본 종리자강은 자신이 꿈을 꾼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

뇌음삼보를 집어 들던 종리자강은 멈칫 손을 멈추었다. 세가지 보물 옆에 한 줄기 글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아미타불! 부디 대공(大功)을 이루기를 바라네. 후일 천하가 평안해 지면 천축에 들려 노납의 영전에 촛불이나 하나 밝혀 주게나.>


이 같은 내용이었다.

종리자강은 그 글이 누가 쓴 글인지 알 수 있었다.

“대사님······!”

종리자강은 망연히 중얼거리며 적미불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나머지 글을 읽어 보았다.


<노납이 천축과 서장, 중원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내용과 노납의 무공수련의 요해를 남겨두네. 무림이라는 실체를 아는데 도움이 되겠기에 함께 남기네. 갈길이 바빠 이만 줄이겠네.

赤眉.>


땅바닥에 적힌 글은 그렇게 끝 나 있었다.

그리고 검은 빛이 도는 가죽주머니 하나가 글 옆에 놓여 있었다.

“······!”

종리자강은 조심스레 피낭(皮囊)을 집어들었다.

어떤 동물의 가죽으로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견고할 뿐 아니라 오랫동안 기름을 먹여 물기도 스며들 수 없는 튼튼한 피낭이었다.

피난을 들어보니 무엇인가 장방형의 물체가 들어 있는게 감촉으로 전해졌다.

종리자강은 피낭을 열어 내용물을 꺼내 보았다. 그것은 꽤나 두툼한 비단 책자였는데 표지에 범어(梵語)로 제목이 적혀 있었다.


<구천뇌음경(九天雷音經)>


“구천뇌음경······”

종리자강은 유현한 시선으로 비급을 넘겨보았다.

구천뇌음경은 적미불존이 대천강종에게 패한 뒤, 석존(釋尊)의 고행을 답습하며 적은 비급이었다.

이에는 천축, 서장, 그리고 중원에 이르기까지의 기사(奇事)가 기록되어 있었다.

또한, 백 년의 고행을 통하여 적미불존이 깨닫고 새로이 첨가한 대뢰음보전의 뇌음절기(雷音絶技)와, 이미 오래 전에 잊혀진 천축과 서장의 상고기학(上古奇學)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것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지니는 것인지 종리자강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아직 무림이라는 세상을 알지 못하기에······

“범어를 읽을 줄 알아 다행이다.”

종리자강은 싱긋 웃으며 구천뇌음경의 몇 구절을 읽어 보았다.


-대천강종의 변황에 대한 파괴행로는 변황을 혼돈에 빠뜨렸도다. 변황십정 중 대뇌음보전만이 남았을 정도로 정은 쇄하고 마가 크게 일어났도다. 삼백 년 이전에 절문된 팔황마세(八荒魔勢)가 부활하여 변황십정을 대신하도다.


-폐허가 된 구정(九鼎)의 그늘에서 한 명의 기재(奇才)가 자라나고 있다. 그가 용(龍)인지 봉(鳳)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변황이 그로 하여 다시 안정될 것이다. 그는 천황지존(天荒至尊)이라 불린다. 천황지존은 구정을 다시 세울 것이고······ 변황이 정리되면 중원으로 복수의 검(劍)을 돌리리라.


-대과벽(大戈壁)에서 천마(天魔)의 기운이 흐르도다. 천 년(千年)을 묻혀 있던 천마의 마령(魔靈)이 잠에서 깨어났음은 천마지존(天魔至尊)이 당세에 탄생하였음을 나타낸다. 천마지존의 탄생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듯이 보인다. 천 년 전에 천마를 천외(天外)로 쫓아버린 중원 사자천(獅子天)과 신선부(神仙府)가 힘을 합해야 이를 막을 수 있겠으나······ 이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노납이 열반에 든 후, 누가 있어 천마를 막을지 걱정이도다. 아미타불······


“천마(天魔)?”

종리자강은 고개를 갸웃했다.

“부처님의 수행을 방해했다는 천마 파순(波旬)을 뜻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로서는 적미불존이 언급한 천마가 어떤 존재인지 알 까닭이 없었다.

천마가 무엇을 의미하고, 또 그것이 천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지존마맥(至尊魔脈)이라 불리는 저 군마팔대천의 최강을······

무림의 역사에 문외한힌 종리자강으로소는 알 수가 없었다.

“이런 넋을 잃고 있었군!”

종리자강은 문득 실소를 터뜨렸다.

어느 덧 동천 위로 찬연한 일륜(日輪)이 솟구쳐 자광(慈光)을 강파(江波)에 흩뿌리고 있었던 것이다.

종리자강은 뇌음삼보와 구천뇌음경을 피낭에 함께 집어넣고 허리춤에 찼다.

“잉어가 입질을 잘할 때다. 집에 들를 필요 없이······ 병서보검협 일대를 한 번 훑어보고 와야겠다.”

종리자강은 집이 있는 쪽을 흘깃 바라보고는 걸음을 옮겼다.

한데 종리자강이 십 보를 못 움직였을 때였다.

“보기(寶氣)가 이곳에서 치솟았는데······”

한 소리 중후한 목소리가 그의 귓전을 울렸다.

“······!”

종리자강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그의 눈에 언뜻 이채가 서렸다.

삼 장 밖의 갈대 위, 한 명의 중년인이 갈대를 밟고 서서 종리자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푸른 장삼을 멋들어지게 걸친 호감 가는 인상의 인물인데, 등 뒤로 붉은 수실이 달린 보검(寶劍)의 손잡이가 보였다.

“너는 이곳에 언제부터 있었느냐?”

중년검수는 빠르게 눈을 굴려 종리자강의 아래 위를 훑어보며 물었다. 종리자강의 초라한 차림새를 살펴본 중년검수의 입가로 언뜻 비웃음 같은 것이 스쳤다.

(겉모습은 번지르하나······ 마음은 지저분한 사람이다!)

종리자강은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수함만을 보며 살아온 그인지라 한눈에 옳고 그름을 판별해 내는 뛰어난 능력이 있었다.

“어······!”

종리자강이 아무 대답도 않고 걸음을 옮기자 중년검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스윽!

중년검수는 선풍같이 허공을 지나 종리자강의 앞으로 내려섰다.

“감히 나 신검수사(神劍秀士)에게 불경하다니······”

중년검수는 검미를 치뜨며 종리자강을 노려보았다.

(쉽게 노하는 자······ 경박하여 절정(絶頂)에는 이르지 못하겠군.)

종리자강은 걸음을 멈추며 팔짱을 끼고 섰다.

“갈 길이 바쁘니 자강을 귀찮게 하지 마시오!”

종리자강이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무어라고······?”

신검수사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흐흣! 나 신검수사가 너 같은 어린놈에게 욕을 당하다니······!”

쩌엉!

신검수사는 벼락같이 보검을 빼들었다.

스스스스!

보검이 뽑히자 일시에 십 장 방원이 뼈를 깎는 듯 삼엄한 검기로 뒤덮였다.

“쿠쿠! 구천선자(九天仙子) 매약빙(梅若氷)을 잡기 전에는 검을 뽑지 말라는 명을 사부님으로부터 들었으나······”

위이이잉!

신검수사는 검기가 폭발하듯 일어나는 보검으로 종리자강을 겨누었다.

우르르르······!

검기가 거세지며 주위에 서있던 갈대들이 거친 바람을 만난 듯이 사방으로 휩쓸려 넘어졌다. 가공할 만한 검기였다.

“구천선자 매약빙?”

검기의 폭풍 속에서 종리자강의 안색이 흔들렸다. 매약빙이라는 이름을 두 번째 들은 때문이다.

“흐흐흐! 매약빙을 베기 전에 네놈의 팔다리를 하나 베어 본좌에게 불경한 죄를 묻겠다!”

신검수사는 음산하게 웃으며 종리자강에게 다가왔다. 새파란 검기에 얼굴이 가린 그자의 모습이 그렇게 음산해 보일 수가 없었다.

“자강은······ 당신과 다툴 이유가 없소! 물러서시오!”

종리자강은 팔짱을 끼고 선 채 신검수사를 노려보았다.

(사자(獅子)의 눈 같다니······)

부르르······

종리자강의 시선을 접한 신검수사의 검 끝이 부르르 떨렸다. 종리자강의 눈이 무엇에도 놀라지 않는 사자를 닮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머리에 피도 안마른 어린놈의 기도에 눌리다니······)

신검수사의 안면은 모멸감으로 흉측하게 이지러졌다.

“흐흐······! 팔다리가 끊어져 나가면서도 그렇게 태연한가 보자!”

신검수사는 보검을 번쩍 쳐들었다. 금방이라도 종리자강에게 살수를 쓸 듯한 흉흉한 기세였다.

그때였다.

“건방진 애송이놈!”

한 소리 쩌렁쩌렁한 폭갈이 갈대밭을 뒤흔들었다.

“헉!”

그 폭갈에 접한 신검수사의 안색이 새하얘져서 급히 주위를 돌아보았다.

(고······ 고수(高手)! 가공할 내공을 지닌 고수가 주위에 있다!)

당당하던 기세는 어디로 가고 신검수사의 모습은 겁에 질린 강아지 꼴이 되었다.

그 직후였다.

위이이잉!

한 소리 날카로운 파공성이 일며 허공일각이 찬란한 금광(金光)으로 물들었다.

“저······ 저것은!”

금광이 날아오른 방향을 바라보던 신검수사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고오오오!

황금(黃金)으로 만들어진 듯 찬란한 금광에 덮인 한 마리 독수리가 내리꽂히고 있었다.

“황······ 황금신응(黃金神鷹)!”

후들후들 떠는 신검수사의 입에서 공포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황금신응? 누구의 신물(信物)이기에 저 자가 저리도 자지러지는가?)

종리자강은 의아한 기색으로 황금신응이라는 황금의 독수리를 바라보았다.

츠츠츠츠!

고오오오!

황금신응은 기이한 소성을 발하며 곧장 날아와 종리자강에게로 쇄도하였다.

“······!”

종리자강은 흠칫하였으나 피하지 않고 날아드는 황금신응을 바라보았다.

화악!

황금신응은 종리자강의 오른쪽 어깨에 내려앉으며 날개를 접었다. 그것은 진짜 독수리가 아니라 황금빛의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이었다.

(대단하다. 누구의 솜씨이기에 이렇게 정교한가?)

종리자강은 감탄의 눈빛으로 황금 독수리를 돌아보았다.

날개를 접은 황금신응의 길이는 한 자 남짓, 다리마저 접으면 소매 속에 들어가기 알맞은 크기였다.

황금조각을 정교하게 세공하여 독수리의 깃을 만들었으며, 두 눈은 타는 듯이 붉은 홍옥(紅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 두 발과 부리를 만든 새파란 청옥(靑玉)은 칼날같이 예리하게 다듬어져 있어 섬뜩한 느낌을 주었다.

“황······ 황금대야(黃金大爺)이십니까?”

신검수사는 땀을 뻘뻘 흘리며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황금대야! 황금을 다스리는 큰 어른이란 뜻일까?)

종리자강이 의아해할 때였다.

“네놈의 사부 신검대작(神劍大爵)이라 해도 본좌 앞에서는 경거망동 하지 못하거늘······”

콰릉!

노기 어린 일갈과 함께 어디선가 한 가닥 강기가 날아와 신검수사를 후려쳤다.

“케에에엑!”

콰당당탕!

강기에 얻어맞은 신검수사는 피를 토하며 삼 장 밖으로 나뒹굴었다.

“으으······ 용······ 용서를······!”

신검수사는 오공에서 선혈을 줄줄 흘리며 엉금엉금 기어 일어났다.

“처음이니······ 이 정도의 징계로 끝낸다. 다시 한 번 이 주위에 얼씬거리다간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어어지는 흉흉한 일갈이 신검수사를 부들부들 떨게 만들었다.

“명······ 명심하겠습니다.”

휘익!

신검수사는 더듬거리며 보검을 주어 들고는 꽁지가 빠지게 달아났다.

(저러고도 무인(武人)이라니······)

종리자강은 탄식을 하며 신검수사가 달아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 직후였다.

“크으······!”

우측의 갈대밭에서 괴로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정도······ 내공을 사용했는데도 내상이 도지다니······”

와사사삭!

갈대가 흔들리며 한 명의 거구의 노인이 비틀비틀 걸어 나오고 있었다.

“사······ 사자천존(獅子天尊)! 그놈의 사자천강(獅子天罡)은······ 너무도 지독하다!”

거구의 노인은 입가로 선혈을 흘리며 괴로운 신음을 흘렸다.

“만노(萬老)! 노야가 황금대야······?”

종리자강은 의외라는 표정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만금천(萬金天)!


강룡폭(降龍瀑)에서 군마지존부(群魔至尊符)라는 것을 찾던 만금천이란 노인이었다.

“크크······ 황금대야라······!”

만금천은 자조 섞인 웃음을 흘렸다.

“그렇지. 노부에게도 한때는 군마십이존(群魔十二尊)에 들던 황금대야란 이름이 있었지!”

만금천은 괴로운 표정으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강한 힘에 이지러진 그의 얼굴이 찡그러지자 소름이 오싹 풍기는 형상이 되었다.


-황금대야!


그 이름은 십수 년 전 사자(獅子)의 강한 바람에 부서져 버린 이름이다.


-천하제일부(天下第一富)!


황금대야란 이름 뒤에 반드시 붙는 또 다른 칭호였다.

황금마궁(黃金魔宮)에는 황금(黃金)이 산처럼 쌓여있다고 하며, 황금대야는 바로 그 황금마궁의 주인이었다.

그의 휘하에는 황금에 미친 칠십이재신(七十二財神)이 있었고, 천하에 일만분궁(一萬分宮)이 있어 미친 듯이 천하의 황금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황금마궁에는 천하의 황금 중 팔 할이 모여 있다. 그 정도면 중원 전체를 사기에 충분한 양이다.


이런 말이 공공연하게 인구에 회자하였다.

황금마궁의 재력은 그렇게 무서웠고, 그 무엇으로도 황금마궁의 야성은 무너지지 않을 듯이 보였다.

그러나······ 모든 것이 모래성과 같았다.

사자천존이란 초강자가 나타난 후, 황금마궁은 칠십이재신과 함께 괴멸되었으며, 황금대야란 영광의 이름도 모래성과같이 흩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군마십이존? 사자천존?”

종리자강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황금대야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선을 접한 황금대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너는······ 몰라도 된다. 무림이라는······ 몹쓸 세계에서 알려지는 이름이니······”

황금대야는 손을 들어 황금신응을 가르켰다.

고오오!

그러자 황금신응은 살아 있는 독수리같이 길게 울음을 토하며 둥실 떠올라 황금대야의 손으로 들어갔다.

그것을 바라보며 종리자강의 눈빛이 언뜻 빛을 발했다.

“그것이 만노의 신물인 모양이군요. 아주 정교하게 만들었던데······”

종리자강이 흥미 있는 표정으로 황금신응을 바라보자 황금대야는 씽긋 웃었다. 웃음이라고는 하지만 얼굴이 으스러진 그의 웃음은 차라리 처연하게 보였다.

“크크······ 이것은 노부가 천병마존(天兵魔尊)이라는 괴짜에게 백만금을 주어 만들게 한 것이다.”

황금대야는 황금신응을 들고 일어섰다. 종리자강도 나이에 비해 체격이 큰 편이지만 황금대야는 그보다 머리 세 개는 더 있을 정도의 거구였다.

“크크······ 이놈은 다만 장식용이 아니다. 이놈의 몸에는 천병마존의 자랑인 칠십이종 암기와······ 황금마궁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황금대야는 형형한 눈빛으로 황금신응을 주시하며 말했다.

그런 황금대야의 눈에 언뜻 이채가 흘렀다.

(황금신응을 이 녀석에게 주어 버릴까? 무림과는 인연이 많은 녀석이라 어차피 무인(武人)이 될 녀석인데······)

황금대야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그러다가는 이내 고개를 설레 저었다.

(아서라. 황금신응은 이 녀석에게 복(福) 보다는 화(禍)를 주기 쉽다. 그렇잖아도 짐이 많아 뵈는 녀석인데······ 노부의 한까지 지게 해줄 필요는 없다!)

황금대야의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며 종리자강은 크게 기지개를 켰다.

“하하하······ 이러다간 태양화리라는 놈이 날 잡아가려 해도 잡지 못하겠는 걸!”

종리자강은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걸음을 옮겼다.

“만노······ 어머니께 잘 말씀드려줘요.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걸음을 옮기며 종리자강은 황금대야에게 씨익 웃어보였다.

“오냐! 어서 태양화리나 잡아 네 어머니에게 효도하거라!”

황금대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웃는다고 웃는 것이 허연 이가 드러나 흉측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무림이라는 곳에서 어떻게 불리셨는지 모르나······ 좋으신 분이다!)

종리자강에게는 그 미소가 그렇게 따뜻해 보일 수가 없었다. 황금대야의 흉측한 미소에 어찌 되었든 진심이 담겨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하하······ 돌아올 때 싱싱한 횟감을 갖다 드리겠습니다.”

종리자강은 환히 웃으며 황금대야에게 손을 들어보였다.

“크큿! 괜히 노부의 침만 흘리게 만들면 볼기가 터지도록 맞을 줄 알아라!”

황금대야도 손을 들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종리자강은 그런 황금대야를 돌아보며 갈대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꿈에도 알지 못하였다. 자신의 일보 일보가 대풍운(大風雲)의 근원지로 다가가고 있음을······

인간이고······ 아직은 그저 평범한 소년이기에 그것을 알 까닭이 없는 것이다.

스스스스······

종리자강은 갈대 사이로 사라지고, 스산한 강바람만이 갈대밭을 훑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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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 장 기인의 정체 +1 24.09.12 194 3 17쪽
8 제 5 장 대뇌음보전의 기연 +1 24.09.06 216 3 17쪽
7 제 4 장 군마지존부를 찾는 노인 +1 24.09.06 196 3 14쪽
6 제 3 장 기인들 +1 24.09.06 200 4 16쪽
5 제 2 장 소영은 자강이 좋아. +1 24.09.06 226 3 11쪽
4 제 1 장 병서보검협의 소년어부 +1 24.09.06 283 3 14쪽
3 서장(2) 사자의 장 +1 24.09.06 316 3 8쪽
2 서장(1) 군마의 장 24.09.06 382 3 4쪽
1 서문 마귀들(群魔)의 춤(舞) 24.09.06 438 4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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