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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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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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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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빌런 16

DUMMY

“메이슨.”


신해성이 선수들 앞으로 나서며 임시 주장을 불렀다.


“네, 보스.”


메이슨 로이스턴이 대답했다.

그를 비롯한 선수단은 신해성이 어떤 훈련을 시킬지 기대하는 눈치였다.

만약 함께 경기를 치르기 전이었다면 이 정도까지 호기심을 보이진 않았으리라.


이내 신해성이 물었다.


“기존에는 어떤 훈련들을 했지?”

“감독님마다 타입이 다르긴 했지만 일단 처음엔 체력훈련을 했죠.”

“감독이 공석이었을 때는?”

“그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신해성이 입을 열었다.


“오늘부로 달리기나 웨이트, 서킷은 하지 않는다. 모든 훈련은 공을 활용해서 진행될 거야.”


그는 한쪽 큼직한 바구니로 가서 산처럼 쌓인 공을 하나씩 꺼내 선수들에게 툭툭 차 주었다.


그 공의 낙하지점 가까이 있던 선수들이 공을 받는 사이, 신해성이 말을 이었다.


“몸풀기는 론도로 한다. 8분씩 두 세트야. 여섯 명씩 둘러싸고, 술래는 둘이다.”


당연히 선수들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버퍼링이 걸렸다.

여섯 명이 아니라 여덟 명 전원이 원을 그리고 서서 선뜻 술래를 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론도를 통해 선수단 문화가 수직적인지 수평적인지, 영향력이 큰 선수는 누구인지 알아보려던 신해성은 고개를 저었다.


“생각보다 더 엉망이군.”


누구 하나 나서서 술래 결정 방식을 제안하거나 술래가 되길 요청하지 못하고 있다.

눈치를 보는 것.

그만큼 서로가 불편하다는 뜻이다.

하긴, 지난 시즌 내내 연패를 거듭하던 선수들 아닌가.

이들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 거며, 어떻게 후유증이 없을 수 있겠는가?

이제 한 경기 이겼다고 바로 회복하는 게 이상한 거지.

하지만 신해성은 안으로 곪은 상처가 저절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차라리 터뜨리고 약을 바르기로 했다.


“서둘러! 산책 나왔냐?”


그는 끝끝내 지정해주지 않고 선수들을 재촉했다.

결국 썩 원치 않던 선수들이 등 떠밀린 듯 자원하며 마지못해 술래가 됐다.

그렇게 공 돌리는 선수들과 공 빼앗는 선수가 정해지자 신해성이 재차 입을 열었다.


“너희에게 바라는 건 하나다. 멈추지 마라! 패스를 놓치거나 발이 엇갈려도 상관없어. 계속 움직이도록.”


술래를 둘러싼 선수들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딱 들어도 술래가 아닌 자신들을 겨냥한 말인데, 패스를 왜 놓친단 말인가? 발이 엇갈릴 일이 뭐 있어?

그들은 프로였다.

순환하는 공을 막아야 하는 술래나 진이 빠지는 거지, 공 돌리는 선수들 입장에선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자못 거만해 보일 만큼.

물론.


“뭐해?”


신해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는 짓들이 전혀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공을 주고 받는다고 다 같은 론도가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나 맨체스터 시티의 론도는 이것보다 배는 빠르고 정확하며 박진감 넘쳤다.

비록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지금 장난하냐? 술래, 더 공격적으로 압박해! 언제 공 따내려고?”


술래들에게 일침한 신해성이 나머지 선수들에게도 호통을 쳤다.


“이런 빌어먹을, 축구공으로 포켓볼을 치고 앉았네. 이러니까 니들이 지난 경기 내내 패스가 잘린 거야! 공 찰 때만 움직이지 말고 패스 전후로 계속 움직여!”


신해성은 대형을 이룬 선수들 사이로 불쑥 비집고 들어가더니 공을 쫓았다. 그러자 막 공을 소유한 선수가 그제야 눈알을 굴리며 패스할 곳을 찾았다.


“미리 생각해! 무조건 나한테 패스가 온다고 생각하고, 공이 오면 어떻게 받아서 어디로 어떤 패스를 줄지 매 순간 견적이 나와 있어야 한다. 이렇게 굼뜨면······.”


공을 가진 선수가 판단을 내리고 패스를 하는 찰나, 신해성이 불현듯 방향을 바꾸며 공을 딱 한 발 앞질렀다.

동시에.


퉁!


그의 뒤꿈치에 걸린 공이 순식간에 왔던 곳으로 돌아갔다.


“억!”


생각지도 못한 방식의 리턴에 깜짝 놀란 재스퍼 랭포드가 이를 터치하려 했으나.


팍!


공은 발 안쪽을 맞고 대열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신해성은 이를 돌아보지도 않고, 선수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이렇게, 잘리는 거야. 게다가 정작 상대가 대응하기 힘든 좋은 패스에는 반응조차 못한 채 아마추어 같은 실수를 하는 거지. 술래들도 마찬가지니까 잘 들어.”


신해성은 엄한 어조로 선수들의 긴장감을 유지했다.


“상대가 생각 없이 뿌리는, 하품 나오는 공 하나 처리 못 하면 영원히 이 동네 못 벗어난다.”


이후로도 신해성은 나머지 두 그룹을 오가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술래, 압박해!”

“뒷마당에서 애들이랑 배드민턴 쳐주냐? 술래 되기 싫으면 상대 배려 말고 빡빡 패스 꽂아!”

“계속 움직여! 흐르는 물처럼! 남들이 얼간이도 아니고, 가만히 있으면 빼앗기는 게 정상이야!”

“터치 수 줄여! 누가 보면 볼링공이라도 받는 줄 알겠다!”

“아니, 탁구공도 아닌데 몇 번이나 터치하는 거야? 서커스 해, 지금?”


몸소 간단히 공을 빼앗는 모습을 보여준 신해성이 들들 볶아치자, 술래들은 이 악물고 전력을 다해 압박했다.

이처럼 술래들의 압박 강도가 세지다 보니 공을 돌리는 선수들 역시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패스 템포를 올렸다.

그러니 미리미리 생각하지 않고는 패스를 따라가지 못했다.

저절로 공에 집중한 채 몸을 계속 움직이며 패스 이후 움직임을 생각하게 됐다.

신해성의 말처럼.


“말도 안 돼······.”


멀찍이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코치진은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게 가능하다고?”


피터버러 유나이티드의 추락이 시작된 후 부임한 어떤 감독도 선수들의 축 늘어진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들 모두 선수들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애쓰는 느낌이었다면, 신해성은 정반대였다.

신해성은 훈련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선수 본인들이 의식하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어느 때보다 열심히 뛰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맞나 싶군요.”


수비 코치 리암 커닝햄이 신음하듯 중얼거린 한마디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중 공격 코치 루크 해밀턴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덧붙였다.


“심지어 지금 훈련 시작한지 20분도 안 됐어요. 몸풀기 아닙니까? 론도를 하는데······ 다들 이렇게 기진맥진이라니.”


아닌 게 아니라 선수들은 술래니 패스하는 쪽이니 구분할 것도 없이 무릎을 짚거나 입을 벌리고 있었다.


진짜 힘들다는 뜻이다.


“론도 두 세트로 90분 경기라도 뛴 것처럼 죽여놓는구만.”


팔짱을 끼고 있던 골키퍼 코치 잭 로렌스가 혀를 내두르는 사이 수석 코치 이안 윌러비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집중도의 차이지. 그만큼 선수들을 몰입시킨 거야. 알수록 놀라운 사람이군. 대단해. 더러 부작용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안이 주시하던 두 번째 원형 대열에서 거친 터치음이 들려왔다.


뻐엉!


최고참 중 한 명인 골키퍼 마테오 네베스가 세게 찬 공이 팀의 막내인 카이 레이튼 얼굴 옆으로 스치듯 지나갔다.


“이 좀만한 새끼! 똑바로 안 해?”


마테오 네베스는 패스 미스로 인해 술래가 되었던 상황. 그의 공을 가로챘던 카이 레이튼이 뒤바뀐 입장에서 장난치듯 발바닥으로 공을 굴리다 패스하자, 이를 보고 열 받은 마테오 베네스가 그 공을 커트하는 동시에 냅다 얼굴로 차버린 것이다.


하나 골키퍼의 강한 킥에 얼굴을 맞을 뻔한 데다 욕까지 들어먹은 카이 레이튼은 지지 않고 대들었다.


“이게 무슨 개짓거리에요?”

“뭐? 개짓거리?”

“지난 시즌 실점왕 주제에!”

“골도 못 넣는 새끼가!”

“워, 뭐하는 거야?”

“둘 다 진정해!”


선수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두 사람을 떼어놨다.


“빌어먹을!”


마테오 네베스가 침을 뱉으며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분을 삼키지 못하는 모양새.

잔뜩 지치고 곤두 선 채로 론도를 하다 보니 감정이 상하다 못해 지난 시즌부터 해묵은 감정이 터진 것이다.


“한심해서 말도 안 나오는군.”


감독인 신해성이 한마디 하자 선수들이 조용해졌다. 그들은 침을 꼴깍 삼켰다. 어쨌든 감독 앞에서 싸운 거니까.

이윽고, 신해성이 말했다.


“마테오. 열 받을 수 있다. 론도를 하다 보면 약올라서 싸우는 경우는 흔하니까. 너희 모두 이 정도 자존심과 승부욕은 가져야 마땅해.”


말리던 선수들은 물론 싸움의 주체인 마테오 네베스와 카이 레이튼까지 얼빠진 표정으로 신해성을 바라봤다.

그들 모두, 신해성이 쉴 새 없이 몰아붙일 땐 욕 한 바가지 하고 싶을 만큼 얄미우면서도 은연중에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뭐라고 하는 거지? 싸움을 장려하는 거야?

진심인가······?

이런 심리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선수들 얼굴을 마주하면서도 신해성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진심으로 곪은 상처가 터진 이 상황을 반기고 있었으니까.

이깟 일은, 정말이지 몸값을 수백 수천억씩 받는 선수들끼리 벌이는 신경전이나 자존심 싸움에 비하면 골치 아픈 축에도 못 낀다.


“하지만 너희가 과연 훈련장에서 만만한 같은 팀 동료에게 성질을 부릴 자격이 있는지는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지난 시즌, 경기장에서 상대팀을 앞에 두고도 고개 숙인 날이 더 많았던 너희가 말이야. 시즌 시작 전에 같은 편 보면서 신경질 내고 분노할 에너지가 있거든 아껴뒀다가 상대팀한테 풀어라. 마테오.”

“······예.”


마테오 네베스가 마지못해 대답하자, 신해성이 물었다.


“딱 한 번만 묻겠다. 넌 카이 레이튼한테 화가 난 거냐, 아니면 지난 시즌 무기력했던 네 자신과 우리 팀, 그리고 모두를 농락한 상대팀에게 화가 났던 거냐? 론도에서 뭘 봤기에 웃어넘길 수 있는 순간에 그렇게 화가 난 거지?”

“저는······.”


마테오 네베스가 입술을 짓씹으며 입을 열었다.


“열받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털리고 싶지 않아요. 상대팀에게도, 우리팀에게도 이런 엿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론도를 하기 싫다는 건 아니에요. 제가······ 성급했습니다. 카이한테 분풀이를 했어요. 미안하다.”


그가 사과를 하자 카이 레이튼이 뚱하게 답했다.


“됐어요, 뭘.”


피치 위는 숙연해졌다. 그 침묵을 비집고 신해성이 설정해둔 스톱워치가 20분이 다 됐음을 알렸다.


삐빅, 삐빅―.


신해성이 말했다.


“나도 열받는다. 다음 경기 상대만 보고 죽어라 연습해서 최상의 팀워크를 가져가도 될까 말까 한 마당에, 도대체 지금 뭐 하는 짓들인지 모르겠다. 원인 제공자는 마테오. 본인도 인정하고 사과했으니 구두경고로 끝내겠지만 앞으로는 자중하도록 해.”

“예.”

“자, 그럼 다음 훈련은 저항훈련을 포함한 전술 및 기술 훈련이다. 공을 갖고 진행할 거야. 코치들, 좀 도와줄래요?”


수석 코치 이안 윌러비가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예, 말씀하십시오.”


다른 코치들도 적극적인 눈빛으로 임했다.

무심코 고개를 돌아보다 피식 웃은 신해성이 묘하게 더 협조적인 코치진에게 말했다.


“선수들 자세 교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쪽에서 믿어준다면 이쪽에서도 신뢰를 보여야 하는 법. 마침 공격, 수비, 골키퍼 코치가 모두 있었으니 훈련에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때로는 서로를 미워하거나 시험할 수도 있지만 결국 그들은 같은 목표를 가진 한 팀인 것이다.


*******


“한 팀은 개뿔.”


주차박스에 아무렇게나 비뚤게 세워둔 포르쉐에서 내린 젊은 건장한 체격의 남자는, 과거 자신이 속해 있던 클럽 감독에게 들은 이야기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팀이 도움이 되어야 팀이지, 방해만 되면 그게 팀이냐.”


남자는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러자 잘생긴 용모가 드러났다. 그는 내리쬐는 햇살에 미간을 찌푸리며 직방으로 보이는 훈련장 펜스 너머, 피터버러 유나이티드 FC 1군 선수들을 응시했다.

사실 차 안에서부터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대충 파악이 됐다.


“열정적인 감독과 조무래기들이라.”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곧 그를 이곳에 보낸 한 사람. 천하의 사고뭉치인 그조차 가족처럼 생각하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전화를 받았다.


“도착했어요. 이반. 지금 피터버러에요. 포시 아카데미? 유치한 이름이네요.”


수화기 너머에서 유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또 속 썩이지 말라며, 이반 블레이크가 그를 이곳에 보내기 전 했던 말을 또 했다.

너는 여전히 기대주라고. 약간의 문제가 있었을 뿐이니까, 어쩌면 이곳이 재기의 토양이 될지도 모른다고.


“여긴 제게 기회의 땅이 아니라 속죄의 땅이에요. 자존심의 무덤이죠. 당신은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요. 제가 아니면 누가 이 커리어로 이런 불모지에 왔겠어요?”


이반은 다시 한번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이어서, 이미 관짝 속까지 들어갔다고 생각한 그의 자존심에 다시금 불을 지폈다.


-자진해서 그 불모지에 들어간 스페셜리스트가 있지.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세계적인 레벨의 선수 겸 그 자질을 알 수 없는 감독이. 어쩌면 그가 너를 구원해줄 수 있을 거야. 아니면 네가 그를 구원하거나······.

“그래요? 안 그래도 공 차는 걸 못 봤는데. 그건 제가 한번 직접 알아보죠.”


남자, 루이스 안토니우 마르티네스가 씹던 껌을 포르쉐 A필러에 붙인 뒤 훈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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