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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후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7 01:12
최근연재일 :
2024.09.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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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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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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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판이 계속 깔리네? (6)

DUMMY

<009. 판이 계속 깔리네? (6)>






“예에!”


바람막이를 펄럭이며 소리쳤다.

한빛대 녀석들은 넋이 나가 있었다.

실력도 안 되는 놈들이 까불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


““우와아아아아!””


응원단의 함성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캬. 이 맛에 축구하지.

도파민이 뿜뿜이구먼!


“상우야! 너 개쩐다. 호날두 아니야?”

“역시 선출은 클라스가 다르네!”


선배들이 감탄을 쏟아냈다.

나는 자리로 복귀하며 말했다.


“쟤네 중에 잘하는 사람 없어요. 흐름 가져왔으니까 이제 차분하게만 하면 돼요. 참교육 가시죠!”


원래 킥오프 직후가 찬스가 제일 많이 나와.

한빛대 놈들은 지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분명 실수가 나올 거야.

난 그 기회를 노린다.


삐익-!


톡-


“아오! 쏘리!”


아니나 다를까, 한빛대는 바로 패스 미스를 범했다.

나는 놓치지 않고 인터셉트에 성공했다.


“흡!”


알고 있었다구.

잘 먹을게. 추가골.


“후우!”


툭-


탁!


뻐엉!


촤르르르륵-


나는 수비를 완벽하게 속인 후 감아차기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내가 넣었지만 진짜 완벽한 골이다.

드리블에 마무리까지.

구석탱이로 꽂혀서 골키퍼는 손도 못 썼어.

세레머니 좀 갈겨줘야겠다.

한빛대 녀석들 사이를 가로질러 뛴 후 힘차게 외쳤다.


“Siuuuuuuuuu!”


크으. 뱉을 때의 쾌감이 기가 막힌다.

달다 달아!




* * *


“씨바. 저 새끼 뭐냐···?”


한빛대는 패닉에 빠졌다.

한참 아래인 중헌대에게 초반부터 두 골을 내주다니.

그것도 한 놈에게 연거푸 당했다는 게 충격이었다.


“못 보던 놈인데. 신입생인가?”

“저 새끼들 선수 데려온 거 아니야? 차원이 다르잖아.”


한빛대 주장인 윤성훈은 위기감을 느꼈다.

어쩌면 이미 직감한 것이기도 했다.

자신들의 운명을.


‘오늘 개털리겠다.’


그리고 그 직감은 적중했다.

중헌대의 뉴 페이스는 혼자 경기를 씹어먹었다.

그것도 아주 지독하게.


툭- 툭- 툭!


"와씨. 존나 빨라."


탁-


"윽!"


뻐엉!


"아오!"


모두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김상우는 그야말로 어나더 레벨이었다.

그렇게 빡세게 뛰는 것 같지도 않은데.

조기 축구에 호날두가 뜨면 이런 기분일까.

김상우는 한빛대의 골망을 쉴 새 없이 흔들어 제꼈다.


“Siuuuuuuuuu!”


전반에만 6골을 폭격한 김상우.

한빛대는 쑥대밭이 되었다.


'시발. 하기 싫다.'


윤성훈은 전의를 상실했다.

아니, 윤성훈만 그런 게 아니었다.

한빛대 모두가 그랬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응원단까지.

얼굴엔 그늘만이 남아있었다.


"야, 괜찮아! 쟤 백프로 선출이야. 밥 먹고 축구만 하는 놈을 우리가 어떻게 이기냐?"


윤성훈은 애써 괜찮은 척을 했다.

하지만 속은 뒤집어지고 있었다.

지금까지 중헌대에게 패배는 커녕 실점도 손에 꼽았는데.

전반에만 먹힌 골이 3년 합친 것보다 많다니.

그것도 전부 한 놈에게.


'그렇지만 너무 잘해서 할 말이 없어.'


그래서 더 분했다.

동네에서 공 좀 찬다고 하는 애들이랑은 차원이 달랐기에.

자존심이 상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준 차이가 너무 나면 오히려 경외심이 느껴진다는 말이 있지.

지금 윤성훈의 마음이 그랬다.

이 때 김상우가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15분 지났는데 이제 후반 시작할까요?"


윤성훈은 공포를 느꼈다.

이는 분명 악마의 미소였다.


* * *


삑! 삐익! 삐이익!


나는 한빛대를 완벽하게 응징했다.

전반 6골, 후반엔 5골과 4개의 어시스트.

내 원맨쇼로 중헌대는 15:0 승리를 거뒀다.

이제 막 몸이 풀리려던 참인데 끝나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이 정도로도 참교육은 충분히 된 듯하니까.


"상우야 사랑한다!!!"


주장 김기현과 동료들이 달려왔다.

박두영은 내 어깨에 매달리며 말했다.


"너 진짜 정체가 뭐냐? 너무 사기캐잖아!"

"훗. 다시는 선출을 무시하지 마라!"


솔직히 전력을 다하지도 않았어.

그랬으면 쟤네 진짜 울었을 수도 있다.

일반인이 공 좀 찬다고 해봤자 골목대장이야.

프로는 차원이 다르다고.

물론 내가 현역 프로 선수는 아니지만.


"고생하셨습니다!"


양 팀 선수들이 악수를 나눴다.

15:0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에 한빛대는 초상집이었다.

다들 내 눈을 보지도 못하고 억지로 손을 잡았다.


"선출 맞죠?"


윤성훈이 내게 다가와 질문했다.


"네. 고등학교 2학년까지 했었어요."

"어쩐지. 중헌대 신입생이고?"

"네. 이번에 들어왔습니다."

"이름이 뭐예요?"

"김상우라고 합니다."

"김상우. 이름 기억할게요. 진짜 잘하시네요."


윤성훈이 엄지를 들어올리더니 내 어깨를 툭툭 쳤다.

남자로서의 리스펙트가 느껴졌다.

경기 시작 전만 해도 시건방과 깝이 가득했는데.

그래도 인정할 줄은 아는 사람이구나.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같이 차요!"

"그건 싫은데. 체육대회 안 나오면 안 돼요? 솔직히 반칙이야."


윤성훈이 농담투로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마음이 누그러졌는지 나를 호의적으로 대했다.


"진짜 잘하시던데요. 멋있어요!"

"역시 축구선수는 다르구나."


한빛대 응원단까지 나를 칭찬했다.

대운동장에 있는 모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적이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희열이지.

저녁 먹고 집 가서 씻고 쉬면 완벽한 하루다.

이 때 강현성이 다가왔다.


"축구 몇살 때부터 했냐?"


평소처럼 띠꺼운 말투인데.

뉘앙스가 좀 다르네.

뭔가 좀 호의적이라고 해야 하나.


"나 8살. 왜?"

"존나 잘하길래."


더위 먹었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여?


"프로 가서 국가대표나 할 것이지. 왜 갑자기 배우하려고 해?"

"프로팀에서 나 불러준대? 이 정도론 택도 없어."

"시발. 그럼 박지승이나 이청웅 같은 사람들은 얼마나 잘하는 거야?"

"그 사람들이 오늘 뛰었으면 30골은 넣었을 걸?"

"와. 개지린다."


강현성은 찐으로 감탄했다.

그러더니 쭈뼛대며 말했다.


"아까 어시스트 좋았다. 덕분에 나도 골맛 봤네."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거구만?

귀여운 구석이 있네.


"네가 잘 넣은 거지. 그거 넣기 어려운 각이었어."

"그래?"

"어. 네가 잘 잡아둔 다음에 반 박자 빠르게 때렸잖아. 진짜 즐라탄 같았어."


강현성은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너는 포커는 치면 안되겠다.

포커페이스라는 게 하나도 없어.


“다들 모여 봐!”


이 때 주장 김기현이 우리를 불러모았다.


"자! 다들 너무 고생했다. 드디어 우리가 한빛대를 이겨보는 구나. 다들 오늘의 MVP 상우한테 박수 한번 주자!"

""예에! 김상우! 김상우!""


짝짝짝짝짝-


15득점 0실점.

야구라고 해도 믿을 스코어지.

3년 동안 진 거 한 방에 몰아서 되돌려 준 거야.

나는 힘차게 말했다.


"체육대회도 씹어먹고 우승 가시죠! 중헌대 아자아자!"




* * *


강현성은 겉보기엔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인물이었다.

부유한 집안, 훌륭한 외모, 귀한 배경.

겉보기에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원로 배우 '강대웅'의 손자인 강현성은 어려서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부모님이 극구 반대했다.


"배우가 얼마나 힘든 직업인 줄 알아? 헛소리 집어치워!"


특히 아버지 강민구가 학을 뗐다.

강대웅의 국희의원 출마가 결정적이었다.

중견기업 회장이었던 강민구가 뒷조사로 탈탈 털리며 기업이 휘청였다.


"한번만 더 그런 쓸데없는 소리하기만 해 봐."


강현성은 이후 한번도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은 적이 없었다.

이러한 결핍은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거지 같은 인생.'


좋은 집, 좋은 옷, 좋은 음식.

강현성에겐 전부 쓸모가 없었다.

강현성은 인정이 필요했다.

아버지의 인정이.


"뒤지고 싶냐?"


채워지지 않는 인정욕구.

강현성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일진 놀이를 일삼고 친구들을 괴롭혔다.

강남에서 강현성은 유명한 양아치였다.

강현성은 관심에 만족감을 느꼈다.

뒤틀려버린 거지.

이는 악순환이었다.


"한심한 놈. 어디 가서 사람 구실이나 하겠어?"


더욱 멀어지는 아'버지와의 관계.

강현성은 외로웠다.

그래서 연기에 더 매달렸다.

연기를 할 때만이 자신이 인정 받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었기에.


"와. 너 연기 진짜 잘한다. 진짜 배우 같아."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강현성의 연기력은 탁월했다.

게다가 외모도 훌륭했다.

187cm의 큰 키, 뚜렷한 이목구비, 매력적인 목소리까지.

강현성은 타고난 배우 DNA의 소유자였다.


"좋았어!"


중헌대 연영과에 합격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1등으로 들어온 게 아니네?


"씨발. 누구야."


차석이라는 글자가 불편했다.

세상의 모든 관심과 인정은 내 것이어야 하는데.

내가 가지고 싶은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데.

누가 내 자리를 뺏어간 거야?


"신입생 대표 김! 상! 우!"


입학식에서 처음 본 수석 김상우.

나보다 뛰어난 게 없어 보이는데 쟤가 수석이라고?

강현성은 분개했다.


'재수없는 새끼.'


강현성에게 김상우는 눈엣가시였다.

김상우의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렸다.

하지만 김상우는 자신과 달랐다.


"나 상우랑 친해지고 싶어. 진짜 멋있는 것 같아."

"나도! 애가 되게 괜찮더라."


모두가 김상우를 인정했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은 김상우를 찾았다.


'연기는 내가 더 잘해.'


강현성은 현실을 애써 부정했다.

그러나 김상우는 연기도 수준급이었다.

수업 중 선보인 즉흥 상황극은 충격적이었다.

김상우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잘하잖아···?'


강현성은 위기감을 느꼈다.

선한 인성에다가 훌륭한 연기력이라니.

더군다나 리더쉽도 갖췄어.

강현성은 김상우를 더욱 혐오했다.

그냥 싫었다.


'저 새끼를 보면 내가 괜히 작아지는 기분이야.'


강현성은 어떻게든 김상우를 깎아내리려 했다.

그럴수록 김상우는 더욱 빛났다.

한빛대와의 축구 경기.

김상우의 실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Siuuuuuuuu!”


강현성은 감탄했다.


'존나 잘한다.'


김상우는 동료들을 떠멱여 주기까지 했다.


"현성아! 받아!"


완벽하게 날아온 크로스.

강현성은 편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예스!”


무수히 날려먹고 성공한 골.

강현성은 어퍼컷을 날렸다.


"캬! 존나 멋있다 너! 잘하네!"


김상우가 달려와 누구보다 기뻐했다.

강현성은 움찔했다.

분명 내가 싫어하는 놈인데.

어쨌든 나 골 넣게 해줬으니까 됐다.


“중헌대 파이팅!”


김상우는 필드 위의 사령관 같았다.

경기를 지배하며 동료들을 지휘했다.


“상우야! 이제 어떻게 할까?”

“상우야. 도와줘!”


선배들도 김상우만 애타게 찾았다.

강현성은 기시감이 들었다.

입학식, 수업시간, 술자리.

모든 사람들이 김상우만 찾았던 게 떠올랐다.


‘저 녀석은 어떤 힘이 있는 거야?’





* * *


"아우. 좀 쑤시네."


한빛대 참교육의 여파는 꽤 오래 갔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좀 쑤시네.

많이 죽었다, 나.


"읏. 읏!"


연습실에서 몸을 풀며 수업을 대기했다.

잠시 후 김철수 교수가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벌떡 일어나 90도 인사를 했다.

김 교수가 손사래쳤다.


"너무 그렇게 하지 마세요. 부담스럽습니다."

"넵, 죄송합니다!"


김 교수는 나를 보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실기 수업이니까 몸 풀고 듣고 싶어서요. 집에 있으니까 좀이 쑤시기도 하고."

"부지런하네요."

"배우는 부지런해야죠!"


김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흐뭇한 얼굴로 나를 한참 쳐다보았다.


"제 얼굴에 뭐 묻었나요···?"

"그런 건 아니고요. 다름이 아니라."


뭐지. 이 불안함과 설렘의 공존은?

교수님이 이렇게 운을 띄우시는 분이 아닌데.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김철수 교수가 입을 뗐다.


"오디션 볼 생각 있어요?“


특별한 일 맞구나.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독자님들의 선작, 댓글,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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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판이 계속 깔리네? (7) NEW 4시간 전 31 2 12쪽
» 판이 계속 깔리네? (6) 24.09.19 63 2 12쪽
8 판이 계속 깔리네? (5) 24.09.18 94 3 13쪽
7 판이 계속 깔리네? (4) 24.09.17 118 3 15쪽
6 판이 계속 깔리네? (3) 24.09.16 122 4 18쪽
5 판이 계속 깔리네? (2) 24.09.15 127 3 17쪽
4 판이 계속 깔리네? 24.09.14 142 4 13쪽
3 가슴 속의 열정 (3) 24.09.13 139 6 13쪽
2 가슴 속의 열정 (2) 24.09.12 150 5 13쪽
1 가슴 속의 열정 24.09.11 187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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