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천재는 더이상 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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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ori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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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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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8. 협행.

DUMMY

008.


대성지회는 호북성, 무당산 근처에 마련된 제갈세가의 본당에서 이루어진다.

단순히 거리만으로 계산하더라도, 말을 타야 십오일이나 걸리는 거리.

진씨세가의 도움없이 홀로 떠나라는 것은, 사실상 입적시킬 마음이 없다는 뜻과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진심으로 엄청난 기대를 걸고 있거나.


“그럼, 모두 해산하라.”


진목이 가주전의 집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에 따라 진씨세가의 주축들 역시 각자의 자리로 걸음을 옮겼는데,

가주전의 중앙에 여전히 예를 취하고 있는 진천월에게로 진호일이 다가갔다.


어색한 포옹과, 자조적인 웃음을 지어보이며.


“... 기대해라, 서자놈.”


헌데, 들려오는 말은 다분히 공격적인 말.

포옹했던 몸이 떨어지니 진호일이 다시금 웃으며 말했다.

정말, 앞길을 축복하기라도 하는 듯이.


“꼭, 시험을 통과하길 바란다!”


시험이 진호일로 인해 더욱 어려워 질 것임을 직감했으나,

진천월은 신경쓸 여럭이 없었다.

그가 방해한다고 해서 주어진 시험을 포기할 수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중요한 것은 자신의 눈 앞에 놓여져 있는 목표.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시험에 통과해야한다는 사실이니까.


“격려 감사드립니다, 형님.”


서둘러 떠나는 그의 뒷모습이 점점 작아져만 갔다.


...


진천월이 안가에 들러 가장 먼저 한 일은, 검을 챙기는 것이었다.

진소가 자신의 체격에 맞추어 만들어준 다소 짧고 가벼운 철검.

그 다음은 적어도 여정을 떠날 때 먹을만한 음식과 금창약정도.

그렇게 짐을 챙기고 있었는데, 어느새 안가에 돌아온 율소소가 놀라 물어보았다.


“... 공자님. 이제 다녀오시는거지요?”


진천월의 시비이기에, 가족과 같기에.

그가 곧 떠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율소소.

그녀의 목소리에선, 벌써부터 걱정과 슬픔. 불안함이 느껴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를 힘들게 하는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

눈 앞의 소년이 멀리 떠났다 돌아와야 한다는 사실.

불안에 떠는 소녀의 손을, 소년이 잡아주었다.


“소소야.”


놀라 떨리던 여린 손이 순식간에 진정되어지고,

언제나처럼 옅은 미소띈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다녀올게, 너무 걱정하지는 마.”


그 다음은, 아무런 근거도 없지만 진솔한 한마디.

율소소는 떠나가는 진천월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다, 떠오른 태양을 바라보며 작게 기도했다.


‘공자님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해주세요.’


하고서.


...


섬서성, 서안.

진씨세가는 서안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다.

당연하듯 사람들이 거리를 메우듯 활보하고 있었고,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목소리들이 교차했다.


인파의 행렬속에서, 진천월은 막막함을 느꼈다.

차라리 시험이 누군가와 무공을 겨루는 것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함을 느끼진 않았을 것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시험은 무공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 한가지가 아닌 복합적인 시험에 가까웠다.


‘... 젠장.’


약관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도,

그는 진씨세가의 바깥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굳이 찾아보면 몇 번 있었겠지만, 그것도 진씨세가의 근처에 불과했다.

그래서, 진천월은 무작정 남동쪽을 향해 걸었다.

제갈세가가 자리한 호북성이 서안의 남동쪽에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면 그럴수록 밤이 깊어왔다.


자색의 하늘이 흑색으로 물들고, 드문드문 흰 별꽃이 피어올랐다.

마땅히 잠을 청해야 하는 시간임에도 그는 잠을 청하지 못했다.

진씨세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 것이 조건.

그는 무일푼이었다.


“... 하아.”


진천월이 한숨쉬었다.

짧은 다리로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봐야, 이대로라면 도착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마차를 타고 가도 십 오일이나 걸리니까.

경공도 익히지 못한 자신이 더 빨리 도착하리라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니까.


그래서, 진천월은 생각을 바꾸었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시험엔 통과할 수 없으니,

돈을 벌어 말을 구해보기로.

때마침, 그의 품에는 귀중한 물건이 들어있었다.


“... 이렇게 쓰라고 주신건 아니겠지만.”


소성단.


“... 어쩔 수 없지.”


진소가 필요할 것이라며 건네주었던 영약이었다.

적어도 은원보 세 개정도의 가치를 지닌, 영약.

그는 소성단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파는 것은 아니었다.

직접적인 도움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가 노리는 것은 협행이었다.

소성단같이 하급의 영약이 급한, 흑도의 사파들을 상대로 벌이는 협행.

진천월이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


서성, 서안과 장안의 사이.

도시를 오가는 이들이 말을 바꾸거나 빌릴 수 있도록, 역참이 존재했다.


역참이 있으면 머물 곳이 필요하기 마련.

자연스레 객잔이 생겨나고, 상권이 형성되어진다.

사람들이 이르기를 서안의 외각, 그 곳에 생겨난 상가라 하여 외상가.

지금 외상가는 새로운 소식으로 인해 다소 혼란스러웠다.

소성단을 지닌 귀한 의복의 소년이 돌아다닌다는 소문때문이었다.


하급 영약이라도, 영약은 영약.

누군가는 영약을 빼앗아 돈을 벌기 위해서,

누군가는 영약을 구매하기 위해서 눈을 부라리고 다녔다.

물론, 대부분 이류 이하의 무인들이었다.

소성단은 작은 성취를 위한 영약.

일류 이상의 무인들에겐 효과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 시간을 삼일이나 소비한 소득은 있다.’


진천월이 주변을 흘기며 생각했다.

외상가는 당연하게도 서안의 중심에서 꽤나 떨어져 있다.

그 말은 서안에 존재하는 문파들의 영향에서 벗어난다는 뜻.


외상가는 무법지대나 다름없었다.

정파에 속한 이들이 가끔 파견을 나올 때를 제하면 그랬다.

돈을 떼먹는 것이 일수, 누군가가 다치고 죽는 것은 일상.

그놈들 중에서도 가장 심하고 혹독한 놈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누군가가 참다 못해 내건 현상금이 진천월의 목적이었다.


인면수심 득우.


가장 짧은 시간에 외상가에서 가장 많은 범죄를 일으킨 악인.

지난 사흘간 외상가에서 소성단에 대한 소문을 내고,

모습을 숨겨가며 누군가를 찾았던 이유는 득우를 찾기 위해서였다.


‘찾았다, 득우.’


득우는 험상굳은 인상의 사내였다.

무공을 제대로 익힌 흔적은 보이지 않았으나,

등 뒤에 메달아놓은 도끼날은 붉게 물들어있는 듯했다.


무공을 익혔다고 해도, 그 수준은 높지 않다.

적어도, 진천월이 판단하기로서는 그랬다.


“어이, 소성단을 가진 꼬마는 찾았나?”


등에 도끼를 메달아놓은 거한, 득우가 상인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외상가의 행인들과 상인들의 입에서 공포에 젖은 숨이 새어나왔다.

그 사이에서, 진천월은 유심히 득우를 지켜보았다.


“으. 으아아-, 찾을 수가 없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그런건 상관 없다. 나는 분명히 찾으라고 말했을텐데?”

“어, 억지 아닙니까!”

“억지? 억지라고 했느냐?”

“흐, 흐어억-! 죄, 죄송합니다, 마, 말이 허, 헛나왔습니다-!”

“오냐, 오늘 아주 병신으로 만들어주마!”


그리고, 득우가 잔뜩 흥분했을 때.

진천월은 상인과 득우의 사이로 소성단을 굴리듯 떨어뜨렸다.


“어, 죄, 죄송해요!”


진천월이 아이같이 말했다.

그리고는 떨어뜨린 소성단을 줍기 위해 다급히 걸음을 옮겼다.

거한의 시선이 자연스레 떨어진 물건을 향했다.


종이에 감싸진 둥근 물체.

그것을 주우러 오는 검을 지닌 소년.

그리고 결정적으로, 값비싸보이는 의복.

거한이 진천월을 멈춰세웠다.


“어이, 잠깐.”


그리고는 진천월의 앞을 막아섰다.


“네가 주우려는 그거, 소성단이지?”


소성단!


소성단이라는 말에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진천월이 눈을 피하고는 말을 더듬었다.

누가 보아도 거짓말을 내뱉는 것처럼.


“아, 아, 아, 아닌데요!”


콰직-!


거한이 상인을 가판대에 던져버렸다.

가판대가 부수어져 폭삭 주저앉았다.

그는 진천월을 밀어 넘어뜨리고는 소성단을 향해 걸어갔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쾌재를 부르면서.


“하하핫-! 횡재했군!”


그리고 거한이 소성단을 집어들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순간, 무언가가 번쩍였다.

동시에 거한의 뺨에 기다란 상흔이 생겨났다.

놀란 그가 쿵, 하고 주저앉았다.


태양을 등지고 선 진천월이 소성단을 주우며 말했다.

아이와 같은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인면수심 득우. 내 물건에서 더러운 손 치워라.”


득우는 당황으로 얼굴이 붉게 물들었으나,

이내 그 붉음은 삽시간에 분노로 바뀌어갔다.

그가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등에 메달린 도끼를 꺼내 손에 쥐고서, 진천월을 향해 포효했다.


“애새끼가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득우는 진천월보다 세 배는 커다라 보였다.

인간백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딱 득우를 보고 하는 말과 같았다.

손에는 붉게 물든 도끼, 피부에는 더럽게 내려앉은 딱지.

무전취식은 일상이요, 폭행과 살인을 전혀 마다하지 않는 놈.

이를 증명하듯, 그가 도끼를 내질렀다.

열 세 살 남짓한 진천월에게로.

일말의 자비도 없는 무정한 공격이었다.


“죽음?”


허나, 진천월은 피식 웃어보였다.

무각주, 진소가 판단하기를 그는 고금제일의 재능을 타고난 천재였다.

고작 이류정도의 무인인 득우를 바라보며 웃는 것.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시이잉-!


검과 도끼가 맞닿았다.

그런데 들려오는 것은 청량한 금속의 마찰음이었다.

득우의 도끼가 방향을 잃어 지면에 쳐박혔다.

진천월이 보인 것은 유검이었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유능제강의 원리를 가진 검술이었다.

그는 누군가가 가르쳐주지 않았음에도,

그의 본능은 유검을 구사하고 있었다.


“이, 이게, 무, 무슨!”


득우의 눈빛에 당황이 일었다.

분노로 붉게 물들었던 피부가 점차 제 색을 찾아갔다.

고작 한 수를 겨루었을 뿐인데, 눈 앞의 소년이 가진 비범함을 깨닫게 된 득우였다.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 누굴까.”


득우가 도끼를 빼내들었으나,

방금 전처럼 섣불리 달려들진 않았다.

인면수심이라는 별호가 무색하게도, 그는 고작 소년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러니, 진천월이 자세를 잡았다.

자세는, 유절검법의 살초를 펼치기 위한 자세였다.


“그 동안의 죗값이라고 생각해라.”


낮게 내려앉은 무게중심.

금방이라도 쏘아질 듯 땅을 딛는 두 발.

득우의 심장을 향한 검 끝과, 목표지점을 포착한 두 눈.

움직이는 단전의 내공이 만들어내는 내력.


파앗-!


순식간이었다.

득우의 몸에 구멍이 뚫리듯, 핏물이 솟구쳤다.


삼류무인만 되어도 양민 다섯쯤은 거뜬히 이겨낸다.

그런 삼류무인을 애 다루듯 다루는 것이 이류무인인 득우였다.

그런 득우를 소년에 불과한 진천월이 간단히 제압했다.


아니, 초살했다.


득우와 진천월을 바라보던 외상가의 상인들.

그리고 무인들은 순간 숨을 쉬는 것을 잊을 정도의 위압감을 느꼈다.

소년이 거한을 찔러 죽이는 모습은, 공포를 자아내기 충분한 장면이었으니까.


“...”


진천월이 검을 휘둘렀다.

득우의 핏물이 흙바닥에 투두둑, 튀어졌다.

검을 검집에 넣은 진천월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는 득우가 던져버렸던 사내에게 걸음을 옮겼다.


부수어진 가판대.

살을 꿰뚫고 나온 나뭇조각.

그는 우선 나뭇조각을 뽑고, 자신의 옷을 찢어 사내의 몸을 지혈했다.

핏물로 숨이 막히지 않도록 고개를 돌려냈다.

그리고, 품에서 소성단을 꺼내 사내에게 먹였다.

고통에 젖은 신음을 내뱉던 사내가, 이내 편안히 숨을 쉬었다.

공포에 질렸던 외상가의 사람들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소성단은 양민들은 감히 구매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목숨을 내걸어도 구하지 못하는 귀하디 귀한 영약!

실제 성능이 그렇지 못하더라도, 사람들의 시선엔 그랬다.


그런데, 진천월이 소성단을 사내에게 먹였다.

어떻게 바라보아도 그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침묵의 시간, 누군가가 소리쳤다.


“... 혀, 협객이다, 협객이 나타났다!”

“... 득우, 저, 놈이 졌다-.”

“저 쓰레기같은 놈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잘 죽었다!”


누군가는 울기까지 했다.


“흑, 으흑-.”


지천명을 넘긴듯한 인상의 사내는 진천월의 앞에 무릎까지 꿇었다.

소년에게 절을 올리고 예를 다하는 모습도 보였다.


“득우, 저 놈을 죽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천월은 외상가의 사람들을 둘러보다 짧게 말했다.


“... 정도를 걷는 사람이라면 응당 해야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대협, 이름을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물어오는 사내에게, 진천월이 미소지었다.


“진씨세가의 막내공자, 진천월이라고 합니다.”


시험을 통과하지 않았음에도, 막내공자라고 얘기한 진천월.

외상가의 사람들은 이 말에 감격했다.

명문세가의 공자가 고작 외상가까지 나와 자신들을 돌보아줬음에, 감격한 것이었다.


연신 고맙다고 인사한다.

누군가는 먹을 것을,

누군가는 의복을 가져다주었다.

외상가의 사람들이 보인 것은 은혜에 대한 보답.


그러나, 진천월은 묘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협행은 돈을 벌기 위해서 벌인 것.

가주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계획한 협행이었기 때문이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양심이 찔려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자신 때문에 사내가 다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미리 나섰다면, 사내가 다치지 않았을 수도 있었으니까.


그래서, 진천월은 현상금의 칠할을 돌려주었다.

튼튼한 말도 구하지 못할 정도의 부족한 돈만을 가져갔다.


‘어차피, 말을 타봐야 발도 닿지 않는다.’


고작 그정도만을 가지고서 외상가의 역참으로 향했다.

당연하게도 그 곳에서 진천월이 빌릴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기껏해봐야 어딘가 부실해보이는 당나귀 한 마리 뿐.

그것마저도 가진 돈을 탈탈 털어야 빌릴 수가 있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단 좋겠지.’


진천월이 현상금을 건네려 할 때였다.

절뚝이며 그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다.

소성단을 먹였던 사내였다.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대협!”


그의 상처는 어느새 아물어 있었다.

무인에겐 작은 성취를 위한 영약일 뿐이었던 소성단은,

양민에겐 아주 커다란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마, 말을 구하려고 하시는 거지요? 아까, 모씨 아저씨가 얘기해주었습니다. 저를 구해내고는 역참으로 떠나셨다고-... 이, 이것. 사례라기엔 부족하지만... 받아주십시오.”


사내가 손을 내밀었다.

보이는 것은 은원보 하나.

목숨을 빚졌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은원보 하나라면 사내의 전재산임이 틀림없었다.

진심으로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모습에,

진천월이 미소짓고는 사내의 손을 덮어주었다.


“... 마음만 받을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

사내의 마음을 가지고 논 것만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였다.


그래서, 그는 다시금 생각을 고쳤다.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기로.

체질을 고치기 위한 여정과, 전생의 복수와 관련된 이들만을 건드리기로.


지난 열흘 무인으로서 탈바꿈되어지던 진천월은,

어느새 명문정파의 모범이 될만한 후기지수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누군가 가르쳐서가 아닌, 그가 지닌 본성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는 서둘러 역참주인에게 다가가 말했다.


“돈, 여기있습니다. 이 놈, 데려갈게요.”

“... 절반만 주슈.”

“... 예?”

“저쪽에서 있었던 일, 들었수. 절반만 주슈.”

“아, 아니요-.”

“아, 몰라. 절반만 달라니까! 빌리기 싫수?!”

“... 여, 여기있어요.”

“... 저 놈, 살려주셔서 고맙수.”


현상금을 건넨 진천월은, 당나귀에 올라탔다.


"저놈, 영특한 놈이야. 잘 대해주슈."


그리고는 호북성, 제갈세가를 향해 떠났다.

외상가에서 멀어지는 당나귀에 올라탄 소년.

저무는 태양을 향해 나아가기에, 후광이 비치는 듯했다.

목숨을 빚진 사내는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소년이 점차 작아져,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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