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스타와 첫키스 후 천재 괴물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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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빛
작품등록일 :
2024.09.1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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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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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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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네 번째 키스.

DUMMY

OK!

뿌듯함과 동시에 해냈다는 성취감이 생겼다.

온라인 게임에서 팀원들과 보스 레이드를 성공했을 때의 그런 감정과 비슷할까.

우상호 감독이 다가와 말했다.


“수고했어.”

“네. 감사합니다. 감독님.”


우상호 감독의 표정이 흡족하다.

나름 합이 좋았나?


한데..

설하윤은 왜 표정이 어둡지?


“뭔가 부족해요.”


우상호 감독이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뭐가 부족한데?”


설하윤이 잠시 생각하더니 나를 힐끗 바라봤다.

내가 실수한 건가?

아닌데, 그냥 시키는 대로 했는데.


“사실, 제가 좀 실수한 것 같아요.”


나는 당황해서 그녀를 쳐다봤다.

내가 실수한 줄 알았는데, 자신을 탓한 다고?


“잘했는데 왜 또.”


우상호 감독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뒷말에 ‘왜 또’가 붙은 걸보니, 설하윤은 연기에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는데, 뭐가 문제일까.

설하윤은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제가 리드를 잘못한 것 같아요. 성준 씨는 잘 따라왔는데, 제가 감정을 너무 급하게 몰아붙였어요. 조금 더 천천히 갔어야 했는데. 그런 캐릭터 아니잖아요.”


우상호 감독은 가만히 듣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설하윤의 말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래...그럼 어쩔 수 없지. 성준 씨 한 번 더 갈 수 있겠어?”


나를 보며 묻는다.

뭐 당연한 걸 물으시나.


“해야죠.”


선택의 여지가 있을까?

나는 여주의 완벽한 연기를 위해 있는 단역일 뿐이다.

여주의 연기를 위해서라면, 두 번이든 세 번이든 더 할 수 있다.


“그럼 다시 가자고.”


그렇게 다시 시작된 키스 장면.

스텝들이 일사분란하게 다시 움직였고, 촬영 준비가 끝나자 감독이 외쳤다.


“액션!”


클럽의 조명이 다시 번쩍였다.

설하윤은 천천히 나에게 다가왔는데, 아까보다는 훨씬 더 부드러운 움직임이었다.


캐릭터에 완벽히 녹아든 걸까?

술 취한 것도 아니고, 정신이 반쯤 나간 것도 아니고, 적당히 실연에 미쳐버린 여자의 모습?


아까보다는 느리게,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이 다시 내 턱에 닿았고, 설하윤의 눈빛은 확실히 더 진지해 보였다.


내 심장은 여전히 거세게 뛰었지만, 긴장보다는 몰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입술이 닿는 순간, 그녀가 천천히 리드를 했고, 나는 그대로 따라갔다.


감정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갑작스러운 키스를 최대한 표현하고 싶었다.


비록 한낮 탑스타 키스남1에 불과하지만, 내가 맡은 이 남자 또한 내면이 있다는 거지.


처음에는 놀란 척 하면서도, 서서히 익숙해지며 느끼는 과정들.


그리고....


“컷!”


이번에는 우상호 감독이 ‘컷!’을 외쳤다.

컷이란 뜻은 OK 싸인과 반대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고, 한 번 더 가야함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컷의 원흉이 무엇일까.

우상호 감독이 향한 시선은 내가 아닌 설하윤이었다.


“하윤아, 집중 안 돼?”


설하윤의 실수라.

천재배우도 실수를 하는 구나.

그런데 뭘 실수 한 거지?


설하윤이 헛기침을 했다.


“죄송해요. 너무 몰입했나 봐요.”


나와 설하윤은 우상호 감독의 지시로 방금 전의 연기를 모니터링 했다.


‘으윽....저게 나라고?’


모니터 속 나의 모습이 보였다.

지그시 눈을 감고 느끼는 장면들.

왜 이렇게 쑥스럽고 민망한 건지.

그만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그런데, 설하윤도 아까보다 더 어색한 분위기는 뭘까.

실연당한 여자 치고는 키스를 할 때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왜일까.

왜 모았을까.


술에 반쯤 취한 상태이고 옛 남자를 잊기 위한 키스라면 좀 과격해도 될 텐데.


설하윤의 격정적이었던 입술과는 반대로 두 손은 너무나도 다소곳하다.


“하윤아....좀 적극적으로 나가도 좋아. 그러니까, 아까는 너무 적극적이었다면, 지금은 너무 수동적이잖아? 마치 첫사랑하고 키스하는 거 같다고.”


우상호 감독의 피드백이 옳다.

저건 사랑하는 남자와의 첫 키스할 때 여자들이 하는 행동이지.

외딴 남자와 저러진 않겠지.


“알겠어요. 감독님.”


설하윤이 조금 긴장한 낯빛이었다.

내가 뭐라고 조언해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고.

그냥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때, 우상호 감독이 말했다.


“상대 배우가 좀 그래서 그래?”


우상호 감독의 말에 살짝 상처를 받았지만, 어차피 단역일 뿐이니까.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존재.


하지만 설하윤이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게 아니에요 감독님. 다시 가볼게요. 집중해서.”

“그래 하윤아, 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한 테이크 더 들어갔잖아. 한 번에 가보자고.”

“네.”

“성준 씨도 준비하세요.”

“네. 감독님.”


감독의 지시에 따라 스테프들이 또 다시 카메라와 조명을 세팅했다.


나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고, 다시금 클럽 음악이 세차게 귀를 때렸다.


“액션!”


우상호 감독의 액션 소리와 함께 설하윤이 내 곁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사람들 틈 사이로 나와 설하윤이 마주 바라봤다.


눈이 반쯤 풀린 듯하지만, 호기심 어린 그녀의 눈빛.


외딴 남자와 키스를 해보면 어떤 느낌일까, 마치 그런 상상이라도 하듯이.


그녀는 나의 목을 천천히 휘감았고, 우리는 잠시 클럽 음악에 맞춰 리듬을 느꼈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

나는 당황했지만, 하윤이 움직이는 대로 맞춰서 따랐다.


그녀와 나의 입술 사이는 1cm도 되질 않았다. 금방이라도 입을 맞출 수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하윤은 나의 입술, 눈,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대체 언제 키스를 할 건지.

뜸을 들이는 이유를 물어보고 싶었다.

이내 그녀의 입술이 내 곁을 천천히 맴돌았고, 스치듯 말듯 하는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하다가 완전히 닿았다.


키스를 할 때는 숨을 쉬면 안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꽤 길어질 것 같은 키스에 나는 숨을 멈췄다.


입속에서 느릿하게 펼쳐지는 향연.

찰나의 황홀함에 잠시 머릿속이 어질어질 거렸지만, 한 번에 Ok를 얻기 위해 최대한 집중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설하윤이 키스를 멈추고 나를 빤히 바라봤다.


클럽 음악과 주변의 소음들이 완전히 멈춰버린 것 같은 이 순간.


설하윤의 감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


“컷!”


우상호 감독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조금은 화난 목소리였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인생 업적을 달성하셨습니다.』

「네 번째 키스 달성」

「인생 역전의 4연속 키스!」

「보상: 업적 포인트 +15점」

「누적 포인트 25점!」


이 포인트로 내가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또 다시 포인트를 얻었다.


키스를 할수록 포인트가 상승하는 건가?

그건 아닌 거 같다.

아무래도 ‘인생 업적’이니까.


‘게임에도 업적 시스템이 있지.’


흔한 RPG게임이 그랬다.

고블린 100마리를 사냥하면 업적 개방으로 골드를 준다거나, 명예를 준다거나 그런 것들.


‘인생도 그런 걸까?’


생각도 잠시.

누군가 나와 설하윤 곁으로 다가왔다.

우상호 감독이었다.


“하윤아....뭐가 잘 못됐다고 느껴지지 않니?”


이번에는 조금 격정적인 말투.

하윤이 고개를 숙인 뒤 짙은 숨을 내쉬었다.


“죄송해요.”

“집중이 잘 안 돼?”

“아뇨.”

“좀 쉬었다 할까?”


우상호 감독이 탐탁지 않은 눈빛으로 물었다.


하윤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나직이 말했다.


“네. 쉬었다 해요.”


***


설하윤이 배우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연출 스테프들이 담배를 태우기 위해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나는 촬영 현장 한 편 의자에 앉아 촬영이 시작되기 만을 기다렸다.


주위의 시선이 느껴진다.

특히 나와 같은 신분인 단역들.


아마도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


‘시벨놈, 설하윤하고 키스를 대체 몇 번이나 하는 거냐.’


‘존나 부럽네.’


그들의 표정에서 이런 생각이 느껴진다.

물론 부럽겠지.

하지만 키스가 일이라고 느껴진 순간 얼른 이 순간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고, 나와 설하윤의 키스 장면 때문에 몇 명이 시간을 소모하는 것인지.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미안하다.


그나저나 아까의 상태창은 뭘까.

다시금 나타나게 할 수 없을까?

조용히 외쳤다.


“상태창.”


어림도 없지.

상태창은 나타나질 않았다.

애니 속 주인공들이 상태창 외치면 나오던데.

왜 안 나오지?


“정보창!”


반응이 없었다.

그렇다면?


“업적 개방!”


소리가 좀 컸나?

주위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바라본다.


그 순간, 눈앞에 나타난 홀로그램.

역시 수년간의 겜돌이 인생이 무색하진 않다.


정보창에는 그동안 나의 ‘인생 업적’이 나열 되어 있었다.


‘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빈약했나?

그간의 인생 업적은 생각보다 초라했다.


『인생 업적 목록』


「0.0001%의 확률을 뚫고 톱스타와 첫 키스를 성공하셨네요!」


「인생 역전의 4연속 키스! 이젠 운이 좀 트이는 걸까요?」


「현재 누적 포인트 : 25 포인트!」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는 키스만 주구장창 하면 되는 걸까?


그건 아닌 거 같다.

아무래도 ‘인생 업적’이니까 그간 못해 본 일을 경험하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령 여행, 음식, 취미, 효도, 여친 만들기, 모텔가기, 호텔가기, 서핑하기, 등등 말이다.


업적이 개방됐으니, 찬찬히 하다보면 포인트를 얻을 수 있겠지.


내 인생 0.0001%의 확률도 뚫었는데 뭔들 못하랴.


‘포인트를 쌓으면 뭘 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포인트를 쌓는 것과 그걸 통해서 효과를 얻는 일이었다.


게임에서는 보통 포인트 상점이 따로 있길 마련인데.


상점창이 따로 있는 건가?


“상점창!”


상점창을 외치자마자 아까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생긴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어....? 이건 뭐지?’


상점창을 개방하자마자 나타난 것들은 대부분 ‘연기’와 관련된 능력이었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연기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왜 이런 능력들만 보이는 걸까?


능력들은 다양했다.

감정 표현 강화, 즉흥 연기 능력, 그리고 대본 리딩 능력과 연기에 필요한 여러 재능 획득까지.


‘취업에 필요한 건 없나?’


아쉽게도 취업 관련된 능력은 없었다.

면접관의 생각을 꿰뚫는 능력이 있었다면 좋으련만.


아무튼..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최하급 경영학에서 최상급 연기 아이템이라..’


이참에 직업을 바꿔야 하나?

게임 캐릭터가 그러하듯, 마법사가 기사 영웅 무기를 얻으면 게임 직업을 바꾸듯이 뭐 그런 개념이랄까.


아직 능력을 안 써봐서 모르겠지만, 만약 상점의 연기 능력들이 실제로 내게 효과가 전해진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터다.


그때, 설하윤이 촬영장 내부로 들어왔다.

아까와는 달리 더 차분해진 모습이다.

세수를 한 모양인지 화장기가 옅어져 좀 수척해 보이기도 하고.


우상호 감독이 나와 설하윤을 불렀다.


“할 말 있으니까, 다들 와봐요.”

“네. 감독님.”


나는 우 감독이 앉아 있는 촬영장의 중심으로 향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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