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모태솔로 눈떠보니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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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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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작품등록일 :
2024.09.10 18:25
최근연재일 :
2024.09.19 15:40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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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7,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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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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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Prologue03. 돈,여자, 그리고 능력

DUMMY

눈을 떠보니 현실속의 방이었다.


[ 그렇군.

꿈에서 죽으면 현실로 돌아오는 거였어. 다음 꿈에서는 죽지 않게 조심해야지. ]


[ 이번에는 의사가 되어 혹시나 다치더라도 죽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해야겠어. ]


나는 소개팅 앱을 열어 신중하게 프로필을 작성했다.


<< 프로필-사진-

이름 - 박준 (남)

나이 - 45세

직업 - 의사

소개 - 멋진 삶의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


사진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나가는 유명한 의사의 사진을 편집해서 올렸다.

이번에는 좀 진중하고 진지한 삶을 살고 싶었다.

돈도 마음껏 사용해 봤고 여자들과도 즐겨봤으니 이번에는 돈과 외모보다 사회에서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인간 욕구는 참으로 여러 가지이고 그것을 모두 만족할 수 없는 것 같았다.


‘디리링’


<< 프로필-사진-

이름 - 정연정 (여)

나이 - 39세

직접 - 교수

소개 - 멋진 삶을 살고 싶습니다. >>


[ 39세라. 나보다 누나네. 연상도 한번 만나보면 좋겠어. ]


{ 안녕하세요. 나이가 많으신데 아직 미혼이신가요? }


{ 네. 학생 때는 공부하고 막상 의사가 되니 더 시간이 없어서 아직 미혼입니다. 연정 씨도 여자 나이로는 적지 않은 나이인데요. }


{ 저도 공부 욕심이 많아 유학까지 마치고 자리 잡느라 이렇게 혼자네요. }


{ 그렇군요. 그럼 우리 멋진 만남을 가져보아요. }


누님! 기다리십시오. 곧 만나러 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벗겨진 전선 코일에 손을 가져갔다.

벗겨진 전선 코일을 잡아 보았지만 감전이 되지 않았다.


[ 이것도 적응을 하나? 처음에는 쉽게 감전이 됐는데 이제는 안 되네. ]


벗겨진 전선 코일을 잡아도 따끔거리고 아프기만 할 뿐 전처럼 전기가 오르지 않았다.


[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해. 참나, 이제 하다 하다 감전되는 방법을 찾고 있다니. 그런데 감전되는 방법은 찾을 수가 없네. ]


어떻게든 감전이 되는 방법을 알아내야 했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감전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제 꿈속에서의 달콤한 삶을 위해서라면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끊을 수 없게 되었다.

감전에 조심하라는 행동을 따라 해 보기로 했다.

나는 벽 콘세트에 쇠 젓가락을 집어넣었다.

그 순간 전선 코일에 감전되었을 때랑은 다르게 전신의 통증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


“박 선생, 오늘 수술이 몇 시지?”


“네. 오전 9시입니다.”


“얼마나 중요한 수술인지 알지? 이번에 성공하면 우리 병원에도 장기이식센터가 생길 수 있어. 드디어 내 꿈을 박 선생이 이뤄주는구나.”


“과찬이십니다. 과장님께서 이루신 거에 숟가락만 얹는 거라 민망합니다.”


“박 선생은 어찌 그리 말도 잘하는지. 하하하. 역시 우리 병원 인재라니까!”


병원의 큰 손. 아니, 정계의 큰 손. 이정학 회장님의 아내분이 오늘 나에게 수술을 받게 된다.

힘든 수술이 될 거라 꺼려 하는 병원이 많았지만 나는 할 수 있었다.


‘만약 잘못돼도 현실로 도망가 버리면 그만이니까. 흐흐.’


이 꿈속의 삶에서 박준은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의사였으니 수술은 당연히 성공적이었다.

특히 신체와 장기를 절단하는 기술이 완벽했다.


“박 선생 수고했어. 역시 난 믿었다니까. 하하.”


과장님은 자기의 눈이 정확하다는 걸 원장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알리고 싶었나 보다.


“박준 선생님. 인사드리세요. 이분이 이정학 회장님입니다.”


또한 원장 선생님께서는 이정학 회장님에게 직접 내 소개를 하고 싶었나 보다.

모두 잘난 나를 앞세워 자신들의 존재를 이정학 회장님에게 어필하고자 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내게 악수를 청하는 이정학 회장님의 손힘은 나이에 비해 강했다.

나이를 뛰어넘어 높은 자리에 서 있는 사람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듯했다.


“안녕하십니까. 박준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박 선생님, 제 아내의 생명을 살리셨어요. 이건 나의 생명의 은인이라는 말입니다. 앞으로 모든 일이 편안하게 돌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니죠. 제가 오히려 감사합니다.”


나는 회장의 삶을 잠깐 생각해 봤다.

저렇게 위엄 있는 회장으로 살아보는 인생도 나름 괜찮을 거 같다.

하지만 나이 든 사람은 재미가 없을 거 같아서 바로 생각을 접었다.

수술을 성공으로 시작해서 병원에서 나의 위상은 더욱 올라갔고 더욱 바빠졌으며 환자들도 늘어났다.

과장님과 원장님은 나를 선두에 두고 장기이식센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일만 하려고 의사 직업을 선택한 건 아닌데.’


인정받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해서 이렇게 재미없는 삶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슬슬 정연정 누님을 만나 볼까나. 대학교수라고 했는데 시간이 맞으려나.’


“안녕하십니까. 박준입니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소개팅 앱에서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기억하시지요?”


“물론입니다. 정연정입니다. 이제 시간이 되십니까?”


“네. 그동안 바빠서 정신이 없었어요. 당장 만납시다.”


지금도 바빠서 정신이 없다. 그렇다고 꿈속에서 일만 하는 건 너무 어리석다.


‘누님과의 데이트는 어떨지 궁금하네. 아무래도 나이가 있어 경험이 많으니 모든 게 능숙하겠지?’


역시 나이는 속일 수가 없었다.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끌고 사랑도 능숙하게 이끌었다.


“연정씨의 기술이 내 수술 실력처럼 최고입니다.”


“그런가요? 칭찬으로 듣겠어요.”


“당연히 칭찬이지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바쁜 병원 일과 가끔 누님을 만나 즐기는 날만 반복했다.

성공한 남자의 평범한 생활이었다.

누님의 실체를 알기 전까지 말이다.


“박 선생, 이정학 회장님한테 무슨 밉보이는 일을 했나요? 사모님 수술이 잘 돼서 회복도 잘 되고 병원 일도 잘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박 선생을 해고하라고 하는데 도대체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네? 저도 잘 모르는 일입니다. 해고라니요. 저는 잘못한 일이 없습니다.”


“박 선생이 좀 우리 병원 입장을 이해해 주세요. 지금 장기이식센터 사업은 회장님이 안 계시면 진행을 할 수가 없어요. 해고는 부당할 수 있으니 사표를 내는 걸로 마무리 지읍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를 알 수 없고 납득이 안됐다.


‘내가 회장님과 엮일 일도 없었고 수술도 성공했는데 해고까지 당할 일이 뭐가 있었을까.’


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누님한테 전화가 왔다.


“준 씨, 저예요. 미안해요. 앞으로는 못 만날 거 같아요. 연락도 오늘이 마지막이 될 거 같아요.”


“연정 씨, 갑자기 무슨 일이죠?”


끊어진 전화음을 듣자 머리가 띵하고 울렸다.

일방적인 해고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유를 알게 됐다.


‘해고와 실연을 같이 당했군.’


연정 씨는 회장님의 내연녀였던 거다.

연정씨를 사랑한 회장님은 바람을 피운 연정 씨를 내칠 수가 없어서 대신 나를 내치기로 한 거였다.


‘내 의학적 기술보다 누님의 기술이 한 수 위였군.’


조금 전만 해도 과장님, 원장님은 내 비위를 맞추려고 했고 회장님은 자신의 아내를 살려준 은인이라고 칭송했는데 여자 한번 잘못 만나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져버렸다.

이번 인생은 능력을 인정받고 제대로 살고 싶었는데 역시 세상은 능력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능력만 있으면 돈도 충분히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이번 캐릭터를 설정할 때 돈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돈이 많지 않아 개업을 할 수 없어 다른 곳으로 재취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이정학 회장의 입김이 닿지 않는 곳은 없었다.

나는 오히려 조심해야 될 의사가 되어있었다.

꿈속에서 오래 살기 위해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는데 능력 있는 의사도 돈이 없으니 결국 힘든 세상이었다.

그래도 이번 꿈은 의사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값진 꿈이었다고 생각했다.


‘이런, 또 꿈에서 깨어나야겠군.’


아프게 죽는 건 싫었다.

의사의 지식을 이렇게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나는 심장이 멈추는 약을 준비했다.

곧 심장이 멈추게 될 것이다.


‘완벽한 삶은 없구나.’


심장의 박동이 천천히 느려지며 이내 곧 멈춰버렸다.


*


꿈속에서 깨어나니 몸이 따끔거리고 아파왔다.

여러 번 감전이 된 게 몸에 무리가 온 듯했다.


[ 다시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야지. 이번에는 좀 더 색다른 인물이 되어보고 싶군. ]


이번에는 누가 되어 볼까 찾아보는데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 이번에는 여자로 살아보고 싶어. ]


어차피 완벽한 인생은 없다.

능력 있는 사람으로 살아도 결국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자로서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었다.


[ 누구나 한 번쯤은 다른 이성으로 살아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꿈속에서 죽으면 현실로 돌아오게 되니 안전한 직업을 갖고 있는 여자가 좋겠어. ]


여대생으로 살면 위험하지 않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공부를 못했기에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사람이 돼보고 싶었다.

서둘러 소개팅 앱을 열었다.


<< 프로필 -사진-

이름 - 현송이 (여)

나이 - 20세

직업 - 대학생

소개 - 나의 첫사랑이 되어 주실 분. >>


[ 흐흐. 이번에는 풋풋한 여대생이 되어볼까? 사진은 여리고 귀여운 이미지가 좋겠어. 늑대들이 달려들겠군. ]


‘디리링’

‘디리링’

‘디리링’


[ 늑대들이 난리가 났군. ]


나는 여러 프로필 중 가장 곱상하게 생긴 사람을 골랐다.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였다.


<< 프로필-사진-

이름 - 김용훈 (남)

나이 - 24세

직업 - 대학생

소개 - 부드러운 케이크 >>


[ 소개가 부드러운 케이크가 뭐야?

생김새를 보니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겠어. ]


{ 안녕하세요. }


{ 안녕! 송이! 나보다 나이가 어리니까 반말해도 되지? 어디 대학교야? 나는 한국대 대학생인데, 같은 학교라면 진짜 우연이겠는걸. }


{ 어, 저도 한국대학교인데요. 정말 우연이네요. }


[ 큭큭. 너보다 어리지 않아. 곧 이 형이 잊지 못할 사랑이 되어주마! ]


꿈속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기에 감전이 돼야 한다.

여러 번의 감전으로 몸이 아팠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심해서 쇠 젓가락을 콘센트에 넣었다.

그 순간 전기가 터지며 노트북의 전원이 나갔다.

겨우 노트북 화면의 빛을 의지하고 있던 방안이 짙은 암흑이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아, 겁먹고 너무 조심했나? ]


나는 다시 전기가 들어올 때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깜깜한 지하방에 누워 전기가 다시 들어올 때까지 숨죽여 기다렸다.


[ 곰팡이 냄새가 이렇게 역겨웠나?

여태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왔지? ]


꿈속에서의 삶에 취해버린 나는 현실 속에서 잠시라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

빨리 꿈속으로 가고 싶었다.

전기가 들어오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고역이었다.

잠시 후 전기가 다시 들어왔다.

나는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고 힘을 주어 쇠 젓가락을 콘센트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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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pisode004. 일진 24.09.14 39 1 12쪽
10 Episode003. 또라이 24.09.13 45 1 12쪽
9 Episode002. 뭐 어쩌라고 24.09.12 45 1 12쪽
8 Episode001. 셔틀의 반란 24.09.11 48 1 11쪽
7 Prologue The End07. 열일곱 어게인 24.09.10 57 1 12쪽
6 Prologue06. 마지막으로 24.09.10 48 1 12쪽
5 Prologue05. 후회 24.09.10 49 1 12쪽
4 Prologue04. 기억의 연결 24.09.10 45 1 11쪽
» Prologue03. 돈,여자, 그리고 능력 24.09.10 49 1 11쪽
2 Prologue02. 죽으면 현실로 돌아온다 24.09.10 51 1 11쪽
1 Prologue01. 첫번째 꿈 24.09.10 6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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