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모태솔로 눈떠보니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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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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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작품등록일 :
2024.09.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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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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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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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Prologue05. 후회

DUMMY

‘디디링’


내 진짜 모습을 보고 아무도 연락이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다행히 연락이 왔다.


<< 프로필 -사진-

이름 : 이정아 (여)

나이 : 20세

직업 : 배우 지망생

소개 : 배우가 되는 꿈 >>


{ 안녕하세요. 경찰 아저씨! 저는 경찰은 처음 뵈어요. 그리고 경찰서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았어요.}


{ 안녕, 꼬마 아가씨. 아저씨가 경찰서 구경시켜 줄게요. }


아직 어린 학생이라 이번에는 아주 소중하게 대해주고 싶었다.


[ 아저씨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잘 지켜 줄 테니 곧 만나자! ]


이번에는 쇠 젓가락을 잘못 다루다 전기가 나가 시간이 지체되면 안 된다.

빨리 꿈속에서 형사의 삶을 경험해 보고 현실로 돌아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 이번에는 어떻게 감전이 돼야 하나······. ]


나는 위험하지만 드라이기를 가져와 바가지 속에 물을 담고 다치지 않은 다른 손을 물속에 넣었다.


*


“오 형사. 빨리 뛰라고!”


이번 꿈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몸이 타 들어가는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너무 무모했나.’


“오 형사! 뭐하냐고. 어서 쫓아가.”


나는 빠르게 달려 단번에 범인을 검거했다.


“오 형사. 갑자기 다른 생각을 하면 어떻게 해. 코앞에서 놓칠 뻔했잖아.”


“김 형사. 내 운동신경 알지? 나보다 빠른 형사 봤어?”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며 나는 잘난 척을 했다.

지난 꿈속에서 운동을 했기에 운동신경이 좋아 몸을 사용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다.

김철호 형사는 내 파트너이다.

동갑이라 말도 잘 통했고 무엇보다 어렵게 자라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동료이자 친구였다.

현실에서 친구 한 명 없었던 나는 처음으로 사귄 친구 철호가 고맙고 소중했다.


“철호야, 우리 서에 들렸다 서류 작정하고 시원하게 한잔하러 가자.”


흠뻑 땀을 흘렸으니 시원한 맥주가 생각났다.

이렇게 범인을 잡고 나서 마시는 맥주는 그 어느 때보다 시원했다.

편의점에 들러 맥주와 안줏거리를 구매하고 우리는 편의점 앞 벤치에 앉았다.


‘따르르릉’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저씨, 경찰서 구경 언제 시켜 줄 거예요?”


소개팅 앱에서 만난 어린 학생이었다.


“하하. 꼬마 아가씨. 시간 될 때 언제든 놀러 와요.”


“오 형사, 이번에는 꼬마를 키우시게? 참나, 왜 그렇게 여자한테 인기가 많아? 도대체 비법이 뭐야?”


김 형사는 오 형사가 부러우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아 비웃듯 오징어를 씹어댔다.


“얼굴이 다가 아니거든. 화려한 말솜씨와 여자가 되어 겪어보면 여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다고. 그리고 이번에는 아니야. 꼬마야. 여자가 아니라고.”


“오 형사는 뭐 여자로 살아 봤어? 어떻게 남자가 여자가 되냐.”


“아니, 여자의 입장이 되어보면 안다고.”


가끔 말실수를 했지만 내가 사실을 말해도 믿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두루뭉술 대충 넘어가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여러 번의 삶을 경험해 봤고 지금의 삶 또한 거짓이라는 걸 누가 믿어주겠어.

이 삶이 내 꿈속이라는 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냐고.’


우리는 다음날을 위해 술은 조금만 마시고 헤어졌다.

형사의 삶은 언제 어디서 사고가 터질지 모르니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학생, 어떻게 찾아왔어요. 여기 아무나 들어오면 안 되는데.”


“아, 박 선배님. 제 손님입니다. 정아 학생, 이리 와요.”


“와! 아저씨, 정말 멋있어요!”


앳되고 자그마한 정아는 배우 지망생이라 그런지 외모도 엄청 눈에 띄었다.

어린 정아를 보니 좋은 후원자가 되어 소중하게 지켜주고 싶은 보호본능이 생겼다.


“정아 학생. 시끄럽고 냄새나는 여기는 대강 보고 나가서 맛있는 거 먹어요.”


“네! 아저씨. 그리고 말 편하게 해주세요.”


정아랑 같이 시간을 지내보니 정아는 성격이 발랄하고 순수했다.

또한 어른 흉내를 내며 어른처럼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니 어린 나이에 철이 빨리 든 것 같았다.


‘이 아이도 평탄하게 살아온 것 같지는 않군.’


“정아야, 꿈이 연기자라고? 정말 잘 어울린다.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네. 저는 꼭 성공해야 해요. 그래서 할아버지랑 행복하게 살 거예요. 이렇게 아르바이트만 해서는 제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어요. 어떻게든 성공할 거예요.”


“그래, 아저씨도 응원할게. 언제든 맛있는 거 먹고 싶으면 연락 주렴.”


현실 속의 자신과는 다르게 정아는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인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정아를 보니 현실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나도 진작 열심히 살았더라면 지금은 다른 삶을 사고 있었을 텐데.

가난을 핑계로 무기력하게 살지 않았다면 나도 이렇게 거짓된 삶을 살지 않았을 텐데.’


정아가 기특했고 어리지만 존경스러웠다.

나는 가끔 정아를 만나 맛있는 것도 먹고 정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언제가부터인지 연락이 뜸하더니 차차 연락이 끊겨버렸다.

시간이 흐르고 형사의 삶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다.

그 즈음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강력 3팀 팀장님이 흥분하여 새벽 2시에 팀원 전체를 집합시켰다.


“이번에는 절대 비밀이 새 나가지 않게 기습으로 움직여야 한다.

저번처럼 실수하면 「지능파」두목을 또 놓치게 된다고.

이것들이 예전이랑은 다르게 쉽게 발각되지가 않아.

지금 창남동 룸 클럽에 있다는 정보를 받았으니 어서 가서 현장을 덮치자고. 분명 약을 하고 있을 거야.”


팀장님은 「지능파」두목을 꼭 잡고 싶어 했다.

「지능파」는 이름처럼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신종 조직이다.

두목이 젊지만 컴퓨터를 엄청 잘 다루는 천재라고 한다.

약을 유통한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운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얼마나 신출귀몰한지 도통 잡을 수가 없었다. 또한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약점을 잡기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에 두목에게 여자가 생겼다고 한다.

그 여자를 미행해서 위치를 알아냈다고 한다.

그 여자는 20세의 이정아.


‘정아? 그 정아라고, 설마······.

정아가 갑자기 연락을 끊은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을까. 「지능파」 두목의 여자가 되었다니. 아직 학생인데.’


「지능파」 의 두목을 잡으려면 기습을 해야 했다.

많은 죄를 지었지만 증명할 길이 없으니 일단 현행범으로 잡아드려야 했다.

가끔 「지능파」 두목이 룸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자기 여자를 만나러 온다고 한다.

그날이 오늘 새벽이라는 정보로 우리는 일단 움직였다.

오늘 작전은 정말 중요했기에 빠르게 움직였다.

여러 명이 몰려가면 머리 좋은 「지능파」 두목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움직이기로 했다.

룸 클럽에 도착한 나와 김 형사는 여자와 같이 있는 사람이 「지능파」 두목이라는 진위를 가려내기 위해 웨이터로 변장했다.


“이렇게 아무 이유 없이 영업방해를 하시면 어떡해요?"


“황 마담, 이유가 없기는. 이미 알고 왔어. 이정아라는 애가 여기서 일하고 있는 거 알아.

조용히 협조해. 우리는 당신 가게에 볼 일 없어. 그냥 이정아가 지금 어느 룸에 있는지만 알려줘. 그 아이랑 같이 있는 사람이 우리의 먹잇감이니까.”


나는「지능파」두목을 잡는 것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정아가 내가 아는 그 정아인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다이아몬드 룸에 있어요. 대신 우리는 모르는 일이니까 조용히 그 사람만 데리고 나가요. 우리 가게에 피해 주는 일 없도록 하세요.”


“알았어, 황 마담.

우리도 조용히 처리하려고 이렇게 웨이터로 변장까지 했잖아?”


만약 정아가 확실하다면 최대한 정아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조용히 사건을 해결하고 싶었다. 꿈이 배우인데 이런 일에 휘말리면 꿈을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김 형사. 웨이터로 변장한 모습이 형사보다 더 잘 어울리는데? 덩치도 커서 딱 좋아.”


“오 형사도 찰떡이야.”


“김 형사, 정신 바짝 차리고 조심해.

일단, 「지능파」 두목이 확실한지 확인만 하고 룸에서 조용히 나와. 혼자 무모하게 덤비지 말고. 밖에 있는 팀원들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

나는 만약을 대비해서 룸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게.”


성질이 급하고 불같은 김 형사가 걱정이 되었다.

김 형사와 나는 합기도, 태권도, 검도 유단자이다.

닥치는 대로 운동을 배웠다. 내가 이 꿈속으로 들어온 목적 중의 하나가 싸우는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김 형사는 키가 크고 덩치도 커서 힘은 좋았지만 마르고 작은 나보다는 민첩성이 떨어졌다.

무작정 달려들다 나의 기술에 막히면 혼자 흥분해서 힘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당하는 일이 종종 있어 걱정이 되었다.


‘진짜 정아가 「지능파」 두목이랑 같이 있는 걸까. 아······. 어쩌자고 이런 길에 발을 들인 거지.’


배우가 되겠다고 해맑게 웃던 순수한 정아의 모습을 떠올리자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똑똑.


“손님. 서비스로 과일 안주 드리겠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김 형사를 선두로 작전이 시작되었다.


“뭐야? 이런이런, 좋아좋아 들어와.”


안에서 술에 취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 형사가 룸 안으로 들어가자 나는 숨을 들이마시고 룸 입구를 막아섰다.

그런데 「지능파」 두목이 있는 곳인데 경호가 허술한 점이 이상했다.

저런 인간들은 항상 주위에 부하들을 이끌고 다니며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동시에 보호받으려고 하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야. 젠장.”


허탈한 목소리를 내뱉고 김 형사가 룸 문을 활짝 열었다.

역시 예상대로 「지능파」 두목이 아니었다.

그런데 룸 안에 앉아 있는 여자는 정아가 분명했다.

화장을 짙게 하고 가발을 쓰고 있었지만 분명 정아였다.


“팀장님. 아닙니다.

「지능파」 두목이 아닙니다. 작전 실패입니다.

먼저 철수하십시오. 그래도 「지능파」 두목의 여자가 있습니다. 이 여자라도 연행하겠습니다.”


무전으로 팀장님에게 보고를 하던 김 형사가 룸 안의 정아를 연행하려는 순간 나는 팔을 잡아당겼다.


“내가 아는 애야. 내가 데리고 갈게. 아직 어린 학생이라 겁먹었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데리고 서로 갈게.”


정아는 나를 보고 놀라지도 않았다.

꼭 정신이 나가 있는 사람처럼 눈에는 초점이 없고 몸은 축 처져 있었다.

꼭 영혼이 없는 살아있는 인형 같았다.


“꼬마 아가씨. 아저씨야. 정신 좀 차려봐. 아저씨랑 같이 가자.”


정아와 같이 있던 술 취한 사람은 무슨 상황인지 항의를 하려고 하다 경찰인 걸 알고는 헐레벌떡 도망을 갔다.

나는 정아의 몸을 감싸고 부축해서 밖으로 나갔다.


“오 형사, 뭐야. 이 여자가 그때 그 꼬마야?”


김 형사는 화가 난 내 표정을 보고 더 이상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정아의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경찰서보다 우선 병원으로 가야 했다.

취조를 하더라도 정신이 돌아와야 대화가 될 거 같았다.

나는 정아에 집중하느라 룸 클럽의 건너편에서 「지능파」 두목이 정아를 태우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없었다.

정아와 내가 김 형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떠나자 「지능파」 두목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 역시 여자는 믿으면 안 되는데. 이런 실수를 했네. 저 여자는 처리하도록 해. 나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어.

아, 아니다. 내가 처리하게 창고로 데리고 와.”


“네. 두목.”


운전자 옆에 앉아 있던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부하가 덤덤하게 대답을 하며 차 문을 열고 나갔다.

칼잡이는 「지능파」 두목이 제일 신뢰하는 부하였다.

나는 감정에 휩쓸려 그 부하가 나를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인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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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pisode004. 일진 24.09.14 39 1 12쪽
10 Episode003. 또라이 24.09.13 45 1 12쪽
9 Episode002. 뭐 어쩌라고 24.09.12 45 1 12쪽
8 Episode001. 셔틀의 반란 24.09.11 48 1 11쪽
7 Prologue The End07. 열일곱 어게인 24.09.10 57 1 12쪽
6 Prologue06. 마지막으로 24.09.10 48 1 12쪽
» Prologue05. 후회 24.09.10 50 1 12쪽
4 Prologue04. 기억의 연결 24.09.10 45 1 11쪽
3 Prologue03. 돈,여자, 그리고 능력 24.09.10 49 1 11쪽
2 Prologue02. 죽으면 현실로 돌아온다 24.09.10 51 1 11쪽
1 Prologue01. 첫번째 꿈 24.09.10 6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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