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모태솔로 눈떠보니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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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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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작품등록일 :
2024.09.10 18:25
최근연재일 :
2024.09.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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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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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001. 셔틀의 반란

DUMMY


새롭게 시작된 17세의 오정수는 현실 속 서른한 살까지의 삶과 꿈속에서 겪었던 삶 모두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그런데 뭔가 스스로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계속되는 감전으로 뇌에도 영향을 받아 새로운 자아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31세의 오정수는 이제 겉모습만 과거의 모습일 뿐 성격도, 경험도, 능력도 다른 완전한 새로운 17세 오정수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마르고 키 작은 내가 되어있냐고. 그나마 얼굴은 봐 줄 만하니까 잘 꾸미고 다니면 괜찮을 거야.

그리고 이제 겨우 17세니 죽지 않고 버틴다면 이번 꿈속 삶에서 형사가 될 수 있을 거야.’


꿈속에서 죽으면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현실 속의 내 모습은 전신마비에 실명까지 된 상태이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산송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 꿈속 삶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죽지 않고 버텨야 한다.


‘꿈속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야겠어.

온 우주가 나를 위해 준비한 마지막 선물을 잘 지켜야 해.’


나는 다시 한번 결심을 하고 내 자리로 돌아가서 앉았다.

마음을 다잡고 교실에 앉아 있는데 나의 뒤통수에서 퍽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반 친구들이 다 나를 쳐다보았으나 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실 소리만 컸지 아프지도 않았다.


“야, 셔틀. 이제 하도 맞아서 꿈적도 안하냐?”


‘맞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셔틀을 도맡았던 찌질한 왕따였지.’


같은 반 한지혁이 거들먹거리며 책상 위에 발을 올렸다.


“셔틀, 빨리 갔다 와. 오늘은 딱 3분 줄게. 뜁니다. 준비. 땅!”


나는 땅 하는 소리와 함께 빠르게 달려 학교 매점으로 뛰어갔다.

잽싸게 빵과 우유를 사서 3분 안에 되돌아왔다.


“와! 셔틀 겁나게 빨라졌다. 뭐 달리기 연습이라도 하고 왔냐? 어제보다 무려 세배는 빨라진 거 같아.”


“응, 연습했지. 무려 몇 년 동안.

그럼 받아봐!”


나는 있는 힘껏 우유를 한지혁에게 던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힘과 정확성을 가지고 한지혁의 얼굴 가운데를 강타했다.

우유가 얼굴에 맞고 터져 얼굴과 옷에 흘러내렸다.


“나이스 샷!”


“이 새끼가 미쳤냐?”


한지혁 옆에서 온갖 사탕발림으로 비굴하게 굴던 이종호가 한지혁 대신 나에게 욕을 하고 흥분하며 난리를 쳤다.


“지혁아! 괜찮아? 저 미친 자식은 내가 손봐줄게. 어서 얼굴부터 닦아.”


또 다른 비굴덩어리 김석현이 손수건을 한지혁에게 건네주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지혁아, 나도 셔틀 정도는 제압할 수 있다고.”


다가오는 김석현은 나의 딥킥을 맞고 나가떨어졌다.


‘내가 현역 조폭들 중에서도 최고였어. 귀엽지도 않은 어린 새끼가 어디서 덤비는 거야.’


교실에 있는 모든 아이들은 놀라서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러자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이장훈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때 수업 시작종이 울렸다.


“애들아. 선생님께서 곧 들어오실 거니까 자리에 앉아.”


반장 김지수의 말에 아이들이 모두 제자리에 앉았다.

한지혁이 반에서 유일하게 건드리지 못하는 김지수는 공부도 전교권이고 집안도 좋았다.

집안에서 거는 기대감이 커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

키도 적당하고 남자치고는 호리호리한 몸을 가진 호감형으로 생겼다.


“석현이는 왜 누워있니? 어서 자리에 앉으렴.”


선생님의 말씀에 김석현은 일어나려고 해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단 한 번의 발차기로 장이 뒤틀리게 아픈 고통이 느껴졌다.

힘겹게 일어나 자리로 돌아간 김석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병신 새끼. 셔틀에게 한방 맞고 나가떨어졌냐?”


이종호는 김석현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비웃듯 속삭였다.


“아니라고, 그냥 아픈 게 아니라 장이 터진 느낌이라고.”


김석현은 오정수의 발이 어느 순간 날아왔는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나가떨어진 사실이 창피했지만 너무 아파서 울먹이면 말했다.

그러나 한지혁과 이장훈은 알고 있었다.

오정수의 발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김석현의 배를 강타했는지, 그리고 오정수의 표정이 얼마나 덤덤했는지 간파하고 있었다.


“장훈아, 셔틀이 변한 것 같다.

내게 우유팩을 던질 때도 정확하게 얼굴을 공략하고 던졌어. 그리고 3분 안에 매점을 다녀오는 것도 불가능해. 게다가 발차기도 정말 정확하고 강했어.

힘은 모르겠지만 빠르기는 너보다 한수 위인 듯한데 .”


“네 말이 맞아, 지혁아. 셔틀이 달라졌어.”


한지혁은 모든 걸 다 가진 놈이다. 키도 크고 체격도 좋고 잘생겼다.

그리고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좋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돈! 돈이 많은 부자다. 덤으로 싸움도 적당히 한다.


이종호는 그런 한지혁의 밑에서 떨어진 콩고물이라도 먹으려고 하는 얍삽한 놈으로 키는 크나 마른 체형에 공부도 못하고 머리도 좀 떨어진다.

경제력은 먹고 살 만큼 되는 정도이고 생긴 것도 그럭저럭. 싸움은 적당히 하는 편이다.


김석현은 기회주의자로 머리가 좋고 공부도 잘한다. 그러나 외모가 못생겼고 뚱뚱하다.

경제력은 이종호보다 조금 잘 사는 편. 싸움은 못하지만 일단 머리가 좋아 한지혁한테 무시당하지는 않는다.


이장훈은 행동대장답게 일단 엄청 잘 싸운다. 2학년 중 아마 가장 세지 않을까 생각한다. 키도 덩치도 엄청 크다.

공부는 못하지만 싸울 때는 엄청 똑똑해 보인다. 한수 앞을 본다고나 할까.

심성이 나쁘지는 않지만 집이 가난해서 한지혁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한지혁이 제일 아끼는 친구인 듯하다.


저 네 명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나와 같은 반이었다.

나를 엄청 괴롭혔던 기억이 난다. 물론 학창 시절 내내 여러 명한테 괴롭힘을 당했지만 고등학교 2학년은 저 네 명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과거 현실의 나는 쥐 죽은 듯이 참고 겨우 버텼지만 현재 꿈속의 나는 더 이상 참고 살지 않을 것이다.


‘장난감처럼 잘 가지고 놀아볼까. 너희가 나한테 했던 것의 몇 배로 갚아주겠어.’


나는 운동도 잘하고 법 지식과 언변에도 뛰어나며, 의학 지식과 의술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찰과 조직폭력배의 삶도 경험했기에 싸움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또 한국대학교 여대생으로 살아봐서 공부도 잘한다.

살인의 경험 또한 있다.


‘가소로운 새끼들.’


수업 종이 울리고 나는 반격 준비를 했다.

우유를 뒤집어쓰고 자존심이 밟힌 한지혁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조용했다.


“장훈아. 어떻게 할래? 지금 가서 시끄럽게 하는 것보다 나중에 옥상에서 따로 손봐주는 게 낫겠지?”


“응. 지금 셔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안 돼. 제대로 붙어봐야 알 것 같아.”


“그래, 교실은 너무 좁아서 체구가 큰 너한테 불리할 수도 있어.

이종호, 셔틀한테 가서 수업 끝나고 옥상으로 오라고 전하고 와. 도망가면 집에 찾아간다고 해.”


“알았어.”


머리 나쁜 이종호는 아까의 발차기가 어떤 발차기인지 모른다.

그냥 운 좋게 맞혔다고 생각하는 정도인 것 같다.


“셔틀! 너 수업 끝나고 옥상으로 와.”


‘그래도 머리 쓰는 놈들이 있어 내 몸놀림을 보고 함부로 덤비지는 않는군. 나도 교실에서는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어.”


나는 교실 아이들을 쭉 한번 돌아보았다.

꾸질꾸질한 방구석 모태솔로로 인터넷 가상 채팅을 하면서 거짓되게 살았지만 그래도 너희들의 두 배 정도 인생을 산 아저씨다.


‘이것들아. 내가 네놈들을 상대하려고 이번 삶을 꿈꾼 것이 아니란다.

딱 저놈들만 손봐주고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최대한 조용히 살 거야.’


*


“우선 이종호 네가 먼저 나서도록 해. 나랑 장훈이는 일단 지켜볼 테니까.”


“지켜보긴 뭘 지켜봐. 내가 셔틀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게.”


“아냐. 종호야. 만만하게 보지 마.

내가 싸움은 잘 모르지만 아까 그 발차기는 보통이 아니었어. 사실 배에 문제가 생긴 듯 아프다고.”


“병신아! 우연이었겠지. 셔틀 새끼는 좆밥이야.”


수업이 끝나고 옥상으로 와보니 미리 놈들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미리 와서 작전이라도 짰냐? 잔챙이들은 다 꺼지고 이장훈 너만 나와. 내가 쪽팔리게 나머지 놈들을 상대할 짬밥이 아니라고.”


한지혁은 아까의 발차기가 우연인지 아니면 진짜 오정수가 잘 싸우는지 알 수 없어 이종호를 희생양으로 삼기로 했다.


“한지혁, 잘 지켜봐. 내가 저 셔틀 새끼 금방 발라주고 올게.”


적당히 싸움을 할 수 있었던 이종호는 평소 찌질한 오정수를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


‘죽이면 일이 시끄러워질 테니까. 적당히 밟아만 줘야겠지?’


주먹을 쥐고 나에게 덤비는 이종호를 살짝 피해 멋진 돌려차기로 얼굴을 강타했다.

돌려차기 기술은 멋있지만 상대가 약해야만 쓸 수 있는 화려한 쇼 같은 거였다.


“그러게 잔챙이들은 빠지라고 경고했잖아.”


한 방에 기절을 한 이종호를 보고 이장훈이 움직였다.


“장훈아, 조심해. 저 새끼 우연이 아닌 거 같아. 보통 놈이 아니었어.”


한지혁은 발을 날릴 때 오정수의 모습을 보고 살짝 소름이 끼쳤다.

알 수 없는 압박감이 온몸을 누르고 있었다.


“알았어. 나도 느꼈어.”


이장훈은 이종호와는 다르게 방심하지 않고 신중하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나처럼 작은 몸으로 덩치도 크고 키가 큰 놈을 상대할 때는 말이지.’


나는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몸을 날려 주먹에 힘을 실어 어퍼컷으로 턱을 가격했다.


‘손맛을 보니 기습이 제대로 들어갔군.’


사람은 턱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잘만 들어가면 한방에 기절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장훈은 확실히 덩치가 있어 한 번에 기절을 하지 않고 쓰러져 꿈틀 거리고 있었다.

눈을 어렵게 뜨고 어이없다는 듯 나를 쳐다보고 있는 이장훈의 머리를 발로 밟기 시작했다.

피가 튀어 신발에 묻자 나는 밟는 것을 멈추었다.


“그냥 기절하지 그랬어.”


싸움은 너무 싱겁게 끝났다.


“나 집에 가도 되냐?”


‘이장훈은 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별거 아니었구나. 그래도 덩치에 비해 몸이 날렵하고 제대로만 가르치면 타고난 싸움꾼이 될 수 있겠어.’


내가 그동안 배우고 습득한 기술에 실전 경험까지 더해졌으니 아무리 잘 싸우는 고등학생이라도 나에게는 장난감을 다루 듯 상대가 되지 않았다.


‘젠장, 저런 놈들한테 당하고 살았던 거야?’


놀라서 떨고 있는 김석현과 그대로 얼어붙은 한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혁아. 너한테서 우유 똥내 난다. 아까 뒤집어쓴 우유 안 닦았니?

애들 병원에 데려다주고 너도 집에 가서 어서 씻어라.

아, 그리고 내일부터는 우리 서로 모르는 척 조용히 살자.”


네 명만 처리하고 졸업할 때까지 조용히 살려고 했던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성큼, 한 발자국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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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isode003. 또라이 24.09.13 45 1 12쪽
9 Episode002. 뭐 어쩌라고 24.09.12 45 1 12쪽
» Episode001. 셔틀의 반란 24.09.11 49 1 11쪽
7 Prologue The End07. 열일곱 어게인 24.09.10 57 1 12쪽
6 Prologue06. 마지막으로 24.09.10 48 1 12쪽
5 Prologue05. 후회 24.09.10 50 1 12쪽
4 Prologue04. 기억의 연결 24.09.10 46 1 11쪽
3 Prologue03. 돈,여자, 그리고 능력 24.09.10 49 1 11쪽
2 Prologue02. 죽으면 현실로 돌아온다 24.09.10 51 1 11쪽
1 Prologue01. 첫번째 꿈 24.09.10 6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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