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세 모태솔로 눈떠보니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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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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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가람
작품등록일 :
2024.09.10 18:25
최근연재일 :
2024.09.19 15:40
연재수 :
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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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수 :
87,904

작성
24.09.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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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Prologue The End07. 열일곱 어게인

DUMMY

이적은 노래가 끝나자 우리가 있는 테이블로 다가왔다.


“오셨어요.”


이적은 두목에게 인사를 하고 나를 쳐다봤다.

분명 사진으로 나를 봤을 텐데 모르는 사람처럼 눈길을 피했다.


‘하긴 이 자리에서 아는 척을 하면 서로 피곤해지겠지. 그런데 조명 탓인지 정말 매력적인 남자군. ’


나도 모르게 이적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이적은 그 눈빛을 느꼈는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었다.


“오늘도 노래 잘 들었어. 그럼 다음에 또 오지. 이지훈, 차 대기시켜."


지하바를 떠나기 전 두목이 화장실로 간 사이 나는 이적에게 말을 걸었다.


“이적 씨, 저 알아보셨죠? 소개팅 앱을 통해 연락했던 이지훈입니다.”


“물론이죠. 이미 무대에서 노래할 때 처음 보고 알아봤어요.”


"그랬군요.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하루하루 바쁜 삶을 살며 나는 조직의 생태를 파악하고 강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꿈을 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조직의 흐름을 배우고 실전 싸움을 배우는데 집중했다.

칼 다루는 법도 배우고 여러 무기를 다루는 경험을 쌓았다.

경영방식을 배우고 사업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가끔 김 형사가 누워있는 병원에 찾아가 깨어났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물론 깨어나도 다른 캐릭터로 만들어진 나를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내 친구 철호가 꼭 깨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나는 조직 안에서 개인 사생활이 없는 몇 안 되는 조직원이었다.

그래서인지 두목은 나를 더 신뢰했다.

가끔 두목과 지하바로 가서 이적이 노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알찬 시간을 보냈다.

나는 빨리 모든 것을 배우고 꿈속에서 깨어나 진짜 현실의 삶을 살고 싶었다.


'현실의 나야. 조금만 기다려라. 진짜 나의 삶을 살 때까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이적에게 끌리고 있었다.


'남자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되다니. 사실 남자 여자를 떠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라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나는 이적을 향한 감정이 어떤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어느 정도 조직 생활의 흐름도 파악이 됐고 더 이상 이 꿈속의 삶을 이어나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나는 마지막으로 두목에게 전 꿈속에서 당했던 복수도 하고 두목의 금고를 털어 이적에게 재산을 남겨주고 싶었다.

내가 현실로 돌아간 후 이 꿈도 사라질지 아니면 살던 사람들의 삶은 계속 이어질지 모르지만 이적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

항상 옆에서 두목의 모든 생활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

두목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두목의 방으로 몰래 들어가 금고를 열었다.

그런데 거기에 얼굴인식 경보장치가 달려있다는 것을 모르고 실수를 해 버렸다.

요란한 알람 소리가 울리자 방문이 자동으로 잠겼다.

잠시 후 두목이 부하들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 이지훈. 내가 사람을 완벽하게 믿지 않아요. 내가 그렇게 허술해 보였어? 혹시나 해서 설치한 장치인데, 설마 너한테 뒤통수를 맞을지는 몰랐네."


두목은 화가 나서 소리치며 나를 처리하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나는 내 밑에서 같이 지냈던 후배들과 싸우게 됐다.

후배들이 싸우는 패턴을 잘 알고 있던 나는 여러 명이 한 번에 덤벼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게다가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지고 형사의 삶과 지금의 삶에서 배우고 터득한 기술로 나는 정말 잘 싸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가 지난 꿈처럼 쉽게 당하지는 않지.’


화려하면서도 강력한 나의 주먹은 상대에게 잘 맞았고 원래 좋았던 민첩성으로 어떤 주먹이 날아와도 잘 피했다. 상대가 다수였지만 밀리지 않았다.


‘잘하면 내가 이기고 두목도 처리할 수 있겠군. 전 꿈속 삶에서 당했던 복수도 하고 이적한테 선물도 남길 수 있겠어.’


탕!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고 날아오는 총알에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


“이지훈, 총으로 죽이면 너무 싱거워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까지 잘 싸우는지 몰랐네.

에이, 아까워라. 내 보디가드로는 딱 좋았는데.”


눈이 풀린 두목은 총을 들고 안타까워했다.


“죽여! 어차피 죽어도 이것은 나의 꿈속이라 나는 진짜 죽지 않아."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꿈속이라 죽지 않는다니. 죽음을 눈앞에 두고 미쳐 버린 거야?"


이적에게 선물도 남기지 못하고 인사도 못 한 상태에서 현실로 돌아가는 것은 안타까웠지만 조직의 흐름을 배웠고 싸움도 많이 늘었기에 이 꿈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

두 번이나 두목 때문에 죽는 것이 화가 났지만 어차피 이번 꿈은 끝낼 생각이었다.

이제 현실로 돌아가서 최선을 다해 살면 된다.


‘이제는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 되었으니 제대로 살아보겠어.

서른한 살 꾸질꾸질한 모태솔로 오정수는 잊어버리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거야!’


탕. 탕.


‘이젠 하다 하다 총까지 맞고 죽는구나.

잘 있어라. 꿈속의 삶들아!

그동안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 이젠 현실에서 새롭게 만나자!’


*


쾅쾅쾅


“ 총각! 총각! 일어나 봐요!”


쾅쾅쾅


“도대체 이번 달 월세는 왜 안내는 거야, 연락을 해도 받지 않고.”


쾅쾅쾅


“이게 무슨 냄새야? 타는 냄새 아니야? 어머 어떡해!”


주인집 아주머니의 소리치며 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119죠? 여기 망경동 41-42인데요. 지하에 셋방살이하는 총각이 며칠 동안 연락도 안 되고 방에서 이상한 탄내가 나요. 어서 빨리 와주세요.”


저 멀리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래?”


“손이 타들어 갔대.”


“젊은 나이에 살기 힘들어 자살시도했다는데?”


“아이고 안타까워라.”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분명 소리는 들려왔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몸 또한 움직일 수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내가 어떻게 된 거야. 아직 현실로 돌아오지 않았나? 아직 꿈속에 있는 거야?’


주인아줌마의 목소리가 들렸기에 현실로 돌아온 것 같은데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몸이 공중에 붕 뜨이더니 차에 실리고 있었다.

그러고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김 간호사, 환자 잘 살피고 있다가 정신이 들면 바로 콜 하세요.”


‘음······.’


나는 눈을 떴다.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암흑 그 자체였다.

다시 눈을 감았다 떴지만 역시 암흑이었다.


“환자분, 깨어났어요? 빨리 박 선생님께 호출해. 환자 깨어났다고.”


웅성거리는 소리와 기계음 소리가 들리고 소독약 냄새가 병원이라는 기억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보이지도 않고 움직일 수도 없어 소리에 모든 집중을 하고 상황을 짐작했다.


‘내가 병원에 누워있구나.’


“오정수 환자분. 지금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어 말을 못 하실 겁니다. 감전이 되었을 때 심장에 무리가 갔어요. 그래서 산소포화도가 떨어진 상태라 산호 호흡기를 착용했습니다.

제 말이 들리면 눈을 깜빡여 주세요. 제가 보이십니까?”


‘아니요.’


“환자분. 제가 지금 누르고 있는 곳에 감각이 있나요?”


‘아니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어차피 눈을 떠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움직일 수도 없어 나는 그냥 눈을 감고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었던 눈꺼풀조차 반응하지 않았다.


“네, 알겠습니다. 환자분 놀라지 마시고 진정하시고 잘 들으세요. 지금 몸이 마비 증상을 보이고 있어요. 지금 감각이 없어서 아픔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손가락에 상처가 깊습니다.

그리고 시력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일시적인 건지 영구적인 건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마비 증상? 그래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던 거구나. 아, 앞도 보이지 않으니 정말 답답하네.’


“그런데 환자분, 드라이기에 감전이 된 거 같다고 응급대원이 추측하고 있는데, 사실인가요? 사고가 날 때 기억이 나나요? 법적인 보호자가 없어서 상황 수습을 지금 경찰에서 하고 있어요. 사고 당시 기억이 나면 눈을 깜빡여 주세요.”


‘물속에 드라이기와 같이 내 손을 집어넣었지. 너무 강한 자극이었나. 계속된 감전으로 더 이상 몸이 버티지 못한 거야.’


“김 간호사, 정신은 있는 거 같은데 아무 반응이 없는 거 보니 소리도 듣지 못할 수도 있겠어. 자세한 검사를 해봐야 상태를 알 수 있겠어.”


‘마지막이었어. 마지막으로 감전이 된 거였다고. 이번에 현실로 돌아오면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었다고. 나는 이제 준비가 됐단 말이야.’


여러 가지 검사를 했고 나는 실명과 온몸의 마비, 그리고 심장과부하가 걸린 상태였다.

하루하루가 악몽이었다.

정신은 멀쩡한데 몸은 움직일 수 없고 소리는 들리는데 보이지가 않으니 더욱 괴로웠다.

심장에도 무리가 와서 호흡도 제대로 할 수 없어 산소 호흡기를 통해서 숨을 쉴 수 있었다.


‘이렇게 평생 살아가느니 죽는 게 나을지도 몰라.

그래 차라리 죽자.

뭐 한두 번 죽어본 것도 아니고 죽으면 되지.

그런데 손가락 하나 꿈적할 수 없는 내가 어떻게 죽지?’


나는 숨을 참았다.

그러나 숨이 멎을 때까지 스스로 숨을 참는 것은 본능적으로 불가능했다.

나는 이제 죽을 수도 없게 됐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죽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죽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과 괴로움은 절망으로 바뀌고 절망에 빠져버리자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살 의지가 없어서 인지 나날이 몸이 점점 망가지고 있었다.


삐.....................


드디어 심장이 멈추었다.

간신히 산소 호흡기의 도움으로 숨을 쉬고 있었는데 더 이상 자가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나빠진 것이다.

기계의 소리가 들리자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바삐 움직였다.


“심장이 멈췄어. 빨리 재세동기 가지고 와. 빨리! 그런데 지금 몸이 전기 충격을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네. 이 환자는 감전 후유증 환자인데.”


잠시 고민하던 의사는 재세동기를 가동했다.


“하나 둘 셋 샷, 하나 둘 셋 샷, 하나 둘 셋 샷.”


‘하하, 드디어 죽는구나.’


서른한 살 모태솔로 오정수는 죽지만 살아생전에 신기한 경험으로 여러 삶을 살아봤기에 죽음이 억울하지만은 않았다.


‘현실에서 형사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동안 충분히 좋은 경험을 했어.

그래, 만족하며 죽음을 맞이할 수 있어.’


죽음을 맞이하는 짧은 시간 동안 지난 기억들이 휘몰아치며 지나쳐 갔다.

그러던 중 살인을 했던 기억에서 멈추고 정신을 잃었다.


*


‘죽었나?

이제 진짜 죽은 건가? 천국이야. 지옥이야.’


눈을 떴다.

다시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 의사들이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고, 시간을 더 지체하면 뇌 손상이 어쩌고저쩌고하면서 심장에 강한 충격이······.’


그때 재세동기로 심장에 전기 충격을 받고 감전이 되어 다시 꿈속으로 들어왔나 보다.

감전에 많이 노출된 몸이라 재세동기의 전기량도 이기지 못하고 또 감전이 된 것 같았다.


‘그런데 소개팅 앱을 통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캐릭터가 만들어졌지?’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거울을 찾았다.


‘교실? 많이 본 곳인데······.’


교실 뒤에 있는 거울로 달려가서 내 모습을 봤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은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닌 17세의 마르고 키 작은 과거의 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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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pisode005. 서열 짱 24.09.15 39 1 12쪽
11 Episode004. 일진 24.09.14 39 1 12쪽
10 Episode003. 또라이 24.09.13 45 1 12쪽
9 Episode002. 뭐 어쩌라고 24.09.12 45 1 12쪽
8 Episode001. 셔틀의 반란 24.09.11 48 1 11쪽
» Prologue The End07. 열일곱 어게인 24.09.10 57 1 12쪽
6 Prologue06. 마지막으로 24.09.10 48 1 12쪽
5 Prologue05. 후회 24.09.10 49 1 12쪽
4 Prologue04. 기억의 연결 24.09.10 45 1 11쪽
3 Prologue03. 돈,여자, 그리고 능력 24.09.10 48 1 11쪽
2 Prologue02. 죽으면 현실로 돌아온다 24.09.10 51 1 11쪽
1 Prologue01. 첫번째 꿈 24.09.10 59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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