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성우가 연기력으로 다 씹어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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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깡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11 12:00
최근연재일 :
2024.09.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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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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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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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가져요 엉엉

DUMMY

‘네가 잘하는 일을 절대로 싼 값에 해주지 마라.’



내가 매우 좋아하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에 판치는 열정페이, 페이 후려치기에 경종을 울릴 희대의 명대사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모든 기업이 해당 명대사가 나오는 장면을 필수 시청을 하도록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여태 내가 뭘 잘하는지 몰랐다.

배우로서는 실패했고, 카메라 앞에선 머저리가 되어버리니.


지금은 다르다.

넙튜브 채널 ‘성우 현의 소리’에 대한 대중들의 열렬한 반응.

외화더빙 대회에서의 대상, 그리고 오늘 김재민 디렉터님이 보여준 반응들까지.

그걸 보고 나니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


나 성우현은 목소리 연기를 잘한다.


어쩌면, 정말 프로가 되어 밥벌어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말이다.

그러니, 이제 이걸 싼 값에 해줄 생각은 전혀 없다.


아.

물론 눈앞의 김재민 디렉터님과 일루닉 게임즈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더 높은 페이를 제안해주셔서 놀랐다.


다만.

그게 시급제라는 게 문제다.

이게 오디오북처럼 책을 낭독하는 등, 물리적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면 쌍수 들고 환영했겠지만.

이번 <히어로즈 저니> 더빙은 물리적 대사 수가 그리 많은 건 아니라서.

내가 잘해버리면 금방 끝나버린다.

그렇다고 못 하는 척 시간을 질질 끌어서 7시간 동안 녹음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디렉터님께서도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또 더빙 작업을 하시면서 아실 겁니다. 한 사람이 여러 캐릭터를 소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나는 은근슬쩍 내 능력을 어필했다.

그래야 값이 오르지.

게다가 상황이 제법 특수하기도 했다.

성우 1명이서 캐릭터 7명을 도맡는다.

그것도 수집형 모바일 게임 속 주요 수익원인 SSR 캐릭터를 모조리 맡는다는 건 전례가 없던 일이다···라고 덕수 녀석이 속삭여주더라.


그만큼 내 변성 능력, 그리고 캐릭터별 연기력이.

디렉터님이 보기에도 매우 뛰어났다는 거겠지.


“물론입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디렉터님께서 아주 강렬하게 나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캐릭터별로 페이를 지급하는 건 생각해본 적이 없는 방식이라서요. 보통 시급제로 많이들 하니 말이죠.”


하지만 덥석 내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는다.

하긴, 돈이 없어서 언더 성우를 쓰는 게임사인데 형편이 넉넉하진 않겠지.

평소 내 성격이었다면, 허둥대며 ‘아 그러시군요, 그럼 그냥 제안해주신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했겠지만.


“생각해보시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엔 미련없이 일어서는 액션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자 화들짝 놀란 건 상대 측이었다.


“아뇨! 그럼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전화 한 통만 하고 오겠습니다.”


연기하는 입장이지만.

주도권이 명백히 내게 있다는 걸 느낀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쪽도 성우를 매우 급하게 구하고 있는 모양이니.


‘다른 건 몰라도, 돈 문제에 관해선 호구 잡히지 마. 네가 너의 가치를 알고 있다면, 제대로 그 값을 받아내라고!’


다른 부분에서면 몰라도.

내가 돈 관련 교육은 이모한테서 확실히 받았다, 이 말이야.


*


결국 미팅이 끝났을 땐.

내 제안을 일루닉게임즈가 받아들였다.


“미친놈. 그걸 또 그렇게 비틀어서 돈을 더 받네.”


회사 건물을 나온 직후.

덕수 녀석이 나를 보며 놀랐다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내가 내 가치를 잘 아는 거지.”

“평소엔 조용조용한 놈이 참······진짜 너는 연기, 그리고 돈에 관련해서는 인격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럼, 당연하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인데.


“끄응. 그나저나, 성남 판교까지 왔는데, 뭔가 일찍 돌아가려니 허무하네.”


덕수의 그 말대로, 일루닉 게임즈와의 미팅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순수 미팅 시간으로만 따지면 2시간도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시급제는 안 된다고 직감했던 거고.


“뭐라도 좀 먹고 갈까? 출출하긴 한데.”

“오케이.”


그렇게 덕수 녀석과 함께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건 한 국밥집이었는데.


“미친. 국밥이 20000원?”


가격표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무슨 국밥에 순대 대신 순금이라도 넣었나?


“이번에 돈도 번 김에 한 번 사먹어보는 거 어떠냐?”

“더치페이 맞지?”

“정없는 새끼.”

“됐고, 들어가자.”


우리는 국밥집에 들어가 순대국밥 두 개를 주문했다.

솔직히 말해서, 이모님을 부르는데 조금 목소리가 떨리더라.


“이야. 그나저나 캐릭터 7개를 전부 너한테 맡긴다니.”

“나도 놀랐어.”

“그만큼 네 연기력이 쩔어줬던 거지. 음색도 진짜 캐릭터별로 완전 다르고.”


덕수 녀석이 덤덤히 내 칭찬을 한다.

칭찬에 인색한 놈인데, 내가 한 더빙 연기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건 그렇고, 이 형님이 바람 좀 잘 잡아줬지? 뽀찌 좀 떼어주냐?”


저런 말만 안 하면 참 좋은 놈인데.


“뭐래. 페이 협상 때는 닥치고 있었으면서.”

“네 페이 문제를 내가 운운하는 것도 이상하잖냐. 그래도 나머지 부분에선 활약했다. 인정?”

“그래. 그래서 지금 국밥 사주잖아.”

“와, 미친. 그걸로 되냐?”

“되지. 무려 내 연기를 직관할 기회를 줬는데.”

“미친 새끼.”


말은 저렇게 하면서도, 매번 내가 일할 때마다 쫄래쫄래 따라오는 게.

저 녀석도 내 연기 직관하는 게 마음에 드는 거다.

멋대로 넙튜브에 내 연기 영상을 올린 것도 저놈인데 뭐.


“됐다. 네가 연기한 건데 뭐 내가 받을 게 있겠냐. 대신 나중에 게임 나오면 쿠폰이나 좀 왕창 받아서 나눠줘라.”


덕수 녀석이 휘휘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번에 <히어로즈 저니> 더빙에 참여하며 받게 될 페이.

캐릭터 하나당 30만원.

즉, 내가 이번 녹음으로 받게 될 돈은.


“210만원이라니.”


그야말로 미쳤다, 소리가 나온다.

벌써 배우 시절 수입을 뛰어넘으려고 하다니, 이게 정녕 실화인가?


“등신아. 그게 많이 받는 게 아니야.”

“뭐?”

“공채 프로 성우였으면 훨씬 더 받을 수 있었어.”


내가 싱글벙글 기뻐하자 덕수 녀석이 쯧쯧 혀를 찼다.


“네 연기 실력이면 족히 2배는 더 받아야지. 캐릭터만 혼자 7개를 하는데.”


내가 밀당까지 하며 더 받아낸 페이가, 프로에 비하면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상관없어. 페이는 공채 성우가 되고 받으면 돼.”


내 대답에 덕수 녀석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뜻이야?”

“일루닉게임즈 말이야. 어차피 돈 없어서 언더 성우 쓰는 곳이야. 당연히 더 큰 돈을 달라고 요구하긴 어렵지.”

“그래서?”

“대신 중요한 건, 이 <히어로즈 저니>가 나의 포트폴리오가 되는 거라고 생각해.”

“넙튜브 이미 있잖아? 조회수도 잘 나오는데.”

“그건 저작권 때문에 돈이 안 되지. 내가 말하는 건 상업적 포트폴리오야.”


게임사에 정식으로 의뢰를 받고, 적은 돈이지만 보수를 받고서 더빙에 참여한다.

이건 내 연기가 돈을 받을 만큼 값어치 있다는 걸 업계 사람들에게 증명해주는 첫 발판이 될 거다.


“대중들에겐 넙튜브 ‘성우 현의 채널’.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에겐 <히어로즈 저니>의 더빙 경력. 이 두 가지로 내 연기를 차차 알려나가는 거지.”


그리고 이 두 가지는, 공채 성우가 되어서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거다.

넙튜브야 어차피 수익 창출을 안 하고, 여태 쌓아놓은 녹음본만 올려도 업로드 주기는 꾸준하게 가져갈 수 있다.

<히어로즈 저니> 쪽은 일루닉게임즈가 차기작을 개발할 때 또 나를 불러줄 수도 있는 끈이 된 것.


“장담한다. 일이 일을 부를 거야.”


확신에 가까운 내 태도에.


“짜식. 방구석에 처박혀서 감 다 잃은 줄 알았는데, 머리 좀 굴릴 줄 아네.”


덕수 녀석이 의외라는 듯 감탄하며 말했다.


“그리고 <히어로즈 저니> 말이야. 게임이 꽤 괜찮아. 내실이 있어. 아마 발매하면 처음엔 좀 잠잠해도, 입소문 타고 많이 흥할 타입이야.”


덕수가 힘주어 말했다.


“어떻게 그걸 장담해?”

“수집형 모바일 게임 5년차, 과금 총액 2천 만원인 이 우덕수가 보증한다.”


스펙을 들으니 믿음직스럽긴 한데.

이 미친놈, 게임에 2천 만원이나 쏟아부었다고?


“게다가 네가 그 주요 캐릭터 7명을 다 더빙했다는 사실이 커뮤니티에 알려지게 되면.”


그러거나 말거나.

덕수 녀석이 중지로 안경을 스윽 올리며 말했다.


“그림 꽤 재미있어질 거다.”


그래.

이건 준비단계일 뿐이다.

아까 일루닉게임즈에서 즉석 더빙을 하고 나서 더욱 느꼈다.

훨씬 더 많은 캐릭터를 연기해내고 싶다고.


그간 내가 방구석에서 해온 건, 이미 배우들이 연기한 작품.

그리고 성우들이 이미 더빙한 작품에 내 목소리를 덧입히는 방식이었다.

그걸 넙튜브에 업로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그건 팬더빙일 뿐이다.

그 캐릭터들은 진짜 내 것이 될 수 없다.

엄연히 원본이 존재하니까.


그러나 <히어로즈 저니>를 통해서 벌써 7명의 캐릭터가 내 것이 되었다.

공채 성우가 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받고, 많은 작품에 들어갈 기회를 얻게 된다.

거기다 그에 대한 금전적 보상 역시 확실하게 따라오고.


무조건 성우 공채에 붙어야겠다.

그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워나갈 뿐이었다.


“여기 국밥이요.”


그러는 사이.

우리 앞에 놓인 자그마한 뚝배기.

음.

솔직히 비주얼은 우리 동네에 있는 8천원짜리 국밥집이랑 다를 게 없어보이는데.


“먹자.”

“그래.”


그래도 2배 가까이 비싸니까, 먹으면 다르겠지?

그런 생각으로 새우젓을 넣고, 다데기를 풀고, 국물을 마시고, 순대까지 먹어봤지만.


“······돈 아깝네.”

“쓰읍, 동의.”

“다 너 때문이야. 네가 내라.”

“이 새끼가?”


한 번에 수백 만원을 벌어도.

그리고 모바일 게임에 2천 만원을 쓴 놈이라고 해도.

평범한 국밥에 15000원을 태우는 건 너무 아까운 법이었다.




*


넙튜브 채널 ‘성우 현의 소리’.

첫 동영상으로 애니메이션 <최고의 아이> 팬더빙 영상을 올리자마자 알고리즘을 탔고.

엄청난 연기력과 싱크로율 높은 음색으로 인해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다.

그 이후 업로드된 영상들 역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기와 목소리를 들려주어 호평일색.


ㄴ 아무리 봐도 프로 성우가 심심풀이로 만든 계정임

ㄴ 프로 성우면 돈버느라 바쁠 텐데 심심풀이로 계정을 만든다는게 말이 됨?

ㄴㄴ ㄹㅇ 이건 마치 판교에서 일하는 게임 개발자가 심심해서 1인제작 게임 만든다는 소리랑 비슷한 거지

ㄴ 그게 대체 뭔 비유임?

ㄴ 프로성우라면 먹고살려고 맨날 더빙할텐데 심심풀이로 넙튜브에 팬더빙 영상을 올린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거 ㅇㅇ

ㄴ ㄹㅇ 포트폴리오처럼 자기가 연기한 거 올리는 거면 몰라도 부계판다는 건 말이 안됨

ㄴ 그럼 저 연기력이 프로 성우가 아니라는 거임? ㄷㄷ 너무 잘하는데

ㄴ 후보정을 ㅈㄴ 했겠지 뭐 뻔한 거 아니겠냐? 라이브 하는 거 들으면 연기 쓰레기같을 듯ㅋㅋ

ㄴ 와 악플까지 있는거 보니 성소가 흥하긴 했네.


성소.

넙튜브 채널이 ‘성우 현의 소리’를 구독자들이 줄여 부르는 애칭이다.

아무튼, 이 성소 채널은 프로 성우가 운영하는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도 논쟁이 여러 번 벌어졌다.

그만큼 연기력이 뛰어나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그건 동시에 이 성소 채널이 목소리 연기자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덕분에 지금 구독자들 사이에서도 그 정체에 대해선 말이 많은 편.


다만 한 가지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ㄴ 영상마다 크레딧이라도 올려주면 안 되나

ㄴ ㄹㅇ 다 다른 사람이 더빙하는 거 같은데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겠음

ㄴ 아니 근데 왜 다 연기를 이렇게 살벌하게 잘함? ㄷㄷ

ㄴ 내 분석으론 최소 4명임 ㅇㅇ 진짜 우리나라에 미친 아마추어 더빙팀 하나 나온 듯;


바로 이 채널이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닌,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그 근거는 명확했다.

음색이 한 사람의 것이라곤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했으며.

동시에 남성, 여성 가리지 않고 더빙 영상이 올라왔기 때문.

그러니 당연히 최소 2명은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ㄴ 이 채널 남캐 더빙 중에선 진짜 <최고의 아이> 더빙이 넘 최고다

ㄴ 이 미성 어쩔거임 ㅠㅠㅠㅠ 들을 때 마다 설렘

ㄴ ㄹㅇ 부득부득 화 참으면서 죽이겠다고 하는데 왜 내 심장이 두근거리냐···이럼 안 되는데···

ㄴ 진짜 제발 누구신지 모르겠지만 데뷔해주세요 부탁입니다 ㅠㅠㅠㅠ 이렇게 취향저격인 목소리 처음 들어봐요 ㅠㅠㅠㅠ


우선 남성 연기에서 제일 반응이 좋은 건 단연 <최고의 아이> 더빙.

주인공 자체가 잘생긴 미소년에, 이에 걸맞게 듣기 좋은 미성으로 연기해냈고.

거기에 분노와 복수심을 담아 연기하니, 여성 팬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것.


그렇다면 반대로, 여성 캐릭터 연기 영상 중 제일 반응이 좋은 건.


[인간의 마음은 참 달콤하지. 그래서 난 절대 질리지 않아. ]


바로 애니메이션 <요괴전>에 등장하는 구미호 캐릭터의 더빙.

구미호의 특징을 살린 요염하고도 비밀스러운 연기톤.

그를 묘한 아름다움을 품은 음색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너도 내 비밀을 알고 싶나? 그럼 가까이 와봐.]


말 그대로, 사람을 홀리는 목소리였고.


ㄴ 네네네네넨네네네넨네ㅔ

ㄴ 영상 뜨자마자 개처럼 달려왔습니다 비밀 좀 알려주세요

ㄴ 제가 더 빨리 왔습니다 저한테 알려주세요 제발룛ㅇㅎㅇㅀㅇㅎㄴㅁㅇ

ㄴ 와 미쳤다 걍 홀리네;;;

ㄴ 우리나라 성우 중에 이런 목소리도 있었음??? 와 처음 듣네 대충격

ㄴ 제발 이 목소리로 인터넷 방송 한 번만 해주세요 ㅠㅠㅠ

ㄴ 눈나ㅏㅏㅏㅏㅏㅏ

ㄴ 듣기만 해도 복종해야할 것 같은 ㄷㄷ

ㄴ 허허. 구독. 누르고 갑니다···목소리가 참···아리따우십니다^^

ㄴ 미쳤다 언니 목소리가 국보다 ㅠㅠㅠㅠ


이에 대다수의 남성팬들이 단숨에 양산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심지어 여성팬들까지 언니라 부르며 열광하는 상황이었다.

그 누구도 이 목소리를 낸 사람이 남자라고 의심하지 않는 상황.


ㄴ 화라 더빙한 사람이랑 다른 사람이겠지??

ㄴㄴ ㅇㅇ 음색이 아예 다른 거 보니 맞는 듯

ㄴ 다른 사람 맞을거임 ㅇㅇ 내가 더빙 연기 쫌 공부해봐서 앎 솔직히 음색은 변성의 영역이라 치는데 연기할때 결국 사람이 특유의 말버릇, 대사처리, 숨소리 이런 게 있거든?? 근데 이 채널은 그런 게 없이 다 다름 영상마다 다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듯

ㄴ 아니 그럼 대체 몇 명이 있는거임? ㄷㄷ

ㄴ 다른 건 모르겠고 구미호 연기한 이 사람 다음 연기한 거 올라올 때까지 숨참음 흡


그러다가도 간혹 누가.


ㄴ 근데 이거 다 한 사람이 연기한거일수도 있지 않음?


그런 이야기를 댓글에 하곤 했는데.


ㄴ 에이 설마 말이 되나 ㅋㅋㅋ

ㄴ 솔직히 프로들도 변성 폭 좁은 사람 많은데···언더 성우한테 불가능한 영역임

ㄴㄴ 뭐 성우가 변성하는 사람도 아니고 목소리 연기하는 사람이니까 ㅇㅇ 근데 그거 별개로 이 채널 목소리를 다 한 사람이 낸다? 바로 기네스 감임 ㅋㅋ

ㄴ ㄹㅇ 변조 프로그램 돌려서 목소리 바꾼거 아닌 이상 불가능함

ㄴ 변조면 변조인 티가 나는데 이 채널은 그런 것도 없음 다 찐목임 ㅇㅇ


이같은 의견은 별다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아무튼.

그 ‘구미호’를 캐릭터를 더빙한 여성 목소리는 ‘구미호 누나’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팬덤이 커져가는 와중이었는데.


“······와, 몇 번을 들어도 미쳤네.”


방송국 SBC의 전속 성우인 이재하.

그 역시 ‘구미호 누나’에게 제대로 홀려버린 사람 중 한 사람이었다.


“우리 성우 선배님들 중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못 봤는데.”


신인이지만 그 역시 엄연한 성우.

합격을 위해 공부하며 얼마나 수많은 성우 연기를 접했나?

그런데 이 ‘구미호 누나’의 목소리는, 그에게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을 전해주었다.


“하. 꼭 한 번 같이 녹음해보고 싶네.”


이제 엄연히 프로 성우인 그가.

넙튜브 채널 속 팬더빙 영상을 보며 그런 결심을 할 정도였다.

곧 ‘성우 현의 소리’ 채널에 접속한 이재하.

그는 자신의 부계정으로 ‘구미호 누나’의 더빙 영상에 들어가 댓글을 남겼다.


[구미호 누나 ㅠㅠㅠㅠ 날 가져요 ㅠㅠㅠ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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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목소리로만 연기하는 배우 24.09.12 177 3 17쪽
3 이거 대체 누굽니까? 24.09.11 193 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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