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드라이버 투 TRUCK DRIVER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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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캉
작품등록일 :
2016.03.05 15:52
최근연재일 :
2017.08.04 10:41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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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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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0
글자수 :
210,229

작성
16.03.21 13:58
조회
3,332
추천
64
글자
9쪽

트럭커: 6. 바보 같은 놈 2

DUMMY

국경을 통과하고 난 후, 나는 그게 무슨 뜻인지 물었다.

그는 20년 전에 낸 음주운전 사고 때문이라고 했다.

그 기록은 몇 년 전에 $800의 돈을 내고 파돈(pardon 범죄기록을 용서받고 다시 운전면허증을 받는 제도)을 받아 다시 운전할 수 있지만 그 기록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기록은 미국 국경의 컴퓨터 시스템에는 나타나므로 직원이 슬쩍 물어본 것이다.

캐나다 운전면허기록을 미국에서도 조화가 가능한 정보공유시대다.


“자, 우리가 가야 할 목적지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스크랜턴이라는 곳이다.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길을 찾아봐.”


나는 트럭 드라이버들이 사용하는 지도를 건네주며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펜실베이니아···,”


그는 중얼거리면서 지도책을 뒤적거렸다.

앞으로 넘기고 뒤로 넘기고 다시 앞으로 다시 뒤로 페이지를 넘기기만 한다.


“알파벳 순서대로 되어 있으니까 P를 찾으면 되지 뭘 헤매고 있냐?”


“아, 그렇지! 여기 펜실베이니아!, 어디라고 했지. 스크랜턴? 스펠이 어떻게 되지?”


“S C R A N T O N”


“스크랜턴, 스크랜턴···”


또 중얼거리며 그의 뭉툭한 손가락으로 펜실베이니아 지도위를 짚어가며 일일이 지명을 읽기 시작한다.

수천 개나 되는 지명을 하나하나 모두 읽을 태세였다.

어느 세월에 그 많은 지명을 다 읽을 건가? 답답해서 내가 목청을 돋워 소리쳤다.


“너 지금 지명 찾기 놀이하고 있냐? 뒷장에서 인덱스를 찾으면 빠르잖아, 인덱쓰으~.”


그는 다시 맨 뒷장으로 뒤적뒤적··· 차라리 그냥 지명 찾기 놀이를 하게 놔두는 게 더 빠를 뻔했다.

인덱스 페이지 찾는데 한참, 펜실베이니아 찾는데 또 한참, 스트랜톤 찾는데 또 한참······.

평생 지도책이라는 것을 처음 본 것이 틀림없었다.

내 도움으로 겨우겨우 스크랜턴을 찾아냈다.


“여기 스크랜턴 찾았다 여기!”


마치 큰 보물이나 발견한 어린애처럼 크게 소리치며 좋아했다.

나는 지도 사용법,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 시스템, 거리계산방법 등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자세하게 설명 해 주었다.


“와~ 울프, 네가 가르쳐 준 방법, 정말로 근사해, 아주 훌륭하고 멋진데!”


지도 보는 방법을 처음으로 배운 그였다.

그가 왜 택시 운전을 그만두었는지 이제야 알았다.

지도를 볼 줄 모르니 어떻게 택시 운전을 하겠는가?


허버트를 가르친다는 것은 이렇게 모든 것을 처음부터 기초부터 가르쳐야 했다.

2주일의 트레이닝은 불가능했다. 최소한 2달 아니 2년에 걸릴 거 같았다.

그러나 허버트는 운전만큼은 아주 잘했다. 초보이지만 능숙하고 항상 안전하게 하며 교통법규를 꼬박꼬박 지키고 양보도 얌전히 잘했다. 신기한 것은 기어변속을 하는데 내가 볼 때는 도저히 기어가 들어갈 것 같지 않은 속도와 회전수인데도 쑥쑥 잘 집어넣었다. 다만 소리가 이상했다.

회전수나 속도가 맞지 않으면 끄르륵 끼리릭 갉아먹는 소리가 나야 하는데 그가 변속하면 뿌욱, 또는 빡 하는 소리와 함께 기어가 들어갔다.

허버트는 그의 무지막지한 힘으로 우격다짐 기어를 밀어 넣고 있었다.


훗날 나도 한번 허버트처럼 시도해보았다. 정말로 기어가 뿌직하고 들어가는 데 힘이 많이 들었다.


어쨌든 그의 운전은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기초적인 상식이 없고 트럭운전을 할 때 필요한 서류 작업등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허버트를 보자니 제대로 된 직업을 갖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고 단순노동밖에 할 수 없을 거 같다. 운전은 잘하니까 트럭운전이 어쩌면 그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 허버트를 트럭운전사로 만들자, 바보스럽지만 듬직하고 착해 보이는 허버트를 위해 내가 잘 가르쳐줘서 반드시 트럭 드라이버로 만들어야겠다. 내가 잘 도와주자!’


아직 어린 두 아들에게 맛있는 거 사주고 장난감도 사주고 싶을 텐데···.

그래 허버트는 트럭운전밖에 할 게 없다. 한 달이든 두 달이든 내가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끝까지 가르쳐야겠다.

반드시 훌륭한 트럭드라이버로 만들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허버트는 매일 밤 로그 북 시간을 맞추느라 끙끙댔고, 내가 가라고 하는 길만을 제대로 잘 찾아가지만 혼자 알아서 하라고 하면 쩔쩔맸다.

한번은 허버트가 운전하고 있을 때 옆 좌석에서 자는 척하고 있다가 그에게 물었다.


“지금, 어디지?”


“응? 어, 어··· 브라운?”


자신 없는 듯 말꼬리를 올렸다.


“아닌 것 같은데.”


“폰더로사?”


역시 말투가 시원찮다.


“폰더로사는 저기 보이는 음식점 이름인데?”


“응, 그러니까···. 메릴랜드?”


그는 눈에 보이는 간판을 읽고 있었다.


“밀부룩?”


“그래 밀부룩. 맞아.”


내가 대답하자 그의 목소리는 한층 더 올라갔다.


“밀부룩! 그렇지, 나는 이미 알고 있었어. 밀부룩 맞아!”


나는 웃음이 절로 났다. 모른다고 말하면 구박받으니까 끝까지 아는 척하는 허버트, 아마 오랜 시간 동안에 터득한 교묘한 그만의 대화술일 것이다.

영리한 놈이다.


그날 밤 트럭 휴게소에 도착했다.

바쁜 저녁 시간이라 샤워 룸이 꽉 차서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허버트를 먼저 보내고 나는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허버트가 다시 나온다.


“왜 나오냐?”


“다 했다.”


어떻게, 샤워를 5분 만에 끝내지? 나 같으면 옷 벗고, 샴푸와 비누 수건 꺼내고, 면도기 꺼내 놓고, 몸에 물 한 방울도 묻히기 전이다. 샤워하고 면도하고 가끔은 양말도 한두 개 손빨래 하고 그러면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번개 같은 놈.

샤워 빨리하기 신기록이라도 세우는지···.


3일째 되는 날, 나는 깨닫게 된다.

고약한 냄새가 트럭 안에 스멀스멀 풍긴다.

흠흠 이게 무슨 냄새지? 곁눈질로 허버트를 보니까 아무렇지 않은 듯 운전만 하고 있다.

냄새를 못 맡는 놈인지,

가방 속에 양말이 생각나서 비닐로 겹겹이 싸서 다시 가방 속에 집어넣었다. 그래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아 창문을 조금 열었는데 고약한 냄새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


‘앗! 저거다’


운전하고 있는 허버트의 겨드랑이가 땀에 젖어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 이게 바로 양놈들의 겨드랑이 냄새, 암 냄새라는 거구나! 노린내!’


나는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데 허버트는 이마에까지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냄새에 민감하지 않은 나도 이렇게 심하게 역겨운데 저놈은 도대체 어떻게 견디는 걸까? 전혀 내색 없이 태연하게 운전만 하고 있다.

이 자식이 지난번에 진짜 샤워를 한 건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고약한 노린내는 하루 종일 나를 괴롭혔다.

그날, 일부러 50마일을 더 돌아서 플라잉제이 트럭스탑에 들렸다.


“자, 여기서 샤워하고 가자.”


“응 나는 괜찮은데···”


허버트가 가기 싫은 듯 우물쭈물했다.


“안 돼! 다음에는 샤워할 데가 없어. 여기서 하고 가야 한다.”


나는 억지로 우겨서 그를 샤워실로 떠밀어 넣었다.

샤워를 마치고 상쾌한 기분으로 다시 출발했다.

냄새가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이다.

웬걸, 서너 시간쯤 지나자 다시 냄새가 살살 풍기기 시작한다. 얼른 허버트를 보니까 역시 겨드랑이 셔츠가 다시 젖어 있었다.


‘아마도 또 5분 만에 물만 묻히고 나온 거야.’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스피드스틱(냄새 제거제)를 사용 안 하는 놈인가?

나는 말도 못하고 그놈이 땀 흘리는 날에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숨쉬기운동을 하기가 불편했다.

정작 허버트는 본인의 냄새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 반응이 없었다.

좌우지간, 그와 함께 한 2주 동안은 고역이었다.

그동안 제대로 샤워 한 건지 의심스러웠다.

허버트의 양말은 검은색이었다. 항상 검은색이다.

검은색 양말만 가지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양말 한 개로 2주 동안 신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트레이니들은 필요 이상으로 짐을 많이 가져온다. 한 중국인은 큰 가방 두 개에 아이스박스 컴퓨터 가방 음식 보따리 이불 보따리 취사도구 등등 피난민처럼 들고 이고 메고 왔었다. 아니 다시 중국으로 이민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허버트는 더불백 하나 덜렁이다.

틀림없이 양말이 한 개 뿐일 것이다.

정말 지독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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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트럭커: 8. 지저분한 놈 1 +5 16.03.24 3,087 4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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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트럭커: 3. 한심한 놈 +1 16.03.17 3,961 78 6쪽
2 트럭커: 2. 한심한 놈 +1 16.03.14 3,966 5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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