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The Wh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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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이에너
작품등록일 :
2016.04.01 23:48
최근연재일 :
2016.04.19 22:41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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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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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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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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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 Chapter1-5 항거 (4) ]

재밌게 봐주세요 !!




DUMMY

배신은 두 번째였다. 세릴의 눈빛은 테사르 때보다도 더한 슬픔을 맺고 있었다. 입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아르다는 멍하니 목격한 채로 보고 있었다.


촤릉! 검을 빼어든 아르다의 곁에서 세릴 또한 검을 빼들었다.


"인간의 황제...때문인가?"


마침내 세릴이 물었을 때, 대답은 곧바로 들려왔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니."


방안을 채우는 목소리는 무기적이고, 심드렁했다. 대수롭지 않은데 뭘 그렇게 슬픔에 젖었냐는 듯한 눈은, 어딘가 닮아있었다. 테사르와. 일말의 가책 따위는 저 한 구석에 갖다버린 듯한 모양이었다. 단, 분노는 테사르쪽이 더 심했던 것 같다.


“그럼...왜?”


"보물을 노리는 잡범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나?"


짝!


세릴은 팔을 한껏 뻗고, 사지가 축 늘어져 있어 거동을 못하는 그의 멱살을 잡아 들고, 엄청난 기세로 뺨을 한 대 쳤다. 누나의 완력은 보통 성인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는 얼굴부터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뽀얀 햇살을 맞는 피바닥이 그의 운명을 암시하는 듯했다.


"널 믿었었는데...믿었었다."


"...그게 잘못된 거야."


"......"


세릴이 순간 머뭇거리는데, 목소리는 다시 들려왔다.


"누구도 믿는게...잘못된 거라고."


“어이, 어이...이게 무슨 상황이야?”


세릴은 바닥에 넘어진 그에게 더 이상 눈길을 주지 않았다. 다음 차례는 문 앞에 있는 자들 이었다, 아니, 이어야 했다. 그러나 세릴은 그들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태도였다. 아니, 흘끗 보기는 했다. 마룻바닥에 지나가는 벌레를 보듯이. 그녀는 아르다에게 손짓했고, 아르다는 검을 빼든 채 옆걸음질 쳐서 그녀의 곁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어떻게 알았지?"


뒤에서 ‘침묵하는 자’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세릴은 곧이어 대답했다.


"넌 방을 뒤졌었지."


쿨럭거리는 기침 두 번이 들리고, 멎었다.


"...알고 있었나."


아르다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침묵하는 자’가 방에 왔던 적은 딱 한 번 뿐이기에.


"그래. 아니길 바랬지만, 물건 위치가 바뀌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


유리창 사이로 연한 바람이 불어왔다.


겨우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짧은 기간이었다. 마물만도 못한 인간의 탈을 쓴 자들을 많이 만난 것은. 보물이 눈앞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인 걸까. 이게 인간의 본래 모습이란 말인가.


배신에 배신으로 점철된 것이?


"보자보자 하니까, 우릴 아주 병풍취급을 하네?"


상념은 깨졌다, 문간에 서 있는 거인같은 남자의 목소리는 어울리지도 않게 째지는 하모니카 소리와 비슷했다. 세릴은 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아르다만을 응시했다. 이것저것, 다 보기싫은 걸까, 누나는.


이윽고 세릴이 입을 열었다.


"나서지 마라. 상관없는 생명까지 빼앗고 싶진 않다. 하지만 걸음을 내딛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르다는 문간에 선 남자들의 반응이, 자신의 예상대로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역시나였다. 가슴과 어깨만을 가리는 갈색의 갑주를 껴입은 남자가 말했다.


“웃기고 있네.”


뒤이어 다른 목소리들도 합창을 했다.


“저 계집이 감히!”


“우리가 누군줄 아느냐!”


"관심 없으니 더 말하지 마라. 이름 따윈 알고 싶지 않아. 결정해라. 죽을 건지, 살 건지."


세릴은 더없이 냉랭한 말투였다. 그러나 문간에 선 남자의 혀는 할짝거리며 공기를 핥았다. 듣고 있는 사람이 불쾌함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귀여운 계집이군. 내가 데려가서 써먹어도 되겠지. 어차피 의뢰인 놈도 곧 오락가락 하는 것 같은데, 내 맘대로 귀여워해주마."


“윽...”


아르다는 처음, 그 말을 들은 누나가 불쾌함에 신음 비슷한 소릴 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문제는 귀였다. 테사르에게 맞았던, 귀가...


"...누나!"


세릴이 고통에 찬 신음으로 허리를 접는 것과 동시에, 남자가 방 안으로 성큼걸이로 다가왔다.

"낄낄, 비리비리하구만. 허세부리기는."


남자는 그러더니 힐끗, 시선을 옮겨 방바닥에 누운 남자를 보았다.


"네놈도 죽을 때가 됐구나. 어부지리로군. 잘됐어, 잘됐어. 이 여자는 내가 가지마. 남자애는 노예로 팔아먹어야지. 이런 여자를 두고도 보물만 뺏어오라니, 그건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우리같은 땅개한테는."


더 말할 새가 없었다. 남자의 육중한 체구가 코앞이었다. 남자는 발을 들어 아르다를 밀치려 했고, 아르다는 남자의 가죽화를 힘껏 붙잡았다.


"이놈이!"


"우리를...괴롭히지 마라!"


고작 남자아이가, 열다섯도 안먹은 것 같은 작달막한 소년이 발바닥을 잡고 있을 뿐인데, 아르다의 두 팔목보다 더 두꺼운 허벅지를 가졌는데도 남자는 더는 밀어낼 수가 없었다.


“이익!”


촤앙!

한쪽 발을 붙잡힌 남자는 순간 검을 뽑아 내리치려 했다. 쏘아보는 눈빛이며 자신의 발을 잡은 완력이 보통이 아니란 걸 눈치챈 것이다.


"...욱...이 놈!"


아르다는 두 손으로 한쪽 다릴 붙잡은 채 거구의 남자를 들어 올려 버렸다. 밀치는 힘이 대단했는지 순식간에 문으로 들어오던 두 세명의 사내와 함께 거구가 나동그라져버렸다.


"저 자식이..."


그러나 두목은, 눈앞에 다가온 새하얀 빛을 맛봐야했다. 잠시후, 찢어질 듯한 고통이 이어졌다. 햇살을 받아 번쩍하는 빛과 함께...


“크악!”


“두, 두목!”


그러나 두목은 역시 두목이었다.


“아으윽...뭐...하고 있어! 구경만 하고 있을 거냐!”


솟구치는 작은 피분수 속에서도, 그는 정신줄을 놓지 않은 것이다. 넘어진 두목 사내가 명령하자 곧이어 여러명의 남자가 좁디좁은 방 안까지 들어왔다. 두목사내와는 달리 모두 검은 스카프를 입가에 두른 자들이었다.


"주...죽여버려!"


고통 때문에 주춤한 것을 제외하고는 망설임이 전혀 없는 어조였다. 아르다는 세릴을 돌아봤다. 누나는 여전히 수그리고, 한쪽 눈을 부여잡고 떨고 있었다. 전투는 불가능하다. 믿을 건 자신뿐이었다. 긴장이 감돌았다.


처음 달려든 남자의 허리를 베고, 허벅지를 찌르고, 몸을 숙여 목을 깊게 베었다. 남자의 굵은 목선을 찢는 감촉은 이질적인데다 무언가 거부감이 느껴졌으나, 아르다는 눈을 감지 않았다. 더욱 깊게 베어내야, 움직이지 않을 테니.


곧이어 발로 밀어내고 목 부분에 있던 검을 빼내자, 남자는 억!하는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서 무너져 내렸다. 먼지가 묻어 끝부분이 누렇게 변한 흰 침대보는 순식간에 붉은 색을 얻어 이제는 삼색이 되었다.


아르다는 검에 숨결을 한 번 불었다. 누나가 하던 것처럼. 그에겐 별 의미없는 동작이지만, 일말의 결의 같은 것을 불어넣기엔 충분했다. 지켜야 한다. 그 뿐이었다. 등 뒤에는 그보다 누나이지만, 가족이고, 다친 사람이 있다...그걸로 충분했다.


심장이 쿵쿵대는 것도, 이제는 점차 익어갔다. 확실히 두 번째는 다르다. 강렬한 감정은 공포보다는 분노나 결심이 압도적이었다.


"누나, 정신차려!"


두 번째 남자의 가슴을 찔렀을 때, 아르다는 그쪽을 보지도 않고 소리쳤다, 옷자락 소리가 들렸다. 칼부림은 확실히, 생생했다. 손 안에 닿는 검 손잡이는 이전보다 더 손에 꼭 맞았다. 그리고 휘두르는 팔의 움직임도, 그에 따라 상대를 베어내는 것도. 각도와 거리의 조절이 가능해지자 일격이 아닌 연속공격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세 번째 남자의 어깨를 베어 상처를 입혔을 때,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던 저항은 끝이 났다. 손가락 굵기 두 개를 합친 것 만한 갈퀴같은 밧줄이 그의 몸을 옭아매었다. 사이사이에 가시같은 것이 붙은 밧줄이, 목이며 몸이며 다리까지 할 것 없이 뱀처럼 아르다의 몸을 파고들었다.


"후우, 지독한 꼬마로군. 사냥을 하다보면 역시 별의 별 놈들을 다 보게 된다니까. 이봐, 꼬마야."

피묻은 얼굴을 감싸쥐지도 않고 입을 벌린 두목은 다짜고짜 아르다의 머리를 주먹으로 내리찍었다. 세릴이 한 것 만큼은 아니지만 꼼짝 못하게 할 정도로 강력한 펀치였다. 마치 온몸의 뼈가 내려앉는 것 같은.


두목 남자는 이내 세릴을 보며 낄낄댔다.


"한 번 더 말해봐. 뭐? 넘어오지 말라며?"


"이 놈..."


그는 세릴의 용모를 보며 쯧쯧거렸다.


"쳇, 팔아먹으려 했더니 손가락이 두개나 없네. 이걸 어디다 써먹어? 어이, 몽키, 죽었냐? 너 우리에게 거짓말을 하다니."


남자는 대답이 없었다.


"제길, 진짜 죽은 것 같은데. 네놈도 별 것 없구나. 여자 하나 못 잡아서 죽다니. 하다 못해 밤일이나 시키는 시중으로 써먹어야겠는걸. 방금 보니까 힘은 무식하게 세더만, 얼굴은 부여잡고 뭐하는 거야? 중병이라도 걸렸나?"


밤일이라는 말에 아르다의 몸이 분노로 들썩거렸다. 밧줄은 파고들수록 로브를 찢어나갔지만 핏발선 눈을 부릅뜨고 두목을 노려보았다.


그 때였다.


'원하는가?'


또였다. 아르다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뭘까. 그 목소리, 마을이 멸망하고 테사르를 죽인 날 밤, 동굴에서의 꿈.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이건 의지인 걸까. 역시. 잘못 들은게 아니었다. 그건 자신의 밝은 귀 때문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부터 끓어나오는 목소리였다.


왜지...지금은 루베잘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누나가 가지고 있을 텐데. 그런데 왜...


“자아, 모두 끌고가라!”


아르다는 이내 심장이 벌컥대는 것을 느꼈다. 이대로 가면 죽는다. 둘은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누나는...목석처럼 굳은 눈을, 그는 크게 떴다. 그러나 아르다는 두목이 아닌, 더 깊고 어두운 것을 보고 있었다.


'이대로 죽어, 녹슬어가는 것도 괜찮겠지.'


'네 누이도, 너도 어리석구나.'


'부르기만 하면 곧 힘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을 터인데. 널 위해 많은 것을 줄 수 있다. 붙잡기만 하면, 널 위해 일하마. 대신...'


무언가 부서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마음인지 몸인지, 형체는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쳇, 이 자식 동태 눈알인 게 기분이 나쁘구만. 둘이나 죽었으니 비싸게 팔아먹어야겠어, 어이, 너무 조이지 말아라. 너무 상처입게 하면 안되니까."


“동태눈 같은 소리 하네.”


쉬익!


촤악! 공기를 가르고, 세릴의 검이 두목의 눈가를 베었다. 순식간에 얼굴을 가로지르는 검붉은 선과 두목의 비명.


"으아아...으아아악!"


두목 사내가 얼굴을 감싸쥠과 동시에,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달려들었다. 로프를 붙잡고 있는 사내들에게.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대처는 한 발 늦어있었다.


푸악!


"앗아아...줄을 놓...으억!"


퍽, 하고 터져나가는 소리, 살갗이 찢기는 소리. 그것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계속해서. 자칭 사냥꾼들은 차례차례 쓰러져갔다. 아르다는 죽은 자들이 잡고 있는 로프를 풀었고, 이윽고 앞에 있는 남자에게 검을 던졌다.


“커윽...이...”


소리와 부들부들 떨던 남자가 무릎을 꿇고, '으...'따위의 소릴 내더니 이내 곧 바닥에 엎어졌다. 검은 정확히 심장을 뚫었고, 남자는 두 손으로 이제는 반쪼가리가 되어 있을 심장부근을 움켜쥐며 최후를 맞이했다. 그 날 밤에 본 테사르와의 전투...그 모습, 그대로였다. 세릴이 문 밖의 남자들을 모두 제압하기까지는 단 몇 분이었다. 피가 낭자하게 벽이며 일층으로 이어지는 계단까지 튀는 것도,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

아르다는 그저 멍하니 지켜보았다. 이윽고 세릴은 무표정하게 들어왔다. 시리도록 고운 눈이 둘도 없이 차갑게 보였다. 얼음을 박아넣은 것처럼. 피묻은 얼굴과 함께. 둘은 말이 없었다. 이내 방 안으로 들어오자 남자는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뜬 채, 뻣뻣하게 천장을 응시했다.


"...가라. 내버려둬도 죽을 테니."


"죽기 전에 한 가지만 묻자. 어째서 그 자에게 연락하지 않았지. 이틀이면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가넬론 말인가? 그런 놈에게 넘겨줄까보냐. 난 테사르 따위와는 다르다. 아니, 이런 꼴을 보면...뭐, 비슷한 놈 정도겠군. 그저 적당히 보물만을 뺏을 생각이었다. 저놈들한테 잡혀가는 건 기회를 봐서 풀어줄 생각이었지."


“...왜지? 날 죽이는게 목적이 아니었다고? 우리를 멸망시키려 하지 않았나?”


남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르다는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을 알았다. 남자의 눈은 빛이 바래져 있었다. 곧 버려질 수명 다한 옷가지처럼. 왜일까.


"통행증은 왜 주었지? 가짜를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남자는 이윽고, 마지막 힘을 짜내 피식 웃었다. 바람 빠지는 웃음이었다.


"...운이 있으면 살아남겠지."




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글만 재빨리 올리고 사라져서 죄송합니다 ㅠㅠ 일끝나고 와야될 것 같네요...모바일로 쓰려니 폰 배터리도 금방 닳더군요. 엄청난 댓글들에 답장들을 너무 못해서 죄송하지만, 너무 서운해 하지마시길...낼은 토요일 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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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Chapter2-2 별 밤 아래에서 (2) ] +4 16.04.19 181 9 8쪽
18 [ Chapter2-2 별 밤 아래에서 (1) ] +7 16.04.18 184 22 9쪽
17 [ Chapter2-1 세릴 (3) ] +3 16.04.18 170 21 13쪽
16 [ Chapter2-1 세릴 (2) ] +7 16.04.17 139 26 13쪽
15 [ Chapter2-1 세릴 (1) ] +7 16.04.16 180 28 11쪽
» [ Chapter1-5 항거 (4) ] +3 16.04.15 198 26 13쪽
13 [ Chapter1-5 항거 (3) ] +6 16.04.14 208 31 12쪽
12 [ Chapter1-5 항거 (2) ] +2 16.04.14 207 32 16쪽
11 [ Chapter1-5 항거 (1) ] +4 16.04.13 220 30 7쪽
10 [ Chapter1-4 어둠의 심연 속으로 (3) ] +2 16.04.12 221 31 9쪽
9 [ Chapter1-4 어둠의 심연 속으로 (2) ] +4 16.04.11 201 30 10쪽
8 [ Chapter1-4 어둠의 심연 속으로 (1) ] +6 16.04.10 282 29 13쪽
7 [ Chapter1-3 마을 (3) ] +5 16.04.09 225 29 12쪽
6 [ Chapter1-3 마을 (2) ] +2 16.04.08 326 33 10쪽
5 [ Chapter1-3 마을 (1) ] +3 16.04.07 208 31 9쪽
4 [ Chapter1-2 침입 (2) ] +4 16.04.06 225 32 14쪽
3 [ Chapter1-2 침입 (1) ] +5 16.04.02 224 29 14쪽
2 [ Chapter1-1 숲의 경계와 아치문 (2) ] +6 16.04.02 227 33 18쪽
1 [ Chapter1-1 숲의 경계와 아치문 (1)] +14 16.04.01 336 3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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