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5,647
추천수 :
14,294
글자수 :
2,597,240

작성
16.11.09 23:04
조회
1,989
추천
21
글자
11쪽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DUMMY

경기 뒤 우주전쟁 커뮤니티는 여러가지로 시끄러웠다.


하나이면서 셋인 문제, 셋이면서 하나인 해프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첫째로 하루 2승을 거두어서 그날의 MVP(최고 수훈 선수)로 뽑힌 히데요시가 인터뷰를 할 때 통역이 없어서 제대로 통역하지 못하고 일본말로 말하는 것을 관객들이 그대로 들어야 했던 해프닝이 생기면서 협회와 운영위원회는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MVP 선정 선수와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해설진들은 평소처럼 한국말로 물어보았다.


“오늘 MVP는 히데요시 선수입니다. 히데요시 선수, 오늘 경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容易だった.”

“.......네?”


간단한 한국어라도 나올 줄 알았던 해설진은 순간 당황했고, 방송은 송출되지만 해설진들이 진행을 못하는 사태가 잠시 이어졌다.


외국인 선수를 국내로 데려오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일들에 대해 협회는 신경쓰지 못했고, 그저 각 팀에다가 ‘외국에서 선수를 데려오려면 데려와 봐라’ 정도로 연락해서 각 팀에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온 것이기에 통역까지 신경쓰지 못했다.


그 결과 분명히 하루 2승을 거둔 선수에게 당연히 주는 MVP가 히데요시로 정해졌음에도 그에대해 통역을 하지 못해 일본말로 그대로 듣는 사태가 일어났다.


다행히 XK 마르스 팀에 일본어를 잘하는 선수가 하나 있어서 급히 나와서 통역을 했기 망정이지, 하마터면 선수의 말 또한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방송이 될 뻔했다.


두번째 논란은 그 인터뷰시에 히데요시가 한 발언 때문이었다.


히데요시의 통역을 자진해서 맡은 사람은 어느정도의 일본어 회화가 되는 일본 애니 덕후, 학도였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마다 일본 애니와 음성지원이 되는 일본어 게임등을 즐기면서 게임 캐릭터들이 무슨말을 하는지 매우 집중했던 덕후인 학도는 일본어 대화가 가능한 지경에 이르렀고, 일본에 갔다오기도 하면서 히데요시의 말을 알아듣고 간단한 질문을 던질 정도는 되었다.


그런 학도는 히데요시의 통역이 없어 당황하는 협회와 운영측에게 가서 자신이 일본어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고, 통역을 하게 된 것이었다.


해설진들은 히데요시와 함께 무대 중앙 위에 서서는 마이크를 들고 조금전에 있었던 혼란에 대해 사과의 말을 했다.


“아~ 오늘 히데요시 선수가 MVP가 된 뒤에 있었던 혼란을 잠시 우주전쟁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외국인 선수가 하루 2승을 거두면서 팀의 승리를 견인할 것이라고는 운영위측 뿐만 아니라 저희도 예상하지 못했었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네. 하지만 이렇게 통역이 준비되지 않았어도 저희는 공정하게! 오늘의 제일 수훈선수인 MVP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히데요시 선수를 뽑았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저희 MVP 선정에 어떤 조작도 없다는 것을 보여드린 것이라고 할 수 있죠!”

“맞습니다! 지금 제 옆에는 히데요시 선수가 나와있는데요.. 어라? 옆에 있는 것은 김학도 선수 아닙니까? 김학도 선수, 여기 왜 나오신건가요? 오늘 MVP는 히데요시 선수인데요.”


해설진들이 오늘의 승리팀인 한국항공 점보스 소속이 아닌 무대에 같이 올라온 XK 마르스 소속의 학도를 보고 묻자, 학도는 마이크를 받아 이야기했다.


“네. 안녕하세요. XK 마르스의 김학도입니다. 히데요시 선수의 통역으로 잠시 나오게 되었습니다.”

“오호~ 한국항공 팀에서는 아직 통역이 없는가 보네요. 하하. 히데요시 선수에게 오늘 MVP 수상을 축하드리면서 질문 하나 먼저 드리겠습니다. 한국항공 점보스 팀에 온 것은 만족하시나요? 그리고 통역이 없으면 팀 내 대화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학도가 해설진들의 질문을 받아 히데요시에게 말해주자, 히데요시는 대답했다.


[한국항공 점보스는 좋은 팀이다. 호진과 게임을 하면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그나마 팀에서는 호진이 게임을 할 줄 안다. 하지만 주장인 호진을 제외하고는 게임을 할 줄 아는 선수가 없다는 것은 불만이다. 호진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습하려면 호진 이외에는 답이 없다. 정말. 그리고 우리 팀에는 대체 어떻게 팀에 있는지 모르는 선수도 있다. 실력이 정말 쓰레기다. 그나마 이해심이 많은 내가 그냥 웃으며 봐 주고 있다. 이 팀의 에이스는 이미 나이지만, 별로 기쁘지는 않다.]

[대화는 몸짓과 함께 간단한 단어 정도는 팀원들이 말한다. 그걸로 이해를 한다.]


히데요시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이야기했다.

학도는 히데요시의 말을 듣다가 순간 히데요시가 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궁금해서 잠시 쳐다보았다. 이거 완전히 자아도취에 빠진 놈이 아닌가?

학도가


“김학도 선수, 통역 부탁합니다.”

“네. 만족하고 잘 지내고 있고, 대화는 주로 몸짓으로 하고 간단한 단어 몇개를 팀원들이 한다네요.”

“...... 그게 답니까? 뭔가 길었는데요?”

“네. 답니다.”

“아~ 이거 제가 일본어를 못하니 이거 정말인지 알 수가 없네요. 영어라면 제가 좀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정말입니다.”

“네. 김학도 선수. 알겠습니다.”


히데요시의 일본어를 학도는 다 알아들었지만, 자체적으로 요약해서 답변해 주었다. 답변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히데요시의 말을 그대로 다 번역해서 이야기해 줄 경우 일어날 파장을 생각해서였다.


그 뒤로도 몇몇 인터뷰가 있었지만 학도는 최대한 트러블 없게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그날의 마지막이 된 질문이 히데요시에게 던져졌다.


“그럼 다음 질문입니다. 히데요시 선수, 오늘 4세트와 7세트에 윤승아 선수를 이겼는데요. 승리의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학도가 질문을 히데요시에게 전달해주고 나서, 오늘의 세번째 논란거리가 되는 사건이 터졌다.


[음.. 잘 모르겠다. 오늘도 그저 2승을 했구나 하는 기분? 4세트에도 내가 일방적으로 이겼고, 7세트에도 내가 압도했다. 너무 쉬워서 마치 컴퓨터와 연습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다. 한국의 수준이 이따위라니 정말 쉬운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우주전쟁을 하는 사람들 100명이 오면 각 팀에서는 지금 선수들을 다 해고하고 우리 일본의 선수들에게 연봉을 줘야 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실력보다 더 높은 이름값을 가지고 있는 그저 그런 선수들은 무서워서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서원재나, 오늘 붙은 윤승아 같은 게이머가 방금 말한 그저 그런 게이머들이다. 오늘 상대팀의 윤승아는 너무 쉬웠고, 게임을 너무 못했다. 오늘따라 분발한 것 같지만 나의 상대는 아니었다. 나에게는 그저 2승을 거둘 수 있는 컴퓨터 인공지능 같은 상대다. 윤승아는 그저 집에 가서 아이돌들에게 꺄악 거리며 테레비나 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히데요시가 길게 주절거리기 시작할 때, 옆에서 듣고 있는 학도의 얼굴은 점점 붉어졌다.


- 이.. 이자식이.. 원재형을... 승아를....!!!


4세트 경기도 맵빨이었고, 승아가 종족만 제대로 골랐다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리고 7세트 경기도 역시 4세트처럼 괴물 종족이 좋은 맵.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아는 최선을 다했다. 단지 폭풍 개발만 제때 되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그런데 컴퓨터 인공지능이라니? 연습게임이라니?


학도는 이를 악물고 통역을 하기 위해 히데요시를 부릅뜨고 쳐다보면서도 계속 그의 입에 집중했다.

학도가 참아내는 것을 히데요시는 눈치채지 못한 듯 계속해서 말을 쏟아내었다.


[사실 지금까지 한 말도 정말 순화해서 한 표현이다. 방송이다 보니 정말 말을 순화해서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 피식.... 뭐.. 굳이 말하자면 윤승아의 실력은 쓰레기라고 할 수 있... 컥!!!!!]


히데요시의 주절거리던 말이 외부의 충격에 의해 끊긴 것은 그때였다.


퍽!!


“야이~ 개자식아아아아아!!!”


학도였다.

학도는 통역을 하기 위해 히데요시의 옆에 서서 히데요시의 말을 듣다 말고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히데요시의 오른쪽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만화처럼 히데요시의 이빨이 날아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입술안이 살짝 터졌는지 히데요시가 순간적으로 뱉어낸 이물질에는 침에 피가 살짝 섞여 있었다.


“김학도 선수!!”

“히데요시 선수!!”

“방송 꺼!”

“카메라 돌려!!”

“최선생 어디있어! 빨리 불러! 응급조치!”


생중계로 진행되던 방송은 갑자기 종료되었다.


방송은 여기서 끝났지만, 후폭풍은 이제 시작이었다.


학도는 처음 히데요시의 인터뷰를 들을 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히데요시는 이런 학도의 기분을 점점 긁는 말만 계속 길게 해 댔었다. 특히 우상으로 생각하는 원재에 대한 험담과, 정말 아끼는 팀 동생이며 우주전쟁에 있어 원재와 거의 동급으로 생각하며 친 여동생과 바꾸자면 서슴없이 바꿔 줄 정도인 승아에 대해 험담을 할 때에는 점점 화를 못참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승아를 쓰레기라고 말하는 그 순간, 학도는 자신도 모르게 나가는 오른손을 느꼈다.

학도의 오른손은 이미 의지의 주먹을 쥐고 흑염룡으로 감싸여져 불타면서 목표를 포착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타. 격.


단순한 한대였지만 이 방송으로 인해 그날의 리그 방송은 종료되었고, 우주전쟁 커뮤니티는 불이나도록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토론이 일어나고 있었다.


- 야. 오늘 김학도 펀치 날린거 봤냐?

- ㅇㅇ 봤음. 근데 왜 날린거야? 게임에서 져서 리얼 파이트 걸었나?

- 저거 윤승아가 때리라고 사주한거임.

- 아냐. 김학도 할아버지가 사실 독립운동가인데 히데요시 할아버지가 그때 한국에서 조선총독부에 일했던 사람이었는데 핍박했대. 그런데 그때 학도 할아버지가 모진 고문을 당해서 일본인에 대한 증오를 가지고 대대로 물려오다가 오늘 김학도가 히데요시를 본 거지. 그래서 통역하겠다고 일부러 앞에 나가서 라이트 스트레이트!

- 되도 안한 소릴.. 위에 너 소설가 해라. 한승태인가 하는 놈보다 글 잘쓰네.

- 한승태는 누구냐.

- 있음. 내 친구.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님. 방송 급히 끈거 보면 그 뒤에도 수습 안될 정도 아님?


- 내가 오늘 직관 갔었다. 그 뒤에 김학도가 더 때리려는거 바로 김준형이랑 이호준 해설이 말리고 전진호 캐스터가 반격하려는 히데요시 잡고 의료진 부르고 학도랑 히데요시는 서로 한국말 일본말로 쌍욕하고... 난리도 아니었음.

- 형도 직관가서 봤다. 위에 이야기한거 담에 양팀 코칭 스탭 나오고 운영위원들 나와서 이거 수습서로 논의하고 무슨 이종격투기 판정보는 줄.

- 그 와중에 학도, 상욱이 가까이 가니까 화난 와중에도 정신 차리고 갑자기 주먹 내림. ㅋㅋㅋ

- 나같아도 최상욱 앞에서 주먹 못들듯.ㅋㅋ

- 그리고 대충 운영요원 하나 나와서 오늘 경기와 인터뷰등의 모든 일정을 종료하겠다고 한번 이야기하고 관객들 나가라고 해서 그뒤는 못봄.

- 그럼 이걸로 끝임?

- 끝이겠음? 뭔가 공식 발표랑 이어지겠지. 그래도 사건인데 공식으로 발표 안하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4 조 지명식 (2) +2 16.12.17 1,634 30 13쪽
223 조 지명식 (1) +2 16.12.14 2,077 27 12쪽
222 시즌 마지막 경기 +3 16.12.13 1,507 24 18쪽
221 새 감독 +4 16.12.12 1,531 29 16쪽
220 최상욱 (4) +5 16.12.10 1,566 24 16쪽
219 최상욱 (3) +5 16.12.07 1,520 23 13쪽
218 최상욱 (2) +4 16.12.06 1,806 20 16쪽
217 최상욱 (1) +4 16.12.05 1,716 31 17쪽
216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2) +6 16.12.03 1,437 24 12쪽
215 <외전> 윤승태 일병의 이야기 (1) +9 16.12.01 1,457 23 15쪽
214 staying alive (3) +3 16.11.29 1,449 26 15쪽
213 staying alive (2) +5 16.11.28 1,475 23 21쪽
212 staying alive (1) +3 16.11.26 1,446 21 13쪽
211 One More Bullet (5) +6 16.11.24 1,459 20 14쪽
210 One More Bullet (4) +2 16.11.22 1,467 21 15쪽
209 One More Bullet (3) +1 16.11.21 1,475 20 9쪽
208 One More Bullet (2) +6 16.11.20 1,357 26 12쪽
207 One More Bullet (1) +1 16.11.19 1,400 20 16쪽
206 성장 (3) +3 16.11.18 1,409 19 12쪽
205 성장 (2) +6 16.11.16 1,406 19 12쪽
204 성장 (1) +5 16.11.15 1,339 21 9쪽
203 미행 (3) +5 16.11.14 1,376 17 8쪽
202 미행 (2) +3 16.11.13 1,385 16 9쪽
201 미행 (1) +3 16.11.12 1,618 19 16쪽
200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2) +5 16.11.11 1,621 21 13쪽
» 영웅은 죽지 않아요. 대가를 치를 뿐. (1) +5 16.11.09 1,990 21 11쪽
198 일탈 (9) +5 16.11.08 1,446 16 17쪽
197 일탈 (8) +2 16.11.07 1,501 17 11쪽
196 일탈 (7) +2 16.11.06 1,373 18 12쪽
195 일탈 (6) +2 16.11.05 1,510 19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