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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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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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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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새 시즌, 새 여성 프로게이머 이은지 (3)

DUMMY

4세트 경기의 맵은 뫼비우스였다.


위와 아래의 큰 섬이 시작지점인 이 맵은 1시와 7시에 시작지점이 있는 2인용 맵으로 시작지점에 자원이 많지만 다른 중앙의 섬에 있는 멀티에는 자원이 적었다. 시작지점에 가스 자원을 캐는 곳이 2군데나 있고, 미네랄 자원 또한 다른맵의 1.5~2배나 시작지점에 있기에 멀티를 늦게 뜨기도 하는 맵이었다.


하지만 이 맵의 진가는 기계종족으로 타 종족을 상대하는데에 있었다. 예전에 승아가 XK 마르스 팀원들에게 이야기한 적도 있었지만, 섬 맵에서의 기계종족은 빠른 펄서기 생산으로 정찰과 동시에 괴물종족의 하피나, 인간 종족의 스텔스기를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 있었던 맵인데다가 호진은 이 맵에서 지난 시즌 동운과 같이 계속 출전한 적이 있어 뫼비우스 맵이 배치된 4세트 경기에 출전했다.


“뫼비우스 맵에서 시작된 4세트 경기, 양팀 전부 기계종족이 나왔죠?”

“네. 이 맵에서 기계종족이 유리하다는 것은 지난 시즌 증명된 바 있죠.”

“지난 시즌에 이 맵에서 승리를 많이 거둔 선수들 중 하나가 바로 정호진 선수 아닙니까! 그런데 한국항공으로 이적하자마자 이 맵에 또 출전했어요!”

“한국항공의 새 주장까지 맡은 정호진, 이 맵에서만큼은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출전한거죠!”

“하지만 상대도 같은 기계 종족! 게다가 개인리그 준우승자인 김칠구 선수!”

“게임의 향방은 알 수 없습니다!”


해설하는 동안 양 선수의 빌드는 갈렸다. 초반에 관문을 짓는 것은 빌드상 같았지만, 김칠구가 아크 2기를 먼저 뽑은데 반해 호진은 빠르게 펄서기 1기를 먼저 생산하며 정찰을 시작했다.


“지금 빌드, 어느쪽이 유리합니까, 이호준 해설님.”

“네. 아직 초반이라 누가 유리하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빌드가 갈린 것은 맞습니다. 일단 지금 빌드로 보아 정호진 선수는 기계모함을 가려는 듯 하고, 김칠구 선수는 아크를 먼저 뽑는 것으로 보아 정찰을 차단하면서 자트를 뽑아 수송선으로 드랍하려는 듯 하네요.”

“그렇게 된다면 기계모함이 모이기 전에 자트 드랍이 성공하느냐, 아니면 펄서기 같은 것으로 수송선을 막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 되겠네요?”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설들의 말과 같은것은 호진 뿐이었다. 호진은 펄서기를 계속 모아서 6기까지 모아갔다. 수송선을 빨리 잡아내기만 한다면 멀티가 조금 늦더라도 충분히 자원수급이 되는 본진의 풍부한 양의 자원 덕분에 공격만 받지 않는다면 결국은 자신이 멀티를 먼저 뜨고 자원의 우위를 가져가면서 상대의 수송선도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호진은 이러한 작전으로 지난 시즌 XK 마르스에서 많은 승리를 거뒀었다. 같은 맵에 한해서는 동운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두었던 호진이기에 이러한 빌드에 자신이 있었다.


반면 김칠구는 수송선을 뽑은 것은 맞지만, 자트를 뽑지 않고 암흑사제를 뽑았다.


“어? 김칠구, 수송선 이후에 자트를 뽑는 것이 아니라 암흑사제를 뽑습니다!”

“암흑사제 드랍인가요?”

“암흑사제를 2기나 뽑는 김칠구. 아무래도 암흑사제 드랍이라고 보여지.. 앗! 합칩니다! 압흑집정관을 만들었어요!!!”

“지금 정호진은 캐논포가 없어서 암흑사제 드랍을 하면 큰 피해를 줄 수 있을 텐데요, 암흑 집정관을 만든것은 의외인데요.”

“아무래도 정호진의 펄서기가 많다보니 드랍하기 전 수송선이 터질 가능성을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수송선을 하나 더 만들어서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는데요.”

“그렇게 하면 충분히 펄서기의 시선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만.. 김칠구 선수, 무슨 생각일까요.”

“나중에야 기계모함을 정신제어로 뺏을 수 있겠지만.. 글쎄요.. 지금 암흑집정관을..”


김칠구가 암흑사제 2기를 합쳐서 만든 암흑집정관은 상대의 마법력만큼 피해를 줄 수 있는 마나번이라는 공격기와 상대의 유닛을 내 유닛으로 만드는 정신제어를 쓸 수 있는 유닛이지만, 아무도 쓰지 않는 비운의 유닛이었다. 암흑사제 2기를 합쳐 만드는 비싼 유닛이기도 하지만 그 전의 단계인 암흑사제가 자체로 투명해서 상대를 썰어버릴 수 있는데 굳이 만들 이유가 없는 것이 제일 컸다. 또 같은 돈으로 아크와 같은 유닛을 3~4기정도 만드는 느낌과 같기에 전체적인 유닛의 공격력이 줄어든다는 점도 암흑집정관을 뽑지 않게 만드는데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원래 김칠구도 쓰려던 전략은 호진과 같은 전략이었다. 빠른 펄서기 뒤 기계모함. 칠구가 이 맵을 볼 때 정호진과 손동운이 쓰는 기계모함 말고는 좋은 전략이 기계 대 기계 전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 섬 맵이기에 지상 병력으로 다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송선 1기에 아크 2기 들어가는데, 이걸 언제 다 나르고 있으랴. 차라리 수송선까지 뽑을 돈으로 기계모함을 빨리 모으는 것이 더 좋아보였다.



김칠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맵에서 암흑집정관을 뽑은 것은 같은 팀의 진정근 때문이었다.


진정근은 맵에 따른 대진이 공개 된 뒤, 불과 하루만 남았음에도 팀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감독에게 말해 칠구가 쓰는 전략의 변경을 요구했다.


“감독님, 내일 뫼비우스 맵에서 칠구가 쓰는 전략을 바꿔야 합니다!”

“뭘로?”

“암흑 집정관입니다.”

“펄서기와 기계모함 말고 암흑 집정관을?”

“네. 암흑 집정관으로 펄서기를 마나번으로 태워버리고, 기계모함은 날아오는 족족 뺏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옆에서 듣던 칠구는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되겠어요? 너무 아무말이나 막 던지는거 같은데.. 게다가 암흑 집정관이 정신제어로 뺏으려면 자체 마나가 엄청 필요하다구요.”

“그러니까 암흑 집정관을 빨리 뽑아서 둬야지! 한 5기정도?”

“그동안 수비는 뭘로 하고?”

“캐논포 한두개와 아크로 해야죠.”

“말이 되는 소릴.... 그럼 정호진은 놀고만 있나..”


칠구가 어이없다는 듯이 진정근을 쳐다보았다. 진정근은 지난 시즌 심리 분석을 한답시고 서원재의 심리분석을 했다가 패망한 경험이 있어 칠구에게는 신뢰를 잃고 있었다.

하지만 옆에서 듣던 최정일은 감독에게 진정근의 의견을 두둔했다.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응?”

“어차피 정호진의 빌드는 초반 펄서기 뒤 기계모함입니다. 그 빌드는 기계모함을 빨리 많이 모을 수 있는 대신 초반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유닛이 없습니다. 바로 암흑집정관을 가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만에 급히 빌드를 변경한 김칠구였다.


그렇게 암흑집정관을 빨리 모은 김칠구. 어느새 암흑집정관의 숫자가 5기까지 늘어나고 있었다.


“김칠구, 암흑집정관을 5기까지 모아줍니다.”

“정호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죠. 분명히 관문을 짓고 펄서기가 없는 것을 봤는데 드랍을 안와요.”

“정호진, 이미 뽑은 투명안으로 상대를 정찰해 봅니다.”


그리고 투명안으로 김칠구의 본진을 정찰한 호진은 똥씹은 얼굴처럼 얼굴이 일그러졌다. 자신이 쓰는 빌드는 빠른 기계모함인데 대놓고 암흑집정관을 가다니.


“정호진, 암흑 집정관을 다 봤죠?”

“얼굴이 일그러집니다. 이거 정호진 선수, 고민이 크겠어요.”

“지상 병력은 없고 펄서기가 9기까지 모인 상태에서 이제 기계모함을 뽑으려고 하는데, 상대가 기계모함을 뺏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다른 유닛을 뽑기도 그런게, 업그레이드가 이미 공중 병력으로 공1/방1 업그레이드인데 지상군을 갈 수도 없어요!”

“게다가 섬 맵 아닙니까. 섬 맵.”


호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상대가 암흑집정관을 뽑았음에도 불구하고 기계모함 생산을 강행했다.


‘그래. 어차피 마나를 모으기까지 시간이 있어. 그리고 캐논포 방어는 멀리서 미리 깨고 공격하면 돼. 나를 믿자.’


“정호진, 그래도 기계모함을 뽑습니다.”

“김칠구, 암흑 집정관을 수송해서 맵 중앙쪽으로 옮깁니다.”

“정호진 선수는 기계모함 다수로 누르겠다는 계산인데요.”

“나쁘지 않습니다. 어차피 멀티도 서로 없는 상태고, 암흑 집정관이 마나를 모으기에는 시간이 좀 걸리거든요.”

“정호진, 센터에 모인 김칠구의 암흑 집정관들을 펄서기 부대로 발견합니다.”


호진의 펄서기를 보고 김칠구는 바로 마나번을 시전했다. 마나번을 맞은 펄서기들은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호진이 잃은 펄서기는 모두 5기. 암흑집정관의 숫자와 같은 갯수였다.


“아! 김칠구! 정호진의 펄서기를 마나번으로 떨어뜨립니다!”

“정호진, 기계모함을 보호할 펄서기가 줄었어요!”

“이것을 노린 것이었나요! 김칠구!”


호진은 펄서기를 잃었지만 오히려 안심했다. 암흑 집정관이 마나를 쓴 만큼 나중에 정신제어를 쓰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나는 멀티를 뜨고, 상대의 멀티는 이미 나온 기계모함으로 견제를 할 시간이 있다. 상대는 캐논포와 암흑집정관 뿐이니까.


단지 호진이 놓친것은, 이미 이것을 칠구가 생각하고 썼다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진정근의 말을 들은 칠구가.


***


어제 모두에게 진정근이 세부 전략을 꺼내 놓으면서 한 말이 있었다.


“처음에 암흑 집정관을 보면, 당황하면서도 기계모함 트리를 강행할 겁니다.”

“왜? 뺏기니까 안하지 않을까?”

“아뇨. 이미 그쪽 트리를 탔는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죠. 강행합니다. 반드시.”

“그리고 암흑 집정관을 맵 중앙으로 옮기게 되면, 펄서기가 그 위로 분명히 날아옵니다.”

“왜? 펄서기가 마나번 맞으면 터지는데?”

“일부러 그런겁니다. 마나번 터지면 펄서기는 죽습니다. 분명히. 하지만 다시 마나가 차려면 시간이 걸리죠. 그러면 펄서기를 다 주더라도 기계모함을 모은 정호진은 마나를 다 써서 깡통이 된 암흑집정관을 다 잡을 수 있죠. 정신제어를 쓰기에는 마나가 모자르게 되구요. 기계모함은 애초에 마나번이 통하지도 않기에 기계모함에 완전히 쓸리게 되죠.”

“그럼 어떻게 해? 펄서기를 그냥 보내?”


진정근은 검지손가락을 흔들면서 말했다.


“아니죠. 단 3기의 암흑 집정관으로만 마나번을 씁니다. 주의점은 암흑 집정관이 5기면 5번만 써야합니다. 둘 둘 하나로. 마치 전체의 암흑 집정관이 다 마나를 쓴 것처럼요. 그러면 2기의 암흑 집정관은 정신제어를 할 마나가 남게 됩니다. 이걸로 초반 기계모함 러쉬를 막는거죠.”

“괜찮은데?”

“진정근 답지 않게...”

“마지막은 뭡니까?”

“글쎄......?”


........


그렇게 호진이 펄서기를 잃었음에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김칠구는 준비된 반격을 준비하며 미소짓고 있었다.


작가의말

주 1회 쉬는 날은 내일입니다.

모레 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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