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월(醉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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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17:15
최근연재일 :
2016.05.31 18:05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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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04
추천수 :
219
글자수 :
93,962

작성
16.05.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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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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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7쪽

제 8 회 또 한명의 여인

DUMMY

등 뒤에 붙은 풀잎을 털어내는 예원의 표정이 야염하다. 그녀도 여인인지라 쑥스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어 살며시 고개를 숙인 자세로 몽아의 곁을 지나 훌쩍 말위로 뛰어올랐다.


“후후... 형수도 부끄러워 할 줄 아네? 지금 부터는 이 사제가 말을 몰 테니 형수는 내 뒤에서 편히 가오.”


몽아가 말위로 날아올라 앞자리를 차지하자 예원은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몽아의 등에 몸을 밀착시켰다.


“푸훗, 난주에는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겠구나. 어서 달려요!”


웃음을 섞어 말하며 몽아의 허리를 슬쩍 꼬집었다.


“좋은 일, 무슨?”

“물론 사제에게 좋은 일이지요. 이년의 낭군이 난주로 갈 길을 막은 건 원주의 명이 아니라 사제의 복안이 아녜요?”

“형수, 어찌 그리 짐작하오?”

“사제가 난주로 가면 원주가 불편해지는 일이 분명 그곳에 있을 거예요. 그러나 사제가 고집을 부려 그곳으로 가겠다면 원주는 사제의 말을 거역 못할 처지, 때문에 원주는 사제 몰래 대제자인 무정랑에게 난주행을 명했겠지요. 해서 사제는 무정랑에게 분원의 책임자라는 큰 미끼를 던져 언사로 보내고 직접 난주로 향하는 길이지요.”

“그 말은 맞아요. 그곳에는 사부보다 이 사제가 먼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요. 헌데 내게 좋은 일이란 뭐요?”

“호호호..., 그럼 원주에게서 도망친 제자를 난주까지 왜 만나러 가는지 설명이나 해봐요.”

“과연 형수의 화제갈이라는 그 별호 명불허전이구려! 어서 갑시다.”


이윽고 난주의 번화가를 접어들자 말의 속도를 줄여 사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중원 북서부에 있는 감숙성의 성도 난주, 황하 상류의 동쪽에 위치해,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황하를 따라 열린 상업의 요충지로 뭇 상인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활기 넘치는 도시다. 그곳에서 한 시진쯤 더 말을 몰아 들어가니 정서 포구가 눈앞에 나타났다.


“사제, 저곳이에요. 이년이 먼저 들어가 볼까요?”


예원이 잠시 긴장을 한 표정으로 물었다.

포구의 언덕 위 넓은 자리에 세워진 상관(商館)을, 면면이 높은 무공을 지닌 무인들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지키고 있었다. 또한 번잡하게 들락거리는 상인들은 한 사람 한 사람 그 경비무인의 허락을 받아 안으로 들어선다. 상관이 아니라 마치 철통같은 요새와도 같았다.


“아니오. 저들은 만상(萬商)의 행수 도천(導遷)의 수하들이오. 내가 내옥(內屋)을 감당할 테니 형수는 저 경비무인들을 조용히 잠이나 재워 두시오.”

“도천의 수하들? 만상의 지부는 중원 곳곳에 없는 곳이 없지. 그랬구나. 내 짐작이 맞았다. 사제가 이곳을 찾은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구나.”

“과연 형수외다. 그래요. 저들의 정보력은 개방보다도 뛰어나오. 허니, 효림 사저와 도천을 우리의 손아래에 둘 수밖에요.”

“호호호..., 효림아가씨까지 취하고 말이지요.”

“어허, 형수. 쓸데없는 말 말고 저놈들이나 처리 하슈! 난 안으로 들어가오!”


* * * * * * * * * * * * * * * * * * * * * * *


“사저(師姐)!”

“어, 네놈이 어인 일이냐?”

“히히히 사저, 나와 함께 가자. 소금을 실은 마차를 몰고 원행(遠行)하다 도망친 일은 사부가 용서한다 했다.”

“이 멍청이 놈이! 사부가 어찌 네놈을 보냈느냐?”

“그러게! 사부께서는 아직도 이놈과 사저를 엮어주려는 겐가?”


순간, 철썩!


몽아의 뺨이 벌겋게 부풀어 올랐다.


“후후후, 아프다. 이제는 때리지 마. 그리고 얼른 나와 함께 사부께 가자.”


쓰윽 손등으로 얼굴을 문지르는 몽아의 표정이 아예 바보 천치의 모습이다.


“이놈이..., 네놈 꼴이 보기 싫어 도망친 나를 사부가 데려오라 한다고? 또 무슨 꿍꿍이 속이냐. 가서 사부께 전해라. 이제 이 효림은 사부와 인연을 끊은 지 오래라고!”


이제 만여원주 정도는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자만심이 가득했다.


“사저, 믿는 구석이 있구나. 고집부리면 다친다.”

“이 멍청이 놈이. 밖에 아무도 없느냐, 어서 이놈을 쫓아버려라!”


효림은 자신이 친히 손을 쓰기도 귀찮다는 표장으로 밖을 향해 소리쳤다.


“후후후, 사저. 불러도 아무도 오지 않을 게야. 어서 나를 따라 나서기나 해!”

“뭐라? 이놈이!”


효림의 두 손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이 바보 같은 놈을 단단히 혼을 내 쫓아 보낼 심산이었다.


- 휘익, 파파팟!

- 퍽, 우지끈!


그러나 효림이 뿌려낸 장력을 맞아 바닥에 넘어져 있어야할 몽아는 형체도 없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그 가 서있던 자리의 등 뒤쪽 기둥이 강력한 장력을 맞아 부러지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와 동시에,


“호호호호... 효림아가씨, 다른 생각 말고 몽아사제를 따라 나서세요.”


낭랑한 웃음소리와 함께 자색 그림자가 실내로 날아들었다.


“어..., 언니가 어쩐 일이에요? 그럼, 사형도 함께?”


효림의 당황한 목소리다.


“아녜요. 사형은 오지 않았어요. 몽아사제가 아가씨께 긴히 전할 말이 있어 온 거예요.”

“뭐요? 저 바보 놈이.”


하기야 조금은 의아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강호의 기인이라는 만상행수 도천을 만나 그의 무공을 전수받고 스스로 만여원주보다 높은 경지를 터득했다고 믿었다. 또한 그 도천과 합심하여 중원의 상권을 모두 휘어잡으리라 궁리하며, 이곳에 자리 잡아 강호를 내려다보지 않았던가. 그런 자신의 출수(出手)를 이 멍청이가 장난치듯 가볍게 피했다. 그 사실만 해도 믿어지지 않는 판국에 사형의 부인인 예원까지 이곳에 날아들었다. 어리둥절 상황을 살피는 효림의 저 앞에 몽아가 빙글거리며 서있었다.


“그래도 이놈이!”


놀림을 당한 것 같아 화가 치민 효림이 몽아를 낚아채려 번개같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어어어, 이런!”


그 순간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오히려 자신의 몸뚱이가 허공으로 둥실 떠올라 꼼짝없이 몽아의 앞으로 당겨져 고이 내려 않았다.


“그만 고정하세요, 사저. 이놈이 사저께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달라도 너무 달라보였다.

지금까지 보아오던 멍청이 사제가 아니다. 몽아는 눈앞이 훤해질 만큼 준수한 미장부의 모습으로 효림의 앞에 우뚝 서있었다.


“헉, 사제!”


놀란 마음을 진정할 수 없어 눈만 껌뻑거리는 효림에게 몽아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하하하... 사저. 그동안 사정이 있어 이놈이 정체를 숨겨왔습니다. 용서하세요.”


잠시 펼쳐 보인 무공이었으나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절공이었다. 아니 그보다 이처럼 수려한 헌헌장부 일거라 생각조차도 못했다.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아 한마디 말도 못하고 멍하니 서있는 효림의 귀에 몽아의 목소리가 아득히 들렸다.


“형수, 효림사저에게 나의 복안을 잘 설명해 주시오. 난 포구에 가 있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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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 20 회 음모의 종극(終極) 16.05.31 2,835 10 17쪽
19 제 19 회 암계정사(暗計情事) 16.05.31 2,666 8 9쪽
18 제 18 회 승체공양(僧體供養) 16.05.31 2,613 9 6쪽
17 제 17 회 승방치태(僧房癡態) 16.05.31 2,723 9 11쪽
16 제 16 회 괴이한 장례 16.05.31 2,401 10 9쪽
15 제 15 회 죽음의 교합(交合) 16.05.31 2,702 10 7쪽
14 제 14 회 의문의 최후 16.05.31 2,658 10 7쪽
13 제 13 회 노녀소녀(老女少女) 16.05.31 2,709 10 7쪽
12 제 12 회 간교한 색정 16.05.31 3,107 10 10쪽
11 제 11 회 내밀한 음심(淫心) 16.05.31 3,284 10 13쪽
10 제 10 회 돌아온 탕녀(蕩女) 16.05.31 3,043 10 9쪽
9 제 9 회 혼란의 시작 16.05.31 3,185 9 11쪽
» 제 8 회 또 한명의 여인 16.05.31 3,385 11 7쪽
7 제 7 회 마상유희(馬上遊戱) 16.05.31 3,323 12 9쪽
6 제 6 회 의도된 정사 16.05.31 4,044 13 8쪽
5 제 5 회 대사형의 처(妻) 16.05.31 3,707 13 13쪽
4 제 4 회 과욕사음(過慾邪淫) 16.05.31 3,793 12 12쪽
3 제 3 회 치열한 음사(淫事) 16.05.31 4,437 14 14쪽
2 제 2 회 욕정에 들뜨다 16.05.31 5,077 13 13쪽
1 제 1 회 육욕의 단초(端初) 16.05.31 5,513 1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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