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월(醉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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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17:15
최근연재일 :
2016.05.31 18:0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67,213
추천수 :
219
글자수 :
93,962

작성
16.05.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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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8
추천
10
글자
7쪽

제 14 회 의문의 최후

DUMMY

두려운 마음, 분명 그 느낌이었다.

오래전부터 머릿속을 맴돌던 생각, 이 어수선한 틈을 타 태연함을 가장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는 또 한사람의 인물, 몽아는 자신의 짐작이 틀리기를 간절히 바랬다.


‘아니다. 아닐 게야!’


깊이 부정을 해봐도 떨리는 가슴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밤을 도와 단걸음에 언사로 달려온 몽아의 일행이 언사분원으로 뛰어들자 무정랑이 온몸에 선혈을 뒤집어쓰고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


“대사형, 어찌된 일이오?”


무정랑은 몽아를 보자 이제는 안심이 된다는 듯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난 괜찮다. 내궁으로 들어가 사부님을 살펴보아라.”

“알았소. 대형수와 효정사저는 대사형의 부상을 살펴주시오. 소제는 사부에게 가리다.”


내궁을 급히 찾은 몽아의 눈앞에 만여원주가 야차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부, 무슨 일이 있었어?”


예의 그 멍청한 표정으로 만여원주에게 다가가는 순간,


- 휘이잉, 퍽!


원주의 손에서 뻗어난 한줄기 경풍(勁風)이 가차 없이 날아와 몽아의 복부를 강타했다.


“헉, 사부. 왜 이러는 거야!”


몽아가 두 손으로 복부를 감싸며 내궁의 바닥에 뒹굴었다.


“시끄럽다, 이놈. 어서 네 몸이 지닌 그 비록의 구결을 모두 쏟아내지 못할까!”


이제는 눈에 뵈는 것도 없는 듯했다.

사십 여년 쌓아온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처절함이었다. 중원 천지에 아무도 자신을 넘보지 못할 무공이라 자부해 왔다. 또한 강호무림인이 떼거리로 몰려와 달려들어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생명부지의 복면인에게 참혹하게 당했다. 대제자 무정랑을 부르는 소리를 들은 복면인이 급히 도주를 하지 않았다면 목숨조차 보존치 못할 급박한 순간이었다.

도주하는 복면인을 추격한 무정랑조차도 피투성이가 되어 넘어졌다. 그 같은 수모를 견디다 못해, 실내로 들어서는 몽아를 불문곡직 다그친 것이다.


“사부... 무, 무슨?”

“이놈, 듣기 싫다. 내, 네놈이 지닌 그 비급의 무공을 터득하기 위해 품어주고 아껴주었건만 이젠 그조차 귀찮다. 죽기 싫으면 어서 발설하라!”


더 이상 기다릴 인내심이 없다는 표정이었다.

만여원주의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 당황해 하는 그 몸가짐, 몽아를 바라보는 그 표정 속에 무언가 쫓기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원주가 이처럼 안절부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데는 그 어떤 이유가 분명히 있다 짐작한 몽아는 침착하게 생각을 가다듬었다.


‘으음, 아무래도 전과는 다르다. 내 짐작이 분명하다면 사부도 누군가에 의해 섭혼을 당했다. 그리고 사부를 이용해 나의 무공을 들여다 보려한다. 누굴까? 이 중원에 사부를 위협할 만한 인물이 과연 누굴까?’


만여원주를 바라보는 몽아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났다. 그리고는 잠시 생각에 잠겨들었던 몽아의 얼굴에 결심의 표정이 떠올랐다.


‘우선 사부의 정신을 바르게 돌려놓자. 그 후 다음을 대비해야겠다.’


이제는 오히려 자신을 죄어드는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가 궁금해진 몽아였다. 그는 분명 만여원주를 이용해 자신을 들여다보려 할 터, 몽아 역시 원주를 통해 그 정체를 밝히려는 생각이었다.


“정신 차리시오 사부, 진경속의 비록을 모두 알려드리리까?”


갑자기 몽아의 어투가 달라졌다.


“어어, 이놈이?”


눈앞의 제자가 달라졌다.

지금까지의 그 어수룩하고 바보 같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없고 당당한 장부가 눈앞에 버티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제정신이 아닌 만여원주는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사부, 이리로 오십시오. 사부가 그토록 원하던 무공을 알려드리리다.”


손을 들어 끌어당기는 시늉을 하니 만여원주의 신형이 속절없이 이끌려 왔다.


“이놈! 지금껏 이 사부를 기망(欺罔)해 왔구나. 내 너를 가만두지 않겠다!”


다리에 내력을 모아 끌려가던 신형을 힘겹게 바닥에 고정시키고 잠시 멈추어 선 자세에서 두 손을 번개같이 앞으로 내밀었다.


- 번쩍, 그으응!


붉은 빛이 내궁의 실내에 가득 퍼졌다. 그 홍광(紅光)속에 숨겨진 가공할 진기 홍연수뢰장(紅煙遂雷掌)의 장풍이 몽아의 요혈을 노리고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엇, 사부. 공력을 운용하지 마시오. 아차, 늦었다!”


암암리 원주를 끌어당겨 해독을 하려 시도했던 일이 무산되고 말았다.

지금껏 이 어린놈에게 속아왔다는 마음에 울화가 치밀어 한순간에 펼쳐낸 만여원주의 절세공력, 그러나 몽아는 원주가 누군가에 의해 지극한 음독(淫毒)에 중독된 상태라 이미 짐작했다. 그녀가 급자기 공력을 끌어올릴 경우 한순간에 전신에 독기가 퍼져 어쩌면 목숨조차 부지 못할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에 원주의 곁에 있던 인물이 원주를 살해한 누명을 뒤집어쓰게 되는 건 뻔한 사실, 치밀한 계산이었다. 마음이 급해지는 그 순간,


- 쿵, 털썩!


단 한번 손을 내밀어 공격을 가하던 만여원주가 뻗은 손을 거두어들이지도 못하고 눈동자가 벌겋게 충혈 되며 꼿꼿한 선 자리에서 그대로 바닥에 넘어져 버렸다.


“어허, 이런!”


바닥에 뒹구는 만여원주를 살피던 몽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의 옷차림에 놀란 것이다. 넘어져 휘말려 올라간 옷 사이로 드러난 모습, 아예 속옷조차 없는 무방비의 나신, 사지를 쭉 뻗고 널브러진 하복부 아래는 거뭇한 음모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헐떡거리는 숨결, 당장이라도 색화를 제거하지 않으면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절박한 상황이었다.


‘치밀한 놈이다. 내가 사부와 어울려 욕정이 절정에 달했을 때 내 머릿속의 무공구결이 한순간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조차도 사부를 겁박해 알아내었을 것! 사부의 지근(至近) 인물임이 분명하다.’


뭔가가 있다.

창랑원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나 그 실체가 확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럴 경우에는 흘러가는 대로 맡겨 두는 것이 상책이다. 실체의 확인보다 지금 더욱 급한 일은 만여원주의 육화를 달래, 끊어지려는 목숨을 되살리는 일이 다급한 순간이었다.


“허흑, 얘야!”


원주는 이미 발광 작전에 놓였다. 그대로 두면 정신도 몸도 황폐해 지며 전신의 혈맥은 모두 터져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그 육화를 참다 견디지 못한 원주의 두 무릎이 살며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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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 20 회 음모의 종극(終極) 16.05.31 2,835 10 17쪽
19 제 19 회 암계정사(暗計情事) 16.05.31 2,666 8 9쪽
18 제 18 회 승체공양(僧體供養) 16.05.31 2,613 9 6쪽
17 제 17 회 승방치태(僧房癡態) 16.05.31 2,723 9 11쪽
16 제 16 회 괴이한 장례 16.05.31 2,401 10 9쪽
15 제 15 회 죽음의 교합(交合) 16.05.31 2,703 10 7쪽
» 제 14 회 의문의 최후 16.05.31 2,659 10 7쪽
13 제 13 회 노녀소녀(老女少女) 16.05.31 2,710 10 7쪽
12 제 12 회 간교한 색정 16.05.31 3,107 10 10쪽
11 제 11 회 내밀한 음심(淫心) 16.05.31 3,284 10 13쪽
10 제 10 회 돌아온 탕녀(蕩女) 16.05.31 3,044 10 9쪽
9 제 9 회 혼란의 시작 16.05.31 3,186 9 11쪽
8 제 8 회 또 한명의 여인 16.05.31 3,385 11 7쪽
7 제 7 회 마상유희(馬上遊戱) 16.05.31 3,323 12 9쪽
6 제 6 회 의도된 정사 16.05.31 4,045 13 8쪽
5 제 5 회 대사형의 처(妻) 16.05.31 3,707 13 13쪽
4 제 4 회 과욕사음(過慾邪淫) 16.05.31 3,793 12 12쪽
3 제 3 회 치열한 음사(淫事) 16.05.31 4,438 14 14쪽
2 제 2 회 욕정에 들뜨다 16.05.31 5,078 13 13쪽
1 제 1 회 육욕의 단초(端初) 16.05.31 5,514 1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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