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월(醉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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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17:15
최근연재일 :
2016.05.31 18:0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67,205
추천수 :
219
글자수 :
93,962

작성
16.05.31 18:02
조회
2,702
추천
10
글자
7쪽

제 15 회 죽음의 교합(交合)

DUMMY

‘이상하다. 사부의 행동이 분명 여느 때와는 많이 다르다. 그리고 지금 이곳에는 누군가의 시선이 주시하고 있다.’


허나 이왕 벌어진 일, 몽아는 스스로를 내던져 실내를 살피는 의문의 인물을 끌어들이려 작정했다. 마음을 다잡고 만여궁주의 모습을 내려다보니 실로 너무나 괴이한 자태다. 똑바로 누워 미미하게 꿈틀거리는 움직임, 그 조그만 움직임 속에 온갖 치태가 그녀의 육체를 통해 이루어졌다.


“하학, 하하학!”


참았던 신음이 입술을 열고 새어 나온다. 그 신음 소리와 동시에 만여원주의 다리는 허공으로 치켜 올라 양옆으로 활짝 열렸다.


“얘, 얘야. 가슴이 답답하구나. 어서 시원하게...”


깜짝 놀랐다.

아무리 흥분에 겨워 이성을 잃어가는 순간이라 하더라도 사부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치밀어 오르는 관능에 못 이겨 어쩌면 스스로 자학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사부, 왜 그러시오?”

“아니다. 이렇게 너를 가슴에 품고 어와 명실상부한 한 몸이 되고 싶구나.”


한 몸이라? 머릿속을 하나로 합하겠다는 말이 아닌가.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중에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몽아의 음심을 최대한 끌어올려 무언가를 끌어내려는 노력이었다. 누군가에게 단단히 세뇌(洗腦)된 만여원주였다.


“아닌데? 이건 사부의 마음이 아닌데...”

“호호호... 마음은 무슨 마음? 육신의 갈증을 견디다 못해 네놈의 몸으로 풀려하는 것인데... 후훗, 오늘은 이 사부가 하고픈 대로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뿐이야!”

“그래요? 알았소, 사부.”


그 자리에 엎드린 몽아는 원주의 벌어진 두 다리 사이로 다가들었다.


“허헉!”


만여원주의 둔부가 몽아의 눈앞에 훤히 드러났다. 아마 모든 걸 짐작 하고 있는 사부의 심중(心中)이 아닌가? 어쩌면 만여궁주는 모든 사태를 파악하고 마음속으로 모진 결심을 하고 있었던 것도 같았다.


“휴우... 업이로다. 누굴 탓하겠느냐!”

“누구?”

“아니다. 혼자 소리다. 나이든 나조차 강호쟁패의 야욕에 휘둘려 이토록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데... 후후후, 젊디젊은 애들이 오죽 하겠는가!”

“사... 사부!”

“그래, 어서 이 나이든 몸을 달래주지 않고 무얼 하느냐. 내, 네놈의 모든 걸 받을 게야. 지금 받아들이지 않으면 미쳐버릴 지도 모른다. 어서 나를 유린하지 못하느냐! 내가 욕정에 못 견뎌 고함을 지를 때까지 네놈은 나를 철저히 유린해야만 한다!”


자조 섞인 말이었다.

무언가 남을 탓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 그러나 버릴 수 없는 원초적인 욕정 또한 몸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알았소이다, 사부!”


그녀도 일세를 풍미한 영웅,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그래서 이 순간만큼은 잊고 싶었을 거다. 지금의 열정 속에 묻어, 타오르는 육체의 광란에 파묻혀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조용히 생을 마감할 작정이 분명했다.


“어서, 이놈아!”


유난히 더 몸을 뒤틀며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 한번으로 들뜬 육신을 전부 불사르려는 듯 몸 구석구석 모공 하나까지 관능의 열기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우우욱... 으윽! ”


온몸이 활처럼 뒤로 휘어졌다. 그리고 그 중년의 나신은 전율을 일으키고 있었다.


‘흐흑, 내가 뭐하는 짓이지? 내가 왜 이렇게 못 견뎌 하는 게지?’


스스로의 행위에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그만 두지를 못하는 만여원주의 마음이었다. 점점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는 환락의 열정, 꼬여드는 허벅지의 감각, 저절로 움직이는 하문속의 살점들, 꽉 다문 입속에서 광란의 신음이 터져 나오려했다.


“으흐흑!”


참을 수 없이 새어 나오는 비음에 스스로 놀라, 혹시 들리지나 않았을까 방문 밖 동정에 귀를 기울이는 사부의 당황해 하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안돼, 가까이들 오지 마!”


아차!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내뱉고 말았다. 우르르르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 그들이 누군가 짐작하고 있는 그녀였다. 이미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만여원주, 독공을 당해 오직 스스로를 자신의 의지로 가늠하지 못할 뿐 오감(五感)은 멀쩡했다.


“휴우,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몽아의 가슴에 기대어 왔다. 뜨거운 열기가 몽아의 가슴속 깊이 전해진다. 몽아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만여원주의 한숨소리가 몽아의 귀를 적셨다.


“사부, 염려 마시오. 짐작한 일이외다.”

“그런가?”


만여원주가 곤혹스러운 듯 실눈을 뜨고 몽아를 바라보았다.


* * * * * * * * * * * * * * * * * *


어수선한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다가들더니 노기가 가득한 호통소리가 몽아의 귀를 울렸다.


“이 황음무도한 놈, 과연 듣던 대로구나! 스승을 겁간하다니 진정 쳐 죽일 놈이로다!”


수많은 강호 무림인들이 모두 내궁으로 모여들었다. 헌데, 이상하게도 여천을 비롯한 언사분원의 제자들까지 내궁으로 침입한 무림인들을 제지 않고 함께 어울려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있는 몽아를 향해 손을 들어 일시에 내려칠 자세였다. 바로그때,


“아니오. 그 손 잠시만 멈추시오. 오해외다. 모두가 오해외다!”


아직 회복되지 않은 몸을 비틀거리며 무림인들의 곁으로 혼신을 다해 달려온 무정랑이 그게 아니라는 듯 두 손을 휘휘 내저었다. 무정랑이 힘겹게 손을 휘두르는 그 광경이 눈 속에 또렷이 들어오는 순간 몽아의 눈에 번쩍 기광이 흘렀다. 그리고,


“억, 으윽!”


만여원주가 비명을 내지르며 힘없이 쓰러졌다. 그리고 더 이상 한마디 말도 없이 고개가 옆으로 툭 꺾였다. 수많은 무림인들이 보는 앞에서 이리도 쉬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사... 사제. 몽아 사제! 내가 그토록 사제를 변명을 하며 달려왔건만 암경을 가해 사부의 목숨을 끊다니. 꼭 그리 해야만 했었나?”


무정랑의 입에서 비통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목소리는 몽아가 암습을 해 만여원주를 살해했다고 모두에게 알리는 선언이나 다름이 없었다.


“저 패륜아를 그냥 두면 안 된다. 죽여라!”


많은 무림인들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이 아닌가? 무정랑의 외침소리를 들으니 몽아가 사부를 암암리 살해한 것이 분명하다. 무림인들이 모두 나섰다. 그들을 바라보는 몽아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스쳤다.


“하하하... 으하하하! 대사형, 내가 사부를 죽였단 말인가? 크하하... 으하하하!”


내궁의 실내에 몽아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어느새 그의 신형은 그림자로 변해 군웅들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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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 20 회 음모의 종극(終極) 16.05.31 2,835 10 17쪽
19 제 19 회 암계정사(暗計情事) 16.05.31 2,666 8 9쪽
18 제 18 회 승체공양(僧體供養) 16.05.31 2,613 9 6쪽
17 제 17 회 승방치태(僧房癡態) 16.05.31 2,723 9 11쪽
16 제 16 회 괴이한 장례 16.05.31 2,401 10 9쪽
» 제 15 회 죽음의 교합(交合) 16.05.31 2,703 10 7쪽
14 제 14 회 의문의 최후 16.05.31 2,658 10 7쪽
13 제 13 회 노녀소녀(老女少女) 16.05.31 2,709 10 7쪽
12 제 12 회 간교한 색정 16.05.31 3,107 10 10쪽
11 제 11 회 내밀한 음심(淫心) 16.05.31 3,284 10 13쪽
10 제 10 회 돌아온 탕녀(蕩女) 16.05.31 3,043 10 9쪽
9 제 9 회 혼란의 시작 16.05.31 3,185 9 11쪽
8 제 8 회 또 한명의 여인 16.05.31 3,385 11 7쪽
7 제 7 회 마상유희(馬上遊戱) 16.05.31 3,323 12 9쪽
6 제 6 회 의도된 정사 16.05.31 4,044 13 8쪽
5 제 5 회 대사형의 처(妻) 16.05.31 3,707 13 13쪽
4 제 4 회 과욕사음(過慾邪淫) 16.05.31 3,793 12 12쪽
3 제 3 회 치열한 음사(淫事) 16.05.31 4,437 14 14쪽
2 제 2 회 욕정에 들뜨다 16.05.31 5,077 13 13쪽
1 제 1 회 육욕의 단초(端初) 16.05.31 5,513 16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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