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건곤정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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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21:37
최근연재일 :
2016.06.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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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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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1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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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第 29 章 각양심계(各樣心計) 1

DUMMY

그렇게 황보정과 서문화령이 스스로의 욕심을 마음깊이 감추고 웃는 얼굴로 서로의 동맹을 다짐하는 그 시각, 숭산 소실봉 산길을 오르는 각원대사의 마음은 무언가 모를 불안감에 뒤돌아보지도 않고 달렸다.


‘요망한 년들. 한동안 조심스럽던 구유곡이 이제 드러내놓고 설친다. 어쩌면 그 그림의 행방이 밝혀진 건 아닌가?’


능선을 내닫는 각원대사의오 발이 하늘에 머무는가 하면 어느새 땅에 닿아 있고, 땅에 닿은 듯 미끄러지던 발걸음은 눈깜짝할 사이 허공에 떠 손살 같다. 능공허도(凌空虛道)보다 더욱 뛰어나다는 소림의 절정경공 능공천상비(凌空天上飛)다.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혼신의 힘으로 달린 각원대사는 소림의 경내로 들어서자마자 소림방장이 기거하는 지밀원(至密院)이 아닌 달마동으로 향했다. 지금쯤 그곳에 혜승대사는 물론이고 방장을 비롯해 소림의 원로들이 모두 모여 숙고 중일 거라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달마동 주변을 팔대호원이 엄중하게 호위를 하고 동굴 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왔구나. 그래, 더 알아낸 것이 있더냐?”


미처 도착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방장 지덕대사에 앞서 혜승대사가 먼저 나섰다.


“예, 본문을 침입한 그 괴영의 단서는 결국 알아내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요상하고 긴박한 일을 겪었습니다.”

“구유곡의 요녀들 말이냐? 듣고 있었다.”

“그 요상한 여인들이 설치는 와중에 이상한 말들이 떠돌았습니다.”

“이상한 말?”

“황보가에 모여든 군협들 사이에 연화주란 말이 은밀히 오갔습니다. 월하몽환도의 그림이 그곳에 숨겨져 있다고 말입니다.”

“뭐, 몽환도? 그게 정말이냐?”

“예!”


물음과 대답이 오가는 그 한순간, 혜승대사가 불장을 바닥에 쾅 내려찍으며 지덕대사를 돌아보았다.


“방장, 어서 본문의 중진들을 하산시켜 이 소식의 진위를 파악하시오.”


이렇듯 시간이 흐를수록 월하몽환도의 소문이 강호를 긴장시키고, 무림인들은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 발걸음이 바빠질 즈음, 강남의 3대 누각중 하나인 등왕각의 구층에 자리를 잡은 중원삼공자가 눈 아래 큰길을 내려다보며 분주히 오가는 길손들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흠, 아직은 눈에 띠지 않는구나. 어어, 저 일군의 무리들은?”


황보정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난간 아래로 고개를 쑤욱 내밀었다. 그런 황보정을 벽공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천주, 무슨 일입니까?”


역시 천주라 부른다. 지난 날 황보정이 단혼검으로 행세할 때 패황삼군(覇皇三君)이라 칭하며 황보정을 따르던 그들처럼 중원삼공자들도 황보정을 천주라 부르며 경외(敬畏)했다. 허나 황보정은 그 말에 대꾸도 않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사람을 재촉했다.


“파양호의 북쪽 도창(都昌) 포구에 배가 준비되어 있다. 우린 즉시 연화주(蓮花洲)로 향한다.”

“천주, 우리가 굳이 연화주를 찾아 갈 이유가 뭡니까?”

“몰라서 묻는가? 서문곡주는 이미 그곳으로 출발했을 게다!”


선착장을 이리저리 둘러보니 제법 괜찮고 빠른 쾌속선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벽공(碧恭)이 얼른 달려가 배의 주인을 수소문을 하니 이미 누군가에게서 밀명을 받은 듯 말없이 배 위로로 안내를 했다. 그 배에 올라탄 황보정이 이제는 주변의 경치에 심취해있는 것만 같았다. 무언가에 쫓기듯 서두르던 황보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가롭다. 그처럼 돌변한 태도에 벽공은 궁금증이 일수 밖에 없었다.


“천주, 산과 구름뿐 아니라 다가오는 푸른 물결이 그리도 아름다우십니까?”

“어허, 초조해 말고 이 좋은 경치를 마음껏 품에 담아두라. 눈 속에 스쳐가는 강산이 얼마나 푸르고 아름다운가!”


강산이라, 훗날 자신이 지배할 천하를 꿈꾸는 말인가? 표현은 그리 하면서도 황보정은 넓은 파양호 앞바다를 살피느라 예리한 시선을 이리저리 굴렸다. 과연 저 먼 곳에서 흰 돛을 높이 올린 큰 배 한척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육중한 범선이다. 그 순간 황보정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역시 소문이 강호를 움직이는구나. 저기를 보라. 무림인들이 모두 연화주로 모여들지 않는가. 우리도 어서 당도해야 할 것이야!”


미리 포구에 연줄을 대어 빠르고 날렵한 배를 구하려 한 이유가 한걸음이라도 먼저 연화주(蓮花洲)에 도착하려 한 때문이었다. 그렇게 황보정의 일행이 탄 쾌속선은 점점 속도를 높여 손살 같이 물살을 갈랐다.


휘이잉 소리를 내며 바람이 불었다. 가끔씩 불어오는 파양호의 드센 바람은 거친 너울을 만들어 무섭게 배를 흔들기도 한다. 그 돌풍 속에, 수면을 미끄러지듯 가르는 또 한척의 배. 저 멀리 보이는 육중한 범선은 그 드센 바람에도 끄떡없이 연화주를 향해 달렸다.


더없이 호화롭게 꾸며진 범선 내부의 상석에는 위엄 가득한 여인이 앉아 있으며 주변을 빙 둘러 네 명의 여협이 호위를 했다. 상석의 여인뿐 아니라 호위 여협들 모두 뛰어난 무공을 소유한 듯 그 자세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고 진중했다. 순간, 이마에 노란 명주끈을 화려하게 동여맨 상석의 여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총관, 도착할 때가 아직도 멀었느냐?”

“잠시 후면 도착합니다. 곡주, 천천히 준비를 하시지요.”


곡주? 총관?

역시 그들은 강호의 소문을 접하고 한걸음에 달려온 구유곡주 서문화령과 총관 하완 그리고 세명의 구유시녀인 홍의여인 야접, 청의여인 염희, 황의여인 요화였다.


* * * * * * * * * * * * * * * * * *


육중한 범선보다는 날렵한 쾌속선이 빨랐다. 그들보다 앞서 연화주에 도착한 황보정이 한걸음 빨리 나루에 걸음을 옮겼다. 헌데, 시각을 다투어 달려온 자신들이었으니 당연히 가장 앞선 줄 알았던 황보정의 눈앞에 군협들이 북적거렸다.


“허허,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보다 먼저 당도해 있다니 과연 강호의 소문이로다. 으음, 모두들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려 혈안이 된 인물들이로구나!”


얼른 나루를 지나 군협들이 운집한 언덕을 오르던 황보정의 눈에 시커멓게 불에타 허물어진 모옥이 보였다. 황보정 자신이 조평환의 은거지인 이곳을 은밀히 찾아 그를 살해하고 불태운 모옥이 아닌가. 허나 그땐 이곳에 몽환도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을 들어보지도 못했었다. 헌데 이제 강호의 모든 눈이 이곳을 주시하게 되었으니 그때 더욱 면밀히 살펴보지 못한 것을 후회할 뿐 이곳이 초행인 것처럼 시치미를 뚝 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처럼 모른 척 앞만 바라보는 황보정의 눈 속에 군데군데에 시커멓게 그을은 모옥의 기둥이 다가왔다.


“오호, 지금 보니 초옥의 뒤는 높은 벼랑으로 둘러져 있고 들어가는 입구는 외길. 저 진입로만 봉쇄하면 어느 누구도 쉬 오르지 못할 요새 같은 집이다. 그 입구를 막아 폭약이라도 설치하고 침입자를 기다렸으면 나 아니라 어느 누구도 감히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았겠구나!”


황보정은 잠시 그때의 생각에 젖어들며 천천히 모옥으로 향했다. 바로그때, 중원삼공자중 첫째 행세를 하는 벽공이 황보정의 옷소매를 슬며시 끌어당기며 무성한 수풀 속으로 몸을 숨겼다.


“천주, 저 언덕 뒤를 보십시오. 천주의 가친이신 대인 어르신께서도 여기에 와 계십니다.”

“뭐라? 정말 그렇구나. 허면 혼자가 아닐 터, 아버님께서도 마음이 급해지셨구나.”

“동행이 있을 거라는 말씀입니까?”

“저기 바위 뒤에 몇몇 사람이 몸을 숨기고 가친과 귓속말을 나누고 있지 않는가!”


황보정이 벽공의 어깨를 툭툭 치며 손가락을 가리켰다.


“예, 천주. 보았습니다. 저 그림자는 사영대의 수장인 여노공이 분명합니다. 대인어른께서 황궁의 밀부인 사영대를 동원했습니다. 그만큼 강호의 소문을 중히 여긴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허나 황보정은 그 말에 대꾸도 않고 모옥의 입구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모옥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아름드리나무 뒤에서 노기가 가득담긴 고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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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각양심계(各樣心計) 3 +3 16.06.01 6,609 21 9쪽
139 각양심계(各樣心計) 2 16.06.01 3,846 23 5쪽
» 第 29 章 각양심계(各樣心計) 1 16.06.01 4,207 22 8쪽
137 기묘염녀(奇妙艶女) 3 16.06.01 4,239 22 11쪽
136 기묘염녀(奇妙艶女) 2 16.06.01 4,005 19 12쪽
135 第 28 章 기묘염녀(奇妙艶女) 1 16.06.01 4,498 22 13쪽
134 암중모계(暗中謀計) 4 16.06.01 3,915 22 16쪽
133 암중모계(暗中謀計) 3 16.06.01 4,017 25 11쪽
132 암중모계(暗中謀計) 2 16.06.01 4,150 24 19쪽
131 第 27 章 암중모계(暗中謀計) 1 16.06.01 4,206 23 9쪽
130 요망유희(妖妄遊戱) 8 16.06.01 4,297 20 26쪽
129 요망유희(妖妄遊戱) 7 16.06.01 3,963 28 16쪽
128 요망유희(妖妄遊戱) 6 16.06.01 4,199 21 16쪽
127 요망유희(妖妄遊戱) 5 16.06.01 4,172 21 16쪽
126 요망유희(妖妄遊戱) 4 16.06.01 4,182 23 16쪽
125 요망유희(妖妄遊戱) 3 16.06.01 4,200 20 15쪽
124 요망유희(妖妄遊戱) 2 16.06.01 4,136 22 16쪽
123 第 26 章 요망유희(妖妄遊戱) 1 16.06.01 4,311 27 15쪽
122 의아형국(疑訝形局) 6 16.06.01 3,729 23 16쪽
121 의아형국(疑訝形局) 5 16.06.01 4,004 24 16쪽
120 의아형국(疑訝形局) 4 16.06.01 4,313 23 16쪽
119 의아형국(疑訝形局) 3 16.06.01 4,045 21 16쪽
118 의아형국(疑訝形局) 2 16.06.01 4,262 21 16쪽
117 第 25 章 의아형국(疑訝形局) 1 16.06.01 4,191 23 16쪽
116 육화명경심(肉火明鏡心) 6 16.06.01 4,137 26 16쪽
115 육화명경심(肉火明鏡心) 5 16.06.01 4,028 21 16쪽
114 육화명경심(肉火明鏡心) 4 16.06.01 4,256 21 15쪽
113 육화명경심(肉火明鏡心) 3 16.06.01 4,144 24 15쪽
112 육화명경심(肉火明鏡心) 2 16.06.01 4,598 27 15쪽
111 第 24 章 육화명경심(肉火明鏡心) 1 16.06.01 4,818 2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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