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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夜月香
작품등록일 :
2016.05.31 21:37
최근연재일 :
2016.06.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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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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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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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가연해후(佳緣邂逅) 5

DUMMY

무슨 특별한 볼일이라도 있었는지 서문인걸이 서둘러 먼저 떠났다. 그 뒤를 따라 구도 화령과 동행해 연환서숙으로 출발하고 비연원에 남아 있던 공주와 호위무사 광진 역시 돌아갈 준비를 서둘렀다. 그 와중에도 자혜공주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아 그들을 배웅하려 자리를 지키는 유운을 자꾸만 돌아보곤 했다. 바로 그 순간!


“ 악! 아아악!


저 멀리 취산(吹山) 어귀에서 귀를 찢는 비명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 ······? ”


제법 거리는 있었으나 그곳에는 말은 탄 흑의인이 구절편(九節鞭)으로 농부처럼 보이는 사내를 후려치는 모습이 또렷이 보였다. 그리고,


“ 나리, 소인은 더 바칠 돈도 곡식도 없습니다. 제발 살려 주시오. 아아악! ”


농부의 숨넘어가는 애처로운 소리까지도 가느다랗게 흘러들었다.


구절편은 꺾이는 마디의 각도에 다양하고 현란한 초식을 구사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다. 때문에 강호무인들도 애써 사용하기를 회피하는 구절편으로 무림인도 아닌 힘없는 농부를 가차 없이 후려친다. 불쌍한 백성을 쥐어짜는 조정의 관리인가 아니면 녹림의 무리가 힘없는 백성에게 횡포를 부리는가? 그 순간에도 농부는 금방이라도 목숨이 끊어질듯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다.


“ 이런 흉악한 놈이! ”


자혜공주의 눈 속에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 그러는 사이, 마상의 흑의인은 불쌍한 농부를 향해 더욱 크게 고함을 질렀다.


“ 이놈, 도저히 안 되겠구나! 네놈을 끌고 가서 톡톡히 맛을 보여주어야겠다! ”


말과 동시에 흑의인은 구절편을 던져 농부의 몸을 휘감아 말 뒤에 매달고는 가파른 산길을 달렸다.


“ 어어어··· 저놈이! 광진호위, 내 뒤를 따르라! ”


그리고는 바람처럼 말위로 날아올라 흑의인의 뒤를 쫓았다.


“ 예, 마마! ”


공주의 호통소리와 동시에 광진도 몸을 날려 말위에 올라타고는 질풍처럼 산길을 향했다. 한참을 달려 자혜공주가 탄 말이 산기슭을 돌아 숲이 우거진 언덕으로 뛰어드는 순간, 언덕 옆에 늘어선 높은 나무의 무성한 잎 속에서 흑광(黑光)이 번쩍 일었다. 나무위에 몸을 숨기고 있던 여러 흑영들이 번개 같은 신법으로 공주의 뒤를 추격한 것이다.


“ 아차, 함정이다! 학련누님. 내, 저놈들의 정체를 확인하고 오리다! ”


유운은 학련에게 한마디 말만 다급히 남기고 휘익 허공으로 신형을 날렸다. 그리곤 무극무흔결(無極無痕訣)의 절정경공 무영능공비(無影陵空飛)를 최대한 펼쳐, 흑영들의 뒤를 말보다 빠른 속도로 뒤쫓았다.


농부를 매단 말은 순식간에 개봉의 서쪽으로 백 여리를 달려 등봉현의 기산(箕山)을 향해 달렸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 하며 그 뒤를 추격한 자혜공주와 광진이 기산의 중턱 독천(犢泉)에 이르자 해는 저물어 산에는 어둠이 내렸다. 헌데, 말에 농부를 매달고 어둑해진 산길을 질주하던 흑의인이 불현듯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 어엇, 어디로 숨었는가? ”


두리번거리고 살폈으나 흔적이 묘연했다. 급히 말에서 뛰어내린 자혜공주와 광진이 사라진 흑의인을 찾아 사방을 둘러보려던 그때,


“ 이놈들. 그 자리에 멈추지 못할까! ”


음침한 고함소리와 동시에 우거진 나무위에서 수십 명의 흑의인들이 날아내려 순식간에 자혜공주와 광진을 막아섰다. 그리곤 흑의인중 머리에 주황색 띠를 두른 무인이 나머지 흑의인들 둘러보며 눈짓을 했다. 그것을 신호로 흑의인들은 자혜공주와 광진을 가운데 두고 포위해 빠져나갈 틈을 차단했다.


“ 어엇, 네놈들은 누구냐? ”

“ 간 크게 금지를 침범하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놈들이구나. 어서 그 자리에 무릎을 꿇지 못하겠느냐? ”


주황색 띠의 무인이 한발 나서며 소리를 지르자 다급해진 광진이 자혜공주를 자신의 등 뒤로 숨겨 보호를 하며 검을 빼어들고 소리쳤다.


“ 누구나 다닐 수 있는 산길을 금지라 하며 가로막다니! 이놈들, 이분이 누군지 알고 감히 막아서느냐! ”


광진이 흑의인들을 향해 호통을 치자 자혜공주가 무언가 미심적은 듯 손가락으로 입을 가려 정체를 밝히지 말라는 시늉을 하며 흑의인을 향해 물었다.


“ 금지라는 사실을 모르고 뛰어들어 미안하오. 우리는 어떤 사람의 뒤를 쫓다 무심코 여기에 들어 왔소이다. 혹시 말에 매달려 끌려온 사람을 못 보셨는지? ”

“ 끌려온 사람을 찾는다? 크크··· 크크크··· ”


자혜공주의 물음에 주황색 띠를 동여맨 그 흑의인이 괴소를 터드렸다. 그 웃음소리 답이라도 하듯, 갑자기 독천(犢泉)의 옆 울창한 숲속에서, 말에 매달려 죽을 것처럼 비명을 지르던 그 농부가 슬쩍 얼굴을 내밀었다.


“ 헤헤헤··· 나를 찾느냐? 비명소리 한번에 생각보다 수월케 따라오더구나! ”

“ 뭐, 뭣? 그럼 네놈은 우릴 유인하기 위해 비명을 질렀단 말이냐? ”

“ 당연한 말을. 그리도 상황을 파악 못하다니, 네놈들 참으로 어리석구나! ”


몽둥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한 표정을 짓던 광진이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겨우 가라앉히며 다시 입을 열었다.


“ 왜, 무엇 때문에 그런 짓을 저질렀단 말이냐? ”

“ 후후후··· 이유는 내 알 바가 없다. 우리는 너희들을 이곳까지 유인해 오면 할일은 다한 게야! ”


농부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자혜공주는 농부의 그 말보다, 누구도 알지 못하게 은밀히 움직인 자신의 행보를 이들이 손금 보듯 알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긴장했다.


“ 누구냐? 우리를 유인토록 지시한 인물이 누구냐? ”


이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 쉬 대답하리라 여기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자혜공주는 날카로운 어조로 추궁을 했다. 헌데 예상과는 달리 나무그늘 위에서 회색도포를 입은 중년의 무인 한사람이 훌쩍 내려앉아 간교한 눈빛을 번득였다.


“ 내가 지시를 했다. ”


그리고 주변을 포위한 흑의인들을 돌아보며 고함을 질렀다.


“ 금지를 침범한 이놈들을 신속히 잡아 그 죄를 묻지 않고 한가하게 노닥거리고 있느냐? ”


큰소리로 호통을 치며 쓰윽 한발 다가서는 그 회의무인을 자세히 바라보던 광진의 안색이 노여움으로 물들었다.


“ 가만···, 네놈은. 화영루에서 유극관과 밀담을 나누던 맹우량이란 놈이구나. 감숙성에 있어야 할 공동파의 장문인이 어찌 기산 독천에까지 와서 금지라 억지를 부리느냐? 역시 조평환의 사주였더냐? ”


광진의 말에 공동장문인 철궁패장 맹우량이 입가에 조소를 머금었다.


“ 크흐흐흐··· 내가 누군지는 잘 알고 있구나. 누가 지시를 했는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허나 어느 분께서 공주에게 전하라는 서찰이 있다. 중요한 전언이니 그분께서 한자도 소홀히 말고 잘 읽어 보라고 하셨다. 자, 받아라! ”


상대는 공주가 남장을 해 신분을 감추고 있다는 점까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자혜공주가 비록 남장변복을 해 은밀히 비연원을 찾았다고는 하나 사방에 번득이는 사영대의 눈을 결국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철궁패장 맹우량이 교활한 웃음을 멈추고 봉투하나를 자혜공주의 앞으로 휙 던졌다.


“ 어엇, 이놈이! ”


날아오는 붉은색 봉투를 중간에서 가로챈 광진이 면밀히 살핀 후 자혜공주에게 건넸다. 봉투를 받아든 자혜공주가 겉봉을 뜯으니 그 속에 얇은 책자가 한권 들어 있었다. 그 속을 살펴보려 책장을 넘기려던 자혜공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 이런, 책장이 어찌 이리도 넘겨지지 않는가? ”


손가락에 침을 묻혀 겨우 겉장을 넘겼다. 그러나 겉장을 넘긴 다음 장에도 하얀 백지, 손가락에 침을 묻혀가며 한장 한장 넘겨보아도 그 얇은 책자에는 끝내 글씨는 보이지 않았다. 헌데!


“ 헉! ”


자혜공주의 눈동자가 둥그렇게 커졌다. 마지막장, 그 엷은 책자의 마지막 장에 큼직하게 쓰인 오직 한 글자 '死'!


“ 죽을 사(死)라, 무슨 뜻인가? 으윽, 독이다! ”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자혜공주의 안색이 붉게 변하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맛도 냄새도 없는 무형의 독이었다.

억지로 책장을 넘기려다보면 입을 통해 당연히 체내로 흡인 되리라는 점을 노려, 그 독이 뇌를 혼침(昏沈)하면 마음먹은 대로 조종당한다는 독 중에서도 가장 사악한 극독 뇌간홍(腦幹紅)을 책갈피 한장 한장 사이에 묻혀 놓았던 것이다.


“ 이 악랄한 놈들! ”


광진이 급히 다가가 비틀거리는 자혜공주를 부축했다. 허나 그 순간을 놓칠 리 없는 맹우량이 능글맞은 웃음을 흘리며 다가들었다.


“ 이놈, 멈추어라! ”


광진이 검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쳤다. 그러나 검보다 먼저 철궁패장 맹유량의 음침한 목소리가 귀속을 파고들었다.


“ 크흐흐흐. 이미 공주는 중독이 되어 자신의 의지를 잃었다. 네놈이 지금이라도 검을 거두고 무릎을 꿇으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


공주의 안위를 책임진 호위무사가 아닌가, 멈칫 자혜공주를 돌아보았으니 아직은 견디고 있는 듯했다. 지금 광진의 머릿속에는 일검으로 상대를 물리치고 공주를 급히 안전한 장소로 모셔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


“ 실없는 소리, 얏, 받아랏! ”

“ 크흐흐, 어리석은 놈! ”


맹우량은 신속히 몸을 비틀어 날아드는 검기를 오른쪽으로 어깨 옆으로 흘려보내며 쇠로 만들어진 조그만 원통을 손에 들고 좌우로 흔들었다.


- 휘익!

- 슉! 슈우욱!


철궁패장 맹우량의 손에서 튕겨 나온 조그만 쇠구슬이 광진의 요혈을 노리고 번개처럼 날아들었다.


“ 이놈이 암기를! ”


허리를 뒤로해 땅바닥에 구르듯 하여 가까스로 그 철환(鐵丸)을 피했다. 그 순간 비릿한 냄새가 광진의 코끝을 스쳤다.


“ 또 독이냐? 이 시정잡배만도 못한 놈! 그래도 일파의 장문인이라는 놈이 독이 묻은 암기를 사용해 그것도 무공이라고 펼치느냐? ”

“ 흐흐흐, 멋대로 지껄이거라. 더는 네놈이 입을 놀릴 수 없도록 만들어 주마! ”


철궁패장 맹우량의 손에서 날아든 암기는 쇠로 된 짤막한 원통 속에 용수철을 넣고 그 속에 작은 쇠구슬을 넣어 상대의 전신요혈을 노려 발사하는 수궁노(袖弓弩)라는 탄궁이었다. 맹우량은 그 수궁노속에 자신의 내공을 주입해 순식간에 수십 개의 철환을 광진을 향해 발사했다. 과연 강호에 철궁패장(撤弓覇掌)이라 이름을 알릴만큼 노련한 손놀림이었다.


“ 크윽, 추잡한 놈! ”


독연을 풍기며 전신요혈을 파고드는 수십 개의 철환 중 하나만 혈도에 맞아도 치명상을 피할 방법이 없는 다급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훌쩍 신형을 허공으로 솟구쳐 피하려 했으니 어이없게도 철환에 눈이라도 달린 것처럼 방향을 틀어 광진을 향했다. 공동파가 자랑하는 절정신공 육합구소음풍조(六合九素陰風爪)를 이미 극성까지 터득해 손가락 하나로 철환을 자유자재로 운용할 내력을 지닌 맹우량이었다.


“ 어··· 어어··· ”


허공에 떠서 이리저리 공격을 피하던 광진의 신형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바닥으로 떨어져 길게 뻗었다. 지극의 내공이 실리고 극독까지 묻은 철환중의 하나가 아차 하는 순간에 광진의 소요혈을 파고든 것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맹우량이 공동파의 제자들에게 큰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 저놈들을 즉시 끌고 가 뇌옥에 가두어라! ”


맹우량의 명령을 받은 공동파의 제자들이 넘어져 뒹굴고 있는 광진과 자혜공주를 향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바로 그 순간,


“ 으하하··· 으하하하하··· ”


나지막한 웃음소리와 함께, 한참 전부터 몸을 숨기고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던 서생차림의 유운이 백설 같은 흰옷에 하얀빛이 감도는 부채 백옥선을 활짝 펴 얼굴을 가리고 둥실 내려앉았다.


“ 누··· 누구냣! ”


느닷없는 웃음소리와 함께 새하얀 인영이 내려앉자 잠시 놀란 얼굴로 바라보니 힘 한줌 쓸 것 같아보이지도 않는 백의서생이다.


“ 어허, 어린놈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저리 비키지 못할까! ”


이 긴박한 판국에 별놈이 다 간섭이구나 생각한 맹우량이 손을 훌쩍 내밀었다. 가볍게 손바람을 날려 물러나게 하고는 자혜공주와 광진을 급히 뇌옥으로 옮기려는 작정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그 백의서생이 빙긋 웃으며 손에 든 부채를 가볍게 흔들었다.


- 휘잉, 화르르릉!


예리한 바람소리와 함께 그 부채에서는 흰빛이 섬전처럼 뿜어져 나와 맹우량이 펼친 손바람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고 동시에 우르르 달려들던 공동파의 제자들에게까지 부채바람이 날아갔다. 그 순간,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던 공동제자들은 어느새 점혈을 당했는지 손가락하나 움직이지를 못할 정도로 몸이 뻣뻣이 굳어 모두 그 자리에 멈추어 서고 말았다. 신공절기 무극파천장(無極破天掌)을 응용해 부채에 무상의 공력을 실어 보낸, 부채바람이 주변의 공간을 진공상태로 만들어 순간적으로 상대를 혼절케 만드는 양선진공(凉扇眞空)의 한초였다.


헌데,

하얀 옷자락을 바람에 휘날리며 백옥선을 흔들던 유운이 묘한 표정으로 주변을 휘둘러보며 뜻 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 서문어르신, 그 참 기이한 사람이다. 이미 멀리 사라져 버리고 없구나. 우선은 공주와 광진호위를 구하는 게 급선무라 뒤를 쫓을 수가 없으니 맹우량을 잡아 추궁 할 수밖에! ’


급한 일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던 서문인걸이 아닌가? 그런 그가 뜻밖에 이곳 높은 나무 뒤에 숨어 이곳의 상황을 살피다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춘 것이다.

서문인걸의 형적이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한 유운이 백옥선에 무흔흡공결(無痕吸功訣)의 공력을 실어 청궁패장 맹우량을 겨누고 앞으로 내밀었다가 끌어당기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한줄기 부드러운 무형잠력이, 전신이 굳어 꼼짝을 못하는 맹우량을 뻔쩍 들어 올려 유운의 면전에 옮겨다 놓았다. 속절없이 유운의 앞까지 끌려온 맹우량은 그 가공할 격공섭물(隔空攝物)의 공력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자신의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는 두려움으로 가슴이 서늘해 졌다.


“ 맹장문인이라 했소? 강호의 한축을 이루는 공동파의 장문인이라는 인물이 이런 비겁한 인물일 줄이야! 그대의 목숨을 취하려 해도 오히려 내 손이 더러워질까 참으리다. 부하들의 몸은 한식경 후에 자유로와질 것이오. ”


말은 부드러웠으나 일파의 장문인을 비겁한 졸장부로 매도를 했으니 맹우량의 위신은 땅바닥에 곤두박질 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위신보다 목숨을 보존 하는 것이 더욱 중한 일, 벌겋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하면서도 스스로 어찌 할 방법조차 찾을 수 없어 벌벌 떨고만 있을 뿐이었다.


“ 한마디만 묻겠소. 그대는 혹시 서문인걸이란 사람을 아오? ”

“ 서문인걸? 당금 강호에 그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이까. 이름은 알지요. ”

“ 만난 적은 없고 진정 이름만 들었을 뿐이란 말이오? ”

“ 그렇다니까 왜 자꾸만 묻는 게요. ”


백옥선을 들어 금방이라도 내려칠 자세로 다그쳤으나 맹우량은 한사코 만난 적이 없다 강변했다. 눈빛을 보아하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하나 맹우량을 다그쳐 진실을 밝히려 해도 중독당해 바닥에 팽개쳐져 있는 자혜공주와 광진호위를 돌보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 알았소, 내 더는 묻지 않으리다. 허나 오늘 남겨둔 그대의 목숨 값은 다음기회에 받을 것이오. ”


그리고는 자혜공주와 광진의 곁으로 다가가, 두 사람의 주요 혈맥을 모두 막아 더 이상 기경팔맥으로 독이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급히 손을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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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第 4 章 음모의 단초 1 +1 16.06.01 9,172 63 16쪽
19 가연해후(佳緣邂逅) 6 16.06.01 9,087 64 14쪽
» 가연해후(佳緣邂逅) 5 16.06.01 9,050 61 16쪽
17 가연해후(佳緣邂逅) 4 +1 16.06.01 9,169 70 16쪽
16 가연해후(佳緣邂逅) 3 16.06.01 9,339 64 12쪽
15 가연해후(佳緣邂逅) 2 16.06.01 9,381 65 14쪽
14 第 3 章 가연해후(佳緣邂逅) 1 16.06.01 10,041 71 16쪽
13 무공, 그 새로운 세계 8 16.06.01 9,925 64 16쪽
12 무공, 그 새로운 세계 7 16.06.01 10,081 72 15쪽
11 무공, 그 새로운 세계 6 16.06.01 10,353 71 12쪽
10 무공, 그 새로운 세계 5 16.06.01 10,423 68 12쪽
9 무공, 그 새로운 세계 4 16.06.01 10,878 69 16쪽
8 무공, 그 새로운 세계 3 16.06.01 10,839 83 14쪽
7 무공, 그 새로운 세계 2 16.06.01 11,119 72 11쪽
6 第 2 章 무공, 그 새로운 세계 1 16.06.01 12,000 75 16쪽
5 숙명을 만나다 4 +1 16.05.31 11,589 84 13쪽
4 숙명을 만나다 3 16.05.31 11,644 78 11쪽
3 숙명을 만나다 2 +1 16.05.31 12,603 88 12쪽
2 第 1 章 숙명을 만나다 1 16.05.31 14,696 80 12쪽
1 第 1 部 천궁전설(天宮傳說) : (1券) 序章 예언과 전설 16.05.31 26,358 9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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