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 연대기 (윙클리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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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정(魔井)
작품등록일 :
2016.06.20 01:12
최근연재일 :
2016.12.0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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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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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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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통제 구역 1

DUMMY


“다른 곳은 괜찮고요?”



내가 뒤에서 물어보자 역무원이 나를 보면서 대답을 했다.



“그린그랑은 통제구역이고 근방은 입출입시에 소독만 하면 된다고 하던데. 학생들, 가방을 보니 놀러온 거 같은데, 웬만하면 다른 데로 가지 그래요?”



“아, 네. 고맙습니다.”



카난이 다시 대답하곤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뒤돌아섰다. 그제야 우리는 매표소창구 위쪽에서 좀 떨어진 전광판의 번쩍거리는 글씨를 볼 수 있었다. ‘챠보산맥 행 모든 노선 전면 통제’라는 붉은 글씨를.


다시 돌아가든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어쩌지?”



“어쩌긴. 우리 졸업이 걸렸는데.”



“그린그랑은 빼고 다른 도시만이라도 갈까?”



“그러자. 모두 같은 생각인거지?”



“당연하지.”



의자에 짐을 모아놓고 한 의논의 결론은 하나였다.

기일 내에 논문을 완성하려면 다른 도시들이라도 가야 했다. 지금 주제를 바꿀 수도 없었다.


카난에게는 안됐지만, 결국 그린그랑을 제외한 연합도시만이라도 가려면 다른 교통수단을 수배해야했다.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중소도시 연합을 도는 버스 노선은 노선이 임시로 축소 및 변경되어 있었다. 급하게 바뀐 것으로 봐서 행정당국의 지시인지 자체적인지 알 수 없었으나 상황이 꽤 심각해 보였다.


현재 분위기를 보니 택시대절은 더 어려워 보였다.



“긴급 의약품과 생필품을 실은 차량이 소독 중입니다. 현재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



역의 매체를 통해 뉴스를 보니 생필품을 실은 차량만 소독 후 출입하고 있었는데, 비장한 표정의 운전수는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다음 뉴스에는 전염병의 증상이 나왔다.



“다음 뉴스입니다. 이번 전염병은 아직까지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전염병관리본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히 신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



제대로 걷지 못하는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금까지 알려진 병의 주된 증상이 나왔다.


평소와 다른 무기력증에 운동능력이 저하되고, 여러 검사 결과 세포의 활성도가 점차 떨어진다고 했다. 잠시 뒤 처음의 뉴스가 반복되면서 새로운 화면은 더 이상 공개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수군수군하고 있었다. 차림새나 말투가 지역 사람 같았다.

쉬쉬하고 있었지만, 왔다갔다하면서 주워들은 말은 생각 이상이었다. 뉴스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암암리에 도는 소문에 의하면 정말 무서운 증상은 그 이후에 왔다.


이 모든 증상의 끝에는 노화가 온다는 말이 있었다.


공식적 사망자는 없었으나 비공식적으로 사망자가 나왔다는 말도 돌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챠보 산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사람들이 기겁하고 있었다. 뉴스와 달리 이 이상한 병이 돈지 며칠은 된 듯했다.


위험한 냄새가 물씬 풍겼다. 우리가 과연 잘 하고 있는 걸까.



“헐. 대박이네. 저 말들이 사실일까?



“설마. 그래도 좀 불안하다.”



“아직 그린그랑 중심지 외에는 안 번졌다는데?”



“그럼, 그린그랑만 확실히 피해 가면 괜찮지 않을까?”



그린그랑 주변은 아직 통제되지 않았다. 강력한 방역속에 일상 생활을 한다하니 위험한 곳만 비켜 빙 둘러 간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그건 그렇고, 우리 여비가 얼마 남았지?”



“숙박비하고 식비 계산해서 일주일간 40만 샤름이었지. 여기에 기차표 환불 받은 거 합쳐도 빡빡한데?”



“태양전지 차가 좀 싸지 않나? 연료비도 안 들고, 렌트비 자체도 싼 걸로 알아.”



“그럼 그 걸로 빌리자.”



몇 군데의 렌트카 회사에 연락한 뒤에야 우리는 차를 빌릴 수 있었다. 물론 챠보산맥 근방이 목적지라는 말을 하지 않아 가능했다.


다행히 빌린 차량에는 렌트카 회사에서 비치해 놓은 것인지 바니아와 인근 챠보산맥의 지도가 있었다.

지도를 보니 큰 도로를 따라 가다 산길을 이용해 그린그랑을 우회하는 것이 가장 빨랐다. 그 뒤 다음 도시인 카카리키부터 들리면 일정엔 큰 차질이 없어 보였다.


가장 운전솜씨가 좋은 산드라가 운전대를 잡았다. 조수석에는 주변 지리를 잘 안다는 명목으로 카난을 앉혔다.


목적지가 정해지자 차는 거미줄처럼 뻗은 도로를 타고 산맥이 있는 동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외곽으로 나갈수록 건물이 줄고 초록 평야와 전원주택이 늘어났다.

아, 목가적이지 않게 똥내 풍기는 염소 떼와 닭들이 노니는 농장도 가끔 보였다. 머리꼭지에 만년설이 덮인 산이 제법 가까워 졌을 무렵 나무로 만든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안녕히 가십시오. 여기서부터는 워닝햄 주입니다.』


워닝햄 주 - 중소도시 연합이 포함되어 있는, 넓디넓은 챠보 산맥의 1/3에 해당하는 구역을 포함하는 주. 시작이 반이다. 벌써 반은 넘었다.



어느 순간부터 평지가 사라지더니 오르막길을 따라 키 큰 나무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높은 산이 많은 산맥이지만 길은 잘 닦여 있었다. 소왕국들이 오랫동안 번영했었고, 지금도 육상 교통이 활발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유행한다는 전염병 탓인지 의외로 우리 외에 다른 차는 보이지 않았다. 이 산맥도로는 차량통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혹시 우리가 출발한 뒤 새로 통제에 들어갔나?


친구들 사이에서 조용한 불안감이 번졌다.

지지지직. 라디오의 음악도 어느 순간부터 전파가 안 잡혔다.



“이예이예이예∼.”



가지고 온 음반도 구렸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마저 들었다.


탈탈탈.

그래서일까. 햇살이 황금빛에서 오렌지 빛으로 바뀌기 시작할 무렵부터 차가 불안스레 탈탈거리며 흔들렸다. 그리고 조그만 웅덩이를 덜컹이며 지나는 순간이었다.


픽픽. 피비픽.

결국 이상한 소리를 내며 차가 서 버렸다. 운전석의 산드라가 몇 번 더 시동을 걸었으나 차는 움직일 기미가 전혀 없었다.


연료판을 보던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에게 말했다.



“이상한데? 에너지 저장량이 0이야. 분명 축전지와 연결되어서 태양에너지가 저장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졌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설마, 어디가 새는 거야?”



“보닛을 열어볼까?”



약간의 패닉에 빠진 우리는 다 같이 내려서 이리저리 살펴봤다. 우리가 아는 한도 내에선 전기선도, 전지판도 멀쩡했다. 결국 원래 연결됐던 축전지에 이상이 생겼다는 결론이 났다.



“아까 차 트렁크에서 예비용 축전지를 본 것 같아.”



“아, 있다. 좀 낡았는데?”



어쩐지 렌트비가 싸다고 했다. 트렁크에 있던 예비 축전지는 재활용품으로 저장된 에너지 량이 0에 가까웠다.

낯선 장소에서 길을 잃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특히 해가 저무는 산이라면 더.



“어쩔 수 없네. 축전지를 갈아 끼웠는데도 얼마 못 가겠는데? 지도를 보니 그린 그랑을 빼고 가장 가까운 곳은 그린랑데야. 그곳까지 가다가 차가 멈추면 걸어가야 할 것 같아. 그래도 한 시간은 넘게 걸어야겠다.”



올랜도가 지도를 열심히 보다가 우리에게 지도를 넘겨주며 말했다.



“몇 시간 걸릴 수도 있어. 게다가 짐을 들고, 완전히 어두워지면 길 잃기도 쉬운데.”



“우리가 시간 안에 그 곳까지 갈 수 있을까?”



산드라가 지도를 보면서 비장한 눈빛으로 모두를 보며 말했다.



“돌아 갈 순 없고, 가까운 곳에 가야 하는 건 맞아. 밤길을 걷는 것 보단 차라리 차안에서 밤을 지내고 아침에 걷자.”



난 의견을 낸 뒤 지도를 받아 봤다. 가장 가까운 그린그랑과 그 다음 지점인 그린랑데의 거리차이는 상당했다. 거기다 평지도 아니고, 산길이다.


「그링그랑으로 가야 해. 지름길로.」


누군가 머릿속에서 속삭였다. 뭐지?

때맞춰 카난이 입을 열었다.



“실은 지도엔 없는 지름길이 있어. 그린그랑 외곽으로 가는. 지금 전력으로는 지름길을 이용하면 그린그랑으로 갈 수는 있어.”



그린그랑까지 갈 수 있다면 축전지를 수리하거나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살짝만 들렀다가 빠지면 원래 예정대로 계속 갈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전염병을 피할 수 있을까? 모두가 그런 생각을 말하는데 근방에서 소름 돋는 하울링이 들렸다.



“아우우우∼”



“아우루루루우∼.”



“이거···, 늑대소리지?”



“한마리가 아닌데?”



우리가 우왕좌왕 거리며 동시에 카난을 봤다. 얼굴색이 흙빛이 된 카난이 먼저 차 문을 열며 소리쳤다.



“야, 빨리 차에 타! 여기 산맥 늑대들이 살아. 깜빡하고 말 안했는데, 이 시기엔 민가로 내려와 가축을 물어 가고도 해.”



낭패였다. 멧돼지도 물어 죽이는 덩치 큰 산맥늑대들이 챠보 산맥에 여러 무리가 살고 있다는 걸 잊고 있었다니!



“쟤네들 차를 물어뜯진 않겠지?”



운전석에 앉은 산드라가 물어보는데 카난의 얼굴빛은 여전히 안 좋았다.



“이 차가 식량 창고로 보일지도 몰라. 쟤네들 사냥꾼 움막도 털어 가는 애들이야.”



작가의말

늑대를 실물로 보고 싶네요. 동물원에서 보는 것 말고, 야생 늑대요.

물론 난 안전하다는 전제 하에서....


날씨가 매우 덥습니다. 독자님들도 더위 안먹는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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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새로운 친구 1 16.08.09 30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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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제 구역 1 16.07.30 283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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