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지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연소옥
작품등록일 :
2012.08.29 12:33
최근연재일 :
2012.08.29 12:33
연재수 :
133 회
조회수 :
906,620
추천수 :
7,704
글자수 :
536,652

작성
11.04.26 22:26
조회
8,711
추천
59
글자
8쪽

구룡지로 18장 삼살 1

DUMMY

구룡지로...



18장... 삼살 1...



청색의 문사건을 이마에 두른 홍안의 미소년이 느닷없이 이무흔과 제갈지를 제치고 나서자 그때까지도 느긋해 있던 일살의 이건 또 뭔가 싶은 어리둥절한 신색이 역력하다.


"흥~ 노선배라?... 얼굴가죽이 아직 젊은걸 보니 꽤나 공력이 높은 늙은이들인듯 싶은데...

노친네들이 나설때 안나설때를 구분 못하고 설치는걸 보니 그예 망령이 난게 틀림없구려...

마맹의 제의라?... 말이 좋아 제의이지... 그래봤자 하수인 아니련가?... 어찌 말해도 결국은 죽음이 두려웠던거겠지...

늘그막에 노구를 이끌고 재출도한게 고작 그 반도들의 사냥개 노릇이라?...

게다가 주제도 모르고 아량을 베푸는 척이라니...

쯧쯧쯧... 천중삼살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아깝도다."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냉막한 기세를 흩뿌리며 대꾸할 틈도 없이 혁련운이 순식간에 독설을 내뱉자 어이 없다는듯이 쳐다 보던 일살이 급기야 대노하고야 만다.


"이런 천둥벌거숭이 같은 놈이 있나?... 쥐새끼 한 마리가 결국 여럿의 목숨을 버리는구나.

내 젊은 놈들의 용력이 가상하여 손속에 인정을 두려 했거늘... 오늘 크게 살계를 열리라..."


분기탱천한 일살이 공력을 끌어 올리며 다가서자 일순 긴장한 이무흔과 제갈지가 앞으로 나서려는데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혁련운이 오른손을 들어올려 막으며 굳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전음을 보낸다.


"회주, 군사... 이 늙은이는 내게 맡겨 주시오. 감히 반도의 주구임을 떳떳이 자처하다니...

본가의 가주된 입장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구려. 내 비록 어리다 하나 저런 떨거지 같은 노인네 앞에 꼬리를 만다면 마도의 종주라는 이름이 너무 부끄럽지 않겠소?..."


분연히 말하는 혁력운의 진정과 기세를 느낀 이무흔과 제갈지가 잠시의 걱정스러운 망설임 끝에 진세로 복귀하고 전대의 고수답게 냉철한 기세를 금새 회복한 일살이 연무장으로 내려와 혁련운 앞에 마주한다.


"보아하니 출신내력이 만만치는 않은듯 한데 지금이라도 사죄를 한다면 팔다리 하나쯤으로 입을 잘못 놀린 죄를 칭하는걸로 대신할 용의가 있느니... 애송이... 어떠냐?...

보아하니 회주라는 작자도 두려움에 널 내친듯 한 모양인데..."


"늙은이는 싸움을 입으로 하는가?

설마 그 거창한 위명을 다 입으로 쌓은건 아니겠지?..."


냉소를 날리며 혁력운이 다시금 비아냥거리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일살이 출수를 한다.

일살의 회색장포가 갑자기 부풀어 오르며 주위의 공기를 빨아 들이는듯 하더니 느닷없이 십여장을 연달아 내지르는데 장세가 거의 혁련운 앞에 이르러서야 펑하는 강맹한 소리가 뒤따를 정도로 신속하면서도 은밀하기 그지 없다.

이것이 천중삼살의 위명을 뒤높인 혼천일월장인바 석년에 흉맹이 자자했던 기련삼마를 일거에 격살함으로써 비로소 그들이 절대고수의 한축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약관의 청년을 상대로 선공을 무릅쓴 것도 모자라 대뜸 절초를 구사한 것으로 보아 일살의 분노가 극에 달했음이 분명한데 의외로 면전에 장세가 달하도록 혁련운의 동요함이 없다.

강맹하면서도 은밀하게 전신을 파고드는 십여장의 장세가 기척에 이르자 이윽고 일보를 내딛으며 마치 춤사위를 펼치듯이 유려한 몸짓으로 하얗게 빛나는 소수를 내젖는다.

그 힘없는 손짓에 흉엄한 기색의 십여장의 장세가 어이없게도 맥없이 소멸되고 장내에는 믿을 수 없다는듯한 경악성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고 이윽고 싸늘한 정적이 내려 앉는다.

이윽고 '흥~' 하는 예의 혁련운의 냉소가 이어지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듯 파리하진 안색으로 일살이 더듬거리며 입을 연다.


"소수...신공?... 천마군림보... 서... 설마?..."


"흥~! 주제에 눈은 밝군.

오만스러움만큼이나 약삭빠름도 일절 아닌가?..."


혁련운의 빈정거림이 다시 이어지지만 사정을 인지한 일살이 더 이상 분노치 못하고 침중한 기색을 숨지 못하다가 결국은 결심을 굳힌듯 결연한 눈빛으로 다시금 공력을 끌어 올리며 무겁게 입을 연다.


"설령 네놈이 그 곳 출신이라 하더라도 초식의 절묘함이 공력의 일천함을 전부 메울 수 있으리라고는 믿을 수 없다.

그러나 내 비록 마도 출신은 아니나 내심 그 곳을 앙모하는 마음은 있었으니 널 대함에 얕봄이 없이 최선을 다하리라.

마침 근자에 다소 깨달음이 있어 평색의 숙원이던 혼천일월장의 마지막 초식을 완성할 수 있었다.

첫 발현의 상대가 마종가의 후예라...

그러고 보니 어쩌면 더 할 나위 없는 기쁨일 수도 있겠구나.

준비하거라. 앞서와는 달리 그리 만만치는 않으리..."


전과는 달리 진중한 기색으로 담담하게 일살이 말을 마치자 비로소 혁련운도 비웃음을 지우고 정중히 일살에게 포권을 취하며 답한다.


"당대의 마종가를 맡고 있는 혁련운이라 하오.

가주된 입장으로 반도들과 함께 하는 노선배에게 예를 취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오.

피치 못하게 이리 대면하게 되었으나 일생의 역작일 마지막 절초를 견식하게 되어 영광이오."


"오~! 가주셨구려...

연차가 너무 어려 보여 미처 생각도 못했다오...

이 늙은이의 말의 가벼움을 부디 용서하시오.

이거 당대 마종가의 가주와의 겨룸이라...

일생의 영광이 아닐 수 없구려...

자~ 꿈이 길면 밤도 긴 법... 그럼 이만 시작해 봄이 어떻겠소?..."


거의 동시에 서로에게 포권으로 예를 차린 두 사람이 서서히 자세를 잡아가자 첨예하게 대립한 채 장내를 주시하던 양측의 긴장감도 따라서 고조되기 시작한다.

대춧빛으로 붉어지던 일살의 얼굴이 더 없이 진중해 지더니 이윽고 허공을 격하며 좌우로 연달아 삼장씩을 질러 대는데... 괴의하게도 아까와는 달리 그 장세의 진행이 눈에 보이도록 느리기 짝이 없다. 허나 장세가 혁련운에게 다가갈수록 아지랑이 같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사위를 압박하더니만 특이하게도 첫번째 내지른 장에 두번째, 세번째의 장이 내리꽂히듯이 중첩되며 느닷없이 빛살같은 속도로 공간을 격하는듯이 혁련운의 좌우 옆구리로 파고드는게 아닌가?

이게 바로 천중일살이 평생토록 세번밖에 펼치지 않았다는 혼천일월장의 후삼식중의 일초식인 삼첩장인바 일살이 혁련운을 대함에 있어 경시함을 버렸음을 의미한다.

다가오던 장세가 느닷없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양 옆구리로 파고드는 칼날같은 경기를 느낀 혁련운은 천마군림보를 과감히 포기하고 뒤로 넘어지듯 신형을 내던지며 왼쪽발을 축으로 지면을 훑는듯한 절묘한 철판교의 신법으로 삼첩장의 장세를 벗어난다.


설마 혁련운이 장세를 맞받아치지 않고 피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일살이 분연히 노기를 드러내며 일학충소의 신법으로 허공으로 높이 치솟아 오르더니 팔방을 점하며 마치 궁으로 연사를 하듯 이초식인 벽력장을 연달아 열여덟번을 순식간에 내지르는데 마치 화약이 터지는듯한 굉음이 장내를 가득 메운다.

혁련운도 더 이상의 보법을 포기하고 예의 은빛으로 빛나는 소수를 앞세워 우박처럼 떨어지는 광폭한 장세를 마주 쳐나가는데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벽력장의 역도가 아무래도 버거움이 없지 않은지라 두발이 딛고 있는 청강석으로 이루어진 연무장의 바닥이 명경이 갈라지듯이 깨어져 나간다.

이윽고 십팔장을 다 받아낸 혁련운이 걷어낸 장세의 파장으로 자욱한 먼지가 걷히자 입가로 삐져 나온 선홍빛 핏줄기를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쓱 팔소매로 닦아내더니 형형한 눈빛을 번뜩이며 천천히 천마신권의 기수식을 취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구룡지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구룡지로 43장 양의 +5 11.09.18 6,590 57 9쪽
42 구룡지로 42장 면장 +3 11.09.15 6,553 58 8쪽
41 구룡지로 41장 박투 +4 11.09.14 6,621 61 9쪽
40 구룡지로 40장 독인 +3 11.09.08 6,752 57 9쪽
39 구룡지로 39장 폭망 +3 11.09.08 6,575 60 7쪽
38 구룡지로 38장 고뇌 +3 11.09.07 6,849 55 8쪽
37 구룡지로 37장 춘풍 +4 11.09.04 7,049 53 9쪽
36 구룡지로 36장 산타 +4 11.09.03 6,966 57 9쪽
35 구룡지로 35장 언가 +3 11.09.02 7,227 60 9쪽
34 구룡지로 34장 신위 +5 11.08.30 7,189 69 13쪽
33 구룡지로 33장 조우 +4 11.08.26 7,224 58 9쪽
32 구룡지로 32장 출정 +5 11.08.24 7,407 56 7쪽
31 구룡지로 31장 소수 +5 11.08.18 7,358 59 11쪽
30 구룡지로 30장 축융 +3 11.08.10 7,267 58 9쪽
29 구룡지로 29장 좌도 +4 11.06.16 7,390 64 12쪽
28 구룡지로 28장 호접 +6 11.06.08 7,462 59 13쪽
27 구룡지로 27장 엽고 +7 11.06.03 7,407 61 6쪽
26 구룡지로 26장 취임 +6 11.06.03 7,504 64 8쪽
25 구룡지로 25장 화궁 +8 11.06.02 7,668 61 9쪽
24 구룡지로 24장 공명 +5 11.06.01 7,869 57 5쪽
23 구룡지로 23장 삼대 +6 11.05.13 8,010 61 6쪽
22 구룡지로 22장 마정 +5 11.05.12 8,361 62 6쪽
21 구룡지로 21장 명문 +6 11.04.29 8,427 63 8쪽
20 구룡지로 20장 칭죄 +5 11.04.28 8,587 61 7쪽
19 구룡지로 19장 삼살 2 +6 11.04.27 8,576 61 9쪽
» 구룡지로 18장 삼살 1 +3 11.04.26 8,712 59 8쪽
17 구룡지로 17장 철갑 +3 11.04.26 9,520 59 8쪽
16 구룡지로 16장 팽가 +3 11.04.26 9,198 61 8쪽
15 구룡지로 15장 출곡 +3 11.04.25 9,319 62 5쪽
14 구룡지로 14장 태동 +4 11.04.25 9,779 6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