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알
쿵!
카오~
쿵!
카오~
두 드래곤이 사랑을 나누고 있다.
사랑을 나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뒤엉켜 서로 주둥이를 깨물고 싸우는 것처럼 보일 거다.
거대 몬스터의 신음은 사람이 듣기에 신음인지 포효인지 구분할 수 없으니까.
쿵!
불루드래곤이 그린드래곤을 위에서 덮치고 몸통보다 빈약해 보이는 작은 앞발로 그린드래곤의 가슴을 어루만졌다.
그린드래곤 : "카오~ 카카!"(목이 쭉 펴지며)
그린드래곤이 입을 벌리며 신음하며 뱀 혓바닥이 튀어나와 흔들거렸다.
불루드래곤은 그린드래곤의 혀를 자기 혀로 휘감아 서로의 입이 90도 틀어지게 하여 키스를 퍼부었다.
불루드래곤의 엉덩이가 계속해 들썩거렸다.
쿵! 쿵! 쿵!
한번 들썩일 때마다 거대한 동굴인 이곳 레어가 뒤흔들렸다.
용굴, 드래곤 레어엔 금화로 가득했다.
금화 수영장 같은 이곳에서 두 드래곤은 뒹굴며 소리지르며 서로의 날개로 서로 안아주듯
서로 보자기에 싸인듯한 모습이었다.
* * *
다음 주
드래곤 레어에는
두 용에
사랑의 결실인 용알이 있었다.
알 크기는 소형차 크기였다. 이런 알을 별다른 배부름 없이 낳은 드래곤의 크기는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거다.
그린드래곤은 발라당 누워서 자기 배 위에 알을 올려두고 팔과 날개로 안아주고 있었다.
쿵! 쿵! 쿵! 쿵!
드래곤의 걷는소리
입구 쪽에서 불루드래곤이 입에 거대한 독수리를 잡아 이미 털과 대가리나 다리 같은 맛없는 부위를 다 제거한
마치 생닭 같은 핑크핏 닭살이 드러난 거대 독수리를 물고 들어왔다.
분명히 거대 독수리지만 그보다 거대한 드래곤의 입에 물려 있으니 늑대에게 물린 생닭 크기처럼 보였다.
화르륵~
공중에 불이 피어오르고 거대 독수리도 공중에 떠서 그 위를 바비큐처럼 빙글빙글 돌았다.
거대 독수리의 몸 구석구석을 불길이 파고들어 바로 노릇노릇해진 거대 독수리 구이
불루드래곤은 입으로 날개를 찢어 누워서 여전히 알을 품은 그린드래곤 입에 가져다주었다.
안면 근육이 없는 드래곤이기에 표정은 알 수 없지만 두 드래곤은 미묘한 아이 콘택트를 하곤 그린 드래곤은 조심스럽게 알을 옆에 두고 거대 독수리 날개는 무시한 채 불루드래곤을 덮쳤다.
다시금 타오른 두 드래곤의 사랑에 레어엔 쿵쿵거림과 진동이 가득했다.
* * *
탁! 탁!
용알이 흔들리며 부리로 표면을 쪼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모습을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불루, 그린 드래곤은 새끼가 힘겹게 알을 깨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앞발 손톱으로 용알을 잡아당겨 껍질을 까주었다.
알 속에는 청녹색의 작은 드래곤이 있었다.
작다곤 하지만 두 드래곤에 비해 작을 뿐 이재막 태어난 이 드래곤도 기지개를 켜듯 날개를 펴고 그동안 펴지 못해 둥글게 말고 있던 꼬리와 목을 펴니 작은 집만 했다.
아기 드래곤 : '이번엔 드래곤으로 태어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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