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둘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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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곰
작품등록일 :
2016.09.09 14:49
최근연재일 :
2016.09.30 23:23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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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4,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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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1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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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0

DUMMY

레니와 15인 드래곤 슬레이어들

우리집 영역으로 은밀하게 들어왔다.

레니 : '영역탐지 마법을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네, 이런 드래곤은 접근하긴 쉽지만, 막상 암살하려고 하면 암습엔 감이 좋은 부류라서 더 위험해.'

언덕을 깎아 만든 레어입구가 멀리서 보이는 곳에

드래곤 슬레이어들은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레어를 살폈고

대화는 전음으로 소통했다.

한 명만 빼면 모두 소드마스터들이라서 전음으로 이야기하는 건 자연스러웠다.

서로 10미터 이상씩 떨어져 뭉쳐 있는 걸 경계했다.

아무래도 뭉쳐 다니면 탐지되기 쉬우니까.

이곳까지 걸어오면서 가능하면 발자국도 남기지 않고 풀 하나까지 밟지 않았다.

민감해진 드래곤들의 능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다는 증거다.

실제로 민감해진 드래곤들은 자기 영역에 벌어진 변화를 티끌도 놓치지 않고 탐색하여 숨어 있는 적을 찾아내 죽인다.

레니 : “내가 들어가 정찰하죠. 다들 알겠지만 이런 부류의 드래곤이라면 직접적으로 살기나 공격하지만 않으면 태평하게 잠자는 녀석이 많으니까요.”

“레니님 그래도 아들을 잃어 버린 드래곤 두 마리입니다. 상당히 민감할 겁니다.”

“네. 그 점을 주의하도록 하죠.”


* * *


레니는 장비를 완전히 은신 쪽으로 세팅했다. 무기도 가져가지 않고

옷깃이 스치는 소리도 방지하기 위해 전신 타이츠 반사광이 없는 소재의 검은색 의상

두 눈만 뚫린 의상을 입었으며

투명화 마법 방음 마법

마법탐지가 안 되는 마법 등

정체를 숨길 수 있는 모든 마법을 걸고서 천천히 레어로 들어갔다.

'입구를 지키는 소환수가 하나도 없나? 마음 편한 드래곤들인가보군.'

내부에 들어온 레니는 레어에 가득 쌓여 있는 금화들과

그 금화 속에 파묻혀 얼굴만 밖으로 꺼내 눈감고 잠자는 파랑엄마와 녹색엄마를 발견했다.

레니의 경험이 드래곤의 전체 모습을 보지 않고 얼굴만 봐도 나이를 짐작하게 했다.

'너무 크다···. 처음 보는 크기···. 아무리 봐도 4,500살은 아니야. 이 정도 크기면 윔급이다. 소드 마스터가 군대로 온다고 쳐도 잡지 못할 거야.'

비유가 심한 거다. 소드마스터 군대가 존재한다면 아무리 그래도 엄마들이 죽는다.

이때 레니 눈앞에 내가 불쑥 튀어나왔다. 죽은 듯 금화 속에 잠들어 있던 내가 튀어나왔기에 레니는 놀랐지만, 몸은 침착했다.

작은 허튼 움직임이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헤츨링? 뭐야 자식을 찾았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드래곤 처리임무는 없던 일이 되겠지. 뭐 무엇보다. 확실히 드래곤에 대한 나이추정이 잘못됐어.'

난 금화 속에서 튀어나와 기지개를 켜고 목을 뒷발로 긁적긁적했다.

그리고 눈앞을 유심히 보았다.

나의 연륜, 감이 뭔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앞을 뚫어지게 바라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레니 : '뭐야? 날 보는 건가?'

레나가 살짝 옆으로 움직였고 내 고개고 자연스레 그쪽으로,

레니가 반대로 움직이자 내 고개도 그쪽으로 이동했다.

난 레니를 보지 못했다. 그냥 뭔가 있는 것 같아서 실눈을 뜨고 살펴보는 거였다.

레니 : '헤츨링 주제에 감이 좋은 건가? 아직 날 확실하게 포착한 건 아닌가 보네. 일단 움직이지 말자. 괜히 움직이면 들킬지도 모르겠어.'

내가 계속 노려보는 걸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레니는 꼼작도 안 했다.

나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몸을 돌려서 다시 금화 속으로 파고들어가 잠을 청했다.

이건 거짓 행동이다. 난 여전히 뭔가 의심한다.

이런 식으로 내가 의심이 풀린 행동을 하면 만약 무언가가 있다면 안일한 행동을 할 수도 있으니까.

숨어 자는 척하긴 했지만, 감각은 내가 살펴봤던 곳을 집중했다.

아마 이때 레니가 움직였다면 포착했을 거다.

하지만, 레니는 인내심과 맨탈이 상당했기에 묵묵히 한동안 움직이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녀도 이런 순간에 움직였다. 걸릴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충분히 시간을 들여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잊을 때까지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내가 다시 금화 속에서 얼굴만 빼내 레니쪽을 노려봤다.

레니 : '저 녀석···. 사실은 날 발견한 거 아닌가?'

나 : '역시 그냥 착각이겠지. 설마 드래곤 레어에 들어오는 멍청한 녀석은 없을 거다.'

난 이제 진짜로 레니쪽을 신경 쓰지 않았지만 레니는 일단 한동안 계속 멈춰 있다가 한참 후에나 레어밖으로 나갔다.


* * *


레니는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우리 엄마의 나이는 3,000살 정도라고 속였고 그 정도 되는 드래곤 두 마리를 잡을 수 있는 준비만 시켰다.

그러면서 자신은 한 번 더 레어를 살펴보겠다고 하고 레어로 들어왔다.

적당히 레어밖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태연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들어올 땐 전신 검은 타이즈의 옷이었지만 작은 주머니에서 간단한 노출 심한 드레스를 꺼내 입었다.

당연히 레어에 감지마법에 걸렸다.

먼저 우리 집 가디언 둘이 가서 레니를 만났고 레니는 일단 저항할 생각도 없다는 듯 항복 의사를 전하며 가디언과 함께 레어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물론이며 엄마도 잠에서 깨어나 갑자기 레어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낸 인간을 경계했다.

그래도 덮어놓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 어쨌든 인간이 먼저 자기 모습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레니는 밖에서 11명의 드래곤 슬레이어들의 자세한 작전을 엄마에게 설명해 주었다.

"... 곧 있으면 공격할 겁니다. 전 마지막 정찰을 한다고 말하고 들어온 거고요."

파랑엄마 : "재밌는 인간이군."

"보통 인간은 아니랍니다. 제 몸에는 드래곤의 피가 흐르죠. 위대한 드래곤보단 못하지만 제 심장도 드래곤하트입니다."

"흥! 그래 봐야 인간이야. 그래서 동료를 팔았으니 우리한테 뭘 바라는 건가? 솔직히 네가 동료를 배신 안 했어도 당했을 것 같진 않은데?"

"뭔갈 바란 건 아니랍니다. 아무것도 안 주셔도 돼요."

"이해할 수가 없는데? 아무런 이득도 없이 재미로 동료를 사지에 몰아넣겠다는 건가?"

"동료? 그냥 이날만 볼 사람들이에요. 그런 사람이 동료일리 없죠. 내가 바라는 건 그들의 장비에요. 가능하다면 장비를 부수지 않으면서 죽여주시겠어요?"

녹색엄마 : "재밌고 사악한 인간이네. 좋아. 일단 우리에게 미리 알려준 보답으로 가능하면 장비는 무사하게 해주며 죽여줄게."

녹색엄마는 혹시라도 날 어떻게 할까 봐 날 등 뒤에 두었는데 난 얼굴만 조금 인간 쪽으로 내밀어 '아까전에도 들어왔어?' 라고 물어보려다. 난 말도 못하는 아기라는 것을 자각하며 입을 꾹 닫았다.

레니는 나를 좀 지긋이 바라보곤 레어밖으로 나갔다.


* * *


우리가 자는 척하니까 12명의 드래곤 슬레이어들이 레어로 들어왔다.

나는 혹시나 잘못될지도 모른다며 엄마가 성역으로 보내버렸다. 구경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집으로 돌아오라는 엄마의 텔라파시를 받고 집에 돌아왔을 땐

레니가 죽은 동료의 장비를 시체에서 분리해 챙기기 시작했다.

파랑엄마 : "어이 인간. 시체도 치워라."

레니 : "네. 드래곤님."

레니는 시체도 포대에 밀어 넣고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다.

11명분의 장비와 시체를 그냥 들고갈 순 없을 태니까.

드래곤 슬레이어 라는 호칭을 가졌으니 아공간 주머니 아티팩트 정도는 가진 게 당연했다.

레니는 내가 자기를 유심히 본다는 걸 알곤 웃으며 손을 흔들며

"안녕. 꼬마야."

난 나도 모르게 앞발을 흔들어 주었다. 일단 예쁘니까.

내가 어려도 지보다 덩치가 큰 괴물일 텐데 정말 여유가 넘치는 인간이었다.

녹색엄마는 혹시 귀한 아들에게 또 무슨 짓을 할까 봐 얼른 날 등 뒤로 숨겼다.

파랑엄마 : "드래곤 슬레이어는 대부분 한 명이나 소수로 움직인다고 알고 있는데. 12명은 많은 거 아닌가? 하긴 우리가 둘이라서 인원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나 보군. 덕분에 너 같은 배신자도 생겨날 확률도 올라간 거겠지."

레니 : "당신들이···. 아니 두 분이, 정확히는 이쪽 불루 드래곤께서 왕국을 돌아다니면서 아들을 안 찾으면 멸망시킨다고 했잖아요?"

"인간들 생각하는 건 정말 멍청하군! 이런 식으로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왕들을 다 잡아 죽여버릴까나."

"그러지 마세요. 그러면 제가 배신한 게 들키잖아요. 그리고 아드님도 찾으셨으니 이제 왕국엔 볼일이 없으신 거죠?"

"뭐 그렇긴 하지. 네가 가서 아들을 찾았으니 멸망할 일은 없다고 알려라."

"그럴 순 없어요. 전 두 분을 사냥하려다 되레 당해서 겨우 살아 돌아온 연기를 해야 하니까요. 아드님을 볼 여유가 없었다는 거죠. 일단 두 분이 윔급 이상이라는 건 알려 드릴게요. 그러면 왕들이 아무리 멍청해도 두 분을 죽이겠다는 소리는 못할 거예요."

파랑엄마는 자신을 웜급 이상이라고 말한 순간 피식 웃었었다.

레니가 그 웃음 보고

"그 웃음은 뭔가요? 설마 절 살려 보내지 않을 생각인가요? 너무해요! 배신까지 해줬는데 저를 죽이겠다니."

"오해하지 마. 안 죽여. 우리가 윔급으로밖에 안 보인다는 사실에 웃었던 거야."

"윔급으로밖에? (놀라며) 그럼 설마!"

"그래 우린 에이션트 드래곤이야. 왕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라고."

"에인션트···." , '하긴 너무 크긴 해. 설마 에인션트 드래곤일줄이야.'

드래곤 앞에서도 여유를 보인 레니는 갑자기 빨리 이곳을 나가고 싶어했다.

레니는 어떻게든 살아서 도망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디까지나 상대가 웜급이라면

파랑엄마는 장난치듯 : "오줌지리기 전에 얼른 나가라고."

레니는 이런 장난도 받아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여유가 있던 조금 전 모습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 "그럼 실례 많았습니다. 위대한 존재여."

행여라도 붙잡을까 전력으로 레어밖으로 뛰어갔다.


* * *


엄마가 사는 드라코대륙에 모든 왕국에선 정예 중의 정예를 소집하여 우리 집으로 향하는 중이다.

왕들도 드래곤 암살이 성공할 가능성을 낮게 봤고 그냥 당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오히려 먼저 우리 엄마를 공격하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다.

레니의 보고를 받았지만 레니의 착각일 거라 판단한 왕들

그냥 8,000살 이상 정도 일지도 모른다고만 생각하며

어쨌든 모든 정예병력을 소집해 드래곤을 사냥할 계획이었다.

각 나라의 수도에 정예를 대기 시키고 엄마가 통보한 마지막 날에 우리 영역으로 메스 텔레포트로 넘어왔다.

녹색엄마 : "최고급 검사(절경) 500명, 8써클 마법사 50명, 소드마스터가 7명 9써클 마법사가 3명인가?”

파랑엄마 : "인간 놈들 무시무시하군. 정말로 우리를 죽일 작정으로 군대를 끌고 왔네. 지금이라도 아들을 찾았다고 하면 돌아가 주려나···. 우리 둘이 에이션트가 되었다 쳐도 무사히 이길 정도는 아닐 것 같은걸···. 공간이동을 방해할 테니 미미를 성역에 보내지도 못하네."


* * *


대화를 해보려고 상급 정령을 소환하여 보내봤지만, 바로 죽었다. 인간은 일단 칼을 뽑았으니 우리를 죽이려고 작정을 했다.

인간들이 생각하기에 이대로 물러나면 각 나라를 각개격파 하여 멸망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모양이다.

파랑엄마는 먼저 레어의 입구를 무너트려 시간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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