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에어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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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최근연재일 :
2018.10.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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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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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2쪽

28-1. 퀘스트

DUMMY

퉁, 투퉁, 퉁!

인 앤 아웃으로 좌우는 물론 갈 듯 말 듯한 동작으로 앞뒤로도 흔들어 무게중심이 위쪽에 있게 만든 후 순간 자세를 낮추며 돌파자세를 취했다. 자신들의 수비보다는 내게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제히 돌파 방향과 림 주변으로 공간을 확 줄이면서 다가왔다.

거 참···

끼익! 퉁!

돌파는 페이크다. 내게 붙어있던 수비도 멈추려고 했지만 무게 중심이 위에 있었기 때문에 가속을 이기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고 그 덕에 협소하게 모여들었던 다른 수비들의 움직임까지 방해해 버렸다.

결론은 완전무결한 노마크 상태라는 것. 그냥 쏴도 된다마는 여유가 넘치는데 상대 속을 한번정도 더 긁어주는게 좋다. 일정수준내에서는 상대의 멘탈을 흔들어주는건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진짜 누누이 말하지만 이런 정신 공격은 모든 대결의 기본적인 전술이다. 상대의 이런 전술에 휘말려 흔들리는 놈이 바보인거지 공격하는 놈이 나쁜 놈은 아니다.

앵클 브레이크를 제대로 선사해준 나는 내 수비를 보며 은근한 표정으로 잠시 눈을 맞추고는 3점라인 바깥까지 스윽 물러선 후 연습하듯이 편하게 슛을 던졌다.

촤악!

볼이 림을 가르는 순간까지 슛터치를 한 자세로 있다 주먹을 쥐고는 왼손으로 상중하단을 내지르고 엉덩이를 씰룩거렸다.

관중석에선 한숨이, 상대 선수들에게서 성질 폭발 눈빛이, 그리고 팀원들에게선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렇다.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춤이며 이걸 시전한 게임에선 패배한적이 없다.

우리 팀은 물론 LA쪽에선 이 춤을 일명 ‘나이트의 승리를 부르는 댄스’라고도 하며 나의 또 다른 시그니쳐 동작으로 인정하고 있다.

아, 물론 내 대표 시그니쳐 동작은 여전히 기수식이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기선을 잡아오고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을 필요가 있을 때 서브 시그니쳐로 요걸 사용하고 있다.

사실 이건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한 이벤트 동작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팬서비스와 케이팝, 그리고 한국이란 이름 홍보용으로 몇 번 더 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케이시에게 연락이 와서 자기는 보면 귀여운데 주변에서 굉장히 우스꽝스러워 보인다고 하지 말라는 소릴 들었다.(참고로 엘사도 그런 얘길 했는데, 케이시와의 차이는 그녀는 직접 춤춰달라고 한다는 점이다. 언제 하냐면, 샤워하고 침대로 들어가기 전에 한다. 그러면 그렇게 좋아라 한다. 차림새는 말하지 않겠다)

그리고 우리나라 인터넷에서도 이거 가지고 이런저런 말이 많기도 해서 이제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의외의 댓글이 하나가 있었다.

<최고의 선수가 병맛짓 한다고들 욕하지 마세요. 우리야 바보같아 보인다고 투덜거리는 거지만 상대선수들 입장에선 완전 성질나지 않겠어요? 자기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런 바보짓까지 하겠냐고요.>

이걸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오호라!를 외쳤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의 개인 정신 공격 스킬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서였다.

가만 생각해보니 진짜 그런 것 같았고 실험적으로 타이밍을 잡고 해봤는데, 이게 진짜 효과가 있었고 심지어 기대 이상으로 정신데미지가 들어가는 것이었다. 신경써서 보니까 엄청 짜증내고 성질내더만.

그래서 계속 타이밍이 오면 써먹었고 모두가 이 점에 주목을 하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요즘 스포츠센터(전국구 스포츠 요약 뉴스 같은거다)에도 나와서 이에 대해 분석을 하고, 한국에서 누군가 만든 그래픽 짤이 국제적으로 큰 사랑(약올리는 류의 내용이 있을 때 사용되더라)을 받고 있다.

내 자신의 나쁜 행실 같은게 아니고 그렇다고 내 강인한 이미지에 문제가 된것도 아니라서 이 짤이 인기를 얻은건 솔직히 마음에 든다.

사실 내 이미지가 카리스마 작렬 수준을 넘어 감정 없는 냉혈한(나쁘게 말하면 거의 사이코패스와 동급) 같은 살벌한 느낌(이건 타이렁에 이어 존슨의 주먹질 사건탓이다. 언터쳐블 말이다)이 있었다. 그런데 이걸로 이 상당히 강한 이미지가 조금 희석된데다 유머러스한 인간적인 이미지까지 별도로 생겼으니 안좋을리가 없다.

덕분에 광고제의가 늘었고 팬층도 상당히 대중적으로(내 팬들 대부분이 상남자를 좋아하는 이들이었다) 변했다.

게임을 좀 더 쉽게 가져갈 수 있는것에, 이미지 개선에 수익도 좋아지고, 완전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도랑치고 가재 잡고, 일석이조, 일타쌍피라서 정말 좋기는 한데···

가만 생각해보면 난 나름 준비해서 멋져보이려고 한건데, 보는 사람들은 병맛이란 거에서 시작된 거잖아. 이거 좋아해야 되나?

“킴, 오늘 승리의 댄스는 뭔가 더 열정적인 것 같아.”

“그러게. 훨씬 재수없고 멍청해 보여. 크크크···”

제기랄, 동작중에 헛생각했더니 더 엉망이었나보다.

“닥치고 집중이나 하셔들.”


올스타 휴식기에 접어들며 전반기가 끝이 났다.

올시즌 전반기는 구단과 팀, 팬들, 그리고 나, 모두에게 심장을 뛰게 만들만한 기간이었다.

일단 나 스스로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슛 셀렉션, 슛스킬 모두 계속해서 발전하는게 느껴진다. 작년에는 남들보다 훨씬 강인한 이 몸뚱이의 힘을 빌렸다면, 올해는 그 힘에 스킬이 더해지며 안그래도 재미있던 농구가 더욱 재미있어졌다.

아직도 이 몸의 능력을(내공을 배제한) 끌어낼만큼 스킬의 완성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분명한건 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작 2년만에 발전해봐야 얼마나 하겠냐고 할수도 있지만 이 몸뚱이로 이 정도도 못하면 그거야 말로 말도 안된다.

몸은 하드웨어, 스킬은 소프트웨어라고 치자.

지난 시즌엔 세계 최고의 슈퍼컴퓨터에 운영체계로 가정용 윈98을 깔아두고 있었던 셈이다. 성능을 제대로 끌어낼 수 있었겠어?

그걸 올해 컴퓨터의 성능에 어울릴만한 제대로된 소프트웨어로 바꾼거고 이제야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기 시작한거다. 물론 내 생각엔 지금 소프트웨어도 기본 수준이라고 본다.

이제부터는 하드웨어의 높은 사양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된다. 안그러면 우리나라 기상청처럼 비싸고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여전히 날씨를 잘 못맞추는 멍청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여튼 이제서야 이 몸의 진짜 능력치를 끌어낼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거다. 그러니 내가 만족 안하겠어? 하하···

팀과 구단도 마찬가지다.

늘 한결같아 보이던 코비가 연속적인 부상과 급격한 노쇠화를 겪으며 컨퍼런스 최하위로 떨어져내린 13-14시즌 이후 3시즌만에 5할 이상의 승률을 훌쩍 넘어서는 훌륭한 기록(승률은 13-14시즌 0.329, 14-15에 0.256)을 거뒀다.

당장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괄목상대의 성적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 종료 때 성적은 21승 34패로 5할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33승 25패(56.8%)로 승패의 숫자가 역전되어 있고 리그 전체로 보면 거의 10위에 해당할만큼 좋은 성적이다.

뭐, 재수없게도 서부 컨퍼런스라서 이 정도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7위(8위인 OKC의 성적이 무려 32승 25패로 승률이 56.1%다. 만약 동부소속이었다면 5위이내의 성적이다. 이래서 와일드와일드 웨스트라고 하는거다) 에 해당한다는게 아이러니지만 어쨌든 잘한건 잘한거다.

구단은 이 성적과 더불어 코비라는 슈퍼스타의 빈자리를 대체할 인물이 나란걸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1년차에 반짝하는 경우도 많고 기대 이하의 성장을 보이면서 평범해지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루키때야 플레이 스타일에 익숙하지 않아 당하지만 한시즌만 지나면 충분히 분석이 되서다.

이 때 흔히 말하는 알고도 못막을만큼 발전하지 못하면(개인전술과 팀전술 모두) 평범해지는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이미 막기 힘든 선수가 되어 있다. 단적인 예로 보스턴 경기 이후부터 예전 조던룰을 적용한 수비법을 펼친 경우가 자주 있었다. 지난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돌파를 통해 내 득점 혹은 동료의 득점을 이끌어 내고 공격에서의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과거 조던이 이 수비법에 당하던 시절과 비슷한 상황인 셈.

하지만 동료들의 성장과 더불어 조던 자신도 미들슛을 강화시키며 이 수비법을 무력화 시켰고 결국 시카고 왕조를 활짝 열었는데, 나 역시 똑같이 돌파 비중을 낮추고 외곽슛과 패스의 비중을 높임으로서 이 수비법을 박살(동료들의 지원은 좀 아쉽다)을 내버렸다.

말이 쉽지 이게 고작 2년차 선수(마이클 조던이 이 수비법을 박살낸건 6년차때다. 물론 수비에 대한 반칙콜이 지금 더 민감해진게 원인이기도 하지만 동료들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하고 해낸건 대단한거 맞다)가 해낸다는건 결코 쉽지 않다. 주변을 보는 시선과 좋은 슛스킬, 그리고 판단력이 부족하면 안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그 어려운걸 내가 해냈다는 것.

단독으로 상대의 타이트한 수비를 박살낼 수 있는 스킬, 상대 에이스를 평범하게 만드는 수비력, 팀원의 장점을 끌어내는 패싱능력, 위기의 순간 팀원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 그리고 수많은 팬을 끌어모으는 스타성까지 갖췄는데 이제 겨우 2년차다.

전성기를 구가하는 리그의 슈퍼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2년차라고. 이게 구단과 팀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줄 아나?

이런저런거 다 떠나서 슈퍼스타의 존재는 결국 돈이 된다. 그 돈을 벌게 해줄 선수가 2년차란거고, 보통 30대 초반까지 전성기가 유지하는게 보통이므로 향후 10년간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의미(FA로 다른 구단에 가지 않는다면 말이지)다.

팬들도 즐겁긴 매일반이다.

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임에도 두어시즌간 독보적 꼴등(심지어 리그 최악 기록에 맞먹는)을 했는데, 의문의 동양인이 혜성처럼 등장해 콩가루 같은 팀을 찰떡 같은 팀으로 바꾸고 다시 명문으로서의 위용을 끌어냈으니 열광(현지팬은 명문으로 자존심을 되찾아서, 아시아쪽은 그냥 아시아인이 리그를 씹어먹어서, 유럽쪽은 그냥 멋있어서?)을 안할 수가 없다.

거기다 종종 인터뷰때 코비처럼 은퇴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솔직히 코비처럼 많은 이들에게 축복받으며 화려하게 은퇴하고 싶다는 의미가 더 크지만, 레이커스에서 계속 뛰며 영원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고 싶은것도 사실이다. 다만 나에 대한 대우를 충분히 해줘야 이룰 수 있는 꿈이라서 확실하게 계속 레이커스에 남겠다는 말은 안했다(우승? 우승은 당연히 하지 않겠어? 혼자서도 우승에 근접한 위력을 발휘하는데 누군가 아쉬운 놈이 오겠지)

여하튼 요즘 LA에서 내 인기는 연일 상한가를 갱신하는 중이다. 물론 전국적으로도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고.

그래서 이번 올스타전에도 선발로 나간다.

무려 커리에게 근소한 차이로 지면서 2위다. 내 뒤에 털보레이터 제임스 하든과 나와 함께 시즌 평균 트리플 더블을 유지하고 있는 닌자거북이 러셀 웨스트브룩(어? 그러고 보니 스텟을 말안했구나. 내 평균 득점은 33.1, 어시스트 11.5로 두 부분에서 1위중이고, 리바운드도 무려 10.3이다. 2년차 중 처음이라고 하는 것 같던데. 아, 웨스트브룩은 득점 30.6, 어시스트 10.4, 리바운드 10.6이다)이 있다.

원래 가드 부분에서 2명이고 포워드센터에서 3명을 뽑는데, 워낙 가드 부분에 투표가 집중되면서 날 포워드로 돌리는 꼼수가 나왔다. 덕분에 제임스 하든이 선발 라인업에 들었고(무려 웨스트 브룩이 선발이 아닌 감독 추천이다. 팀성적도 그렇고 개인 성적에서조차 와일드와일드웨스트다) 스퍼스의 새로운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가 선발에서 제외되는 비운(어차피 나오긴 한다. 감독추천으로)을 겪었다.

올해도 1,2년차가 나오는 루키챌린지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작년처럼 얼굴만 보여주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전야제의 날이 되었다.

보통은 올스타 당일을 기다린다고 하는데 나는 전야제를 더 기다렸다. 올스타전은 말그대로 리그에서 날고 기는 선수가 다 나와서 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전야제는 다르다.

모든 게임이 개인전이기 때문에 얼마나 잘하냐에 따라서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준비했다. 올해 올스타 전야제는 나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전야제에 하는건 스킬스 첼린지, 3점슛 컨테스트, 그리고 덩크 컨테스트다. 보통은 이 중 한가지만 나간다. 올스타전에 출전 못하는 선수들 중에 한명이라도 더 나와서 주목 받으라는 일종의 암묵적 룰이지만, 사실 여러가지 나와도 우승을 한다는 보장도 없고 남는것도 거의 없이 힘만 빼는거라서(괜히 나와서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를 하면 오히려 욕이나 망신을 당한다. 밑져야 본전인데 나오고 싶겠어?) 생겨난 현상이다.

하지만 나는 다 나간다. 그래서 다 우승해버릴 생각이다. 흐흐흐···


“시작했습니다. 오옷! 빠릅니다. 정말 빨라요! 순식간에 지그재그 코스를 빠져나와··· 패스 구간은 한방에 성공합니다. 다시 달리는 나이트! 상대는 아직 패스 구간을, 아 이제 통과합니다. 그 사이 나이트는 레이업을 끝내고 마지막 3점슛 코스로 갑니다. 뒤를 힐끗 보고 던집니다. 와우! 깨끗합니다.”

“아이재아 토마스 선수가 엄청나게 느려보였습니다만, 시간상으로 보면 결코 느리지 않았습니다. 토마스는 진것도 진거지만 뭔가 억울할 것 같네요. 하하하···”

“그러게요. 시청자 여러분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토마스가 못한게 아니에요. 나이트가 너무 빨랐던 겁니다. 오해해서 토마스의 실력을 의심하시면 안됩니다.”


“토마스에 이어 고든 헤이워드까지 압도적으로 제압한 나이트, 그리고 전년도 우승자인 포르징기스를 이기고 올라온 니콜라 요기치의 결승이 시작되기 직전입니다.”

“지난 시즌에 포르징기스가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역시 빅맨에게 질 순 없다라는 마음에 오는 조급함 때문이었거든요. 오늘도 나이트가 그런 조급함에 휘둘리면 요기치에게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앞선 두번의 게임에서 보여준걸 보면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글쎄요. 토마스와 헤이워드 같은 왠지모를 패배감은 느끼지 않을 것이란건 확실합니다.”

“아하, 이기면 당연히 안느낄테고 압도적으로 져도 동포지션이 아니니까 그렇다? 맞죠?”

“하하하···”

“말씀드리는 순간, 시작했습니다. 역시 빠릅니다. 아니, 지금까지 중에 가장 빠릅니다. 아아··· 나이트 달립니다. 맙소사, 게임 끝났습니다. 요기치는 이제 겨우 레이업을 마무리 했는데 끝났어요. 이게 말이 되나요?”

“··· 이걸 뭐라고 해야되는거죠? 요기치도 패스 구간을 단번에 통과했어요. 그런데 차이가 이렇게 나네요.”

“워낙 빨리 끝나서··· 다시 영상 나옵니다. 와··· 다시봐도 환상적입니다.”

“허어··· 진짜 그 단어 이외엔 어떤 말도 못하겠네요. 스킬스 챌린지를 시작했던 목적에 가장 잘 맞는 모습이네요. 방향전환을 하기 위한 가장 최적의 스피드, 정확한 패스능력, 폭발적인 대쉬와 엄청난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프리드로우 라인에서 뛰어오른 레이업, 그리고 다시 폭발적 대쉬 후 완벽한 밸런스로 던져 올린 3점슛.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나이트가 보여준 오늘 모습은 두고두고 나올 것 같네요.”

“그렇죠. 아마 나이트 본인뿐만 아니라 많은 농구팬과 선수를 꿈꾸는 이들에겐 멋진 영상이 되겠어요. 물론 누군가에겐 의문의 패배감을 안겨주겠지만요. 하하하···”


내 상대들에게 의문의 1패(거의 반바퀴정도씩 차이를 내줬으니 굉장히 억울할거다. 지들도 나쁘지 않았거든)씩을 선사해주고 첫번째 퀘스트를 완료했다.

다들 우승을 축하하면서도 무리한거 아니냐고 하지만 전혀 나쁘지 않다. 보통 사람 기준이면 확실히 오버페이스처럼 보이겠지만 나에겐 적당히 몸도 풀리고 딱 좋은 정도다.

내공이 미세하지만 계속 늘어나면서 몸상태 자체도 계속 좋아지기 때문인데, 거짓말 조금 (많이)보태서 팔굽혀펴기 백만 스물 두개는 할 수 있을 정도다.

여튼 가볍게 첫번째 퀘스트를 완료하고 곧바로 두번째 퀘스트로 넘어갔다.

두번째는 3점슛 컨테스트. 작년에 이것도 도전하려고 했는데 주변의 만류로(올해도 그랬지만 쌩깠다) 그만뒀던 종목이다.

오늘을 위해서···는 아니지만 3점슛 연습···만 한것도 아니지만 외곽슛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덕분에 슛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고 올시즌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전히 플루터나 훅슛 같은건 볼을 던지는 각도나 터치감, 스텝 같은게 부족하지만 점프슛과 정상적인 레이업 스텝에 이은 언더슛 계열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첫번째 퀘스트를 하면서 가장 신경쓴건 마지막 3점슛이었다. 정확히는 바디밸런스와 리듬, 그리고 슛터치를 체크한건데 느낌이 좋았다.

이번 3점슛 컨테스트에는 총 7명이 출전했다. 전년도 우승자인 클레이 톰슨을 필두로 씨제이 맥컬럼, 카일 라우리, 웨슬리 매튜스, 에릭고든, 카이리 어빙, 캠바 워커, 그리고 나 이렇게 7명이 출전했다.

다들 팀내에서 3점을 담당하고 있고,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슈터들이다.

그들은 각자 친분에 따라 서로 웃고 떠들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보통 맨처음을 가장 싫어한다. 일정수준으로 몸을 풀어두기기 때문에 이 부분은 서로 비슷하지만 역시 압박감이 문제라서다. 그 다음부터는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난 그냥 1번으로 하길 원했다. 몸 상태보단 아예 초반에 기를 확 죽여놓은 좋을 것 같아서였다. 역시 선빵이 진리지.

올스타전을 위해 초빙된 MC가 신명나는 음악속에서 컨테스트가 시작됨을 알렸고,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사이드에 섰다.

자, 선빵 가보즈아!

삐익!

시작을 알리는 부저소리와 함께 볼을 잡아 슛! 그리고 확인없이 다음 볼을 잡고 연속으로 던졌다.

촤악!

좋은 리듬으로 볼을 던졌고, 마지막 머니볼을 던진 뒤 슛폼을 유지한 채 바라봤다.

촤악!

언제들어도 참 기분 좋은 소리다.

우다다 달려가 45도 위치에서 다시 슛을 던졌다. 아주 그냥 볼이 손끝에 착착 감··· 헉! 살짝 빠졌다. 머니볼인데!

텅!

중앙으로 이동해 볼을 잡고 슛을 던진다. 아오, 진짜 다른건 몰라도 머니볼을은 잡았어야··· 으악!

텅! 텅!

45도 머니볼부터 연속 세개 놓쳤다. 안돼! 집···

텅!

주웅!!!

촤악! 촤악!

머니볼이닷! 이번엔 넣어야지. 가즈아!

촤악!

좋아. 계속 이대로 끝까지 가보자. 두번째 45도에서 몽땅 다 쓸어담고 마지막 오른쪽 코너로 왔다. 여기에선 다섯개의 볼이 모두 머니볼이다. 시간은, 그렇지, 11초 남았구나. 여유 있네. 후우, 가자.

리듬을 지키며 발에서부터 시작한 에너지가 볼에 정확하게 실려간다.

삐익!

마지막 머니볼이 림을 가르는 순간 시간종료 부저가 울렸고, 관중석에선 거대한 함성이 벤치쪽에서 보는 선수들은 기뻐하거나 놀라거나 혹은 좌절, 그도 아니면 어안이벙벙한 얼굴들을 하고 있다. 총 34점 만점에 29점을 기록했으니 당연하다.

MC의 호들갑스런 소리가 들려왔고 벤치쪽으로 간 나는 바로 앉지 않고 씨익 웃으며 두번째 시그니쳐 세러머니를 날려줬다.

“와아!!!”

출전할 선수들이 일제히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

“뭐야, 뭐! 당장 그 춤 집어치우라고!”

“누가 나이트 잡아!”

라우리가 그 말에 바로 몸을 날려 내 목을 휘감으며 소리쳤다.

“다음이 나란 말이야! 왜 지금 그 춤을 추는거야?”

누구를 가릴 것 없이 달려들어 장난으로 날 마구 때렸고, 구경온 선수들이나 관중들은 이 모습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라우리가 컨테스트에 임했다.

하지만 춤의 여파인지 고작 18점만을 획득하며 좌절한 얼굴로 벤치로 오다 나와 시선이 맞는 순간 또 다시 몸을 날려 내목을 휘어잡으며 소리쳤다.

“왜 그 승리의 춤을 내 순서 직전에 춘거냐고!”

3번은 전년도 우승자인 클레이 탐슨. 탐슨은 한참 당하고 있는 우리쪽을 보며 말했다.

“라우리, 그 녀석 더 때려줘. 머리속에 림이 아니라 아까 그 춤이 계속 보여.”

“그렇지? 나도 그랬어. 엉? 들었냐고!”

탐슨의 말을 시작으로 모두가 자신도 그런다고 간증하며 또 다시 구타를 당했고 그게 멈췄을 땐 탐슨이 씁쓸한 얼굴로 오더니 공갈펀치로 날 한대 치고는 자리에 앉았다.

보니까 그가 기록한 점수는 23점.

보통 결선에 오르려면 25점 이상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점수면 탈락 가능성이 높았다.

다들 나가기 직전 내게 한마디씩 하거나 공갈펀치를 날리고 나갔고 불만족스런 얼굴로 들어오면서 또 한번씩 펀치를 날렸다.


“올해 3점슛 컨테스트는 영 시원찮네요. 작년까지만 해도 25점 가까이 점수들을 냈는데 올해는 20점도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거든요.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빠보이지 않는데도 그러네요.”

“신기하네요. 솔직히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캐스터인 커리 선수. 왜 저럴까요?”

“글쎄요. 아마 나이트의 좀전 그 춤이 문제이지 않을까 싶네요.”

“승리의 댄스?”

“자신한테는 승리의 댄스지만, 다른 선수들한테는 저주의 댄스거든요. 지난번에 동생(세스 커리)한테 들었는데, 경기 중에 당하니까 정말 귀신처럼 잘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와우, 그런 신통력이 있는 춤인가요? 어쩐지 나이트가 저 춤을 출 때 왠지 모를 어떤 느낌이 왔거든요. 어디 제가 한번 해볼까요?”

자리에서 일어난 캐스터가 허리를 흔들거리며 허우적거리자 커리와 해설을 보고 있는 밀러가 질겁을 하더니 금방 심각한 얼굴로 말했따.

“아,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졌습니다. 안좋아요.”

“그런가요? 전 기분 좋은데. 역시 뭔가 있나보네요. 커리선수도 나중에 한번···”

“흐음··· 급하면 한번 해볼까요?”


해설진들의 이 장난 같은 말은 한동안 인터넷에서 내가 동양의 주술사이고 이 춤은 주술의 힘이 담겼단 루머가 돌게 만들었다.

미안하다, 얘들아. 내가 이러려고 한건 아닌데···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이 글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마구 쓰는 글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읽으면 됩니다.

근데 주말만 되면 추워지면 어쩌잔거지.

애들하고 어딜 가질 못하자나

아무래도 지구가 멸망할건가봐요

바람이 태풍처럼 불고 날씨는 안풀리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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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의 신-에어나이트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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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27-2. 나이트 룰(Knight Rule) +10 18.04.05 2,234 45 17쪽
90 27-1. 나이트 룰(Knight Rule) +20 18.03.28 2,331 43 23쪽
89 26-3. Last Christmas +8 18.03.22 2,338 39 20쪽
88 26-2. Last Christmas +6 18.02.28 2,570 43 34쪽
87 26-1. Last Christmas +6 18.02.26 2,732 39 16쪽
86 25-3. 스캔들 +18 18.02.23 2,935 37 30쪽
85 25-2. 스캔들(19금 근접) +6 18.02.21 2,869 30 10쪽
84 25-1. 스캔들(15금과 19금 사이) +8 18.02.20 2,881 40 17쪽
83 24-3. 승승장구 +10 18.02.14 2,729 57 12쪽
82 24-2. 승승장구 +5 18.02.13 2,770 49 23쪽
81 24-1. 승승장구 +5 18.02.09 2,893 51 13쪽
80 23-3. 시즌 개막 +14 18.02.06 2,824 77 20쪽
79 23-2. 시즌 개막 +2 18.02.05 2,990 45 19쪽
78 23-1. 시즌 개막 +16 18.01.26 3,298 49 15쪽
77 22-4. 언터처블 +6 18.01.24 3,166 45 18쪽
76 22-3. 언터처블 +17 18.01.22 3,124 57 20쪽
75 22-2. 언터처블 +8 18.01.18 3,338 45 15쪽
74 22-1. 언터처블 +16 18.01.15 3,352 51 18쪽
73 21-4.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2 18.01.12 3,364 50 12쪽
72 21-3.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12 18.01.11 3,354 47 16쪽
71 21-2.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 거야? +12 18.01.09 3,454 50 17쪽
70 21-1. 운동선수가 이래도 되는거야? +6 18.01.05 3,547 57 16쪽
69 20-3. What can I say? Mamba out! +26 18.01.01 3,334 51 23쪽
68 20-2. What can I say? Mamba out! +8 17.12.30 3,280 54 11쪽
67 20-1. What can I say? Mamba out! +11 17.12.28 3,435 57 18쪽
66 19-4. 왕좌의 게임 +13 17.12.24 3,494 41 13쪽
65 19-3. 왕좌의 게임 +8 17.12.23 3,312 51 10쪽
64 19-2. 왕좌의 게임 +8 17.12.18 3,417 56 12쪽
63 19-1. 왕좌의 게임 +20 17.12.16 3,723 49 14쪽
62 18-3. 순수(Pure)의 시대 +8 17.12.08 3,681 4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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