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그림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최강바보
작품등록일 :
2013.01.04 19:06
최근연재일 :
2014.12.10 14:58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68,497
추천수 :
615
글자수 :
316,706

작성
13.02.18 00:33
조회
2,905
추천
13
글자
10쪽

평가전 - 제16화. 황도로

DUMMY

- 제16화. 황도로 -




도영이 자신의 뜻을 밝히고, 발타자르와 강만호는 별다른 뜻을 내비치지 않았다. 퇴근 시간이 되어 도영을 먼저 돌려보낸 다음에야 그에 관하여 이야기했다.

“그대로 내버려둬도 될까요? 품으려고 했으면 제대로 우리 사람으로 만들어야 할 텐데요.”

“합마도 못했고, 우리도 아직 못한 거지. 뭐, 어디까지나 보직 신청‘권’이니까 바꿀지 안 바꿀지는 아직 모르잖나.”

“그러면 다행이기야 하겠지만요.”

단지 그들이 평가전이라는 흔치 않은 행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흑검사가 나타나기 이전에 기획되었다는 것 정도였다. 브라이언 데이비스가 도영이 흑검사 조사대를 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는 불분명했고, 그렇기에 이것이 단순히 도영을 다른 곳으로 빼내기만을 위한 브라이언 데이비스의 계책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오직 도영 하나만을 위하여 전국의 무사들을 움직이는 것은 이율배반이었고 무리수였다. 종합적으로는 전국에 퍼진 무사들 중 우수한 인재를 그들 쪽으로 돌려버리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음, 임시 호위 무사를 구해줘야 되겠는데?”

“내일 중으로 수소문하겠습니다. 아니면 경비병 수를 조금 더 늘리시지요.”

도영이 그 평가전에 나가게 된다면 셋 중 누군가 한 명은 함께 황도로 가야할 듯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황도로는 갈 수 없는 발타자르가 천동시에 혼자 남는 것은 브라이언 측의 표적이 되기에 딱 적당했다. 때문에 발타자르도 강만호도 천동시에 머물 생각이었다.

“음…… 그럴까? 괜히 다른 사람 들여서 눈도장 찍는 것보다는 낫겠지?”

“최악의 상황이라면 그 백영단이 나오겠지요.”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하디 모파상이라는 백영단이 여전히 그들 주위에서 매복하고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도영 혼자 두는 게 더 위험할 것 같은데.”

“어느 쪽이든 위험요소는 생깁니다. 일단 황도 쪽으로 가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고, 동행하도록 해보죠.”

“음.”

그리하여 도영의 황도행이 결정되었다. 천동시에 온지 그리 오랜 기간이 지났다고는 할 수 없었으나, 도영에게는 황도가 상당히 오랜만에 가는 곳이었다. 강만호는 도영과 함께 갈 일행을 알아보았고, 의외로 쉽게 그 일행을 구할 수 있었다.

“기왕 할 거 1등 먹어라.”

“이적하든 안 하든 돌아오긴 해야 되니까, 잘 다녀와. 이건 가면서 적당히 쓰고.”

“저…… 감사합니다.”

평가전까지 남은 기간 5일. 도영이 황도로 떠나는 날짜가 되었다. 새벽 3시. 한참 어두운 시간에 발타자르와 강만호가 배웅을 나와 주었다. 강만호는 발타자르와 사전에 상의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도영에게 노잣돈이 든 주머니를 내밀었다.

“여튼 호사장, 잘 부탁하네.”

“걱정 마십쇼. 계절마다 가야하는 길이고, 마침 시기가 일치하니까요.”

생선 가게 아저씨 호사비 다파마가 마침 분기별 영업 실적 등을 보고하기 위해 황도의 본점으로 가게 되어 있어서 그 마차에 도영도 함께 타도록 한 것이었다.

“거기 가면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알지?”

“네. 걱정 마세요.”

일단 일반인 앞이라서 토대인 합마를 평소처럼 부르지는 않고 둘러말했다. 도영 역시 황도에 가게 되면 몸을 의탁할 것은 딱 한 군데뿐이었다. 하지만 도영의 속으로는 토대인 합마에게 선뜻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은 그가 보내준 소중한 보직을, 그리고 자신의 앞에 있는 두 사람을 떠나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호사비가 도영을 먼저 마차에 태웠다.

“마차로 꼬박 달리면 내일 정오에 도착할 거리야. 여기저기 들르면 3일 정도 걸릴 테지. 몸 관리 잘 해.”

“명심할게요.”

“그래.”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어이, 갑시다!”

호사비가 마차에 올라서 문을 탁 닫으며 마부에게 소리치자 천천히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 시장님. 만호 형. 다녀올게요.”

“오냐.”

“다녀와라.”

덜컥덜커덕 소리를 내며 마차가 움직였고, 배웅을 나온 두 사람이 점점 멀어졌다. 도영은 맞은편에 앉은 호사비는 신경도 못 쓰고 바깥의 두 사람만 쳐다보다가, 그들이 쉬러 들어가는 것을 본 후에나 편하게 앉았다.

“신경이 많이 쓰이나본데?”

“네.”

“직장 상사니까 그렇겠지.”

새벽. 달도 일주일만 지나면 완전히 그믐이 되어 보이지 않게 될 것이었지만, 도영은 그 시간에도 여전히 기운이 충만해 있었다. 그런 것은 앞에 앉아있는 호사비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그런데 보직 옮길 생각이야? 나름 미련이 있는 것 같은데.”

“…… 중요한 일이니까요.”

“그런가? 뭐 더 중요한 일일 테니까. 그보다, 난 먼저 자야겠군.”

호사비는 사나운 바다 위의 배에서도, 달리는 마차 안에서도 잔 경험이 꽤나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도영 쪽이 신경 쓰이는 듯했다. 아무래도 첫날은 마차 안에서 자야하는 것이 황도로 향하는 일정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편승한 도영이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었다.

“먼저 주무세요.”

도영은 계속 바깥을 쳐다보았다. 머지않아 천동시의 관문을 넘어 외진 길로 들어서기 시작했고, 마차의 흔들림은 더욱 심해졌다. 호사비는 신기하게도 그 상태에서 팔짱을 낀 채 머리를 푹 숙이고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평가전이라…….’

자주 있는 행사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아예 들어본 적 없는 행사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치러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도영이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발타자르와 강만호의 평소 태도도 뿌리치고 신청한 만큼, 반드시 상위권을 차지할 생각이었다.




황궁, 브라이언 데이비스의 집무실.

“선공(宣公). 지금쯤 그 호위무사가 경동시를 지나고 있을 겁니다.”

로브를 뒤집어썼으나 등이 굽은 듯 보이는 로베르토 루스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밖을 보고 있는 브라이언 데이비스의 뒤통수를 향해 말했다. 한낮의 햇살이 들어오는 것을 정면으로 받으며 여유롭게 홍차를 즐기고 있었다.

“으음. 잘 걸렸군.”

이미 브라이언은 그가 가진 인사권을 미끼로 도영에 관하여 대강 조사를 끝내둔 상태였고, 어림잡아 도영이 학교를 다니면서 특정한 보직을 노리고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것을 토대로 도영이라는 능력자를 어떻게 발타자르의 곁에서 제거할지 나름대로 고민을 한 결과가 바로 기획 도중이었던 평가전에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카리야 아기토의 보고를 들어볼 때, 무리해서 죽이는 것은 조용한 일처리가 방해가 될 것 같았고, 또한 그 정도 능력을 가진 젊은 무사라면 자신 쪽으로 돌려보거나 그가 원하는 다른 곳으로 배치하여 나라의 인재로 쓸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백영단의 위치 파악은 어떻게 됐나?”

“토대인 공의 직속 비서 1명과 대검 쓰는 자 1명이 그 곁을 지키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특명으로 서부 국경 지대에 임시 파견 상태입니다. 나머지 한 명은 행방불명입니다.”

“이번 일을 알고 미리 발타자르 쪽에 붙여뒀겠지.”

단순하게 생각하면 도영이라는 고양이를 없애려다가 백영단이라는 호랑이가 달라붙은 꼴로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호위 무사로서 항시 발타자르의 곁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면 백영단을 다시 황도로 불러들일 방법은 충분히 많았다. 그렇기에 브라이언은 홍차를 느긋하게 마시며 일광욕을 즐길 수 있었다.

“날씨 참 좋군. 평가전 신청자가 몇 명이라고 했지?”

“총 247명입니다.”

“흠, 심하게 많군. 예선으로 반 이상은 쳐내.”

“간단히 32명으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음. 토대인 쪽은 어떻게 하고 있나? 모를 리가 없는데.”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교장 일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동시.

경동도의 도청이 있는 시이기도 했고, 도의 이름이 그대로 시의 이름이 된 지역이었다. 천동시가 1의 규모라면 경동시는 100에 가까운 대도시였다.

“여기서 밥 먹고 가자.”

“호림 수산업이네요?”

같은 점포.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미 이곳의 점장은 황도로 출발했다고 했다. 어차피 지정 기간 내에 보고만 직접 하러 가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지체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그 점포의 천동시와 경동시의 차이는 활어 유무였다. 늘 냉동으로 들여오는 천동시와는 다르게 경동시에는 살아있는 생선들이 존재했고, 호사비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대로 생선을 탁탁 집어 들더니 곧장 주방에 들러 자신의 짐 속에 있는 칼을 꺼내 들었다.

“우와…….”

퍼덕퍼덕 날뛰는 생선 중 하나를 순식간에 비늘을 제거하고 살을 발라내어 준비해둔 접시에 올려놓는 것은 도영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호사비의 거친 손에서 빛이 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능숙했다.

“내가 천동시에 있으면서 활어 구경을 못해서, 꼭 여기 오려고 했었지.”

직접 손질하여 만든 회를 접시에 가득히 담고 안쪽에 있는 테이블에 올려두고는 식사를 시작했다.

“솜씨가 대단하세요.”

“별 거 아냐. 점장 급이면 다들 이 정도는 기본이지. 너는 어때? 평가전 잘할 자신 있어?”

“상대를 봐야죠. 제 기수만 모이는 건 아니니까요.”

“음. 나야 네가 칼 쓰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까.”

“쓸 일이 없는 게 좋은 거죠.”

이야기거리는 이상하게도 계속 흘러나왔다. 호사비가 그럭저럭 화젯거리가 떨어질 때가 다가오면 다른 화두를 제시해서는 꽤나 재미있게 대화했다.

“또 마차 타고 가야하긴 한데, 저녁쯤이면 경동도는 벗어날 거야. 숙소는 거기 가서 알아보자.”

마차 여행과도 같은 황도로 가는 길. 도영에게 초행길은 아니었지만 혼자였다면 삭막하고 고민이 많았을 그 길에 생선가게 사장님이 함께하여 전혀 흔들리지 않고 곧게 전진할 수 있었다.




작가의말

회 먹고 싶네요.

여하간 이 화는 그저 이어지는 장면이라 다음 화를 바로 올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칼 그림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8 평가전 - 제27화. 4강 13.03.25 1,192 11 14쪽
27 평가전 - 제26화. 성난 이리 13.03.22 714 10 11쪽
26 평가전 - 제25화. 숏소드 익스퍼트 13.03.17 842 12 12쪽
25 평가전 - 제24화. 앙숙 +1 13.03.13 1,014 12 11쪽
24 평가전 - 제23화. 사마염의 불 +1 13.03.10 890 11 15쪽
23 평가전 - 제22화. 본선 개시 13.03.07 1,015 15 13쪽
22 평가전 - 제21화. 차근차근 +1 13.03.02 1,970 12 13쪽
21 평가전 - 제20화. 예선 2차전 개시 13.02.26 1,989 13 13쪽
20 평가전 - 제19화. 비렁뱅이와 거지 +2 13.02.23 1,925 13 11쪽
19 평가전 - 제18화. 각지의 무사들 +1 13.02.21 1,448 9 13쪽
18 평가전 - 제17화. 예선 개시 13.02.18 2,341 10 12쪽
» 평가전 - 제16화. 황도로 13.02.18 2,906 13 10쪽
16 평가전 - 제15화. 현실 직시 13.02.13 2,928 11 12쪽
15 평가전 - 제14화. 흑검사의 잔향 13.02.10 3,034 10 13쪽
14 촌구석 무사 - 제13화. 검은 그림자 +2 13.02.08 1,452 10 11쪽
13 촌구석 무사 - 제12화. 생선가게 아저씨 13.02.07 1,676 14 15쪽
12 촌구석 무사 - 제11화. 경험 +1 13.02.05 992 12 12쪽
11 촌구석 무사 - 제10화. 맛보기 +1 13.02.01 860 13 14쪽
10 촌구석 무사 - 제9화. 조사 13.01.25 931 10 13쪽
9 촌구석 무사 - 제8화. 괴물 13.01.23 1,028 10 14쪽
8 촌구석 무사 - 제7화. 회유와 고집 13.01.21 1,095 10 14쪽
7 촌구석 무사 - 제6화. 발자국과 레일 +1 13.01.19 1,136 13 15쪽
6 촌구석 무사 - 제5화. 귀환 13.01.16 1,150 14 9쪽
5 촌구석 무사 - 제4화. 토대인과 도영 +1 13.01.15 1,648 16 13쪽
4 촌구석 무사 - 제3화. 토대인 합마 +1 13.01.13 1,582 15 13쪽
3 촌구석 무사 - 제2화. 활쏘기 13.01.12 1,580 15 10쪽
2 촌구석 무사 - 제1화. 무사의 임무 13.01.12 1,958 16 13쪽
1 프롤로그 - 호위무사 +1 13.01.04 3,791 17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