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대륙 (1)
격변하는 대륙 (1)
[백두산 2,000m 높이에서 화산이 분화하였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조처하려 하고 있으나 화산이 폭발한 곳은 중국이 관리하는 지역입니다. 아직 중국에서는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으며 공식적인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화산이 폭발하고 한 시간 뒤 화산이 분화하고 있는 곳에서 강한 자기장 현상이 일어나며 화산 번개가 일어났으며 아주 강한 빛이 뿜어졌다는 증언이 있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에서는 중국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백두산의 화살 폭발로 인해 쇼크 그 자체였다. 그러나 정인 연구소는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벌써 사흘이 지났는데도 내가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인이는 아직 깨어나지 않았나?”
“그렇습니다.”
“오늘이 사흘째인데 아직 생명 반응에 변화가 없습니다.”
“수술을 시켜 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인간의 세상에서는 수술로 모든 사람이 고쳐지잖습니까?”
“이건 수술로 고쳐질 게 아니야. 루퍼.”
“정인님은 특별하시니 벌떡 일어나실 거라고 지니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천우성님”
“그렇습니다. 이전에도 이렇게 쓰러졌다가 일어난 일이 있었다고 하셨어요.”
“빨리 일어나셨으면 좋겠네요.”
이전에는 지니 혼자만 대응하면 됐는데 갑자기 4개의 개체가 말을 하니 아버지는 정신이 없었다.
'지니와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일 텐데 다들 왜 이렇게 성격이 다른 거지?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긴 하네.'
그건 바로 이 4개의 개체가 내 아들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지니가 그렇게 프로그래밍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깨우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아들은 강한 전기적 자극으로 인해 세포들이 활성화된 상태야. 세포를 떼어내 실험을 해보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세포들이 돼버렸어.
라파가 보여준 위성 영상을 보면 아들이 급격히 전기를 끌어모으자 급속도로 온도가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어. 10MV까지 전기를 올렸으면 당연히 온몸이 터져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았고 말 그대로 천운이라고밖에 할 수 없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들이 준비한 발전소의 용량이 1MV가 한계라고 했는데 나머지 9MV는 어떻게 모은 거지? 혹시, 아들이 주위에 떠도는 전하를 같이 모은 건가?'
그로 인해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피부가 타버렸다?
그럴 수도 있었다.
지금 얼굴과 전신에 이식한 피부는 원래 있던 피부보다 약할 테니까. 거기까지는 어떻게 이해를 한다 치더라도 화상으로 뭉개진 피부가 떨어지면서 그 속에 새로운 세포들이 급속도로 활성화됐다. 말 그대로 아기 피부 같다고 할까?
“모든 검사를 마쳤는데도 특별한 이상은 없는데 왜 안 깨어나는 거지? 빨리 깨어나야 할 텐데.”
과학적인 호기심도 강했지만, 아들에 대한 걱정으로 사흘째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한편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장관 회의가 진행 중이었다.
“바람의 방향이 서쪽이나 북서쪽으로 흐르고 있어 아직은 한국의 피해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만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언제까지 바람의 방향이 우리에게 유리할지도 모르고요.”
“맞습니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 쪽에서 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거죠?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연 현상을 막을 방법이 없으니 그냥 두겠다고 하더군요.”
“그게 우리에게 보낸 공식 입장입니까?”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 쪽에서 조처하겠다고 한 것은 어떻게 됐나요?”
“거부하였습니다. 대신 화산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면 본인들이 직접 처리하겠다고 하더군요.”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결국,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얻으려는 속셈이잖습니까?”
“그렇습니다. 도대체 중국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아직 정인님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제가 직접 연구소로 찾아가 봤는데 정인님과 미팅을 할 수 없다는 공식 답변만 받고 돌아왔습니다.”
“혹시 무슨 사고라도 있는 건가요?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잖아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 정인님이 공격받았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절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어쩔 수 없이 공해상에 떠 있는 회전판을 가져다가 백두산에 두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서해상에 회전판을 설치하고 나서 많은 국민이 안정감을 찾았으니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맞습니다. 외교적인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화산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짊어져야 한단 말인가요?”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용하시더라도 최후의 최후까지 보류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지금 한국 국민 전체가 화산으로 인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저렇게 나온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이건 국가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위협입니다. UN에 이 문제를 강력히 항의하십시오.”
“당연히 UN에 이 문제를 항의하고 처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감정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시는 것 좋지 않습니다. 중국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 이후 한한령이 풀리고 중국 수출이 300% 이상 늘어났습니다. 그로 인해 2년 동안 북쪽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들과 얼굴을 붉힌다면 다시 한한령이 발생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겁니다.”
“물론 중국이 큰 수출국인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전 한한령일 때도 우리는 버텨냈습니다. 거기다 지오 그룹으로 인해 한국 제품들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있기에 꼭 중국이 아니더라도 수출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건 그렇습니다. 우리가 중국 수출이 늘어난 이유도 미국이 중국에 수출을 막아서입니다. 중국이 언제 다시 한한령을 들고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삼별 전자에서 중국 공장을 현지 반도체 공장에 판매해 중국 시장에서 손을 뗀다는 이야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기업들이 저리 행동하는 것은 이미 중국의 대세가 기울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대통령은 장관들의 말을 듣고 결정을 내렸다.
“참 안타깝군요. 중국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의 욕심으로 인해 어려운 길을 걸으려고 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우리 국민의 피해가 있으면 안 되니 추이를 지켜보다가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화산재가 한국 내륙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회전판 1기를 백두산 위에 설치하도록 하죠.”
“그렇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백두산의 화산이 폭발했다고?”
“그렇습니다. 그로 인해 작전이 잠시 중지되었습니다.”
“화산까지 우리를 도와주는군. 작전 다시 재계하고 기간을 단축해.”
“기간을 말입니까?”
“그래. 아시아인들이 말하는 대로 하늘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잖아? 그러니 우리 뜻대로 중국은 망하게 될 거야.”
“알겠습니다. 요원들을 독려해 기간을 앞당기도록 하겠습니다.”
며칠 뒤
미국 CIA 요원들이 회의를 진행했다.
“중국에서 화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뭐라고 하던가?”
“자연재해는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만큼 그대로 두겠다고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 화산 폭발로 우리가 입을 피해는?”
“바람의 방향도 서풍으로 불고 있고 위성이 떨어진 이후 비행기 운항이 되고 있지 않아 그리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피해가 없다면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겠지.”
“중국과 국경을 마주 보고 있는 한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제안했습니다. 중국이 합당한 대가를 지급하면 화산재의 피해를 줄일 방법을 제공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래 요즘 한국의 과학력이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을 하고 있으니 화산 피해를 막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을지도 몰라.”
“우리 쪽 분석도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섬을 만든 물질은 아직 알 수 없으나 그 물질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화산을 막을 방법이 있을 겁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한국 서해에 떠 있는 회전판을 이용하면 방사능 낙진 때와 같이 화산재의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렇겠지. 그래서 중국이 어떤 답변을 내놨나?”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뭐? 거절했다고?”
“그렇습니다. 이전에 중국이 회전판의 회로도를 한국에 요구했다 거절당한 적이 있었잖습니까? 이번에도 같은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받았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아쉬울 게 없다고 판단한 모양입니다.”
“점점 더 자신들을 구렁텅이로 몰고 가고 있군. 그건 그렇고 아직도 우리 쪽에서는 같은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나?”
“NASA에서 노력하고 있으나 연구의 진척이 느립니다.”
“참 답답하군. 51구역에 맡겼으면 바로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직 방법도 알아내지 못했다니 말이야. 이렇게 실력 차이가 컸나?”
“51구역에서 보조하던 과학자들도 최하 30년 이상 학계에서 주름잡던 자들입니다. 그만큼 실력 차가 클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인슈타인 재능 개발원을 51구역에 건설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51구역에서 실험했던 모든 내용을 제대로 백업을 받아두지 못해 미국의 과학력이 급속도로 주저 않자 버렸습니다.
이 사실이 외부로 밝혀진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의 국가 권력을 유지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군사력은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진행된 상황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 51구역이 녹아내린 이유는 찾았나?”
“이전에 보고 드린 내용에 추가된 내용은 없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런데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군. 무슨 실험을 했기에 51구역 전체가 녹아내릴 수 있는 거지? 그곳에 수소 폭탄도 실험할 수 있는 실험실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한두 구역이 사라졌다고 해도 믿지 못할 일인데 51구역 전체가 녹아 버리다니 말이야.”
“열심히 찾고 있으니 곧 밝혀지겠죠.”
“그런데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연구소는 찾았나?”
“안타깝지만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절반 이상이 OS가 바뀌어 해킹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쪽 슈퍼컴퓨터에 넣고 분석해 봐. 그럼 구멍을 찾아낼 수 있을 거 아냐?”
“이미 해봤습니다. 그러나 들어갈 틈이 전혀 없습니다.”
“인간이 만든 건데 허점이 없다는 게 말이 돼?”
“전혀 없습니다. 전혀. 그래서 저도 답답합니다. 정말 완벽한 프로그램이라고 혀를 내두르더군요.”
“그럼 그 말도 안 되는 섬을 지오 그룹이라는 곳에서 만든 것이 아닐까?”
“지오 전자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의 성능이 높은 건 사실이나 제품 대부분을 복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공 섬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 대규모 프로젝트를 일반 기업이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습니다.
51구역에 연구진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하나하나가 모두 역사를 바꾼 아인슈타인과 비슷한 실력을 가졌지만, 그들 중 혼자서 과학을 급속도로 발전시킨 자는 없습니다.”
“그래 그 말이 맞아. 과학이라는 것이 혼자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건 그러고 중국의 내분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나?”
“그렇습니다. 달라이라마와의 회동 직후 중국에서 내전이 일어날 겁니다. 처음에는 중국 정부가 손을 쓸 수 있을지 몰라도 중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티베트인의 독립운동을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이때 벌어지는 모든 일은 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SNS를 통해 중국 내에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알게 될 겁니다.”
“좋아. 그렇게 진행해.”
“알겠습니다.”
“그래도 중국에 지도자가 없으면 저들이 독립운동 하는데 좀 더 편할지 모르니 저격수를 배치해서 주요 인사를 저격하게 하는 것이 좋겠어.”
“그건 좀 문제가 있지 않겠습니까?”
“중국 천안문 사태를 생각해 봐. 티베트인이 모두 죽어도 중국은 전혀 동요하지 않을 거야. 그냥 개죽음이지. 그러면 우리가 지금까지 공들인 이유가 없어지잖아? 대신 저격자는 티베트인으로 하고 그가 영웅이 돼야겠지.”
“알겠습니다.”
“위구르와 몽골, 홍콩은 어떻게 됐어?”
“그쪽도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티베트인들이 내란을 일으키면 바로 위구르인들도 동참할 것입니다. 중국 정부가 인터넷을 통제해도 준비된 해커들이 인터넷 통제권을 획득할 겁니다. 이때 홍콩에 주둔한 중국군을 접수할 겁니다.”
“좋아 실수 없도록 준비해서 실행해.”
“알겠습니다.”
드디어 중국 역사상 감당하기 힘든 대규모적인 독립운동이 벌어지기 전날이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나는 깨어났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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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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