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길들이는 여러 가지 방법 (3)
나라를 길들이는 여러 가지 방법 (3)
이곳의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건설에 참여한 모든 작업자도 한국인이었다.
지오 건설이 상장되기 한 달 전. 팀 전체가 갑자기 뉴질랜드 지사로 발령이 났다.
뉴질랜드에 지사가 있다는 것을 모르던 그들은 당황했고 그보다 더 당황한 것은 지오 그룹이 지오 건설의 최상위 지배 회사인 줄 알았는데 본사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본사가 따로 있을 거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기에 이 발령이 더 불안했다.
뉴질랜드에 도착하자 그들은 맞이한 곳은 지오 건설과 같은 기술을 가진 W.L Construction이라는 건설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곳은 새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신생 건설사였다.
“세계의 모든 위성이 떨어진 후 지오 전자의 매출은 급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발표했지만, 안타깝게도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얼마 되지 않아 중국 전쟁이 발발했기에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타국에 지사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아시아를 벗어나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지오 건설의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절실하게 원하는 곳이 많거든요.”
“그럼 중국 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에 있는 지오 건설은 사라지는 건가요?”
“모든 기업이 그렇듯이 매출이 최우선시됩니다. 매출이 없으면 망하니까요. 하지만 한국의 지오 건설은 건재할 겁니다. 중국 전쟁이 끝나면 중국을 다시 개발해야 하니까요.”
“그렇군요. 그럼 이곳에서도 지오 건설의 직급과 급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겁니까?”
“뉴질랜드에 만든 이 기업은 한국의 지오 건설과 같은 회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직급과 급여도 모두 같습니다. 팀으로 발령 낸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니 이곳을 지오 건설이라 생각하시고 우리의 놀라운 기술을 세계에 알려 주시면 됩니다. 이곳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그럼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자제도 따로 공장을 만든 것입니까?”
“아직은 아닙니다. 모든 자제는 한국에서 공수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 전쟁이 장기화하면 어쩔 수 없이 자재 생산 공장을 다른 나라에 건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군요.”
“우리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러도록 하지요.”
팀원 전체가 지오 건설과 정말 같은 그룹의 회사가 맞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들이 알아보던 정보는 미카가 주었고 그 정보를 보고 팀원 전체가 W.L Construction과 재계약에 동의했다.
그렇게 계약을 하고 첫 번째로 맡은 업무가 바로 나미비아의 오아시스 프로젝트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그러게요. 어쩌면 뉴질랜드 W.L Construction 기업이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을 내려준 것 같습니다.”
공사를 담당하고 있던 총 책임자가 대통령에게 말했다.
“이 도시에 사람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지금보다 더 빨리 숲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나미비아의 전체 인구수가 2백 3십만밖에 되지 않는 데다 그중 50% 이상이 절대 빈곤층이라 이 도시에 들어올 수 있는 자들이 얼마 없다는 것입니다.”
총 책임자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대통령과 총리를 보고 말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이곳을 특별 자치구로 지정하고 인구의 반이 넘는 절대 빈곤층을 위한 도시로 만드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뭐요? 이렇게 훌륭한 도시를 빈곤층을 위해 사용하라고요?”
“무슨 뜻인지는 알겠으나 그건 곤란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도시는 발전소, 수력 시설, 농지 시설, 산업 시설에 숲까지 우리의 수도보다 더 놀라운 인프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도시를 빈민층에게 사용하라니요?”
“한국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국민이 잘살아야 국가가 부강해진다. 그 말의 뜻을 모르지는 않으실 겁니다.
한국이 부강해진 이유를 잘 생각해 보십시오. 70년 전. 남북 전쟁이 끝나고 한국은 지금의 나미비아보다 더 심한 빈민국이었습니다. 국민 90% 이상이 절대 빈곤층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을 보십시오. 누가 빈민국으로 보겠습니까? 국가가 잘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닙니다. 국민이 잘살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일으켜 세운 것이죠.
이제 나미비아도 우리와 같이 일어설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통령님과 총리님이 앞장서셔서 국민의 기둥이 되셔야 합니다.”
총 책임자의 말에 잠깐이나마 감동한 표정이었다. 그러나 대통령과 총리는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환경이 사람을 만듭니다. 그것을 저희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곳에 들어온 빈민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 그들은 국가를 일으킬 초석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식료품과 생활용품들을 수입에만 의존하실 겁니까? 중국 전쟁으로 식료품 수입의 어려움을 겪고 계시지 않습니까?
이 도시에는 산업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시고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들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나아가 다른 아프리카 지역에 수출할 수도 있도록 우리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과 총리님이 결정만 하시면 됩니다.”
대통령과 총리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총 책임자는 쐐기를 박을 만한 결정타를 날렸다.
“이곳을 실험 도시로 운영해 보시고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하신 후에 마음에 드신다면 다른 지역에도 적용해 보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나쁜 생각은 아니었다.
아직까지는 다이아몬드와 비철금속을 수출해 먹고 살고 있으나 언제 자원이 고갈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뭔가 보험을 들긴 들어야 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죽음의 땅이던 이곳에 1km²의 작은 숲을 만들었고 그 나무 중 말라 죽은 나무가 전혀 없었다.
이런 일이 가능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대통령과 총리는 오아시스 프로젝트 총 관리 책임자의 말에 왠지 믿음이 갔다.
이들은 그럴듯한 말발로 사기 쳐서 돈이나 빼먹고 도망가는 그런 기업이 아니었다.
“좋습니다. 오늘 돌아가 긍정적으로 생각해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내린 결정이 나미비아에 큰 힘이 될 겁니다.”
“그런데 교육은 누가 시키는 겁니까?”
“뉴질랜드에 있는 Future Electronics 기업에서 원격 제어 교육 시스템을 설치해 드릴 겁니다. 모든 집에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교육받을 수 있도록 개발된 교육 시스템입니다. 2000년 초반에 한국에서 개발했는데 나미비아 환경에 맞아 큰 도움이 되실 겁니다.”
“그런 게 있었습니까?”
“한번 보시면 마음에 드실 겁니다. 이 제품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한국에서 활용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워낙 사교육이 발달하여 사회 곳곳에서 반발이 심해 시행하지는 못했거든요.”
“기대되는군요.”
대통령과 총리는 뤼데리츠 곶에 건설된 도시를 둘러본 후 돌아갔다.
사흘이 지나고 절대 빈곤층에게 집을 제공한다고 나미비아 국영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 방송을 보고 많은 사람이 뤼데리츠로 몰려들었고 이곳까지 올 여력도 없는 사람들은 국가에서 제공한 트럭을 이용해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
정부의 지원으로 절대 빈곤층을 가려내 선착순으로 집을 임대해 주었고 교육과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밀려드는 마피아들로 골치를 썩이고 있었다.
초반에는 무력으로 마피아들을 어느 정도 진압해가며 막았으나 어느 순간부터 국경 수비대를 공격하며 밀고 들어왔다.
국경을 넘는 마피아의 수가 최소 백 명 단위였고 중무장을 하고 있었기에 국경 수비대가 모두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로 인해 국경 경비대의 불만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갔다.
“도대체 이곳에서 주워 먹을 것이 뭐가 있다고 자꾸 기어들어 오는 거야?”
“혹시 마피아들끼리 전쟁이 난 건 아닐까요?”
“전쟁이 났으면 자기 나라에서 싸워야지 왜 우리나라로 들어오냐고.”
“몇 년 전 뉴스에 우리나라의 마약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고 했거든요. 그러니 마약 사업을 두고 마피아들끼리 전쟁이 날 수도 있죠.”
“아무리 그래도 국경을 침입하는 마피아들이 너무 많잖아. 위에서는 뭐래? 증원 해주겠대?”
“얼마 전에 증원했는데 바로 또 해주겠습니까?”
“젠장. 우리가 막아야 하는 국경이 얼마나 넓은데 1개 사단이라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가 무슨 힘이 있다고 저 많은 중무장한 마피아를 상대하라고 해?”
“그러게 말입니다.”
“오늘도 몇 팀이나 들어올지 모르겠네.”
워낙 많은 마피아가 국경을 넘고 있기에 경고 후 돌아가지 않으면 모두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 명령으로 며칠 전 마피아와 국경 경비대 간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 소문이 퍼졌는지 마피아들은 중무장하고 나타나 국경 경비대를 보는 족족 살해한 후 아르헨티나로 들어갔다.
그날 이후 국경 경비대는 마피아들과의 전투를 피했고 침입 보고만 하고 있었다.
한편 아르헨티나 정부에서는.
“장관님 마피아들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빨리 말해봐. 그 이유가 뭐야?”
“한국이 만든 도시를 점령하고 있는 중국 삼합회 놈들이 남미 전역에 있는 마피아들의 자금을 해킹했다고 합니다.”
“뭐? 그게 정말이야?”
“파가 다른 마피아들을 잡아 심문한 결과 모두 같은 대답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 돈을 찾기 위해 이곳으로 왔고 국경을 넘다 국경 경비대와 충돌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한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해봐.”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확인하고 오는 길입니다. 중국인들이 개설한 계좌로 큰 자금이 이동했는지 거래 내역을 조사해봤는데 그런 계좌를 다수 발견했습니다. 한데 그 액수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얼마나 되는데?”
“자그마치 천억 달러나 됩니다.”
“천억 달러? 도대체 얼마나 많은 마피아의 돈을 해킹한 거야?”
“거래 내역을 대충 훑어보니 남미뿐 아니라 멕시코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피아들의 돈을 대부분 해킹한 것 같습니다. 한데 이놈들이 머리를 쓴다고 해킹한 돈을 다른 마피아들을 거쳐 받았습니다.”
“그 정도면 남미 전역의 마피아들이 이곳으로 몰려 들만하군.”
“지금이라도 중국 삼합회 놈들을 소탕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아냐. 우선 그냥 놔둬. 그리고 너는 그들이 해킹한 천억 달러를 우리가 가져올 수 있지 조용히 알아봐.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말고. 조용히. 은밀하게.”
“금액이 너무 커서 상당히 위험합니다.”
“그러니까 모든 책임을 중국 삼합회 놈들이 지게 하고 돈만 가져올 방법을 연구해 보란 말이야. 성공하면 10%를 주도록 하지.”
“아! 알겠습니다.”
자금이 100조나 되니 치안 장관은 욕심이 났던 모양이다.
여기까지 본 나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잠깐. 멈춰봐. 이걸로 엮으면 되겠어.”
“어떻게 엮을까요?”
“삼합회에 1억을 송금하고 자금 담당하는 놈에게 은행에서 보내는 문자를 남겨. 그놈이 계좌를 확인하면 그 통장에 100조가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삼합회가 가지고 있는 통장으로 1억 송금했고 입금 문자도 보냈습니다.”
“본인들이 100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행동할까? 루퍼. 넌 이들이 어떻게 행동할 거로 생각해? 하루에 수십억씩 평생 써도 다 못 쓸 돈인데 말이야.”
“돈에 미친 놈들이니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고 현금화하려 하지 않을까요?”
“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들은 돈 찾을 방법을 궁리하고 있을 거야. 현재 우리가 만든 도시에는 은행이 없으니 누군가를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금액이 너무 커서 보스가 직접 움직일 가능성이 높거든.
돈에 욕심이 생겨 배신자가 나오면 우리가 일하기 더 좋은데 배신자가 없으면 이들이 도시를 나왔을 때 다른 마피아와 충돌시켜서라도 일을 크게 만들어야 해.
이 싸움에서 삼합회 놈들은 무조건 전멸시켜야 해킹에 관한 내용을 묻어 버릴 수 있거든.
삼합회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마피아도 다른 마피아의 표적으로 만들어. 이렇게 진행하면 아르헨티나는 마피아들의 전쟁터가 되는 거야. 어쩌면 남미 전체가 마피아들의 전쟁터가 될지도 모르고.”
“그럼 100조가 들어있는 계좌를 삼합회가 가졌다고 소문을 낼까요?”
“그러자. 누구든 그 계좌를 입수해 돈을 찾으려 할 때 아르헨티나 치안 장관의 차명 계좌로 입금해 버려.”
“알겠습니다. 지금 조사해보니 치안 장관은 이미 차명 계좌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에 들어있는 금액도 생각보다 크네요.”
“당연히 있을 거로 생각했어. 정치인들 치고 깨끗한 놈들을 못 봤으니까.”
“이제 저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자고.”
남미에서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왔다.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비타민이며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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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재미있는 글로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는 것
그것 하나만 놓고 글을 쓰겠습니다.
2018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고 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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