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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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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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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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쪽

3rd 06. 실론 전투(5)

DUMMY

-와아아아!-

파리아가 천계에 도착한지 7일 뒤. 결국 프라스타 가문의 분쟁은 전면전으로 확대되었다.

-아아악!-

-크악!-

천족들도 인간과 비명을 지르는 것은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인간은 들을 수 없는 마음의 소리라는 점이 다를 뿐.

-우측! 우측을 뚫으세요!-

로엘의 명령에 별동대가 우측으로 향했다. 공중과 구름 위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전투들은 꽤나 정신 없이 진행되고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로엘이 이끄는 천족들에게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3년간 세력을 모아온 그녀와 절망에 빠져있던 전 가주의 부인이 같을리는 없는 것이다.

-우측 외성문 돌파했습니다!-

드디어 한 곳이 뚫렸다.

-그럼 모두 우측으로 집결하세요! 저도 갑니다!-

그런 로엘의 옆에서 묵묵히 서 있던 파리아는 모든 천족들이 날아서 이동하는 상황에도 한가롭게 천천히 걷고 있었다.

-오라버니!-

로엘의 다급한 외침에도 파리아는 묵묵히 걷기만 할 뿐이었다.

-.......아직까지는 오라버니의 힘이 크게 필요하지 않으니까 괜찮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릅니다-

"......"

파리아는 로엘의 말에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계속 걷기만 했다.

-.......먼저 가겠습니다-

로엘은 파리아가 왜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7일간 기다렸던 일 때문인가?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자신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인간의 군대는 수도로 진격중이니 별로 상관 없지 않은가.

-.......응?-

-와아아아아!!!-

외성과 내성 사이에서 다시 한번 천족들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뭐하시는 겁니까!

-그, 그게 기습을 당해서...

로엘이 없는 동안 대신 지휘하던 천족은 이런 경험이 없는 것 같았다. 하긴... 전대 마왕의 침략 이후로 천족들은 전쟁을 겪지 못했다. 자신의 세력이 밀리는 것을 본 로엘이 다급하게 파리아에게 도움을 받으려 했지만... 아직 도착도 하지 않은 상태이니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기습을 받았더라도 일단 하늘로 피해서...-

-아니, 그게 불가능합니다. 내성과 외성 사이에 결계를 쳐서 하늘에서 진형을 정비하기가...-

-......-

천족은 날개를 가졌기에 이런 지상전(구름 위이기는 하지만)에서는 진형을 제대로 갖출 수 없었다. 파리아처럼 날개를 감추면 되는 일이지만, 그것은 인간의 귀족에게 귀족의 문양을 감추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행위였다.

-으아악!-

-뭐, 뭐냐!-

순식간에 로엘을 따르는 천족들의 비명이 급증했다. 정신으로 말하는 천족은 비명만으로도 아군과 적의 비명을 구분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크아아아! 더 이상 못 지나간다!-

하늘로 침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성문 앞을 막고있는 거대한 천족. 얼굴에는 천으로 이루어진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드러난 온몸은 엄청난 근육질이었다. 마치 마족에게 중량형 마족이 있다면, 저것은 중량형 천족일까? 하지만 원래 중량형 천족은 없다.

'뭐지... 만들어낸 건가?'

로엘이 고민할 틈도 없이, 그 천족이 활동을 개시했다.

-크아아악!-

후웅!

퍼억!

-으아악!-

-아악!-

그 하나의 천족에 의해 전열이 무너지고 피해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역시 아직 경험이 얼마 없는 천족들인지라 한번 밀리기 시작하자 겉잡을 수 없이 밀리기 시작했다.

-오라버니!-

다급한 로엘의 부름에도 파리아는 느긋하게 걸어 갈 뿐이었다.

"......"

이러는 순간에도 가주의 저택은 천족들의 은빛 피로 물들고 있었다. 그 중 대부분은 로엘을 따르는 천족들이었다.

촤악!

-크아아악!!-

선두에 서 있는 중량형 천족이 너무 강했기에 로엘을 따르던 천족들은 그 쪽으로 갈 수 없었고, 결국 포위망을 형성한 채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다른 길은?-

-마, 막혔습니다-

한심한 대답에 로엘은 인상을 찌푸렸다.

"......"

-크아아!-

-으악!-

이러는 동안에도 한 천족이 중량형 천족의 몽둥이에 맞아 벽으로 튕겨 나갔다.

퍼억!

-커헉...-

거의 몸이 박살나다시피 한 그 천족은 최소한 몇 년간은 활동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오라버니!!-

로엘이 다시 한 번 외치자 파리아가 달리기 시작했다.

-뭐, 뭐지?-

-날개가 작아!-

다른 천족들은 날개는 자신의 몸보다 2배는 큰데, 이 천족은 날개가 다른 천족의 반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았다.

-빨리 길에서 피해요!-

로엘의 명령에 천족들은 급급히 파리아의 진로에서 비켰고, 그러자 파리아와 중량형 천족 사이에 천족들로 이루어진 길이 생겼다.

-크아아아!!-

중량형 천족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파리아를 발견하고는 한 손에 장난감처럼 들고있던 여성 천족을 집어던졌다.

퍼억!

-으윽...-

파리아는 그것을 받아주지 않고 앞으로 한차례 더 가속해 그녀를 피해냈고, 가녀려 보이는 그녀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기절했다.

둥! 둥! 둥!

본격적으로 힘을 주기 시작하자 구름 속으로 발꿈치까지 빠지는 중량형 천족. 파리아는 그 중량형 천족과 부딪히자마자 박살나버릴 것 같았다.

-크아아아아아!-

버엉!

일순간 그들 사이에 있던 구름이 전부 하늘로 솟아올랐다.

촤악!

그리고 중량형 천족의 몸에 그어지는 한줄기 선.

-크어어...-

풀썩!

파리아는 어느새 레쥬사를 집어넣고 다시 걷고 있었다.

-모두 한꺼번에 들어가세요!-

로엘의 명령에 천족들은 방금 전까지 겁먹고 있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순식간에 성력을 집중해 내성문을 향해 발사했다.

퍼엉!

폭발음과 함께 터져 나가는 내성문. 그리고 천족들은 동시에 진격해 들어갔다.

-후우... 이제 중심부군요-

역시나 최고의 가문이라서 그런지 저택도 만약을 대비해서 만들어져 있었다. 사실, 전대 마왕에게 겁을 먹고서 만들었다는 소문이 있기야 하지만...

'사실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만들어 졌겠지'

그 가주는 마족에게 겁을 먹을 자가 아니다. 마족보다 파리아를 더 두려워하고 있었으니까.

-으아악!-

-내, 내 팔!-

-......아니...?-

내성 안으로 들어갔어도 아직 문제는 남아있는 것 같았다. 로엘은 밖에서 대기하려다 생각을 바꾸고 안으로 들어갔다. 파리아는 그녀가 들어가지 않으면 절대로 들어가지 않을 테니.

-더 이상 못 온다! 이 반역자들!-

-감히, 어중간하게 떠맡겨진 후계자 주제에 가주자리를 차지해?! 이제는 그렇게 안 된다!-

-물러나라!-

-이제 가주는 저 아이가 될 것이다!-

다들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인간으로 치자면 중년 정도로 보이는 다섯 명의 천족들. 그들은 실질적인 전대 가주의 최후 힘이었다.

"......"

-아아악!-

-사, 살려줘!-

돌격해가던 천족들이 그들에게 당하고 로엘을 따르는 천족들은 다시 그 자리에 멈춰 섰다. 하지만 숫자가 숫자기에 그들도 함부로 달려들지 못한 채 그들과 로엘의 천족들은 대치하기 시작했다.

"......"

모두가 멈춰선 상황에서 파리아만 계속 가주의 집을 향해 걷고 있었다. 치열한 전투에서는 다른 천족들에 비해 느리게 가는 것이지만, 지금처럼 멈춰있던 상황에서는 파리아가 선두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저 기형 자식이!-

그 넷은 파리아를 보고 긴장하며 몸을 굳혔지만, 그들의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직 젊은 가주파 천족 중 하나가 파리아에게 달려들었다.

-죽어라!-

어릴 적부터 파리아를 무시하고 괄시하던 그 천족은 검을 휘두르는 순간에-

촤악!

-......?!-

반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천족 특유의 은빛의 피가 바닥으로 뿌려진다.

"......우습군."

이곳은 천계. 즉, 하늘이다! 레쥬사가 가장 큰 힘을 쓸 수 있는 곳인 것이다!

-이, 이런... 신살검 레쥬사...-

레쥬사의 놀라운 위력에 그들은 크게 놀랐지만, 별 방법이 없었다.

-수호천사인 네놈이 이곳에는 무슨 일이냐!-

"......"

파리아는 그들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계속 걸었다.

-뭐하시는 겁니까! 빨리 오라버니의 뒤를 따르세요!-

멍하니 서 있던 천족들은 로엘의 호통이 있고 나서야 파리아를 따라 진격하기 시작했다.

-이, 이런...-

파리아의 당당한 걸음에 네 명의 천족은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들의 뒤에 있는 얼마 안 되는 가주파 천족들이 흔들리는 것을 보며 더 이상 물러나지 못할 것임을 느꼈다.

-......으아아아!-

결국 넷 중에서 가장 어리고 성격이 급한 필로스가 뛰쳐나갔다.

"......"

파리아는 이번에는 레쥬사의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검술로 그를 베었을 뿐이었다.

촤라라락!

-......커헉!-

풀썩!

순식간에 날개가 잘려버린 필로스는 그대로 구름위로 떨어졌고, 그 위로 로엘을 따르는 천족들이 달려들어 그의 목숨을 끊었다.

-죽어라! 내 친구의 원수!-

-크아아아!!-

천족들도 이럴 때는 광기에 휩싸인다. 파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마치 마족 같이 추악하다고 느꼈다. 어쩌면 기운이 다를 뿐, 두 종족은 형제와도 같이 닮았을지도 몰랐다.

-피, 필로스!-

남은 셋은 모두 당황했다. 레쥬사의 힘이 없이도 그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들이 흔들리자 그 셋을 보조하던 남은 가주파 천족들도 그들과 함께 당황하고 있었다.

"......"

파리아는 집으로 들어가는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서 멈춰 눈을 감았다.

"......"

휘리리리릭!!

그리고 파리아의 주변에서 엄청난 바람이 축적되기 시작했다.

-이, 이건...-

-신력?-

거의 모든 천족들이 놀랐다. 사실 파리아가 태어날 때 바람으로 가주를 공격했다는 소문은 널리 퍼져 있었으나, 그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휘이이이이이잉!!!

-마, 막아라!-

가주의 최측근이었던 그들이기에 파리아의 능력을 알고 있었고, 덕분에 저 위력이 얼마나 강한 지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바람이 완전히 모이기 전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

그들이 달려드는 순간, 파리아가 눈을 떴다.

퍼어엉!

순간적으로 엄청난 바람이 풀려나며 그 압력이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이, 이건!!-

-으아아악!!-

그들은 바람의 압력에 의해 분쇄되어 버렸다.

"......"

사실 파리아는 이 능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차피 자신은 다시 인간계로 내려갈 것이다. 그러기 전에... 자신의 동생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런 것 밖에 없었다. 절대적인 힘을 각인시켜서, 다시는 동생에게 반항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

파리아의 바람에 그들 뒤에 숨어 있던 천족들도 피해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로엘을 따르는 천족들도 모두 행동을 멈추고 있었다.

"......"

저벅.

정적을 깨고 돌로 이루어진 계단을 밟는 소리가 퍼졌다.

-뭐하시는 겁니까. 오라버니를 따르세요!-

-에, 예!-

다시 한번 로엘의 명령이 있고 나서야 그들은 주춤거리며 파리아의 뒤를 따랐다.

"......"

그러나 파리아가 그들이 따라오기 시작하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다는 얘기십니까?-

끄덕.

파리아가 끄덕이고 로엘은 한숨을 쉬며 파리아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나머지 분들은 여기서 대기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천족들은 안으로 들어가는 파리아와 로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한 알에서 태어난 쌍둥이 천족을... 한 천족은 사악한 힘을, 또 한 천족은 사악한 지혜를 가지고 있다는 저주받은 쌍둥이를.

"......"

-오라버니. 내부 구조를 아시나요?-

파리아는 살짝 고개를 저었지만 당당하게 앞서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어디로 가시는 거죠?-

"......"

로엘의 물음에도 파리아는 대답조차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걸었다.

턱.

그리고 파리아가 멈춰선 곳은 평범한 방문 앞이었다.

-......여기에?-

끄덕.

확실히, 이제는 로엘도 안에서 흘러나오는 묘한 느낌을 감지할 수 있었다.

끼이익...

파리아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그러자 내부의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크흑... 흑...-

눈물범벅이 되어 알에 이상하게 생긴 목걸이를 감고있는 전 가주의 부인.

-제발... 제발...-

그녀의 정면에는 그녀의 몸통크기의 알이 놓여있었다. 천족의 알은 태어난 직후부터 크기를 키워가며 성장하기에, 그녀와 걸 맞는 크기라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저 정도 크기라면 최소 10여년은 되었겠지, 라고 생각하는 파리아였다.

"......"

저벅.

파리아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고, 로엘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흑... 흐윽...-

가주 부인은 울면서 목걸이를 알에 감으려 했지만, 동그랗고 큰 알에 그 목걸이가 감길 리가 없었다.

-......저것이...-

로엘은 방의 한쪽 벽면에서 돌로 이루어진 관문을 찾을 수 있었다.

-오라버니. 이번에 한번 사용하면 최소한 3일은 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즉, 그 말은 이번에 그녀가 알을 지상으로 보내면 며칠 간 저 관문이 막힌다는 얘기다.

"......"

하지만 파리아는 그들 남매가 들어왔음에도 필사적으로 알에 목걸이를 감고있는 가주 부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흐윽......-

그녀는 결국 목걸이를 그냥 위에 올려놓은 채 눈물만 떨구고 있었다.

"다 끝났습니까?"

-!!-

파리아의 물음에 그녀는 몸을 떨었다. 지금까지 파리아와 로엘이 온 것도 몰랐던 것처럼.

-으아아아!-

그리고는 갑자기 알을 품에 안고 관문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턱!

그러나 파리아가 한쪽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잡아채자 뒤로 넘어질 수밖에 없었다.

-......-

로엘은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으흑......-

"......"

파리아는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발...-

"......"

-제발 이 알만은...-

가주 부인의 부탁에 파리아는 로엘을 바라보았고, 로엘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알과 당신의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습니다-

-......-

하지만 가주 부인은 로엘의 말에도 불안한 눈빛으로 파리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생의 말을 믿으시죠."

그리고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파리아가 대답하는 순간, 아주 약간의 틈이 생겼다.

-으아아아아!!-

퍽!

"......?!"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가주 부인의 어깨에 파리아가 부딪혀 밀려났고, 가주 부인은 그대로 달려가 관문에 알을 밀어 넣었다.

"......!!"

파리아는 놀라서 관문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관문은 닫혀버린 후였다.

"이봐... 당신! 지금 무슨 짓을...!"

분노한 목소리로 묻는 파리아에게 대꾸조차 하지 않은 채, 가주 부인은 힘이 빠졌는지 주저앉아서 흐느낄 뿐이었다.

-이건... 큰일이군요-

저 알이 무사할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어디로 이어져 있는지도 모르는데!

-빨리 따라가야...-

-안 돼!-

가주 부인의 날카로운 외침에 로엘이 멈추고 말았다.

-제발... 그 아이를 따라가지 말아 줘...-

"......"

그녀는 그렇게 얘기하며 파리아의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제발... 대신, 다른 것을 줄 테니까...-

"다른... 것?"

그 순간 대답한 것은 로엘이었다.

-천상의 방패(Heavenly Shield)를 말하는 겁니까?-

끄덕.

파리아와 로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알이 위험..."

-안 돼!-

꽈아악...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파리아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

-오라버니-

로엘은 차분한 목소리로 파리아에게 얘기했다.

-천상의 방패만 있다면 마황자를 이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그녀의 입장에서는 알이 사라지는 편이 낫다. 있어봐야 나중에 자신을 위협하게 될 테니까. 지금은 다른 천족들의 이목도 있으니 보살펴준다고 했지만, 가주 부인이 찾지 말라고 한 이상 이것은 엄청난 기회였다.

"하지만..."

-.......선택은 오라버니에게 맡기겠습니다만...-

꽈악...

"......"

파리아는 자신의 발목을 잡고있는 손이 그 어떤 중량형 마족의 손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그 방패는 어디 있지?"

....

....

찌잉-

세계의 거부가 무란산맥의 중앙에서 울려 퍼진다.

쩌적!

이미 태어나기 직전이었던 알은 세계의 거부를 받아 깨지고 말았고, 덕분에 예정보다 빠르게 알이 깨지고 있었다.

쩌저적!

가장 먼저 알의 중심에 커다란 금이 갔다.

쩌저저적!

그리고 나머지 부분에도 잔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제 곧 새로운 천족이 태어나는 순간-

우우우우웅...

산맥에 남아있던 파괴자의 기운 중 일부가... 그 알의 깨진 곳으로 스며들었다.

찌이이잉....

세계의 거부가 약해진다. 즉, 지금 이 현상이 나타내는 것은 더 이상 이 알이 천족이 아니게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

잠시 주변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퍼엉!

이윽고 알이 깨지며, 그 안에서 은발의 머리카락 가진 여성형 천족의 모습이 드러났다. 사실 천족의 알은 부모 중 누구의 기운을 더 많이 받느냐로 성별이 결정되는데, 3년 전 가주가 죽으며 그 이후로는 가주의 기운을 별로 받지 못했고, 그 결과 가주 부인의 기운을 많이 받아 여성형 천족이 된 것이었다.

푸드득...

그 작은 천족의 날개는...

펄럭!

마치 깊은 진탕에라도 빠진 것 같은 잿빛의 깃털을 가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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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3rd 07. 절망의 치유(1) +2 11.11.18 374 6 61쪽
» 3rd 06. 실론 전투(5) +1 11.11.17 458 7 97쪽
149 3rd 06. 실론 전투(4) +1 11.11.17 389 7 60쪽
148 3rd 06. 실론 전투(3) +3 11.11.17 396 8 75쪽
147 3rd 06. 실론 전투(2) +1 11.11.16 406 7 63쪽
146 3rd 06. 실론 전투(1) +2 11.11.16 423 7 58쪽
145 외전 - 이카온의 주인 +1 11.11.15 434 8 44쪽
144 3rd 05. 신살검의 향연(5) 11.11.15 401 7 72쪽
143 3rd 05. 신살검의 향연(4) 11.11.15 382 8 57쪽
142 3rd 05. 신살검의 향연(3) 11.11.14 353 9 76쪽
141 3rd 05. 신살검의 향연(2) +3 11.11.14 411 8 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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