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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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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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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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쪽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1)

DUMMY

우리는 석양이 지기 시작하는 시간에 세론요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세론요새. 마족의 소굴이 되어버린 수도와 가장 가까운 요새.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마족에게 점령당했었던 곳이지만, 지금은 필사적인 탈환작전으로 다시 인간들의 요새로 만들 수 있었다.

“후우, 얘기는 들었지만......“

자르카는 내 옆에서 군데군데 부서져있는 방벽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었다.

“정말 처참하게 부서졌군.“

“그때 왔었던 중량형 마족들만 50기가 넘었으니까.“

“......“

내 말에 자르카는 다시 방벽을 살펴보았다.

“그래... 확실히 엄청난 힘에 의해 깨져있는 곳이 많군.“

하급마족들이나 마물들은 어찌어찌 병사들로 상대할 수 있다. 그러나 지휘관급 마족이나 중량형 마족들은 아무리 많은 병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할 수 없다. 그렇기에 신식 노포를 만든 것이지...

“자르카. 뒤에 따라오는 병사들은?“

“레돈에서 온 5천이 우리 뒤쪽에 따라오고 있고, 오룬에서 온 4천의 병사가 우리보다 앞서서 이곳에 도착했다더군.“

“그래?“

그렇다면 일단 지금 이곳에 있는 병사는 대략 1만 2천이 넘는다는 이야기다.

“다 수용이 될까?“

“힘들겠지. 일단은 밖에 야영시키는 수밖에.“

“......그래?“

나머지 18만 정도의 병사들은 우리보다 느리게 출발할 것이다. 지금 모인 1만 2천 정도가 선봉대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 병사들은 사방에서 마족들을 정리하며 온다고 하면 정예로 이루어진 우리가 마족들의 지휘부를 깨는 것이다.

“신병(神兵)들은?“

신병이란 신관이었다가 군대로 종군한 신관들을 말한다. 참고로 성도에서 출발한 3천 중 천명이 신병이다.

“글쎄... 일단 그들에게 숙소를 우선적으로 배정할 생각이야. 그들은 우리 뒤쪽에 있는데 아마 2시간 후면 다 들어오겠지.“

“그래?“

이런 곳에서까지 사람을 차별한다는 것이 조금 미안하지만... 별 방법이 없었다. 신병들의 상태가 좋아야 마족을 상대할 때 훨씬 편하니까.

웅성웅성...

우리보다 앞서 도착했다던 오룬의 병사들이 각자 숙소를 맡으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대혼란이군.“

자르카의 한마디만이 지금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아, 저기 계시는군.“

넘쳐나는 병사들의 파도를 가르며 오는 지휘관이 보였다. 그는 나를 보자마자 손을 내밀었고 나도 그 손을 잡고 흔들었다.

“라드님이십니까?“

“그렇습니다만...“

그는 옆을 둘러보고는 파리아와 자르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음, 맞으시군요. 지금 라드님, 자르카님, 파리아님은 중앙 지휘본부에 와주셔야 겠습니다.“

“아, 알겠어요.“

나와 자르카, 파리아가 그의 뒤를 따라가려는 순간, 마족의 느낌이 포착되었다.

‘이것은...’

그리고 내가 그 느낌을 받은 순간에...

“끼에엑!!“

“삐이익!“

하늘에서 찢어지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건......“

내가 파리아를 바라보자 파리아가 알아들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비행형 마족이다!“

“빨리 건물 안으로 피해!“

병사들이 우왕좌왕하며 혼란상태에 빠졌고, 덕분에 날아오르려던 우리는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서 마구 흩어지게 되었다. 아무래도 비행형 마족이란 상대할 수가 없는 존재라고 알려져 있으니까 무리도 아니겠지...!

“파리아! 두 마리밖에 안 돼!“

“알겠습니다!“

파리아는 내 말에 주변 병사들을 밀치고 날개를 펴며 날아올랐다.

“삐이익!“

마치 독수리의 상체에 사자의 하체를 합쳐놓은 듯한 마물. 파리아는 그렇게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훌륭하게 날아올라 단칼에 그 마족의 목을 베었다.

촤악!

후두둑...

순식간에 고깃덩어리로 변한 마족의 몸은 바닥에 떨어졌고, 모든 병사들이 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자르카의 커다란 외침이 주변에 퍼졌다.

“멍청이들아! 뭘 두려워하는 거냐! 우리에게는 유일신관과 그의 수호천사가 있다! 비행형 마족 따위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단 말이다!“

자르카의 외침이 효과가 있었는지 병사들이 다시 안정을 되찾고 화살과 노포를 준비하는 등 준비를 취했다.

‘쩝... 겨우 두 마린데 말이지’

지금 분위기에서 말해봐야 별 소용은 없을 것 같았다.

“......“

촤악!

다시 파리아의 레쥬사에 의해 마치 사마귀 같이 생긴 나머지 마족이 땅에 떨어졌다.

와아아아아!!

파리아의 무용에 모든 병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이곳에서 보이는 파리아의 표정은 전혀 밝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저런 표정이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아볼 수 있었다. 무언가 위험한 일이 생긴 거다.

“......올라와 보시죠.“

파리아의 목소리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잠깐만, 비켜줘요.“

나는 주변의 병사들을 밀어내고 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뒤 파리아가 있는 곳까지 천천히 날아올랐다.

“......저기...“

파리아가 가리키는 곳은 세론의 정면... 즉, 수도가 있는 곳이었다.

“파리아... 설마 저거 먹구름은 아니지?“

“......“

그 곳에는 구름같이 몰려드는 비행형 마족들이 있었다.

“모두 전투 준비!“

자르카도 그것을 발견했는지, 아니면 느꼈는지 병사들에게 노포를 준비시키고 노포를 다루지 못하는 병사들은 전부 엄폐물 뒤에 숨어있도록 지시했다.

“파리아... 저거 뭔가 이상한데?“

“......그렇군요.“

우리들은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앞으로 나섰고, 곧 평소와는 다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응?“

비행형 마족들은 뭔가에 묶여 있었다. 아니, 뭔가를 묶어서 들고 오는 중이라고 해야할까.

“......저건...“

파리아도 그것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해다. 그것 하나 당 비행형 마족 다섯이 낑낑대며 옮겨오고 있었다. 그것은...

“빌어먹을! 중량형 마족이잖아!“

비행마족 다섯이서 하나의 중량형 마족을 달고 오고 있었다. 덕분에 하늘을 거의 가릴 정도라도 그것이 중량형 마족의 크기가 대부분이니 마족의 숫자는 적었지만, 저렇게 올 바에야 차라리 하늘을 덮을 정도의 비행형 마족을 상대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파리아! 오기 전에 떨어트리자!“

“알겠습니다!“

파리아와 내가 날아가려 할 때 자르카가 방벽의 위로 뛰어올라왔다.

“뭐야 저거?!“

자르카도 방벽 위에서 저 모습을 보고는 꽤나 황당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르카! 여기에서 만약 중량형 마족이 접근하면 막아 줘!“

그 말에 자르카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직까지 우리가 가져왔던 노포는 설치... 아니, 이곳으로 옮겨지지도 않은 상태. 지금으로서 저들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가 필요하다.

“알았어.“

카오틱 블레이드에 나선형으로 혼돈의 기운이 감겨든다.

“간다!“

자르카는 일단 우리를 도와줄 생각인지, 나선의 결을 마족들을 향해 날렸다.

콰과과과!!

땅위를 스치다시피 날아간 나선의 결은 마족들의 앞에서 하늘로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며, 마족들의 진형 중앙에 파고들었다.

“끼에엑!!“

나선의 결에 휩쓸린 마족들은 그대로 몸이 찢겨져 버렸고, 그 주변에 있던 마족들도 크게 휘청거리며 위태롭게 떠 있었다.

“파리아!“

끼리리리링!!!

뒤를 이어 레쥬사가 울었다.

촤아악!!

“끼에엑!“

“삐익!!“

방벽의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에 있던 마족들의 날개가 갈라지며, 들고있던 중량형 마족들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금 떨어지는 것을 보니 다섯 중에서 둘만 날지 못하더라도 중량형 마족들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지는 듯 싶었다.

퍼어엉!

그에 질세라 나도 빛의 기둥을 마족들에게 날렸다.

“끼이익!!“

대충 잡아도 100은 넘는 숫자. 어떻게 다 떨어트릴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땅에 떨어져도 중량형 마족들은 멀쩡하다는 것이었다. 대부분 머리를 잠깐 흔들고는 방벽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으니까.

콰과과!!

“끼에에!“

자르카의 나선의 결이 다시 이곳으로 날아왔다.

끼리리리링!!

파리아의 레쥬사의 찢긴 마족들도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지만, 우리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비행형 마족들을 다 잡을 수는 없었다.

“제길!“

빛의 기둥을 날려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어찌어찌 지금 달려가는 중량형 마족들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노포를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지금 날아가고 있는 마족들은 설치되기 전에 도착한다! 게다가 중량형 마족들을 놓친 비행형 마족들이 우리를 상대하기 위해 포위망을 만들기 시작했기에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저렇게 사람이 많다면 단 하나나 둘의 중량형 마족만 안으로 들어가도 순식간에 혼란에 빠져들겠지......’

그래서는 안 된다. 아직 진격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을 뿐이니까.

“후우.... 파리아.“

“......네.“

“내가 쓰러지면 잘 잡아 줘.“

“네?“

파리아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나는 마족들을 주시했다.

‘하나...’

중량형 마족들을 잡은 모습이 힘들어 보이는 왜소한 비행형 마족의 날개를 주시하고.

‘둘...’

그 다음으로는 그 옆에서 여유 있게 날아가는 덩치가 큰 비행형 마족의 머리를 주시하고.

‘셋...’

그 다음은 그 옆쪽의 중량형 마족을 끌고 가는 곤충처럼 생긴 마족의 허리를 주시했다.

‘넷... 다섯... 여섯... 열 하나... 삼십...’

그렇게 주시하는 것을 반복해나가자 대략 30마리 정도의 비행형 마족들의 위치가 잡혔다.

“......잡혔다.“

그들은 너무 불규칙하게 배치되어 있다. 내 쪽에서 그들을 향해 빛의 기둥을 쏘거나, 빛의 기둥을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한다는 한가지 방식으로 쏘았다간 저 중에서 반도 맞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면 사방에서 쏘면 되는 것이 아닌가?

주르륵...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코에서 입술에 무언가 따듯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아마도 코피겠지.

“간다!“

지잉- 지잉- 지잉- 지이잉-

그들을 둘러쌓듯이, 허공에 수십개의 빛의 입자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빛의 입자들은 서로 다른 빛의 입자들과 빛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찌지지지지직!!!

엄청나게 타오르는 소리와 함께 빛의 입자들이 한꺼번에 연결되었다. 그리고, 내가 노렸던 마족들의 부위는 전부 그 연결된 선에 정확히 닿게 되었다.

“끼에에엑!!“

“크르륵!!“

“크헉!“

목에서 무언가 울컥하는 것이 터져 나왔다.

“!!“

비틀거리는 몸을 누군가가 잡아주는 것이 느껴지며 나는 오랜만에 정신을 잃었다. 신력의 급격한 소모보다...... 아... 머리 아파. 생각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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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3rd 06. 실론 전투(3) +3 11.11.17 395 8 75쪽
147 3rd 06. 실론 전투(2) +1 11.11.16 406 7 63쪽
146 3rd 06. 실론 전투(1) +2 11.11.16 423 7 58쪽
145 외전 - 이카온의 주인 +1 11.11.15 434 8 44쪽
144 3rd 05. 신살검의 향연(5) 11.11.15 401 7 72쪽
143 3rd 05. 신살검의 향연(4) 11.11.15 382 8 57쪽
142 3rd 05. 신살검의 향연(3) 11.11.14 353 9 76쪽
141 3rd 05. 신살검의 향연(2) +3 11.11.14 411 8 73쪽
140 3rd 05. 신살검의 향연(1) +2 11.11.13 427 8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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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3) +1 11.11.12 460 10 69쪽
137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2) +2 11.11.11 455 5 66쪽
» 3rd 04. 유혹(?)의 마사레온느(1) 11.11.10 454 9 52쪽
135 3rd 03. 투신(3) +4 11.11.10 435 6 80쪽
134 3rd 03. 투신(2) +1 11.11.10 419 9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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