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Car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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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명선생
작품등록일 :
2014.08.26 10:00
최근연재일 :
2014.10.05 21:02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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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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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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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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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배울것은 많았지만 아는것은 없었다(1)

안녕하세요. 성청입니다. 성실연재 노력하겠습니다.




DUMMY

“흠흠흠......”

동굴을 경쾌한 걸음으로 빠져나오는 마릭은 흥얼거리며 콧노래를 불렀다.

물론 어둡고 긴 동굴에서 출구를 찾은게 기뻐서가 아니었다. 그의 신분에 걸맞지 않은 너무나 큰 발견을 해서 기회만 있다면 온 마을을 뛰어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동굴 밖으로 나오자마 쨍쨍한 여름의 태양빛이 그의 눈을 따갑게 만들었다.

“아직도 해가 지지 않았네.”

마릭은 자신이 동굴에 들어가서 경험한 일들이 며칠에 걸친 기나긴 모험이라고 생각했지만 두시간 안에 겪었던 일들이었다. 마을에 있는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좋아,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겠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마릭은 등에 매고 있던 허름한 자루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이 자루는 동굴 속의 잡동사니 중에서도 그나마 퀴퀴한 냄새가 덜 나는 물건이었다.

꿈이 아니었다는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자루에서 이상한 방에서 얻은 물건을 하나 하나를 떨리는 손으로 꺼내던 마릭은 책을 떨리는 손으로 꺼내들었다.

“......”

한 차례 심호흡을 한뒤에 천천히 책을 열어서 첫 페이지를 확인하던 마릭은 그 순간,

"좋아, 그럼 읽어볼......까?"

그제서야 줄곧 느끼고 있던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목에 가시가 걸린것처럼 석연치 않던 그 사실, 그는 까막눈이었다.


이 시대에서 평민이 글자를 배운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많은 금액이 드는것은 고사하더라도 마릭은 핀들턴의 농가에서 태어나서 할수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었는데 대부분이 육체노동에 종사되기 때문에 글을 배울 필요가 없었다. 평민 중에서도 글을 정식으로 배울수 있는 소수는 도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이나 귀족들을 보좌하는 문관 정도에 불과했다.

"아악! 아무리 절세의 검술이나 마법이 들어있어도 읽을수가 없으면 의미가 없잖아!"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울부짖는 마릭. 그는 자신의 꿈이 산산조각 나는것처럼 느껴졌다.

한순간에 날아갈것 같던 기분도 낭떠러지로, 나락을 향해서 떨어지는것 같았다.

‘글을 배우지 못하니 포기할수밖에 없다니 안녕 나의 복수여.’

울상이 되어 풀밭에 털썩 누운 마릭에게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랐다. 자신이 발견한 사실을 영주님에게 보고한다면 그의 가족에게 막대한 보상이 굴러들어올것이다.

'아니면 모른척 할수도 있고.'

책을 읽을수 없는 이상, 나머지 것들도 신분에 걸맞지 않은 귀중품에 불과했지만 어떤 생각이 마릭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돈이 없으면 벌면 되잖아?’

자신이 떠올린 생각에 벌떡 일어난 마릭은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마릭은 독립할 몸. 그런 그가 돈을 번다고 가족들이 말릴 이유는 없었다.

물론 어린아이가 아니라 어엿한 성인이 되었을때 가능하겠지만 그에게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때가 오게되면 자신은 마을에서 가정을 꾸리고 평생의 직업을 결정지어야만 했다.

"그나저나 나같은 어린아이가 돈을 벌수있을까?"

고민 끝에 마릭은 일단 들고온것들을 다시 동굴에 숨기고서 마을의 이런 저런 일들을 도우며 급료를 받기로 했다.

"좋아. 그럼 한번 해보자."

이때 마릭은 아직 어려서 세상 물정을 모르고 있었다.

우연히 얻게된 검술과 마법을 얻게된다고 그같은 어린아이가 세상을 다 살아가는것은 아니었다. 어른들중에서는 그가 기특하다면서 칭찬할데 있었지만 일을 제대로 못한다고 혼나며 윽박지르는 이들도 있었다.

"너, 실수하지 말랬잖아! 어린아이라고 써줬더니만!"

"흐윽! 흐아아아......"

누나인 시그 못지않게 울보였던 마릭은 울음을 멈추기 위해서 노력해야만 했다. 가족들에게 일하는것은 감추는것도 힘겨운데 울었다는 걸 알리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밤낮으로 고생하며 모은 돈은 글을 배우기 위해서는 턱없이 모자랐다.

“하나,둘,셋......”

마릭은 돈을 적게 센 것이 아닌가 확인했지만 동전의 수는 변함이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달 동안 모은 돈이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 동네 어른에게 물었지만 씨앗 종자도 살수없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어야만 했다. 게다가 가족이 그가 일하는것을 알아차렸다.

“마릭, 목공소에서 일하는걸 봤다는데 그게 정말이니?”

일찍부터 집을 나서는 마릭을 향해서 라시아가 예고도 없이 불쑥 튀어나왔을때 마릭은 심장이 철렁했다.

‘벌써 소문이 그렇게 나다니.’

“아뇨, 좀 재미있어 보여서 그랬어요.”

그는 자신이 좀더 나은 변명을 생각해내기를 바랬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이의 머리는 좀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결국 표면적인 이유는 재미로 일을 체험한다는 것으로 결정났다.

이 말 때문에 일을 배우게 되면 얼마 가지못해서 그만두는 처지에 놓였다.

“휴우, 언제쯤이면 글을 배울수 있으려나.”

그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고있는 마릭은 지금 술집에서 급사(給仕)일을 하고 있었다. 술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와 함께 주객들에게서 나오는 냄새가 악취를 만들어서 앳된 얼굴을 찌푸려지게 만들었다. 다른 영지의 술집과 비교하면 허름한 헛간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작고 초라한데다가 파는것도 싸구려 맥주였지만 이 술집은 핀들턴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술집이었다.

“끄윽! 여기 한잔만 더주구려.”

“그래서 내가 놈의 콧잔등을 날려버렸지!”

그말은 얼굴이 새빨갛게 될 정도로 취해서 허풍을 떨어대는 주정뱅이를 보는것도 이 술집이 유일하다는 말이었다.

투덜거리면서도 탁자를 치우던 마릭에게 병사들의 불평이 귀에 들어왔다.

"아니, 우리 영주님은 정말 너무하신다니까. 어떻게 돈도 조금만 주면서 그렇게 일을 시킨단 말이야."

핀들턴의 부족한 재원으로 인하여 영주에게서는 검소함이 몸에 배어 나왔고 윗사람의 태도는 아랫 사람의 방향을 결정지었다.

"말도 말아. 너는 모르겠지만 하녀들은 영주님이 깨끗한걸 좋아하니까 하루종일 청소만 한다고 불평하던데."

가게를 여기저기 치우던 마릭은 술을 따라서 경비병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것을 제재해야할 주인은 주정뱅이를 쫓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성에서 일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시네요. 이건 제가 특별히 드리는 겁니다."

같은 평민이라도 성에서 일한다는것은 대단한 영광이었다. 물론 그는 술을 마시며 진상을 부리는 그들이 조금도 부럽지 않았다.

"고맙다. 어? 그러고 보니 이녀석 지난번에 목수한다고 돌아다닌 녀석 아니야?"

"그러게. 너 일 정말 빨리 바꾸는구나."

'대체 어디까지 이야기가 퍼진거야. 성에 있는 사람들도 알고있다니.'

"헤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쑥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마릭은 고개를 깊게 숙였다. 이 두 경비병들도 마을들처럼 그를 일자하는 아이로만 여기고 있었다.

"그게 아직 뭘 해야 할지를 몰라서......이 일 저 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이었다. 지금의 마릭은 지속적이고 급료를 높게 받는 일을 찾고 있었다.

"어린데도 뭘 좀 아네. 나중에 크면 경비병이라도 해보면 어떠냐?"

장난처럼 말하는 경비병들에게 마릭은 말만으로도 감사하다는듯이 굴었지만 속마음은 달랐다.

'난 절대로 술마시면서 불평하는 인생을 보내진 않을거야.'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웃는 낯으로 그들을 맞이했다. 이런식의 조롱은 술집에서 자주 들어서 이젠 코웃음 밖에는 안나왔다.

"뭐, 이 일도 슬슬 그만둬야겠지만요. 언제 알아내셨는지 어머니가 화를 내셔서요."

"그거야 일을 잘한데도 술집같은데서 아이가 일한다면 화가 나겠지."

이 말에는 마릭도 양심이 찔렸다. 아들이 뭣도 모르고 일을 한다는데도 걱정하시는데 사실을 밝힌다니 도저히 할수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집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어서요. 아저씨들, 어디 좋은 일 없을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릭은 술통을 향해서 걸어갔다.

"잠깐! 그러고 보니 우리 성에서도 일손이 부족한데. "

그러자 경비병 중 하나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들이 일손이 필요하다는것은 며칠동안이나 관찰해낸 사실이었다.

"무슨 짓이야? 아무리 그래도 저런 아이에게 일을 부탁하다니."

또 다른 경비병이 말을 꺼낸 경비병을 비난했다. 그는 술에 취했지만 공사를 구분할 정신은 있는것 같았다.

" 이녀석 일 잘한다고 소문이 났잖아. 어차피 성에서는 사람을 더 고용하지는 않을텐데."

"그래도 너무 어린것 아니야? 영주님이 아시면 경을 칠텐데."

아무것도 모른척하면서 다가가는 마릭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성이요? 성에서 일이 필요하신가봐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로 물어보는 마릭.그는 지금이 기다려 온 기회라는것을 깨달았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경비병의 발언은 농담이 될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도 이런 말을 꺼내도 전부 농담으로 치부될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시켜만 주세요!"

그 말에 말싸움을 하던 두 경비병이 마릭에게 고개를 돌렸다. 조금씩이지만 그들은 술기운에비틀거리고 있었다.

"너, 힘든 일 좀 할수있겠니?"

"물론이죠. 이래뵈도 목수랑 대장장이 아저씨를 도왔으니까 왠만한 일은 다 해요."

자신있게 말하는 마릭은 마을의 별의별 일들을 다해봐서 대답에 힘이 넘쳐났다. 그 기세가 마음에 들었는지 말을 꺼냈던 경비병이 동료를 설득했다.

"그래? 그것참 기특하구나. 봐, 역시 이녀석이라면 할수 있을거라고."

"정말 열심히 할게요. 맡겨만 주세요."

그렇게 말하는 마릭은 그들에게 다시 술을 건냈다. 그들은 벌써 세번째 술잔을 건내받았다. 조금만 더 있으면 그들은 완전히 기억을 잊어버릴것이다. 그 전에 결판을 내야했다.

"넌......정말 좋은 아이야."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던 경비병들은 술잔을 들고서 자리에 일어나더니 건배를 외쳤다.

""건배!""

그 말에 여기저기서 건배소리가 나왔고 그들도 경비병들처럼 취해있었다.

"그럼 어디로 가면 될까요? 장소만 말해주시면 그곳으로 갈게요."

마릭은 경비병들이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이야기를 멋대로 진행시켰다. 그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어서는 안되었다.

"아아, 그럼 우리가 성의 경비를 맡고있을때 오도록 하렴. 성안으로 들여보내줄테니."

마침내 반대하던 경비병마저도 판단력을 잃었는지 귀찮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한 잔만 더 드세요."

"고맙구나. 넌 참 착한 아이야. 딸꾹!"

마침내 술기운이 완전히 돌아서 그런지 고주망태가 되어서 뜻 모를 노래를 허공에다가 주절거리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했네.'

그리고 며칠 뒤, 언제나처럼 일을 그만둔 그는 밤늦게 성을 향했다. 술집에 두사람이 없는걸 보면 자신이 말을 건 두 경비병은 지금 야간 근무를 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잘 부탁드리고 중간에 끊어지지않게 많이 도와주세요


작가의말

이번 편은 수정에 문제가 있어서 대부분이 리뉴얼 전의 내용을 그대로 올렸습니다만 재수정을 거쳐서 다시 올리겠습니다.

성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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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배울것은 많았지만 아는것은 없었다(1) +1 14.09.05 534 13 11쪽
10 2.한걸음에서부터 시작하지 않고(5) +2 14.09.03 582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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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한걸음에서부터 시작하지 않고(2) 14.09.03 687 10 9쪽
6 2.한걸음에서부터 시작하지 않고(1) 14.09.03 598 1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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