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 Gra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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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만화책
작품등록일 :
2021.04.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9.04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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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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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안녕하세요, 두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문이 닫힌다. 그 문은 어찌나 크던지 느리게 닫혔음에도 불구하고 문은 닫힐 때 쿵 소리가 났다. 방에 홀로 남게 된 남자는 그 쿵 소리보다 더 크게 허공을 향해 웃었다.

“크하하하하하하핫!”

무엇이 그리 즐거웠던 것일까. 그는 한 손으로는 얼굴을, 다른 한 손으로는 복부를 부여잡고 끝도 없이 웃어대었다. 그 듣는 이가 없는 웃음소리는 넓은 방을 맴돌며 계속해서 메아리쳤다.

이제 웃는 것을 그만 둔 그는 방금 닫힌 큰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을 알파라고 칭한 여자가 방금 지나간 저 문이다. 문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저 문 너머의 알파를 노려보는 듯했다. 사냥감을 노려보는 듯한 그의 시선은 건너편의 그녀에게까지 전해질 것처럼 날카로웠다.

“후후, 가여운 여자여. 기구한 운명을 품은 마지막 남은 씨앗이여. 그래, 알파, 알파라고!”

그는 다시 미친 듯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는 알파라는 이름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10년 넘게 관찰하여 온 여자의 이름이다.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그녀가 결국 자신에게 도달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까지 예상했다. 그래서 방금 그녀와의 대화에서 여유로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거다. 그에게 이 만남은 마치 짜인 대본처럼 느껴졌다. 그는 그녀가 왕궁의 입구에 도착하기 전부터 미리 밖에서 대기했고, 우연을 가장하여 그녀를 만났다. 이 모든 것이 그의 계획이라는 것을 알파는 알고 있었을까?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나는 알파를 보면서 그는 그저 웃음을 참는데 필사적이었다. 이제부터 그녀는 자신이 알선한 마법사를 만나러 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자신에게 찾아오겠지. 이 모든 상황이 너무나도 우스워서 그는 알파가 문밖을 나서자마자 참지 못하고 방이 떠내려갈 듯 웃어대고 있는 것이었다.

“알파, 알파, 알파······”

그는 미친 사람처럼 그녀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름을 숨기고 자신의 앞에 나타난 그녀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녀를 만나는 건 15년 만이다. 물론 그동안 계속해서 관찰해 왔기에 그녀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역시 직접 만나는 것은 감회가 다르다. 그녀의 그 순진무구한 얼굴,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 표정!

“으하하, 너는 정말이지 최고다 알파. 아니, 알파가 아니지. 후후후, 가증스러운 것들. 이름을 바꾸면 알아보지 못할 거라고도 생각했나? 나를 너무 바보로 보는 것 아닌가? 크하하핫!”

그녀의 이름은 알파 따위가 아니다. 그녀를 데려간 녀석들이 멋대로 보육원을 짓고 멋대로 그녀의 이름을 알파라고 부르며 그녀를 키웠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그는 지켜보고 있었고 알고 있었지만, 그냥 내버려 두었다. 몰락한 그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그는 희열을 느꼈다. 그들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옳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레온, 이봐 레온! 너도, 네 녀석도 보고 있나? 하늘 위에서 내가 권세를 누리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지? 네가 그렇게도 구하고 싶었던 자들이 거리로 내몰려서 살아가는 것을 보면 무슨 기분이 드냐는 말이다!”

그는 아무도 없는 방에서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듯이 말했다. 물론 이 말을 받아줄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그가 딱히 귀신을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는 자신의 영원한 숙적인 레온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가 귀신을 볼 수 있었다면 대답을 들을 수도 있었으리라. 레온은 이미 죽었으니까.

“알파, 정말이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너는 내 뜻대로 움직여주는 인형이야. 그래, 너는 내 꼭두각시가 되어서 마음껏 춤추다가 다시 나의 품으로 돌아오면 돼. 너도 내 뜻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구나. 스스로 그 퀘스트에 도전하다니 말이야······”

그는 여운을 음미하듯 뒷말을 끌었다. 그녀의 모든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던 그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에 명령을 내렸던 것은 아니다. 그는 그저 관찰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그러나 그녀는 마치 이끌리듯이 그의 곁으로 다가오고 있던 것이다. 그의 개입 없이도 그녀는 순조롭게 그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때가 되면 언젠가는 자신의 손으로 그녀를 되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제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때는 마석이 손에 들어왔을 때. 그런데 마석을 알파가 직접 들고 온다면, 자신은 정말로 바라보고 있기만 해도 되는 것이다.

“하하, 정말이지 마음에 들어, 알파······”

그녀의 본명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아직은 알파라고 그녀를 부르기로 했다. 그 가증스러운 녀석들의 수작에 어울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이 감쪽같이 속아서 그녀의 존재를 모르고 있으리라고, 그리 착각하고 있는 그 녀석들이 안심하고 있을 것을 상상하면 포복절도할 지경이니까 말이다.

“알파, 너나 나나 운이 좋았구나. 원래 너를 살려둘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야.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결과적으로 나도 살려둔 게 잘한 일이 되었군.”

처음에는 그에게 그녀를 살려둘 마음은 없었다. 이 일에 연루된 모든 사람을 죽이리라 결심했었다. 그래야 자신이 왕이 되는데 걸림돌이 없다. 그러나 최후에는 그도 힘이 다하여 그녀를 죽이지 못했다. 어차피 어린애라 가만 놔두어도 죽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느새인가 그 녀석들이 그녀를 주워서는 보육원을 차렸다. 혹시 모를 반란의 싹을 제거해 둘까 생각했지만 그만두었다. 보고 있자니 재미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녀를 관찰하고 있자니 그에게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그에게 그것은 알파를 이용한 일종의 오락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그래, 알파. 언제까지 너를 알파라고 불러야 할까? 다음에 만날 때는 너도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을까?”

알파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방금 그녀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면 알 수 있다.

“아아, 그 순진무구한 얼굴,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 표정······, 너의 그 아름다운 얼굴이 절망으로 일그러지는 것을 보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에 만날 때, 너는 더는 알파가 아니게 되겠지.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여자여, 마지막 남은 왕의 씨앗, 그리고 나의 여자가 될 루시아여!”

그는 마지막 남은 왕가의 혈통, 공주 루시아의 이름을 외쳤다. 그가 떠올린 묘안, 그의 계획은 이러했다.

“조금만 기다려라, 너를 취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네가 이곳으로 돌아오는 날이, 너와 내가 혼인하는 날이 될 것이다. 기대하고 있으라고!”

그렇다. 그는 알파를 지켜보다가 그녀와 혼인할 계획을 세웠다. 마석을 되찾는 날, 자신은 진정한 힘을 얻고 이 나라를 통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다. 자신의 복수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모자랐다. 사실 왕위를 차지하는 것은 애초의 그의 목적이 아니었다. 왕위 찬탈 같은 거창한 계획 같은 것은 가지지 않았다. 그의 목적은 이인자의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언제나 자신을 이기고 늘 1등을 차지하던 레온을 제치고 자신이 1등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더욱 큰 힘을 가져야 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레온이 허무하게 죽어버렸다. 이제 드디어 그를 이길 수 있는 것인가 했는데 그가 죽어버렸다. 물론 자신의 손으로 죽인 것이기는 했다. 그러니 그를 이겼다고 해도 된다. 그러나 그런 시시한 결말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공주를 감싸다가 죽었다. 그는 새롭게 얻은 힘을 이용해 그를 앞서려고 했지, 그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죽더라면, 하다못해 자신과 정정당당하게 싸우다가 전사해야 했다. 자신의 강함 앞에 무릎을 꿇고 패배를 인정해야 했단 말이다.

“그런데 그 자식은, 끝까지 제 뜻을 관철하다가 죽었어! 끝까지 자신이 잘난 듯이, 자기가 맞는 듯이! 그 자식은 끝까지 나를 우롱하다가 죽어버렸단 말이다!”

격분한 그는 방 안의 물건들을 마구잡이로 집어 던져 버렸다. 죽어버린 레온에게 복수고 나발이고 가능할 리가 없다. 이제 자신이 목표로 삼던 이정표가 사라졌다. 갈 곳 잃은 그의 복수심은, 왕가를 향했던 것이다.

“가질 수 없다면 전부 부숴버리겠다! 그를 이기고 1등의 자리를 얻을 수 없다면, 그가 소중히 했던 것들을 전부 부숴버리겠어! 그 녀석도, 가족들도, 왕족 녀석들도 전부 다!”

그는 레온에게 복수를 할 수가 없어져서 레온이 살아생전 지켜왔던 것들에게 분노를 쏟아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은 왕이 되었다. 레온이 기사로서 지켜왔던 왕좌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 시작에 불과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공주가 자신에게 올 것이다. 그때야말로 지긋지긋한 복수가 끝이 날 때이다. 모든 것의 종지부를 찍을 때이다.

“레온, 잘 보고 있어라. 내 비록 너를 영원히 따라잡지 못했지만, 이젠 너도 나를 막을 수 없다! 자신의 손으로 지켜오던 왕가가 처참히 무너지는 모습을 저승에서 똑똑히 지켜봐라!”

그는 공주가 자신의 손에 들어오면 공주와 혼인할 계획이다. 왕의 피를 이어받은 공주에게 자신의 아이를 낳게 하여 왕족의 혈통을 손에 넣는 것이다. 왕가를 박살 내고 자신의 피가 섞인 새로운 왕조를 만든다는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공주가 반드시 있어야 했다. 공주가 살아 있었던 것이 그에게는 참으로 다행인 일이었다.

“크하하, 자신이 어떻게 될 줄도 모른 채로 잘도 나를 찾아왔구나.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를 왕으로 받드는 그 모습은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구나. 모든 기억이 돌아오더라도 너는 나를 왕으로 섬길 수 있을까? 정말이지 기대되는군!”

서서히 자신의 복수가 완성되어 가고 있어서 그는 매우 행복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녀와의 대화를 곱씹으며 승리의 기운을 만끽하던 도중, 그는 불현듯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뭔가 이상해. 그래, 그거야. 그 동료!”

불안한 마음이 드는 원인을 찾아낸 그는 당장 조사단을 불러내어 그녀의 동료에 대해 알아 오게 시켰다. 그녀를 관찰한 것은 어제까지였다. 정확히는 그녀가 마석을 잃어버리기 바로 직전까지였다. 마석을 잃어버린 것을 확인한 그는 서둘러 그 마석을 회수하기 위해 그의 마법사 친구에게 연락하느라 미처 그녀를 관찰할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은 그녀를 맞이하기 위해 밖에 나가서 기다리느라 그녀의 소식을 알지 못했다. 그녀에게 동료가 있다는 사실은 오늘 그녀의 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녀는 보육원 출신으로 보육원을 나와서는 여태 혼자서 모험가 일을 했다. 그런 그녀에게 동료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 큰 문제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자신의 계획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 그의 복수극에 훼방꾼 역할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그 마법사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취했다.

“이봐, 지금 출발했다. 아마 며칠 걸리지 않을 거야.”

어제 미리 연락망을 구축해 두었기 때문에, 어제처럼 연락을 취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그래, 출발했단 말이지······”

그리고 어제 연락이 닿았을 때, 마석을 회수하라는 명령과 함께 그곳으로 사람이 갈 것이란 말도 전해 두었다. 헷갈리지 않게 왕의 증표를 달아 보낼 것이라고 전했으니 그 마법사도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그래, 아무쪼록 잘 호위해서 데려오라고. 나뭇가지에 긁힌 흠집하나 용납할 수 없다.”

“왜 그러시나, 오래 알고 지낸 사이끼리 말이야. 내가 언제 실수하는 거 본 적 있어?”

“그래, 그럼 이야기는 이만 됐다.”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마법 통신을 끊었다. 확실히 그의 실력은 믿을 만했다. 다만, 조금 괴짜라는 점은 마음에 걸린다.

“뭐어, 별 일 없겠지. 크흐흐흐······”

그는 공주를 만날 생각에 다시 웃음을 흘렸다.

“그래, 그녀를 맞이하려면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해 두어야겠지. 썩어도 공주니까 말이야.”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으로 걸어갔다. 그 큰 문이 다시 끼익하는 소리를 내면서 열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쿵 소리와 함께 닫혔다. 이제 아무도 남지 않은 방에는 고요함만이 가득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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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6-2장. 에필로그 22.09.04 16 0 33쪽
36 제6-1장 22.09.03 7 0 12쪽
35 제6장. 닫는 이야기 22.09.02 10 0 14쪽
34 제5-5장 22.08.31 8 0 15쪽
33 제5-4장 22.08.29 10 0 13쪽
32 제5-3장 22.08.28 8 0 12쪽
31 제5-2장 22.08.27 10 0 12쪽
30 제5-1장 22.08.26 9 0 14쪽
29 제5장. 끝맺는 이야기 22.08.24 8 0 15쪽
28 제4-8장 22.08.22 10 0 12쪽
27 제4-7장 22.08.21 9 0 12쪽
26 제4-6장 22.08.20 9 0 15쪽
25 제4-5장 22.08.19 8 0 13쪽
24 제4-4장 22.08.17 11 0 15쪽
23 제4-3장 22.08.15 12 0 14쪽
22 제4-2장 22.08.14 13 0 11쪽
21 제4-1장 22.08.13 12 0 11쪽
20 제4장. 그의 이야기 22.08.12 14 0 12쪽
19 제3-5장 22.08.10 13 0 12쪽
18 제3-4장 22.08.08 15 0 13쪽
17 제3-3장 22.08.07 14 0 12쪽
16 제3-2장 22.08.06 16 0 13쪽
15 제3-1장 22.08.05 14 0 12쪽
14 제3장. 마법사 이야기 22.08.03 18 0 12쪽
13 제2-5장 22.08.01 20 0 12쪽
» Monologue 22.07.31 19 0 13쪽
11 제2-4장 22.07.30 21 0 16쪽
10 제2-3장 22.07.29 22 0 13쪽
9 제2-2장 22.07.27 2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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