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 Gra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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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만화책
작품등록일 :
2021.04.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9.04 05:18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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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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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6-1장

안녕하세요, 두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숲이라 하면 생각나는 곳은 한 군데밖에 없다. 마법사의 집이다. 앤은 최종 목적지를 그곳으로 정했다. 어차피 숲을 가로질러 가야 했기 때문에 숲속을 거닌다는 처음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었고, 어차피 도착할 때 즈음이면 적당히 지쳐 쉬고 싶어질 시간이 될 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앤은 그 마법사를 만나러 가야 하는 직접적인 이유가 하나 있었다. 그에게 일이 잘 끝났음을 알리고, 상황의 정리를 도와달라 부탁해야 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일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네 명이나 있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은 사람은 무트 하나뿐이었다. 여자 둘은 힘쓰는 일을 할 수 없었고, 키는 대충 생각해도 도와줄 것 같지 않았다. 지금 찾아가고 있는 그는 마법사니까 상당한 전력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의 집에 도착했다. 이번이 처음 오는 것은 아니었기에 길을 헤맬 일은 없었고, 여유롭게 걷다 보니 어느새인가 도착해 있었다. 물론 이번에는 전처럼 그가 마중을 나와있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앤이 직접 문을 두드려야 했다.

“아니, 여왕님. 여기에 계씬 다는 건 설마······”

똑똑 두드리는 소리에 마법사는 문을 열었다. 여왕, 앤이 밖에 있었다. 그는 그녀가 왜 이곳에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상정 가능한 경우는 두 가지 있었다. 그녀가 성공했거나, 실패해서 도망쳤거나. 이런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어야 했기에 그는 그녀가 실패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걱정하지마. 실패하지는 않았으니까.”

앤은 그가 차마 말로 하지 못한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그가 안심할 수 있게 자신들의 성공을 알렸다.

“그건 잘된 일이군요, 정말로······. 그나저나 번거롭게 굳이 저에게 알려주시러 오지 않으셨어도 되시는데······.”

“아니, 너의 공이 컸으니까 너무 겸손해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그런 것보다도 그냥 지나가다 쉬러 왔을 뿐이야. 안으로 들여보내 주겠니?” “예! 물론입니다.”

그녀의 승전 소식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링의 음모가 실패로 돌아갔다는 뜻이기도 했고, 왕궁이 평화를 되찾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에게 있어 가장 의미가 있는 것은 자신이 드디어 해방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링은······, 죽었나요?”

“응······.”

혹시나 해서 한번 물어보았지만, 역시나 예상대로 그는 죽었다. 반역자의 말로란 으레 그런 것이었다. 이것으로 자신이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 마법사는 확신할 수 있었다. 주인 없는 노예는 없다. 주인이 죽었으니, 그의 노예나 다름없었던 마법사도 해방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 사실을 순수하게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잠시, 괜찮아?”

앤은 루시아를 무트에게 맡겨 두고 마법사에게 잠시 시간을 내어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그에게 할 말이 있었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몰랐지만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그는 그녀를 따라 빈방으로 들어갔다. 앤이 루시아에게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며 그에게 빈방에서 이야기하자 권유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도와주었으면 해서 말이야."

"예, 당연히 도와 드려야지요."

그가 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언제든 그녀에게 헌신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녀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을 터였다. 그렇다면 그냥 밖에서 이야기해도 될 텐데, 어찌해서 아무도 없는 방으로 끌고 와서 간곡하게 부탁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그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녀는 곧 자신의 진의를 드러내었다.

“라인이, 죽었거든. 보다시피 루시아가 지금 저 상태라, 그녀가 듣는 곳에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어.”

“충격이 상당히 컸나 봅니다.”

“응, 그럴 만도 하지. 아무래도 루시아를 도와주다가 대신 죽은 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루시아랑 애들은 여기 남기고, 함께 시체를 옮기러 가지 않겠어? 나 혼자서는 조금 역부족이어서 말이야. ······아아, 아니다. 키도 같이 데려가는 게 낫겠어.”

“키······, 말입니까?”

“참, 너는 누군지 모르겠구나. 키는 무트의 쌍둥이야. 근데 여러 가지 있어서 라인을 죽인 게 키거든. 그래서 루시아랑 떨어트려 놓고 싶어.”

“예······? 아, 예······.”

그는 두 번 당황했다. 첫 번째는 무트에게 쌍둥이 형제가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둘째는 그가 라인을 죽였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까는 갑작스러운 그녀의 등장에 당황하여 잘 살피지 않아서 몰랐고, 안에 들어와서는 그녀와 루시아, 그리고 무트 세 명밖에 보지 못했다.

“키라는 아이는 밖에 있는 겁니까?”

그렇다면 그는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 된다. 그는 왜 키만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라인을 죽인 자이니 들이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와 함께 다니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다. 앤의 얼굴에서 불안한 기운 따위가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협박을 당하거나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응. 별로 신경 안 써도 돼. 원래 과묵하고 성격이 좀 이상한 녀석이거든.”

그녀의 대답은 저도 모르게 맥이 풀릴 정도로 시시했다. 뭐라도 이유가 있었다면 그렇겠구나 했겠지만, 이유가 없다니 조금 의아했다.

“그, 키라는 아이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링의 측극이었다고 해야 하나, 나도 사실 자세히는 몰라. 그런데 지금은 링이 죽었으니 그 아이도 갈 곳이 없어져서 말이야. 일단 데리고 다니고 있어.”

“링의 측근이었다니, 그것 참······. 여왕님, 사람이 너무 좋아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루시아의 의견인 걸. 무시할 수 없었어.”

“루시아가 그를 데리고 가자고 말했다고요? 라인을 죽인 키를?”

“사실 그 뒤로 계속 저 모양이야. 데리고 가자고 말했을 때는 라인을 죽인 게 키인 줄 몰랐을 때였거든. 그런데 그걸 알고 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야.”

“그것 참 곤란하군요. 그래서 저를 찾아오신 겁니까?”

“아니, 딱히 그런 이유는 아니었는데. ······음, 그래. 말 나온 김에 네가 맡아주는 건 어때? 조만간 성으로 복귀할 때 같이 데려와. 나도 너라면 믿고 맡길 수 있어.”

그녀는 그를 상당히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게 키를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사실 그녀는 이미 그가 성으로 복귀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모르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고, 다시 옛날로 돌아가려면 예전 성에서 일했던 자들이 있는 것이 좋았다. 그날 많은 사람이 죽어 지금 살아남은 자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하나하나가 귀중한 인력이었다.

“저는,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아니,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날, 그와 계약을 한 날 결심했었다. 다시는 복귀하지 않을 거라고.

“어째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거야? 사람이 부족하다는 건 너도 잘 알잖아. 너가 없으면 곤란할 지경이야.”

“예, 저도 압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한번 왕궁을 등졌던 몸입니다. 도대체 무슨 낯짝으로 다시 왕궁으로 돌아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아. 너도 결국 나를 위해서 그랬던 거 아니야? 마지막에는 나를 도와줬잖아. 과정이야 어쨌든, 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는 하지만 배신한 건 배신한 겁니다. 정말로 충절을 지킬 거였다면 그 자리에서 싸우다 죽었을 겁니다. 저는 구차하게 목숨 구걸하기 위해 링의 앞에 무릎 꿇었던 거에요. 한 번 배신했던 사람이 두 번이라고 못하겠습니까? 여왕님, 저는 도무지 자신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를 잃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기에 앤은 그의 말을 듣고 적잖이 당황했다. 일손이 부족하고 그의 도움을 원하는 것은 진심이었다. 그가 없으면 상당히 곤란했다. 라인이 죽을 때 함께 당한 병사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가뜩이나 적었던 이전 왕궁 사람들이 더욱 적어졌다. 그래서 앤은 어떻게든 그를 붙잡기 위해 그의 마음을 뒤흔들기로 했다.

“지금 내 말에 거역하는 것도 반역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 잘 들어, 배신한 건 네가 아니라 링이야. 너는 그냥 이용만 당했을 뿐이라고, 너도 알잖아. 정말로 너의 도움이 절실하다니까?”

“······여왕님을 돕지 않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도와는 드리겠습니다만, 복귀하지는 않을 겁니다. 왕궁이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되면 그때 떠나겠습니다. 그때까지는 이전의 잘못에 대한 속죄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것이 그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한도였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멀찍이 떠나 죽을 때까지 혼자 지내고 싶었지만, 앤의 말을 들으니 확실히 너무 자기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그냥 잠적해 버리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속죄는 이룰 수 없었다. 과거의 업을 청산하기 위해서 약간은 그녀를 도와야 할 필요가 있었다.

“정말, 어떡해도 돌아올 생각이 없는 거야?”

“예······. 저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자격이 없습니다.”

그를 회유하는 것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라는 전력을 잃어버린 것은 상당히 뼈아픈 일이었지만, 그래도 그의 결의가 너무나 굳세어서 도무지 더는 강요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어떻게든 당분간의 도움은 확약받았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터였다.


그들은 다시 성 뜰로 돌아왔다. 루시아는 무트와 함께 그 집에 두고 왔다. 무트라면 믿고 맡길 수 있었다.

성 뜰에는 죽은 병사들의 시체가 무참하게 널려 있었다. 전부 아는 얼굴들이었기에 차마 두 눈 뜨고 볼 광경은 못 되었다. 그 참상을 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는 건 키밖에 없었다. 모조리 자신이 죽인 자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들을 보며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미안하다는 마음도 들지 않았고, 그렇다고 희열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살아오며 이런 일은 그에게 비일비재했다. 이제 와 새삼스레 특별한 감정을 느낄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그들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 키는, 마치 죽은 병사들을 거리 풍경의 일부처럼 보는 것 같았다.

죽은 병사들을 위로하고픈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들을 일일이 다 애도할 시간은 없었다. 일단은 사건을 수습하고, 일은 나중에 처리하는 게 맞을 것이다.

확실히 이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수습하려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다. 직접 보니 왜 그녀가 자신에게 그렇게 절실히 도움을 요청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는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역시 마법을 사용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고민을 마치고 그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시체에 다가갔다. 그를 시작으로 하나둘 운반하기 시작했다. 마법을 사용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체를 어디로 옮길지는 여기 오는 길에 이미 그녀와 상의가 끝났다. 성안에 적당한 빈 곳에 옮겨 놓기로 했다. 한 명 한 명 전부 옮기고 나니 마지막에는 라인만 남게 되었다. 루시아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뛰쳐나간 라인이 가장 멀리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라인의 시체 앞에 섰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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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6-2장. 에필로그 22.09.04 16 0 33쪽
» 제6-1장 22.09.03 10 0 12쪽
35 제6장. 닫는 이야기 22.09.02 14 0 14쪽
34 제5-5장 22.08.31 13 0 15쪽
33 제5-4장 22.08.29 13 0 13쪽
32 제5-3장 22.08.28 11 0 12쪽
31 제5-2장 22.08.27 13 0 12쪽
30 제5-1장 22.08.26 13 0 14쪽
29 제5장. 끝맺는 이야기 22.08.24 9 0 15쪽
28 제4-8장 22.08.22 12 0 12쪽
27 제4-7장 22.08.21 11 0 12쪽
26 제4-6장 22.08.20 13 0 15쪽
25 제4-5장 22.08.19 11 0 13쪽
24 제4-4장 22.08.17 11 0 15쪽
23 제4-3장 22.08.15 21 0 14쪽
22 제4-2장 22.08.14 13 0 11쪽
21 제4-1장 22.08.13 16 0 11쪽
20 제4장. 그의 이야기 22.08.12 14 0 12쪽
19 제3-5장 22.08.10 19 0 12쪽
18 제3-4장 22.08.08 25 0 13쪽
17 제3-3장 22.08.07 17 0 12쪽
16 제3-2장 22.08.06 19 0 13쪽
15 제3-1장 22.08.05 21 0 12쪽
14 제3장. 마법사 이야기 22.08.03 19 0 12쪽
13 제2-5장 22.08.01 23 0 12쪽
12 Monologue 22.07.31 24 0 13쪽
11 제2-4장 22.07.30 22 0 16쪽
10 제2-3장 22.07.29 24 0 13쪽
9 제2-2장 22.07.27 2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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