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 Grand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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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만화책
작품등록일 :
2021.04.05 16:27
최근연재일 :
2022.09.04 05:18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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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545

작성
22.08.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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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3-3장

안녕하세요, 두 번째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UMMY

마침내 수도에 당도한 알파 일행은 서둘러 왕에게로 향하려고 했지만, 마법사는 시간이 늦은 것을 이유로 왕을 방문하는 것은 내일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다. 마음만 조급해서는 일을 망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둘이었기에 마법사의 의견대로 거사는 다음 날 아침으로 미루기로 했다. 그래서 셋이서 함께 숙소를 잡으려고 했는데, 마법사는 자신은 할 일이 남아있다면서 알파 일행에게 먼저 숙소에 들어가 있으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은 지인이 있어 잠자리를 구하지 않아도 되니 기다리지 말라는 말도 했다. 살짝 의심스러운 바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마법사를 그냥 보내주었다. 오랫동안 숲속에서만 지내다가 간만에 밖으로 나온 것이니 그도 그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 싶어서였다. 서로의 사생활에 관해 물어볼 정도로 긴밀한 사이는 아니었기에 알파 일행은 자칭 대마법사를 아무 말 없이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체, 영 꺼림칙하단 말이야, 저 영감.”

무트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으며 그렇게 말했다. 상대가 마법사인 만큼 무슨 일을 할지 몰랐기에 가까이서 관찰할 계획이었는데, 왠지 마법사가 그런 자신의 의도를 파악하고 멀리 도망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쩔 수 없지 뭐. 조금 찜찜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붙잡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그리고 별로 수상해 보이는 사람도 아니었고 말이야. 조금 괴짜에 성격이 이상한 사람이기는 했지만, 우리에게 악의적으로 해를 끼칠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어.”

알파의 말이 틀리지 않았기에 무트는 반박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그녀처럼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의심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으니 그냥 깨끗이 잊어버리는 편이 나아 보였다.

“후우, 됐다. 잠이나 자자. 야, 불 끄고 나가라.”

이곳에는 둘밖에 없었기 때문에 알파는 그가 자신에게 명령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옛날 같았으면 화를 내거나 무시하고 그냥 나갔겠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예전에는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도둑놈을 응징해 버렸지만, 그에 대해 호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알파는 이제 행동하기 전에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생각해 보니 불을 대신 꺼 달라는 그의 말은 별로 화를 낼 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불평 없이 그의 방을 나가기 전에 불을 대신 꺼주었다.

“······쟤가 뭘 잘못 먹었나?”

그녀가 화를 낼 줄 알고 맞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무트는 그녀가 순순히 자신의 말을 따라주자 매우 의아했다.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는다는 말도 있는데, 혹시 그녀가 좋지 않은 일을 계획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될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그 생각은 곧 관두었다. 더군다나 자기가 죽이는 거면 몰라도, 그녀의 성격에 스스로 죽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

뭐, 가끔은 그런 일도 있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녀가 온순해지는 것이 그에게도 나쁜 일은 아니었기에 그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같은 시각, 마법사는 천천히 왕궁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둘은 떨쳐냈고, 날이 새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그는 구태여 서두르지 않았다. 자신을 불러낸 왕은 조급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건 그의 관심 밖이었다. 애초에 그는 왕과 그다지 사이가 좋지도 않았다. 그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어떻게든 목숨만은 부지해야 했기에 그는 지금 왕이라고 불리는 자에게 충성을 맹세했었다. 표면상으로는 친구라고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왕은 그날 이후로 그를 자기 마음대로 부려먹고 있었다. 이번 일만 해도 그랬다. 겉으로는 친구에게 부탁하는 모양새지만, 부탁이라기보다는 명령에 더 가깝다. 갑자기 연락하더니 다짜고짜 돌을 주워오라고 하더니, 이제는 아이들 인솔까지 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왕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 충성을 맹세한 그 날 맺은 계약의 강제성이 반항을 불가능하게 했다.

꽤나 여유롭게 걸어왔지만, 방향은 틀리지 않았기에 그는 결국 왕의 성에 도착해 버렸다. 그가 걸음을 질질 늘였던 이유는 이곳에 오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어떻게든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이었다. 알파와 무트, 그 두 아이와 함께 수도에 들어오면, 일단 그 두 아이와 떨어져 혼자 자신을 찾아오라는 것이 왕의 명령이었다. 빠르게 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왕이 보기에는 참 추한 모습일 것이다. 자신의 이 반항 같지도 않은 반항을, 어쩌면 저 위에서 내려다보며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도 다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저항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왕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여 살아있기는 했지만, 그것만 아니었다면 왕을 따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왕의 거처로 들어갔다.


왕은 이미 그를 맞을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사실, 왕은 언제든지 그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를 맞이하는 데에 준비 따위는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초대한 손님을 연회장이 아닌 자신의 방에서, 그것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맞이했다는 것을 보면 왕이 그를 친구로 여기고 있지 않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오랜만이야. 애들은 무사히 잘 데려 왔겠지?”

그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마법사에게 말했다. 마법사도 그에게 대답했다.

“그래, 숙소에 먼저 보내 놨어. 그런데 그 애들은 왜 데리고 오라고 한 거야?” “흥, 그건 네가 알 필요 없다. 그건 됐고, 마석은 가지고 왔나?”

“그래, 그것도 가지고 왔다. 자, 여기.” 마법사는 품 안에 간직하고 있던 마석을 꺼내어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왕이 찾으라고 명령했던 그 마석이다. 원래는 알파가 들고 올 예정이었던, 바로 그 마석이었다. 왕은 그 투박한 돌덩이를 마치 황홀한 보석을 보는 것처럼 바라보았다.

“오오, 그래, 드디어 이것을 손에 넣는구나······”

그는 갓난아이를 안아 드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돌을 들어 올렸다. 무트가 바닥에 휙 던져버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무트와는 달리 왕은 그 가치를 알고 있었기에 그와는 달리 이 돌을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그에게 있어 이 돌의 가치는 당장 저 눈앞의 마법사보다도 더 높았다. 마법사로서 마석의 희귀성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왕의 저 반응은 너무 과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가 저렇게 보물을 보는 것처럼 마석을 대하는 것은 저 마석이 보통 물건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한 명의 마법사로서 순수하게 궁금해져서 그는 왕에게 물어보았다.

“아니,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물건이냐?”

“그래, 이것만 있으면 드디어 내 비원을 달성할 수 있다. 이렇게도 일이 잘 풀리다니, 좋다 못해 두려울 정도구나, 크하하하!”

왕의 말은 마법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기는 했지만, 그는 대답할 의도로 말한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 이미 눈앞의 마법사 따위는 어찌 되어도 좋을 문제였다. 마법사의 질문이 들리기는 했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마법사의 질문이 아니라 마치 자신에게만 들리는 절대자의 말처럼 들렸고, 그의 대답 역시 향하는 이 없는, 혼잣말이라고 해도 좋은 것이었다. 마법사 역시 그가 자신에게 대답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왕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제정신이 아니다. 사실 이전부터 그는 왕을 광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저 마석을 보고 나니 특히 왕의 증세가 특히 심해진 것 같았다. 저 돌이 그를 미치게 만들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 돌을 없애버리면, 그의 눈앞에서 치워버리면 그가 정상으로 돌아올지도 모르지만, 그는 그 돌을 어떻게 할 수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상황에서조차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저주하는 일밖에는 없었다.

“수고했다. 너는 그만 가봐.”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냐?” 그냥 나가기는 억울했기에 그는 궁금증이나마 풀고자 그렇게 말했다.

“알 거 없다고 말했을 텐데. ······음, 아니다. 기분도 좋은데 조금 정도는 이야기해 줘도 되겠지.”

다행히 무언가 말할 기분이 된 모양이었다. 아마 듣기 좋은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예상한 그는 왕의 말에 놀라지 않게 긴장한 다음 그의 말을 기다렸다.

“내일이면 내가 진정한 힘을 손에 넣게 될 것이다. 그래, 숙소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거야. 놀라지 않게 미리 가서 일러 줘도 좋을지도 모르겠네, 크하하하!”

그는 끝까지 미친 사람처럼 웃어대었다. 이야기할 생각이 들었던 것은 자신의 자랑을 하기 위해서였나 보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어봤자 마법사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진정한 힘이 돌아온다니, 혹시 암호인가 싶었지만, 전혀 짚이는 바가 없었다. 아마 힘이 돌아온다는 말은 말 그대로의 의미인가 보다. 그렇다면 이것은 그날의 연장인가, 그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젠 그만할 때도 되었잖아. 너는 복수를 완수했어. 이제 와서 뭘 더 하겠다는 거야?” “내 복수가 끝났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그래, 이제 그만해. 도대체 어디까지 타락할 셈이냐?”

“네가 뭘 안다고 그래! 너는 아무것도 몰라! 이제 끝이라고? 내 복수가 다 끝났다고? 아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 복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미치광이를 상대로는 정상적인 대화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마법사는 확실하게 깨달았다. 왕이 말을 마치자마자 무차별적으로 자신을 공격해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색이 마법사였기에, 그의 일방적인 공격에 당해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왕이 이성을 잃고 있을 때 한정이다. 한때 나라에서 2번째로 강하다고 불리었던 사람이다. 그가 제정신을 차린다면 도저히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왕이 제정신이 아닐 때 빠르게 이곳을 벗어나기로 했다.

마법사는 그의 공격을 모조리 회피하면서 민첩하게 방을 빠져나왔다. 미끄러지듯 문틈 사이로 나온 그는 곧바로 성 밖으로 뛰었다. 왕이 여전히 문을 향해 공격했기 때문에 방 밖으로 나온 것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었다.

성 밖까지 나온 그는 그제야 안심하고 쉴 수 있었다. 마법사인 그는 체력에는 자신이 없었다. 저 넓은 성을 한달음에 달려 나오니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헉, 헉······”

그는 잠시 숨을 골랐다. 그러나 그러고 있을 시간도 얼마 없었다. 그는 곧장 알파 일행이 머무르는 숙소로 달려갔다. 왕의 명령에 거역하지 못해 그들을 이곳으로 끌고 오기는 했지만, 최소한의 예의로 그들에게 위험하다는 경고 정도는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잠이 오지 않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알파는 거리에서 누군가 뛰어오는 걸 볼 수 있었다. 멀어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사람이 왠지 이곳으로 달려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의 예상대로 그 사람은 그녀가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이곳에 들어오는, 가까워져 잘 보이게 된 그 사람을 보니 그 정체가 마법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알파는 그를 맞이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갔다.

나가는 길에 무트의 방이 보였지만, 알파는 그냥 지나쳤다. 자는 사람을 굳이 깨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나 마법사를 만나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그녀는 다시 무트를 깨우러 올라와야만 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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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6-2장. 에필로그 22.09.04 16 0 33쪽
36 제6-1장 22.09.03 10 0 12쪽
35 제6장. 닫는 이야기 22.09.02 15 0 14쪽
34 제5-5장 22.08.31 13 0 15쪽
33 제5-4장 22.08.29 13 0 13쪽
32 제5-3장 22.08.28 11 0 12쪽
31 제5-2장 22.08.27 13 0 12쪽
30 제5-1장 22.08.26 13 0 14쪽
29 제5장. 끝맺는 이야기 22.08.24 9 0 15쪽
28 제4-8장 22.08.22 12 0 12쪽
27 제4-7장 22.08.21 11 0 12쪽
26 제4-6장 22.08.20 13 0 15쪽
25 제4-5장 22.08.19 11 0 13쪽
24 제4-4장 22.08.17 11 0 15쪽
23 제4-3장 22.08.15 21 0 14쪽
22 제4-2장 22.08.14 13 0 11쪽
21 제4-1장 22.08.13 16 0 11쪽
20 제4장. 그의 이야기 22.08.12 14 0 12쪽
19 제3-5장 22.08.10 20 0 12쪽
18 제3-4장 22.08.08 25 0 13쪽
» 제3-3장 22.08.07 18 0 12쪽
16 제3-2장 22.08.06 19 0 13쪽
15 제3-1장 22.08.05 21 0 12쪽
14 제3장. 마법사 이야기 22.08.03 19 0 12쪽
13 제2-5장 22.08.01 23 0 12쪽
12 Monologue 22.07.31 24 0 13쪽
11 제2-4장 22.07.30 22 0 16쪽
10 제2-3장 22.07.29 24 0 13쪽
9 제2-2장 22.07.27 2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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