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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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1.12.01 00:03
최근연재일 :
2011.12.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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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1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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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6쪽

Time Walker Rain. 9-5 여우.

DUMMY

<b>9-5

여우.</b>











어질어질해진 정신을 부여잡고서 양손으로 얼굴을 싹싹 비비는 성연.

'아, 최악이다.'

하필 내가 제일 싫어하는 방법을 가지고 왔어 그 할배는.

자신의 스승인 Scorn에게 줄기차게 욕을 하는 성연이었다.

"아무래도 오해하신 것 같네요. 자세한 것은 밖에 나가서 이야기 하도록 하죠."

이젠 너무나 진이 빠져서 여기에 있기 싫다.

차라리 이 여인과 린이를 대면시켜서 이야기 하는 것이 훨씬 더 진도가 빠르겠지.

"스펙터, 이 공간에서 두 명 다 내보내주세요."

《괜찮겠어? 소녀가 위험해 질 수도 있는데?》

"히익!"

성연의 말에 이 검은색 공간에 한 존재가 홀연히 나타난다.

그 존재는 스펙터.

이 공간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런 그녀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여우 여인.

"네, 괜찮습니다. 여차하면 스펙터가 지켜주실 거잖아요?"

《틀린 말은 아니로군. 그러면 뭐... 클로징.》

스펙터의 한마디에 그녀가 만들어낸 쉐도우 룸(Shadow Room)의 문이 닫혔다.

어느새 그들이 있는 곳은 성연의 집 안, 거실.

갑작스럽게 변한 주위의 환경에 당황하는 여우 여인.

놀라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성연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한마디 할까요? 어서 오세요, 저희들의 집에."

문득, 그 미소가 매우 멋지다고 생각했다.



성연이 미리 언질을 주었기에 연린이 준비한 점심의 양은 4인분이었다.

자신의 앞에 놓인 새하얀 쌀밥을 보며 그녀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대체 저 소년의 진짜 얼굴은 무엇이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죽일 것만 같더니, 지금은 전혀 반대다.

즐겁게 웃고 떠들며 밥을 먹고 있는 소년을 보니 자신이 꿈이라도 꾼 것만 같았다.

쿡쿡-

멍하니 소년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에게 하늘색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가 다가와 조그마한 쪽지를 자신에게 내밀었다.

[입 맛에 않맞으세요?]

"아니, 그 것은 아닌데......."

어째서 이 소녀는 말로 하지 않고 이렇게 쪽지로 말을 건네는 것이지?

"일단 이야기는 점심 식사를 끝내고 하죠? 빨리 드세요. 당신의 음식들만 거의 그대로입니다."

소년의 한마디에 여인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급히 주위를 둘러보니 밥 그릇 안에 담겨져 있는 밥이 자신을 제외하고서는 거의다 비워진 상태였다.

"미, 미안하군!"

콧방귀를 흥! 하고 뿜으며 급히 음식을 입안에 집어 넣는 여인.

"......!"

그러던 중 한가지를 깨달았다.

이 음식들.......

"맛있죠?"

"......."

끄덕-

자신의 속 마음을 정확하게 집어 내는 소년의 말에 그녀는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맛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은 대부분 산 속에서 살았고, 수행을 위해서 가끔 인간 세상(도시)에 나가긴 했지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이었다.

"아, 그렇다고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마세요. 너무 많이 드시면 요금은 별도로 청구한답니다? 저희도 먹고 살아야 하잖아요?"

"......."

빙긋 웃으며 말하는 소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살기(殺氣)가 깃들어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침묵하고 말았다.




"흠. 그럼 천천히 이야기를 해볼까요?"

식사를 끝내고 거실 소파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네 명 중, 성연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린이가 당신의 약혼자를 꼬셨다는 것은 대부분 당신의 착각일 것입니다. 분명히요."

"말도 않되! 그렇다면 어떻게 가 이 아이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 거야?"

성연이 제일 껄그럽게 생각하는 질문을 처음부터 던져버린 여인.

그 일에 관해서 해명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아파온다.

아, 빌어먹을 스승 할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예상하고 있긴 했던겁니까?

왠지 모르게 스승 할배의 환상이 어렴풋이 나타나더니 주먹을 쥐고, 가운데 손가락을 살포시 들어올리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그럴리가 없잖아?>

'아, 썩을. 빌어먹을. 죽어버려 그냥. 제발. 세상에 우환거리 좀 만들지 말고 그냥 죽어주세요. 부탁이니까.'

속으로 온갖 욕을 다하면서도 성연은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 일에 관해서는 예상이 가는 바가 있긴 합니다만, 그 것은 제 신변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자세히 설명을 드릴 수 없군요."

"그 것봐! 이 계집애가 내 약혼자를 꼬신 것이 맞지? 맞잖아!"

『크르르릉!』

발작적으로 소리치는 그녀의 뒤에 초열이 갑작스레 등장하면서 날카로운 송곳니를 번뜩인다.

"그 입 좀, 닥쳐주지 않으실래요? 아까 그 곳으로 돌아가서 이야기 하고 싶으세요? 왜 한 번 말하면 못 알아 들으세요? 새 대가리세요? 사람이 짜증 나 있다는 것도 못 알아차리시겠어요? 안그래도 짜증이 나있는 사람 속을 더 긁고 나서, 몇대 맞아야 '아, 저 사람 기분이 않좋으니까 조용히 해야 하는 구나.' 그럴꺼예요?"

그리고 성연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독설에 좋은 반응이 나올리가 없다.

순식간에 거실의 분위기가 급 다운이 된다.

싸늘하다 못해 냉랭함이 감도는 거실.

초열(超裂)은 성연이 명령만 내리면 당장이라도 이 버릇없는 여자의 목덜미를 물어뜯겠다는 듯이 살기를 뿜으며 그르렁댄다.

그런데 예상외로 이런 분위기에서 그녀를 구원해 준 것은 자신이 죽이고 싶은 계집 아이였다.


식사 때처럼 갑자기 주머니에서 쪽지와 펜을 꺼내더니 무엇인가를 쓱쓱 적고서는 자신에게 이빨을 들이밀려고 하는 짐승에게 보여준다.

쪽지에 적혀져 있는 내용은 [이리로 와줘.] 였다.

계집 아이의 쪽지를 본 붉은색 짐승은 못마땅하다는 듯이 자신을 바라보고서는 이내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 자신에게서 멀어진다.

저 무서운 짐승을 가까이 오게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지?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자신에게는 손발이 오그라질 정도로 살기를 내뿜어 놓고서는 저 계집 아이에게 다가가자 마치 순한 고양이처럼 아양을 떨며 혀로 볼을 핥아준다.

'말도 안되.'

이 비현실적인 광경에 그녀는 망연자실한다.

근데 어째서 저 계집애는 말로 하지 않고 마치 말을 못하는 것처럼 저렇게 의사 전달을 하는 거야? 흥! 정말 꼴불견이야!



"하아. 잠시 흥분했었네요.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흥분했다가는 생명을 죽일 기세네.'

속으로 욕을 해보지만, 입 밖으로는 그 말을 꺼낼 용기가 차마 나지 않는다.

"솔직히 이 상황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좀 곤란해서 말이죠."

심호흡을 하면서 숨을 가다듬는다.

"자세하게 설명은 못해드리겠지만, 이 것은 그 쪽... 에 그러니까 이름이?"

생각해보니 우리들은 서로 통성명도 않했었구나?

그저 여인은 자신의 약혼자를 꼬신 계집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분노해서 쳐들어 왔고.

스펙터는 자신이 할 일인 린이를 지키기 위하여 습격자(여인)을 격퇴했고.

성연은 연린을 노린 습격자가 있다는 것 때문에 분노했었고.


아까는 싸늘했었던 거실의 분위기가 서먹서먹하게 바뀐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나선 것은 예상대로 성연이었다.

"별 수 없네요. 일단 통성명부터 할까요? 저부터 하겠습니다. 제 이름은 신성연. 보시다싶히 평범한 학생이고 마술을 좋아하는 소년일 뿐입니다."

"......."

대체 어디가 평범한 학생이라는 것인데!

당장이라도 성연의 말에 반박하고 싶은 여인이었지만, 성연의 눈빛이 '딴 말 하면 죽어요?' 라고 말하고 있었기에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침묵.

《나도 해야 하는 것인가 소년?》

성연이 자신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를 하고서 스펙터를 바라보자 그녀는 영 껄끄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

하지만 그녀는 성연이 고개를 끄덕이자 별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글쎄, 잊은지 꽤 되었군. 이 아이들이 부르고 있는 것처럼 스펙터라고 부르면 된다네. 하고 있는 일은... 저 소녀의 보디가드라네.》

스펙터의 소개가 끝나자 연린이 부산을 떨면서 쪽지에 펜으로 글들을 적었다.

[이름은 서연린이구요. 나이는 15살이구요. 좋아하는 사람은 성연 오라버니예요.]

"거짓말!"

연린이 적은 글을 봄과 동시에 여인이 소리쳤다.

다시 싸늘해지는 분위기.

점점 차가워지는 성연의 눈초리를 느끼며 그녀는 다급하게 자기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 이름은 호수련(狐洙漣)이다. 나이는 24살. 따, 딱히 알려주고 싶어서 알려주는 것은 아니니까!"


"아. 그거네요."

《그거로군 소년.》

수련의 말을 들은 성연과 스펙터가 동시에 한마디씩 했다.

어쩐지 둘의 말투가 묘해서 얼굴을 붉히며 수련이 외쳤다.

"왜 그렇게 보는데! 그렇게 보지 마!"


"아, 확실하네요."

《부정할 수 없군 소년.》


호수련의 말투를 지금에서야 알 수 있었다.

이러니까 호수련의 약혼자에게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대충 예상이 간다.

아마도 호수련의 성격은 소위 말하는 츤데레라는 타입.

뜻을 풀이하자면 겉으로는 새침떼기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상대를 좋아하고 배려해주려고 하지만 생각한대로 잘 되지 않는 그런 타입.

'아, 머리 아프다.'




상황은 대충 이러하였을 것이다.


호수련과, 호수련의 약혼자가 함께 있다가 어떠한 일 때문에 가볍운 말싸움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녀의 약혼자는 또 그러냐면서 면박을 주었을 것이고, 그녀는 자신이 생각한 대로 말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었을 것이다.

분명히 별 것 아닌 일이었는데 어느새 서로의 감정은 상하게 되었을 것.

호수련은 부끄러움과 창피함, 그리고 자신에 대한 화 때문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약혼자와 헤어져 자신의 집에 돌아갔을 터.

그리고 그렇게 그녀가 사라지자 그녀의 약혼자는 신세 한탄을 했겠지.

귀여움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저런 약혼녀 말고 참하고, 귀엽운 여자는 없을까, 라고.

그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Scorn이 등장.

그렇게 나타난 Scorn은 어디에서 구했는지 모를 연린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겠지.

'이 아이가 내 손녀인데, 아직 내 마음에 드는 놈팽이가 없어. 그런데 자네를 보니 맡겨도 될 것 같군!'

사진을 본 약혼자는 Scorn의 우월한 말빨에 어느샌가 현혹되어 연린의 추종자가 되어버렸고, 당장이라도 연린을 찾아가겠다고 했겠지.

하지만 Scorn은 두 달 뒤에 자신의 손녀가 어디에 사는지 가르쳐 주겠다면서 모종의 작업을 했을터.

그렇게 그녀의 약혼자는 두 달이 빨리 지나가라고 치성을 드리며 시간을 보냈을 것이고, 그런 약혼자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낀 호수련은 그를 밀착 감시하여 어찌된 일인지 알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제 멋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사진 속에 있는 여자 아이가 자신의 약혼자를 꼬셨다고 생각.

그 뒤는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과 같다.




"일단 확실하게 몇가지 말씀 드리도로 할게요 수련씨."

잠시 심호흡.

스승 할배의 생각으로 정신이 없었지만 간신히 진정 시키고서는 말을 이었다.

"첫째. 연린이는 당신의 약혼자를 만난 적이 없을 뿐더러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

"둘째. 당신의 약혼자가 연린의 사진만을 보고 좋아하게 된 것에는 수련씨가 가장 큰 기여를 했습니다."

"......."

"셋째. 빌어먹을 스승 할배의 수작에 걸리신 것에 대하여 애도를 표합니다."

"......?"

대체 무슨 소린지 이해가 가지 않는 수련이었다.

아니, 어떻게 저 계집 아이가 자신의 약혼자와 만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 할 수 있는 거지?

그리고 왜 내가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건데? 마지막으로 빌어먹을 스승 할배는 또 누구야?


"아아, 혼란스러우실 겁니다. 세가지 중, 마지막 것에 대해서는 설명을 못해드릴 테지만 첫번째와 두번째에 관해서는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한번 해봐요."

"연린이가 당신의 약혼자를 만난적이 없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왜냐하면......."


연린이가 인간 세상에 나온지는 고작 한달하고도 몇 주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인간 세상에 나오고 나서 단 몇일만에 저를 만났고, 그 뒤로는 쭉 저와 함께 있었으니까요.


"인간... 세상?"

"네. 이 아이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닙니다."

"......!"

"네. 당신이 구미호 일족인 것 처럼 그녀는 인어(人漁)입니다.

수련이 경악했다.

설마 이 세상에 몇 안되는 이종족인 인어라니.

"그렇다면 말을 못하는 것도......?"

"네. 당신들 구미호 일족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인어들 같은 경우에는 그녀들에게 불리한 규칙이 있더군요. 결혼을 하기 전까지는 육지에서 말을 하지 못한다, 라는 규칙이요. 자율성이 아닌 강제성이 있는 규칙이기 때문에 현재 린이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성연의 설명을 들은 수련은 괜시리 부끄러워졌다.

그 것도 모르고 속으로 욕이나 하고 있었다니.......

"자, 그럼 마저 설명을 하겠습니다. 연린이 당신의 약혼자를 꼬셨거나, 좋아할리가 없는 이유는......."

"이유는?"

갑자기 말꼬리를 흐리는 성연을 보면서 수련은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현재로써는 제 약혼녀이거든요 연린은. 저와 연린의 집안에서 모두 허락한."

"아."

어쩐지 납득이 간다.

그래서 자신이 저 계집애한테 험한 소리를 하면 그렇게 자신에게 살기를 뿜었던 것이었구나.

"흐, 흥! 그래 알았어. 인정 할게. 그런데 두번째, 내가 가장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은 무슨 뜻이야?"

제일 궁금했던 것이었다.

자신의 약혼자가 자신에게 정나미가 떨어진 것의 대부분이 자신 탓이라니?

"그 전에 한가지만 여쭈어보겠습니다. 두달 뒤에 당신의 약혼자가 린이를 찾으러 간다고 했죠? 그렇다면 당신들이 살던 곳에서 그가 이 곳에 도착할 때까지 앞으로 남은 시간을 예상하실수 있겠습니까?"

"응? 그러니까...... 약 이틀 후 정도면 이 곳에 도착할껄?"

"아, 씨발."

"......."

그의 질문을 받은 수련이 잠시 생각하다가 자신의 약혼자가 이 곳에 도착할 시간대를 예측해주자 성연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아 정말. 올거면 지금이라도 당장 오던가. 아니면 아예 늦게 일주일 쯤 뒤에 오던가.

짜증나게 왜 이틀 뒤야, 이틀 뒤는. 애매한 시간대잖아.

한편 성연의 입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욕에 자신도 모르게 굳어버리는 수련.

왠지 저 성연이라는 소년이 욕하거나 화가 나면 무섭다.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욕이 나와버렸네요. 흠흠, 두번째 이유에 관해서는 저보다는 스펙터가 자세하게 설명해주실 겁니다. 부탁드립니다 스펙터."

《꼭 내가 해줘야 하나? 그냥 모르고 지내게 하면 안되나?》

"안됩니다. 아무리 봐도 선천적인 '그 것'인데 약혼자도 산속에서 대부분 지냈다면 이 분을 보고 얼마나 열불이 뻗쳤겠습니까."

《그도 그렇군.》

스펙터와 성연의 대화를 듣던 수련이 나섰다.

"어째서 네가 설명을 안해주는거지?"

"...당신 약혼자 때문입니다. 됬습니까?"

"응."

별 수 있는가. 자신의 약혼자 때문에 그가 설명을 못해주겠다는데.

《따라오게나.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 하나 설명해주도록 하겠네.》

"네."

수련과 연린을 데리고 올라가면서 이 세상에 컴퓨터와 인터넷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스펙터였다.




성큼성큼 앞서 가는 스펙터의 뒤를 조심스레 쫓아가는 수련. 그런 그녀들을 보면서 연린은 초열과 함께 장난을 치고 있었다.

연린과 놀고 있는 초열을 보며 성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럭저럭 해결 된 것 같으니, 이제 또 다른 손님을 대접할 준비를 해볼까나.

상당한 폭력이 동반되는 대접이긴 하겠지만 말이지.





****


<b>사,

사,

살려줘.......</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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