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마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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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레이언트
작품등록일 :
2011.12.01 00:03
최근연재일 :
2011.12.0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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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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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Walker Rain. 11-1 시간의 지배자.

DUMMY

<b>11-1

시간의 지배자.</b>













그러니까. 난 요즘 가끔 생각한다고.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녀석을 제자로 받게 되었는지 말이야.

어떻게 된 제자 놈이 정에 약하고, 의지도 약하고.

쓸데가 없어요 쓸데가!

아나, 뒷골 땡기네.

야. 그만 해. 짜증나니까.

그래도 한가지 확실히 부러운 것은 있었지.

아니 짜증나는 것이지! 그래, 내가 저 녀석을 제일 싫어하는 이유가 이거야!

뭐냐고?

제자 주제에 스승도 없는 애인이 있어!

이런 젠장!

청출어람 아니냐고?

개뿔! 청출어람 다 죽었냐?

어쨰서 그런 개소리를 지껄이는건데 대체!?

저 녀석이 나보다 잘하는게 뭐야?

...커플이라는거라고?

너 이리 와봐라. 나랑 면담 좀 하자.



-시간의 지배자와 카니발의 대화 중.-
























"......."

『.......』

《.......》

성연을 제외한 나머지 존재들이 침묵했다.

아, 설마 저런 말이 나올줄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는데 말이지.

그리고 연린은 성연의 말에 얼굴을 붉힌채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다.

"......!"

그리고 자신의 본능이 시키는대로 충실한 대사를 내뱉었던 성연이 '아차!'한 표정으로 헛기침을 한다.

"흠흠. 뭐, 그런거죠. 저도 남자니까요."

지긋이-

아이바와 스펙터가 그를 바라보자 성연은 헛웃음을 터트리며 주변을 환기시킨다.

이런 시선은 아무리 철면피인 그라고 하더라도 부끄럽다는 것.

"자, 점심이나 먹죠. 아이바하고는 처음 먹는 점심이니까요."

성연의 말에도 물끄럼히 바라보던 스펙터와 아이바였지만, 그가 노려보자 언제그랬냐는 듯이 딴청을 부린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와자지껄한 하루가.




《후, 그나저나 또 다시 시간이 되어가는구나.》

점심 식사가 끝나고 지붕 위로 올라간 스펙터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쉰다.

"날 불렀나?"

그 때 그녀를 부르는 중후한 목소리.

황금색 용이 멋들어지게 자수가 놓여진 푸른색 도포를 입은 중년인이 누워있는 스펙터의 머리 맡에 허허롭게 서 있었다.

언제 나타난 것일까?

스펙터도 움찔하며 누워 있던 몸을 퉁기듯이 일어나 중년인과 거리를 벌린다.

자신이 공격하기 가장 적절한 거리를 두는 스펙터.

긴장한 채로 자신을 노려보는 스펙터를 보며 허허 하고 웃은 중년인.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지."

스윽-

손이 얼굴을 쓰다듬듯이 스치고 지나가자 그 곳엔는 중년인이 아닌 한 명의 청년이 서 있었다.

푸른색 도포를 입고 검은색 머리카락은 뒤로 넘겨 끈으로 질끈 묶어있다.

그리고 왼쪽 눈 앞에 있는 외알 안경.

한번 만난적이 있는 존재다.

《당신은......!》

청년을 본 스펙터가 긴장한 상태를 풀며 놀라 외친다.

"그래, 행복이란 무엇인지 고민 좀 해보았는가 유령이여?"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지 의뢰주여.》

"클클. 그거 참 잘 된 일이군. 암. 잘 된 일이고 말고."

스펙터의 대답에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상대.

《그런데 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있는 것이지?》


분명히 그는 자신에게 의뢰를 맡길 때 말했었다.

이번을 제외하고 자신을 볼 수 있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그런데 떡하니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아,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렇게 화를 내려고 하시나."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청년.

"그렇게 노려보지 좀 말게나. 부끄러우니까."

《.......》

부끄럽고 자시고의 문제가 아니잖아!


이 머쓱한 분위기에 청년 역시 당황스러운지 뒤통수를 벅벅 긁는다.

"에효. 내가 이렇게 너의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어떠한 '이야기'를 전해주려고 온 것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바라보지 좀 마! 제발! 부탁이니까!"

엉엉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간절하게 말하는 청년.

그에 따라 스펙터 역시 한심하게 바라보는 눈빛을 거둔다.

《대체 그 이야기가 무엇이길래 너 정도 되는 존재가 약속을 어기고 모습을 드러낸 것이지?》

"별 수 없지 않나. 불쌍한 제자를 위해서 자신의 생명(生命)까지 포기한 스승이라네. 좀 봐주게나. 그까짓 약속, 어차피 곧 죽을 몸인 나에게는 소용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죽을... 몸?》

청년의 말에 몸을 경직시킨다.

어째서 죽을 몸이라고 하는 것이지?

눈 앞의 상대에게서 느껴지는 기세, 힘, 생명력.

모두 한계에 이른 절정의 때다.

그런데 어째서 곧 죽을 몸이라니!?


"궁금한가? 그렇다면 이야기 해주겠네 유령이여. 나와 내 제자 놈의 이야기를. 조금 길고, 지루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들어보겠는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곰방대를 입에 물고 깊게 연기를 빨아들인 청년이 지붕 위에 털썩 앉으며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내 제자는 유령, 자네도 알고 있다 싶히 이 집에 살고 있는 신성연 이라는 놈일세.

녀석의 운명은 평범하기 이를데 없었지.

소심한데에다가 용기도 없었던 녀석은 학교라는 곳에 다니면서도 거의 혼자 지내고 있었지.

그런데 중학교 3학년 봄 방학.

아, 그러고보니 말을 안했군.

녀석이 '마술'이라는 것을 배워 취미 생활로 삼게 된 것은 그 때라네. 중학교 3학년 때.

어째거나 나이로 치자면 17살이 되던 해였다네.

봄 방학식을 했던 날이었지.

녀석은 평소처럼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마다 했었던 거리 공연을 하기 위하여 마술 도구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생활이었어.

그런데 문제는 거리 공연이 끝나고 일어났지.

거리 공연을 끝낸 내 제자 놈은 집으로 가기 위하여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네.

그러다가 발견하고 만 거야.


《...무엇을?》


자신의 시선을 끄는 여자 아이를.

여자 아이는 그녀가 처음 보는 아름다운 소녀였었지.

다만 그 소녀는 평범한 사람과는 조금 다르게 보였었다네.


바다를 담아 놓은 것처럼 보이는 남색 눈동자는 어딘지 모르게 백치미가 있었고, 날씨게 어울리지 않게 소녀의 옷차림은 얇았다네.

그리고 소녀는 신발이 없는지 맨발로 인도 위에 서 있었지.

자신도 모르게 정신 없이 소녀를 바라보던 내 제자 놈.

그런데 소녀는 횡단보도가 건너도 된다는 파란색 불로 바뀌자마자 성큼 걸어나갔고, 그런 그녀를 향해 절묘하게 달려오는 트럭을 발견할 수 있었다네.


자신을 향하여 달려오는 트럭을 보며 소녀는 멍하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지.

본능적으로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눈치챈 것일까?

헌데 이 멍청한 제자 놈은 온몸을 바쳐 소녀와 트럭 사이로 뛰어들었다네.

그리고 소녀를 밀쳐낸 내 제자 놈은 소녀 대신 자신이 트럭에 치이고 말았지.


"후우-"

청년의 입에서 탁한 흰색의 연기가 뭉글거리며 뿜어진다.


기적적으로 소년을 살아났다네.

하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났다는 기쁨도 잠시.

소년은 트럭에 치임으로 인하여 자신의 척추 신경에 손상이 가 하반신 마비라는 천형을 떠맡게 되어버렸지.


소년은 그 가실을 알고 울 수 밖에 없었다네.

그리고 소녀를 저주했지.

너만 아니었다면! 너만 아니었다면!

그러나 소년은 그렇게 소녀를 저주하는 것이 소용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네.

어차피 벌어진 일. 되돌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네.

문제는 그 뒤에 벌어졌다네.

소녀의 부모라고 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더니 두 사람을 덜컥 묶어버린 것일세.

인간 세상에 나간 딸 중 위험에 빠진 딸을 자신의 몸을 바쳐서라도 구해주는 남자가 있다면 결혼시키라는 가문의 약속이 있다면서 말일세.

그렇게 소년과 소녀는 같이 살게 되었다네.



"뭐, 그 약속은 내가 하게 만든 것이지만 말이지."

《.......》

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야?



소년은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하여 두문분출 했지만 현대 의학의 힘으로는 소용이 없었다네.

완전히 의욕을 상실한 소년을 보며 소녀는 울 수 밖에 없었다네.

자신을 대신해서 트럭에 치인 것이 소년이었으니까 말일세.

소녀는 잠도 자지 않고 소년을 간병했다네.

그 것이 효과가 있었을까?

소년의 하반신 마비는 풀어질 수 없었지만, 우울한 생각을 떨치고 소년은 똑바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었지.


그렇게 두 사람의 사이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조금씩 싹트게 되었다네.

다만 소녀는 인간이 아니었어.

말로만 듣던, 동화나 소설 또는 만화에서 나오던 인어였지.

그래서였을까?

소녀는 지상에서 말을 하지 못했어.

소녀가 말을 할 수 있을 때는 바닷물이 소녀의 몸에 닿아 있을 때 뿐이었지.


그리고 소년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깨닫게 되었다네.

그 것은 내가 사용하는 시간 조종술(Time WControl)이라는 능력이었다네.

이 시간 조종술로 말하자면 1초를 100초로도, 1000초로도 만들 수 있는 기술이었으니까.

그래, 내가 사용하는 기술의 기반이 바로 이 시간 조종술이지.


그렇게 소년과 소녀는 평화롭게 살아갔지.

그러면서 소년과 소녀는 돈귀신과, 불꽃의 임금을 만났지.

말 그대로 소중한 사람들이었어.

간간히 위험한 일도 있었지만, 그 것은 이 세상에 침입한 괴물들 때문에 일어난 일.

위기를 극복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더 돈독해져 갔지.


《말 그대로 해피 엔딩(Happy Ending)이라는 것인가?》

이야기를 듣던 중, 스펙터가 질문을 한다.

흥미로운 이야기이기에 귀를 귀우여 이야기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 그랫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그녀의 질문에 청년은 곰방대를 깊게 빨아들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야기는 아쉽게도 베드 엔딩(Bad Ending)이었다네."

씁쓸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소녀가 인어였다는 것은 말해줬었나?

그래, 소녀는 인어였다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서해 용궁에 있는 서해 용왕(龍王)의 막내 딸이었지.

용궁에 사는 존재들 중 남자는 용(龍)이고, 여성들은 인어(人魚)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그리고 소녀에게는 태중 혼약을 약속한 존재가 있었지.

동해 용왕의 둘째 아들이 바로 소녀의 약혼자였다네.

그런데 문제가 있었지.

동해 용왕의 둘째 아들은 난봉꾼에 지독하게 여자를 밝히는 인물이었다네.

서해 용궁의 왕인 서룡환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태중 혼약을 파기할 방법이 없었기에 전전긍긍했었지.

그의 막내 딸인 소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였었거든.


그렇게 서해 용궁의 오래된 약속에 따라 소녀를 소년에게 주기 위하여 소녀와 동해 용왕의 둘째 아들의 태중 혼약은 파혼(破婚)이 되었다네.

잘 된 일이었지.


"그러나....... 에휴."

이야기를 하다 말고 한숨을 푹푹 내쉬는 청년을 보며 스펙터가 눈을 부릅떳다.

《그러니까! 이야기 좀 끊지마! 짜증나려고 한다고 청년!》

"아, 알았다네. 거 참. 처자가 매정하구만?"

《시끄럽고 마저 이야기나 해.》

숨을 가다듬기 위하여 그런 것인데 매섭게 몰아치는 스펙터에게 한마디 해준 청년은 자세를 정돈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모든 일이 시작되고 끝난 비극을.

청년은 지금 말하려고 한다.

너무나도 안타까웠던 그 이야기를.






*****


안녕하세요. 레이언트 입니다. 11챕터에 돌입하였습니다.

성연의 과거이야기가 간략하게 나오면서 12챕터에 돌입하도록 하겠습니다. 11챕터는 12챕터에 들어가기 위한 관문이니 편히 즐겨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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