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덕, 저승에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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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명안
작품등록일 :
2021.05.12 12:39
최근연재일 :
2021.08.06 06:00
연재수 :
1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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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
글자수 :
378,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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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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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DUMMY

검둥이, 저놈이 벌써 반항의 시절을 맞이했나?


어째 말하는 싹이 싸가지가 ···.


사방을 겅중거리던 검둥이가 멈춰서 땅을 킁킁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 왜? 뭔디 그려?


- 아저씨, 여기 고양이가 죽었어요. 피도 많이 났어요. (월, 워워월, 워월.)


- 잉? 뭔 소리여?


순덕이 다가가자 고양이의 머리가 보였다.


그 아래 참혹한 죽음을 맞이한 고양이의 몸뚱이가 드러났다.


호랑이 무늬를 한 고양이는 꼬리가 아주 짧았고, 복부가 훼손되어 내장이 드러나 있었다.


풀숲에 살짝 가려진 시신에서 마치 생선이 썩는 듯한 냄새가 짙게 풍겼다.


시체 상태로 보면 죽은 지 며칠 지난 것 같았다.


-흠, 이거 사람이 한 짓이여? 설마, 그건 아니겄지?


썩은 내와 함께 아주 미세하지만 곰팡이 비슷한 특이한 냄새도 맡아졌다.


그 냄새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순덕은 알지 못했다.



같은 고양이끼리 영역싸움을 한 걸까?


그러나 순덕이 알기로는 고양이끼리는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싸우진 않는다.


순덕이 검둥이에게 말했다.


- 이쪽으루 와!


검둥이는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다가 돌아서 순덕에게 다가왔다.


아무래도 인한에게 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 가자.


순덕은 검둥이를 데리고 개구멍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


인한이 이제 막 잠에서 깼는지 간단하게 토스트를 구워 먹고 있었다.


“할머니도 드릴까요?”


- 아녀. 일단 먹어.


“예? 무슨 일 있어요?”


- 먹고 얘기 혀.


인한이 토스트를 다 먹고 치우자 순덕이 말을 꺼냈다.


- 산 위에 고양이 시체가 있어. 그런데 시체가 이상혀. 신고해야할지도 몰러.


“지금 가 볼까요?”


- 그려. 옷 잘 입고.


순덕은 인한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갔다.


검둥이가 껌딱지 마냥 따라붙었다.


바로 집 앞이라 스마트폰 외에는 다른 준비는 필요치 않았다.


고양이 시체를 본 인한이 혀를 찼다.


“이거 누가 이랬을까? 참 못 됐다.”


- 왜? 사람 짓이 맞는겨?


“싸우다 죽은 것은 아닌 거 같아요. 일단 신고할게요.”


인한이 고양이 시체를 사진으로 찍었다.


이어서 경찰에 연락한 인한이 전화를 끊고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 뭐혀?


“혹시 모르잖아요, 고양이 시체가 더 있을지. 한 바퀴 돌아봐야죠.”


- 아, 그렇구먼.


순덕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인한이 주변을 훑자 순덕도 코를 킁킁거리며 뒤를 따랐다.


검둥이가 순덕을 따라했다.


다행히 다른 고양이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윽고 경찰이 왔고, 현장의 고양이 시체를 가져갔다.


그 사건은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


7월 31일, 올해 24세의 김성규는 결국 PC방 알바를 그만두었다.


아니, 쫓겨났다는 표현이 더 맞았다.


김성규에게 PC방을 맡겨놓고 밖으로 돌던 주인은 새벽에 우연히 냉장고의 냉동실을 열었다가 신문에 싸여진 물건을 펴보고는 기겁을 했다.


김성규가 넣어놓은 것은 고양이 시체였다.


PC방 주인이 김성규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성규는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다.


한 달을 채우려면 아직 3일이 남았지만 PC방 사장은 경찰에 신고는 않고, 대신 그날로 그냥 한 달 치 인건비를 정산해주고 성규를 내보내는 쪽을 택했다.


성규가 그 돈을 받아들고 신문지에 쌓인 고양이 시체를 집어든 채 PC방을 나왔다.


걸어서 수봉산을 오른 성규는 인적이 드문 풀숲에 녹기 시작한 고양이 시체를 꺼내어 던졌다.


“개새끼, 그깟 고깃덩어리 좀 넣어놨다고 지랄은.”


일반 사람들이 꺼리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 김성규였다.


그 때문에 그는 어디서 일하든 한 달을 버티기 어려웠다.




성규 엄마 오난숙은 성규가 6살 때 아빠와 이혼했다.


성규 아빠는 성규를 낳기 바로 전 잘 다니던 중소기업을 퇴사하고, 받은 퇴직금을 친구와 동업한다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친구에게 사기만 당하고 단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결국 성규 아버지는 일정한 직업도 없이 막노동을 전전했고, 느는 것은 오로지 술뿐이었다.


오난숙은 재기를 포기한 아버지와 수도 없이 갈등을 빚다가 결국 이혼했다.


특별한 능력이 없이 전업주부였던 난숙은 혼자 아들을 키워야 하는 입장이 되자 지금 사는 빌라 지하방으로 집을 옮기고, 아는 친구의 미용실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악착같이 노력한 오난숙은 성규가 11살이 되던 해 동네에 작은 미용실을 차렸다.


그곳에서 오난숙은 손님으로 온 전기수라는 남자와 사귀게 되었고, 결국 재혼했다.


전기수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고, 오난숙에게는 성규가 있었다.


둘 사이에 이혼의 아픔과 자식을 홀로 키우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탓이었을까?


사귄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하객도 없이 혼인신고와 점심 한 끼로 결혼식을 대신했다.


전기수는 혼인신고를 한 당일, 딸을 데리고 성규가 사는 지하방으로 이사 왔다.


엄마가 결혼하면 지하방을 벗어날 줄 알았던 성규는 조금 실망했지만 엄마 오난숙과 어렵게 생활하며 늘 혼자였던 성규는 가족이 생겨서 좋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했다.


성규보다 2살이 더 많던 전성미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애는 성규에게 자신을 누나라 부르라 했다.


아빠와 누나가 생겨서 좋다는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인상 좋아보이던 새 아빠 전기수는 엄마가 없는 곳에서 아주 사소한 일로 성규에게 손찌검을 시작했다.


전기수는 성규가 아침에 조금만 늦게 일어나도 손찌검을 했고,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집에 오지 못해도 손찌검을 했다.


밥을 먹다가 흘려도, 대답이 조금만 늦어도 바로 손이 날라 왔다.


전기수만 성규를 괴롭힌 것이 아니었다.

전기수가 데려온 전성미 역시 전기수에게 자주 맞았고, 그 스트레스를 풀 성규라는 대상이 생기자 제가 잘못한 것을 성규에게 뒤집어씌우거나 제 아비 전기수처럼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성규를 꼬집거나 때렸다.


건드리지도 않은 제 물건이 없어졌다거나, 있지도 않던 제 돈이 없어졌다는 핑계로 성규를 궁지로 모는 일이 전성미에게는 하나의 스트레스 해소꺼리가 된 것이다.


오난숙는 전기수가 번듯한 직업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가 결혼해서 몇 달 지나지 않아 속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다고 몇 달 만에 다시 이혼을 한다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혼자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미용실에서 늦게까지 일해야 했던 오난숙은 성규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몰랐다.


성규는 어려서부터 혼자 있는 것이 습관이 된 이후에 제 속을 드러내어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성규가 어린 나이에 처음 전기수에게 폭행을 당했을 때에는 전기수 말대로 제가 실수를 해서 맞은 것이라고 생각했고, 제 일로 엄마 오난숙을 힘들게 할까봐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언제인가부터 성규의 몸 곳곳에 멍이 들거나 뺨이 부어있는 일이 잦아지자 오난숙은 전기수의 폭력을 의심했다.


결국 전기수의 폭력은 성규의 팔과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지경까지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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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이선미 살인 사건(8) +10 21.06.28 194 8 7쪽
89 89화. 이선미 살인 사건(7) +9 21.06.25 207 9 7쪽
88 88화. 이선미 살인 사건(6) +4 21.06.24 189 7 7쪽
87 87화. 이선미 살인 사건(5) +6 21.06.23 202 8 7쪽
86 86화. 이선미 살인 사건(4) +6 21.06.22 196 8 7쪽
85 85화. 이선미 살인 사건(3) +9 21.06.21 186 8 8쪽
84 84화. 이선미 살인 사건(2) +6 21.06.21 180 7 8쪽
83 83화. 이선미 살인 사건(1) +4 21.06.20 187 7 7쪽
82 82화. 고양이 테러 사건(8) +2 21.06.20 184 6 7쪽
81 81화. 고양이 테러 사건(7) +4 21.06.19 196 6 7쪽
80 80화. 고양이 테러 사건(6) +6 21.06.19 195 7 7쪽
79 79화. 고양이 테러 사건(5) +6 21.06.18 183 7 8쪽
78 78화. 고양이 테러 사건(4) +7 21.06.18 189 7 7쪽
77 77화. 고양이 테러 사건(3) +11 21.06.17 189 10 7쪽
76 76화, 고양이 테러 사건(2) +9 21.06.17 191 6 7쪽
» 75화. 고양이 테러 사건(1) +9 21.06.16 197 9 7쪽
74 74화. 거대한 그림자(3) +7 21.06.16 188 7 7쪽
73 73화. 거대한 그림자(2) +8 21.06.15 212 9 7쪽
72 72화. 거대한 그림자(1) +7 21.06.15 206 9 7쪽
71 71화. 인한 운전면허 따다 +8 21.06.14 213 9 7쪽
70 70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4) +6 21.06.14 193 8 7쪽
69 69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3) +8 21.06.13 190 8 7쪽
68 68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2) +2 21.06.13 191 7 7쪽
67 67화. 바바리맨을 잡아라! (1) +6 21.06.12 208 6 7쪽
66 66화. 개도둑 사건(5) +5 21.06.12 201 9 7쪽
65 65화. 개도둑 사건(4) +11 21.06.11 202 11 7쪽
64 64화. 개도둑 사건(3) +7 21.06.11 200 9 7쪽
63 63화. 개도둑 사건(2) +10 21.06.10 199 10 7쪽
62 62화. 개도둑 사건(1) +4 21.06.10 233 9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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