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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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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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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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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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0)

DUMMY

* * *



-진짜 나 스포라서 이런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ㅅㅎㅇ에게 진짜 너무 고마운 일이 있었음. 내 본진이 해체한 걸그룹인데, 그때 내가 얼마나 그 가수를 사랑했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줌 ㅠㅠㅠㅠ

⤷혹시 그 킹덤 전쟁 방청함? 나 진짜 새하얀 부른 노래 제목이 자꾸 생각이 안 나서 그러는데 뎸으로 보내주면 안 됨?? 진짜 너무 아른거림···.

⤷노래 제목 보냈어!


-노래 진짜 좋더라 와, 노래가 모르는 노래인데도 왜 뽑았는지 바로 이해함. 나 원래 팝송 안 듣는데, 오늘부터 팝송들을 예정임. 다들 두 번 세 번 들으세요!!!


-폭풍전야 괜히 실력파가 아님ㅠㅠㅠ 붙은 소행성은 별로였지만 ㅋ


-정한이 힙합 했던 거 왜 나만 몰랐냐? 님들 다 알고 있었음?



때마침 W튜브에 올라가는 많은 영상은 소문을 타고 또 어느 W튜버의 손에 영상이 제작되어 올라간다.


그 영상이 바로 로지의 go on이었다.


이걸 보고 있던 하얀은 조용히 매니저와 말해서 허락을 맡고 로지의 원래 아이돌 그룹이었던 웨이즈 노래를 캡쳐 해 올렸다.



-전부터 들었던 선배님들의 노래. #하얀 #에르피아 #웨이즈 #선배님 #사과차트



걸그룹, 그것도 망한 걸그룹을 언급하는 아이돌의 반응은 어떨까.


아마 사귀냐는 말은 나오지 않을 거다.


그러기엔 내 나이가 너무 어리기도 했고 로지가 누군지도 모를 테니까.


나와도 별로 상관이 없기도 했다.


뭐 어쩔 거야? 후배가 선배님을 존경하겠다는데.


“악플은 신경 그만 써야지.”


내 인생에 관심이 많은 건 좋지만, 너무 많이 보면 결국 내가 그것에 흔들릴 것이 뻔했다.


“떡상하고 내 이미지도 챙기고.”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다.



* * *



시간은 거슬러 아직 보컬과 퍼포먼스 유닛의 무대를 준비할 시기였다.


꿈에서 헤매다가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음에도 형들과 해야 하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말을 꺼냈다.


“그러니까··· 일부러 낮은 등수를 받을 거라고?”

“네, 근데 정한 형은 그대로 가셨으면 좋겠어요.”

“낮은 등수를 꼭 받아야 하는 이유가 뭐야?”


정한의 무심한 눈빛에서 느껴지는 속마음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저희 솔직히 계속 상위권이었잖아요. 그러니까 갑자기 왜 낮은 등수냐고 말이 나와야만 할 것 같아서요.”

“그런 거라면 계속 잘하는 게 낫지 않겠어? 우리가 뛰어나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

“네, 그래서 저는 한 번은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형.”


정한은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하얀의 눈을 보며 진실인지 아닌지를 가늠하고 있었다.


소설이 잘 되려면 캐릭터의 서사가 필요하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위해 많은 시련과 고난이 있을 거고 또 개성적인 것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


내용도 더욱 초점을 두는 것도 사실이고.


‘소설도 그런데, 방송이라고 다를까?’


결국 보는 사람들은 조금 더 눈에 가는 사람, 시련을 딛고 일어서서 성공하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방송국에도 많은 사연들을 엮어서 내면서 남의 상처로 프로그램까지도 만든다.


‘그렇게 잔혹할 수가 없지.’


이혼한 사람을 모아서 만든 프로그램, 외적인 이유로 상처 받은 사람을 모은 프로그램, 학교폭력을 당한 아이들을 힐링이라는 목적의 학교를 모티브한 프로그램까지도 전부 다 그들에겐 돈벌이 수단일 뿐이다.


“원래 잘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잘해야 한다는 거 저도 알아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한 번을 실수하면 욕을 먹지만, 계속 못하다가 한 번 성공하는 사람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어느 곳이나 같으니까.


근데 이상하지 않나? 우리에겐 많은 사연들이 붙어있었다.


“형, 우리가 근데 사연도 없이 무작정 잘했던 아이돌이었나요?”


SVS에서 당한 조작 방송에 학폭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한 사건까지도 벌써 두 가지나 이슈가 된 상태였다.


1년 안에만 이 정도로 터질 수가 있을까?


‘아니겠지.’


대부분 1년에 1가지의 사건만 터져도 난리 나는 거다.


그런데도 우리가 꾸준히 잘하는 거에 대해서 떨어졌다고 곧바로 많은 사람들의 질타가 쏟아질까? 조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될까?


“저희는 대기업 아이돌도 아니고 이제 막 잘나가는 신인이잖아요.”

“···.”


정한은 말없이 날 보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마주 보고 있던 평온한 눈동자가 떨려오는데도 뭔가를 해줄 수가 없었다.


이게 현실이고 멤버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일은 꼭 말해야만 하니까.


“저는 이번 기회에 정말 뜨고 싶어요. 야망이나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저는 다시 세이버나 지금처럼 에르피아를 얕보거나 쉬운 상대로 안 봤으면 좋겠어요.”


힘이 부족했다.


우리가 아직 뜨지 못한 신인이지만, 소속사가 힘이 있었다면 지금의 위치랑은 상상도 할 수없이 바뀌었을 거다.


애초에 견승주가 인이어에 손을 댔을 때부터 방송국에게 협박을 하고 안 나가도 되는 수준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저도 참기 싫거든요,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우린 아직 안 떴고 뜨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하는데.”


이미지를 바꾸고 싶지만, 바꾸기엔 너무 아까웠고 그렇다고 이 이미지를 끌고 갈 생각은 없었다.


진짜 대세라는 자리매김을 하고 나면 모를까.


“그래, 이해했어. 우리가 좀 많이 치이긴 했으니까.”


정한은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눈치를 보던 유현은 어색하게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막내가 처음으로 우리에게 말한 기념적인 날이네!”

“··· 그러게.”


그렇게 대답한 정한의 표정은 똑같았지만, 미세하게 눈썹이 찌푸려졌다.


유현은 알기에 활짝 웃으면서 그 사이에서 다소 급하게 말했다.


“자자, 다들 연습하자! 보여줘야지!”

“넹.”


하나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연습실에 울리고 하나는 지나가면서 하얀의 어깨에 손을 턱하고 얹더니 웃는다.


“정한 형이 찌푸린 거 아냐. 웃었어.”

“네?”


하나는 못 들었다는 제스처의 하얀의 반응에 어깨를 으쓱이며 자기가 서야 하는 대형에 자리를 잡는다.


정한이 웃었다니? 오히려 찌푸렸던 것 같았는데.


“아, 막내가 젤 늦음~ 머임?”


그러다 고개를 휙 돌리며 장난기가 넘치는 목소리로 자신을 찾고 있었다.


얼른 오라고.


“··· 네, 가요!”


평소와 다를 거 없었다는 건 어떤 걸까.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것처럼 함께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이토록 즐거운 것과 같을까?


‘재밌다.’


정말 왜 이때까지 내 꿈이 작가라는 것 하나에 얽매였는지 모를 만큼.



* * *



폭풍전야가 1등을 했다.


결국 그토록 원했던 내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자체 평가에서 자신도 모르게 에르피아를 향해 우리보다 못했다는 투표를 했다.


그 행동에 아스테로이드 첸시라는 기분 나쁜 자식이 서늘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우리 1화 방영된 거 본 사람? 진짜 말 많던데.”

“아, 에르피아가 1등 했던 거? 그럼 뭐해, 지금 계속 순위권 떨어지고 있잖아.”


자기네끼리 웃고 있는 모습에 평소보다 몇 배나 예민한 감각이 그들의 말이 귓가에 들려왔다.


안 그래도 지금이 찝찝한 기분이 이해가 안 되는데, 멤버들이 저러니 결국 먹던 와인잔을 깨질 것처럼 내려 놓는다.


“아씨, 개 놀랬네.”

“술도 잘 안 마시던 X끼가 갑자기 무슨 와인?”


숙소 생활을 하면서 술을 몰래 마시던 폭풍전야 리더 경수는 대놓고 물처럼 와인을 붓고 삼켜댔다.


저러다가 괜찮나 싶을 정도로 콸콸 붓는 모습은 처음이라 자기네끼리 혀를 차고 자리를 비킨다.


“··· 찝찝해.”

“뭐가.”

“X나 찝찝하다고.”


언제 왔는지 서서 다가오지도 않고 거실에 서서 부엌에 와인 따라 마시는 모습에 혀를 찬다.


숙소에서 와인을 마시는데, 안주도 없이 때려 마시는 모습이 한심해 보였나 보다.


“그래, 한심하게 봐라. 나도 진짜 이상한 거 아는데, 찝찝해서 그러는 거니까.”

“허, 내가 생각한 건 그게 아닌데?”


거실에서 부엌으로 넘어오자마자 와인 잔과 다른 와인 몇 병을 꺼내놓으면서 경수의 와인을 자신의 잔에도 콸콸 쏟아부었다.


“야! 너만 먹냐?”

“이거 내가 산 거잖아. 이 X끼가 지금 혼자 마시면서 내 걸 꺼내 먹어놓고.”


숙소엔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러운 취향이긴 했지만, 그 와인마저도 자신의 것이 아닌 걸 알기에 입술을 깨물었다.


잔에 남은 와인을 털어 넣고서 일어나려는데, 아직 안 깐 와인병을 내민다.


“이거 마셔.”

“··· 이거나 그거나 뭐가 차이가 있다고.”

“도수, 안주 없이 먹는 꼴 보니까 속 뒤집어진 거 알겠는데··· 도수 안 보고 고르는 걸 보면 너도 너답다.”


낮은 도수 와인을 건네는 걸 보며 역시 내 걱정하는 건 이 X끼뿐이라는 생각에 울컥 감정이 차오르는데, 그 분위기를 깨는 말이 이어졌다.


“돈도 많은 놈이 제일 비싼 와인은 알아봐선···.”

“··· 내 감동 물어내.”

“뭔 개소리야?”


이미 따진 와인병을 품에 안은 모습의 친구의 모습에 혈압이 올라 멱살을 잡으려 다가갔지만, 이미 취해버린 몸뚱이는 휘청일 뿐이었다.


“나쁜 X끼, 넌 우정이란 것보다 그 와인 한 병이 중요했냐?! 그 한 병이 얼마길래! 어?!”

“몇백만 원짜리다. 이 X끼야.”

“비, 비싸긴 한데, 그 정도면 어?! 내가 물어줄게!”

“전에 울면서 혼자 몰래 까먹은 건 2000이었던 건 기억이나 하고?”


결국 입을 꾹 다물고 조용히 고개를 푹 숙이는 경수의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쉰다.


“내가 와인으로 술을 가르치질 말았어야 했는데···.”

“미안하다··· 술이 고파서 마신 거였는데.”

“됐고 왜 너답지 않은 짓을 하고 난리야?”


그 말에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안이 콱 막힌 것 같이 갑갑해서.


말을 꺼내면 내가 인정하는 것만 같았다.


“··· 에르피아 새하얀 때문에 그래?”

“···.”


완전히 입을 닫아버린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진짜 후배에게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걸 넘어서 자신이 졌다는 걸 인정해버린 패배자의 모습이었다.


본인은 인정하지 않는 것 같지만.


그런 친구를 위해 참았던 말을 꺼내기로 했다.


“걔네 돈 안 썼다고 하더라. 조작하는 건 우리랑 그 그룹 밖에 없고.”

“··· 다들 그렇게 말하지.”

“진짜 에르피아 새하얀이 다 먹여 살린다고. 노래고 홍보고 뭐든 간에.”


매니저에게나 구해달라고 했던 정보를 와인을 한 모금 마시는 멤버이자 친구인 놈의 입에서 나온다.


정말일까? 어떻게 한사람이 소속사가 할 일을 다 할 수가 있을까?


“··· 과하게 포장해주는 건 아니고?”

“야, 정경수. 너 지금 술 들어가서 꼬인 거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정신 차려라. 이렇게까지 추한 놈은 아니었잖아.”


입에서 숨을 푸우 하고 뱉어낼 때마다 알딸딸한 것 같기도 했다.


그것도 와인인데, 이렇게 어지러울 수가 없다.


“인정할 건 인정해, 너 그런 거 잘하잖아. 네가 아이돌 되고 싶어서 된 것도 아니니까 그런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고.”


친구라 여겼던 멤버의 입에서 나온 말이 진실임을 안다.


그런데도 나는 이렇게 뒤틀려버린 마음을 내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기분이 더러울까.


난 지금 무언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 네가 봐도 내가 지금 꼬인 것 같지?”

“어, 많이.”

“그래··· 나도 알아, 이번 무대는 정말로 졌다는 거. 나였다면 그냥 안정적인 곡을 가져와서 어차피 1등이나 2등이 될 테니까 편하게 무대 했겠지.”


근데 에르피아는 그렇지 않았다.


무대마다 정말 최선을 다 했다.


그냥 그게 신인들이 노력한다고 그렇게만 생각을 했었다.


내가 멍청했다는 것도 모르고.


‘쟤네도 우리랑 비슷하겠네.’


신인 중에는 제일 잘 나가는 에르피아도 여기 나온 걸 보며 1등까지 거머쥐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그들이 돈이라도 먹인 줄 알았다.


“걔네가 너무 노력하니까 아, 티 안 내려고 그러는 구나. 그래서 더 그랬는데, 누가 알았겠냐고··· 진짜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애들이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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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거짓에 가려진 진실 (1) +1 21.07.28 32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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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돌아온 세상 (1) +3 21.07.26 348 1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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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원래 세상으로 (2) +3 21.07.24 335 16 13쪽
84 원래 세상으로 (1) +3 21.07.23 368 15 16쪽
83 현실과 가상의 경계 (8) +7 21.07.22 348 15 13쪽
82 현실과 가상의 경계 (7) +3 21.07.21 333 15 13쪽
81 현실과 가상의 경계 (6) +2 21.07.20 345 13 15쪽
80 현실과 가상의 경계 (5) +4 21.07.19 355 14 12쪽
79 현실과 가상의 경계 (4) +3 21.07.18 358 13 13쪽
78 현실과 가상의 경계 (3) +3 21.07.17 340 12 17쪽
77 현실과 가상의 경계 (2) +1 21.07.16 341 14 11쪽
76 현실과 가상의 경계 (1) +1 21.07.15 395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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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인재 영입 작전! (2) +3 21.07.11 408 15 12쪽
71 인재 영입 작전! (1) +1 21.07.10 397 17 14쪽
70 첸시 그리고 세상 (2) +1 21.07.09 479 16 11쪽
69 첸시 그리고 세상 (1) +3 21.07.08 409 15 14쪽
68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7) +1 21.07.07 417 16 11쪽
67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6) +3 21.07.06 410 15 11쪽
66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5) +1 21.07.05 404 16 12쪽
65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4) +3 21.07.04 408 16 11쪽
64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3) +2 21.07.03 413 14 11쪽
63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2) +1 21.07.02 401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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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0) +2 21.06.30 423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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