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언데드 헌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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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법사
작품등록일 :
2021.12.15 10:01
최근연재일 :
2022.01.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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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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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6) 이 던전은 초보자 던전입니다. (※ 구라임) - 4

DUMMY

검과 뼈의 충돌.

수백 개의 뼈가 모인 거대한 질량을 얇고 단단한 검이 받아낸다.

오랜만에 잡은 검으로 그 큰 놈을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힘 조절이 쉽지 않군.”


한 번의 충돌 이후, 잠시 뒤로 물러났다.

본 스파이더의 앞발에 얇게 파고든 검 자국이 남았다.

그와 함께, 내 손에 얇게 베인 자국이 생겨났다.


<보복 저주>

정말 단 한 번의 공격과 방어조차도 고민하게 만드는 저주다.

모든 공격과 방어로부터 오는 데미지가 모두 내 몸에 상처로 남아버려.

정말 더럽게 상대하기 싫은 놈인 건 틀림없어.


“드드드-”


내가 그놈을 경계하는 만큼, 그놈도 나를 경계한다.

아마도 ‘괴물’이기 때문일까.

내가 언데드 킹이 된 이후 마물의 눈으로 상대방의 정체를 알아보는 것처럼, 저놈 또한 눈으로 나의 정체를 파악하는 걸지도 모른다.


“생각할 틈을 줘서는 안 되겠군.”


생각이란 곧 살육의 기회.

육식 동물일수록 뇌가 큰 건 이유가 있으니.

상대방을 죽이려면 생각을 해야 하고, 생각하면 할수록 기회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상대의 생각을 흩어놔야 한다.

그렇기에, 좌로, 그리고 우로, 끊임없이 이동.

이동하면서 잔공격을 하면, 나를 신경쓸 수밖에 없을 터.


아무리 <보복 저주>로 자신을 향한 공격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본 스파이더라고 해도, 이미 교관의 공격으로 손상된 상황에서 내 공격을아예 무시할 수 없을 거야.


“드아아-!”


잔 공격에 화가 난 본 스파이더가 사방으로 다리를 휘두른다.

본 스파이더의 몸을 지탱하는 다리는 단 2개.

공격에 사용되는 앞발은 무려 6개.

나의 두 손이 해야 하는 가속은 본 스파이더의 6배!


가속하는 와중에 힘 조절도 같이해야 하는 상황.

몸에 늘어가는 상처만큼 집중력도 분산된다.

그런 상황이 되면,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마치, 지금처럼.


“크윽!”


실수. 힘 조절의 실패.

그 한 번의 실패가 몸을 찢고, 팔을 찢고, 다리를 파고들어 온다.

너덜너덜해진 몸과 함께, 던전 바닥을 구른다.


“허억, 허억...”


땅에 흩뿌려진 피만큼 금방 지쳐버린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나 자신이 언데드라는 것.

찢어진 상처와 몸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로 회복되어 간다.


“젠장, 이 역겨운 자식은 자신의 상처만 나에게 주고, 내 상처는 가져가지도 않는군.”


상대하기 쉽지 않은 놈이다.

저주가 없다면 단 한 방에 죽였을 놈이지만, 그 저주 하나로 상급 괴물의 반열에 오른 놈답다.


역시, 아직 저놈을 처리하기에는 모자란 게 많다.

힘도, 쓸 수 있는 스킬도 아직 모자라다.

더 많은 게 필요하다.

바로 그걸 가진 그들이 필요하다.


“형님, 부른다고 하여 왔습니다.”

“큰 형님! 도착했습니다!”

“저, 오긴 왔는데요.”


나의 의형제들, 그리고 여성 헌터가 도착했다.

그들은 나와 그 앞에 있는 본 스파이더를 바라보았다.


“너희들, 내 싸움을 도와줘야겠다.”

“지금 이, 이 싸움을 말입니까? 무립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의형제도, 여성 헌터도 더는 다가서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본 스파이더를 본 것만으로 굴복해 버렸다.

그런 그들을 향해 나는 내질렀다.


“강훈! 정만후!”

“네, 넷!”

“옛, 형님!”

“너희가 나와 의형제를 맺을 때의 각오는 고작 그 정도였나? 저딴 조금 강한 것 따위에게 벌벌 떨면서 돌아서는 게 네가 가진 각오였던 거냐? 너희의 마음은 헛것에 불과한 것이냔 말이다!”


나는 그들을 믿는다. 그 믿음만큼 그들을 몰아세운다.

지금의 모습이 단지 잠깐의 흔들림일 것임을 믿고 있기에 강하게, 그리고 세차게 몰아세운다.

그리고 그 믿음에 그들은 답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면 지금의 네 덜덜 떠는 손은 무엇이냐.”

“제 손은 이제 떨지 않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네 다리는 무엇이냐.”

“제 다리는 이제 물러서지 않습니다.”


나의 두 의형제는 완전히 강한 의지의 마음을 굳혔다.

그래, 믿었어. 그들을 믿었어.

나의 선택은, 나의 믿음은, 배신당하지 않았어!


“강훈, 정만후. 앞으로 나서라. 나와 함께 한 훈련대로라면, 상대할 수 있을 거다.”

“옛! 형님!”


그들이 나서고 이제 여성 헌터만이 남았다.

그녀에게는 믿음은 없다.

다만, 설득할 뿐이다.


“너에게는 나서달라고는 하지 않겠다.”

“그럼 저를 왜 부른 거죠?”

“네가 나를 도울지 아닐지는 너의 선택이다. 돕지 않아도 상관없어. 다만, 돕는다면 나 또한 너를 돕는 일이 있을 것이야.”


그녀는 잠시 고민한다.

그 고민의 결과, 앞으로 나선다.


“알았어요. 하겠어요. 이 싸움에서 도와주면, 제 말을 들어 주는 거죠?”

“한 마디 정도는 들어주지.”

“좋아요.”


이제, 힘과 수단이 모두 모였다.

남은 건, 활용하는 것뿐.


“정만후! 화살로 탐지를 발동시켜 약점 체크! 강훈은 정만후를 지키며 마크하도록. 그리고 너는 혼마를 사용하여 저놈의 저주가 강훈과 정만후에게 영향을 주는 걸 방지하도록. 혼마 없이 저주를 받으면 네가 준 타격이 반사될 거다. 주의해.”


검을 다시 꽉 붙잡는다.

이제, 전투가 다시 시작될 시간이다.


“전투, 개시!”


* * *


“우리, 정말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걸까.”


던전의 출구 앞에 모인 교습생들의 분위기는 우울했다.

그들은 교관의 말을 듣고 이동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다시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건 그들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예상하고 있어서였다.

검이 부딪힐 때마다 그들의 마음에 한 획씩 새겨져 영원히 죄책감과 괴로움으로 남을 일을 말이다.


“돌아가자. 교관님을 이대로 죽게 해서는 안 돼.”

“그래, 돌아가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거야!”


그들은 다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막는 이가 있었다.


“너희들은 갈 수 없다.”


팔을 벌려 막아선 이.

이제는 교습생들에 대한 책임을 넘겨받은 자.

김봉덕이었다.


“왜, 왜 갈 수 없습니까!”

“이대로 교관님을 죽게 할 수 없습니다!”


교관과 교습생이 그저 딱딱한 사무적 관계인 게 당연한 세상.

그런 세상에서 이렇게까지 교습생과 끈끈한 관계였던 교관은 드물었다.

그만큼, 그 교관은 교습생을 위하는 자였고, 존경받을 만한 자였다.


김봉덕도 그들의 눈과 그 표정을 보며 그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럴 수 없다.”

“왜입니까! 왜 비켜주지 않는 겁니까?”

“나는 너희 교관으로부터 책임을 넘겨받았다. 너희들의 목숨을 지킬 책임을 말이다. 그러니, 비킬 수 없다.”

“그렇다면, 강제로 열 것입니다!”


교습생들이 무기를 꺼내려 한다.

그런 그들을 보며 김봉덕이 소리친다.


“너희들은, 너희들은 네 스승의 희생을 헛것으로 만들려 하느냐!”


산 중의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거대한 소리.

그 위압감 넘치는 소리에 교습생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나는 이제까지 수없이 많은 싸움에서 동료를 뒤로하고 와야 했다. 그중에는 나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자도 있었지.”


김봉덕은 그가 돌돌 말아버렸던 검을 꺼내 들었다.

검의 손잡이와 검의 끝을 붙잡으며 말했다.


“그들의 희생은 진정 가슴 아픈 일이다. 괴로운 일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돌아간다고 해서, 그들이 좋아했을까!”


손으로 손잡이와 검 끝을 잡아당긴다.

말려있던 검이 점점 길게 펴진다.

중간이 조금 꼬이긴 하지만, 그래도 검은 원래의 크기로 돌아왔다.


“아니, 그러지 않겠지. 그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겠지! 그들은, 너희들의 교관은, 그런 선택을 한 너희에게 실망하고 말 것이다!”


그 검이 교습생들에게 겨눠진다.


“그럼에도 가고 싶은 자는 나와라! 이 천태검 김봉덕이 상대해 주겠다!”


김봉덕의 기세는 가히 100만 대군을 상대할 각오를 한 장수와 같았다.

그런 강대한 기세를 한 자의 앞에 나설 수 있는 자는 그 누구도 없었다.


결국, 교습생들은 하나둘 무기에서 손을 떼었다.

교습생들도 모두 이해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 그래야지. 모두들, 잘 생각했다.”


모두가 진정되었을 그때, 한 교습생이 소리쳤다.


“저, 저거 뭐야! 괴, 괴물이다!”


그 소리에 교습생들과 김봉덕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그곳에 하얀 뼈로 이루어진 괴물이 던전의 천장을 기어 다니는 게 보였다.


“본 드론!”


그곳에 나타난 본 드론은 하나가 아니었다.

점점 더 많은 본 드론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봉덕이 교습생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전투 준비! 너희 스승이 살린 목숨을, 이곳에서 잃지 마라!”


* * *


“젠장, 이곳도 약점이 아닌 거요!”


탐지 스킬이 걸린 수십 발의 화살이 본 스파이더에 닿았다.

화살이 닿을 때마다, 탐지의 물결이 화살촉을 따라 흐르고 지나갔지만, 약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제 화살 몇 개 남았어요?”

“열세 개!”


머리도, 다리도, 교관이 부수었던 가슴도, 모두 쏴 맞춰보았다.

하지만, 그 어느 곳도 약점이 아니었다.


“이제, 힘이 부칩니다.”

“저도 마력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의형제들도 여성 헌터도 지쳐가는 가운데, 던전의 한 곳에서 뭔가가 나타난다.


“저, 저거!”


본 드론이다.

고블린을 독으로 기절시켜 산채로 운반하는 놈이다.

그놈이 본 스파이더에게 다가간다.


“저놈을 막아라! 본 드론이 본 스파이더에게 인간이나 괴물을 줘버리면 본 스파이더가 회복해 버린다!”

“제가 막겠습니다, 형님!”


본 스파이더가 휘두르는 충격을 이용해 가속한 강훈이 본 드론에게 쏘아져 나갔다.

강훈의 창이 고블린 째로 본 드론을 꿰뚫어버린다.

그걸 본 정만후가 엄지를 치켜든다.


“좋아! 역시 둘째 형님이셔!”

“지금 좋아할 때가 아니에요! 저기 보세요!”


어두운 던전의 속.

그곳에서 본 드론의 따닥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열 마리가 넘는 본 드론이 고블린을 짊어진 채 나타났다.


“젠장, 저걸 다 막아야 한다는 겁니까?”


속도가 빨라 잡기도 힘든 본 드론.

그런 본 드론이 열 마리가 되면, 정만후의 활로도, 강훈의 창으로도 다 잡기 어렵다.


“내가 나서겠다.”


내 눈이 통로에서 나타난 모든 본 드론들을 포착한다.

그와 함께, 내 몸이 검과 하나가 되어 앞으로 쏘아져 나간다.


“<이상검> 5식 – 속이검(速異劍)”


내 몸이 느리게 움직인다.

마치, 화면을 길게 늘어뜨린 듯한 슬로우 모션같은 움직임.

그런 느려터진 움직임이지만, 내 몸은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해 있다.

그 목적지가 5곳이든 10곳이든 100곳이든.

그 모든 곳에 도달해 있는 느리지만 빠른 이상한 검법.

그것이, - 속이검.


“처리.”


검의 궤적이 그 끝에 이른 순간.

통로로 다가오던 모든 본 드론과 고블린은 두 동강이 난다.


“여, 역시 형님이야!”

“도대체, 저런 검술은!”


통로의 본 드론들은 모두 처리했지만, 아직 남은 게 있었다.


“앗, 형님! 저기!”


천장으로 몰래 들어온 놈이 있다.

그놈이 등에 지고 있던 고블린을 본 스파이더에게 떨어뜨렸다.

본 스파이더에 닿자마자 고블린의 살이 완전히 녹아 없어지고, 그 뼈가 본 스파이더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부서졌던 가슴이 복구되고 있어요!”


고블린들을 다 먹지 않고 비축해 두고 있던 건가.

이대로 가면, 본 스파이더는 복구되고 이쪽의 무기와 마력은 다 떨어지고 말 거다.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해.


“정만후, 본 스파이더의 남은 몸체에 탐지를 박는 데 집중해라!”

“본 드론이 계속 몰려오는데, 막아야 하지 않습니까?”

“본 드론은 내가 다 막는다.”


본 드론이 계속 들어온다.

그 본 드론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갈라버린다.


“남은 화살 둘!”

“남은 부위는?”

“몸통 쪽!”


나를 제외한 나머지가 본 스파이더의 후방으로 움직인다.

그동안, 다른 본 드론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본 드론의 등에 있는 누군가가 그들의 눈에 들어온다.


“저건...!”


교습생이다.

본 드론이 교습생을 습격하고 있다!


“젠장!”


아직 <진화>가 건 제한은 풀리지 않았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끝내야 한다!


“<탐지 화살>!”


정만후의 화살이 몸통에 맞는다.

스킬에 반응은 없다.

그곳이 약점이 아니라는 소리다.


“약점이, 없다고요?”

“그럴 리가! 그럴 리 없어요! 분명, 분명 있을 거예요!”


강훈의 눈이 본 스파이더를 훑는다.

곧, 마지막 화살을 쏠 최후의 지점을 찾아낸다.


“막내야, 몸통과 가슴의 마디다!”


아직 화살을 맞지 않은 유일한 곳.

그런 곳은 거기뿐이다.

정만후가 활시위를 당긴다.


“둘째 형님, 믿겠소!”


활시위가 놓이고, 화살이 그곳으로 향한다.

불길함을 느낀 본 스파이더가 화살을 향해 다리를 움직이려 한다.


“안 돼요! <혼마>!”

“하아압!”


그와 동시에 여성 헌터와 강훈이 움직인다.

본 스파이더의 다리에 <혼마>가 적중하고, 강훈의 창이 다리를 쳐 낸다.

그 사이로 화살이 지나가 본 스파이더의 배와 가슴 사이에 적중한다.


투-웅--


<탐지>의 파동이 울리고, 정만후가 그 파동을 느낀다.

그 파동은... 적중!


“혀엉 니임!! 저깁니다! 본 스파이더의 약점은 가슴과 배 사이 입니다아!”


그래, 그래! 들었다!

이 내가 간다. 모든 것을 끝내러 내가 간다!

교관의 복수를 위해, 이 나의 진화를 위해, 이 내가 간다!


“부서져라, 본 스파이더!”


본 스파이더가 위기를 알아차리고 몸을 돌리려 한다.

하지만, 어림도 없다.

이미, 적중 확률은 100%다!


“<이상검> 2식 – 강이검(强異劍)!”


이상검은 ‘검술’.

그렇기에 주먹과 어설픈 검으로 시전했을 때보다 제대로 된 검으로 썼을 때 위력이 폭증한다.

바로 지금처럼!


“끝이다아!!”


검이 몸통과 가슴 사이 마디를 찍어 누르자마자, 몸통과 가슴이 통째로 박살 난다.

그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본 스파이더의 머리도, 다리도, 그 모든 것이 부서져 내린다.


“끝, 났네요.”


나의 의형제들과 여성 헌터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는 뼈들을 본다.

그와 함께, 이 방을 중심으로 던전의 천장이 반짝이기 시작한다.


<던전 일루미네이션>

오로지 던전이 클리어되었을 때 던전 안에 있던 사람들만 볼 수 있는 특전.

수없이 다양한 속성의 마나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이게 그거군요. 원래라면 그 던전을 최초로 클리어한 사람만이 볼 수 있다는 던전의 축복.”


그 아름다움과 함께, 내 앞에 창이 하나 떴다.


==========

<진화> 미션 성공!

- 경험치 12620 획득!

- 레벨 5 → 17! (Lv up!)

- 스킬 <언데드 감각 공유>를 획득합니다!


==========


꽤 잡기 어려웠던 만큼, 경험치도 퍼주는군.

거기에 새로운 스킬이라.

<감각 공유>라면, 다른 자가 보고 느끼는 걸 내가 보고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일 터.

이건, 유용하겠어.


창이 닫히는 것과 함께, 내 앞에 뭔가가 굴러왔다.

본 스파이더의 마력석과 본 스파이더의 ‘본체’였던 것의 조각이다.

그 둘을 챙겨 주머니에 넣어둔다.


여기에서 일은 이것으로 끝이다.


“그럼, 돌아가자. 바깥세상으로.”


* * *


던전의 바깥으로 나왔다.

교관을 잃은 교습생들은 우울한 모습이었지만, 그들의 눈에는 좌절이 아닌 새로운 의지로 가득했다.

그들은 던전에서 자신을 한층 더 단련하여 더욱 단단해져 나왔다.


그들의 뒤로 나와 나의 일행들도 나왔다.

그런 나를 한 사람이 반겨준다.


“무사히 나오셨군요.”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목소리.

지금 이곳에서 가장 역겨운 자.

성광헌이다.


“어디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팔이나 다리를 잃지 않으셨나 살펴보고 싶습니다만.”


나를 바라보는 눈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눈 같다.

누가 본다면, 이 재수 없는 녀석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의 끈적함까지 느껴진다.


정말 그럴까? 아니, 그럴 리 없다.

나는 읽어낼 수 있다.

이 자식의 눈에 씌워진 ‘연기의 장막’ 아래에 숨겨진 증오를.

이글이글 나를 잡아먹을 기회를 노리는 불타는 분노의 화염을.

그 장막을 나의 말이 살며시 치워낸다.


“성광헌.”

“왜 부르시는지요? 정말 다친 곳이 있습니까?”

“이딴 식으로 계속해서 원한을 늘려가면, 곧 너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야.”


그 말을 들은 성광헌은 웃는다.

이빨이 드러날 정도로 입술을 벌리며 입꼬리를 올린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나를 향한 적의가 그대로 드러난다.


“마치 저를 어떻게 하실 것 같은 말씀이십니다? 저를 어찌하실 거죠?”


정말 미친놈이다.

수십 명의 사람이 죽을 뻔했는데도 불구하고 웃을 수 있는 미친놈이다.

진짜 미친...나쁜 놈이다.


“이 던전에서 한 사람이 죽었다. 꽤 착한 사람이었어. 정말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의 착한 사람이었지. 그런 사람이 죽었어.”


착한 사람은 일찍 죽는다.

그러니, 악한 사람도 일찍 죽어야 한다.

그게, 공평이라는 것 아닐까.


나는 성광헌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음은 너야, 성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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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0) 희망의 불씨는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 되살아난다. 22.01.23 73 2 15쪽
34 (29) 절망과 희망이 끝없이 교차할 때. 22.01.22 79 2 16쪽
33 (28) 거대한 분노를 가라앉힐 가장 좋은 방법은 큰 제물을 바치는 것이다. 22.01.21 84 2 17쪽
32 (27) 도주하는 자의 뒤꽁무늬에는 언제나 냄새가 풍긴다. 22.01.20 84 2 13쪽
31 (26) 가짜 진짜 진짜 가짜 짜짜짜짜짜파게티 22.01.18 91 2 15쪽
30 (25) 승리의 꿀, 불길한 예감 22.01.17 91 2 11쪽
29 (24) 진실로 추구해야 했던 것. 22.01.16 101 2 18쪽
28 (23) 죽음의 사이에 칼날의 길이 열리고. 22.01.15 101 2 16쪽
27 (22) 숨이 꺼져가는 자의 눈 앞에 붉은 이빨이 달린다. +1 22.01.14 115 2 20쪽
26 (21) 미친자의 세상에서는 정상인이 미친 놈. +1 22.01.13 119 2 13쪽
25 (20) 감동과 경이! 길드가 내 앞에 무릎꿇다! +1 22.01.12 119 2 15쪽
24 (19) 제대로 열받은 헌터! 미세먼지 토끼를 통째로 박살? 22.01.11 117 2 17쪽
23 (18) 상위 길드도 깜짝 놀랐다! 그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스킬! +1 22.01.10 134 4 20쪽
22 (17) 탐정 놀이에도 몽둥이가 필요한 법. +1 22.01.09 141 4 18쪽
21 (16) 그들의 진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되는 거야! +1 22.01.08 147 2 14쪽
20 (15) 화려한 불쑈! 끝까지 보여드리겠습니다! 22.01.07 151 2 12쪽
19 (14) 이래서 이길 수 없는 건가! 그들이 이길 수 없는 과학적 이유! 22.01.06 152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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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 던전은 초보자 던전입니다. (※ 구라임) - 4 21.12.29 254 4 17쪽
10 (6) 이 던전은 초보자 던전입니다. (※ 구라임) - 3 21.12.28 260 4 14쪽
9 (6) 이 던전은 초보자 던전입니다. (※ 구라임) - 2 21.12.27 274 4 12쪽
8 (6) 이 던전은 초보자 던전입니다. (※ 구라임) 21.12.26 305 4 14쪽
7 (5) 술과 함께 의형제를 맺었더니 하루가 삭제된 건. +1 21.12.25 355 5 19쪽
6 (4) 첫 수업에 들어갔더니 교관이...말대꾸? +1 21.12.24 394 5 13쪽
5 (3) 입학 시험 역대 최강 괴수가 허접 헌터들에게 쓰러진다고요? - 2 +1 21.12.23 477 5 16쪽
4 (3) 입학 시험 역대 최강 괴수가 허접 헌터들에게 쓰러진다고요? +1 21.12.22 584 9 15쪽
3 (2) 베헤모스의 대가리가 깨지면 벌어지는 일 - 2 +1 21.12.21 824 21 15쪽
2 (2) 베헤모스의 대가리가 깨지면 벌어지는 일 +4 21.12.20 1,287 23 18쪽
1 (1) 배신당해 잠들었더니 도봉구의 언데드 왕이 되어버렸다 +12 21.12.20 1,815 4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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