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언데드 헌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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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법사
작품등록일 :
2021.12.15 10:01
최근연재일 :
2022.01.2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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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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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4) 이래서 이길 수 없는 건가! 그들이 이길 수 없는 과학적 이유!

DUMMY

“사하긴 알 공작은 실패했나.”


마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그곳에 헌터들이 외부 원정을 나갈 때 주로 치는 사각 천막이 늘어서 있다.

그 천막 중 원정대의 장을 상징하는 길드의 상징이 박힌 곳에 그가 있다.


“그 마을에 헌터가 나타나서 그렇다고 합니다. 정갈록님.”

“헌터? 거기에 헌터가 올 일은 없었을 텐데?”

“확인한 바로는 아카데미의 견습생들이라고 합니다. 한 놈의 이름이 꽤 특이한 데, 바로 그 ‘아서스’라고.”


그 이름을 들은 정갈록은 누군가가 한 재밌는 농담을 들은 듯이 작게 웃었다.


“이 새끼, 너 일부러 그 말을 마지막에 말한 거냐?”

“즐거워해 주시리라 생각해서.”


정갈록은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그 부하를 불렀다.

부하는 그 앞으로 가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 부하의 머리 위로 정갈록의 손이 놓인다.


“그래, 재밌었다. 중요한 이야기를 뒤에 넣어 빵 터지게 만드는 거. 괜찮았어.”

“그, 그렇죠?”


그 손이 부하의 머리를 붙잡고 위로 올린다.

부하의 이마에 정갈록의 이마가 닿는다.

바로 앞에 보이는 크게 뜬 정갈록의 눈에 고양이를 만난 쥐처럼 떠는 부하의 눈동자가 비친다.


“하지만, 다음에는 하지 마.”


정갈록이 밀어버리자, 부하가 그 앞에서 구른다.

그걸 보는 다른 부하들은 서로 눈치를 보느라 숨소리 하나 내지도 못한다.

그런 그들을 보며 정갈록이 한 마디 말한다.


“웃어.”


그 명령에 부하들이 웃기 시작한다.

딱 봐도 억지웃음이지만, 그런 웃음에 정갈록은 만족한다.


“좋아. 웃음, 아주 좋아.”


정갈록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와 함께, 웃음이 음소거 버튼을 누른 것처럼 뚝하고 끊긴다.


“그럼 이제, 그 아서스라는 놈을 잡으러 간다. 그리고, 이 내가 길드의 다음 길드장이 되는 거야.”


저벅저벅. 정갈록이 부하 사이를 걷는다.

그대로 천막에서 나온 정갈록은 저 멀리에 있는 마을을 바라본다.

그 뒤로 부하들이 정갈록의 뒤에 모여든다.


정갈록이 그 마을을 가리키며 말한다.


“남은 사하긴의 알을 전부 준비해라. 내일, 저 마을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린다.”


* * *


이 일을 벌인 게 승룡 길드라는 게 파악된 뒤, 나와 촌장은 상인으로 위장했던 승룡 길드 사람의 이동 경로를 되돌아가 보고 있다.

그건, ‘승룡’길드가 이 마을을 노리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였다.


“여기가 물자 창고요. 정부 물자를 털어서 다른 마을에 되돌려 주기 전에 여기에 잠시 쌓아 두는 역할도 하고 있소.”

“그렇군.”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창고.

뭔가가 있다면 이곳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물건을 털었는데, 그 물건 중에 꽤 중요한 물건이 있다거나 말이다.


“상자를 모두 열어 볼 수 있나?”

“당연히 가능하지. 모두 열어보겠소.”


빠루를 가지고 온 촌장이 상자를 하나하나 모두 열어본다.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은 대부분 목재라던가 철 부스러기와 같은 평범한 물건들이다.


“이런 걸 위해서 마을을 털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것들이군.”

“그렇지 않소? 그래서 우리도 의아한 상황이오. 이제 남은 상자는 이것뿐인데, 보시겠소?”

“열어봐.”


촌장이 마지막 상자를 연다.

안에서 뭔가가 푸쉬식 소리가 난다.

그 소리가 나자마자 촌장이 가면과 같은 방독면을 쓰면서, 나에게도 던져준다.


“쓰시오!”


이 내가 언데드이기는 하지만, 그 가스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기에 잠자코 방독면을 쓴다.

그대로 촌장과 함께, 창고에서 나와 창문을 열어 환기한다.


“원래 이런 일이 자주 있는가?”

“자주는 아니고, 가끔 정도. 정부에서 우리를 눈엣가시로 보는 터라, 이런 깜찍한 짓을 하기도 하오.”

“깜찍한 정도가 아닌데? 원수처럼 보고 있는 거 아닌가? 사람 많은 곳에서 열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졌겠군.”

“하하, 직접 치러 오지 않는 걸 보면 이정도야 깜찍하다고 할 수 있지 않소? 뭐, 그 양반들이 틀어박혀 계신 곳에서 나올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오.”


그렇긴 하겠군.

진짜 힘을 쓴다고 나오면, 이정도 마을 정도는 중견 헌터 길드 한 곳 정도면 쓸려나갈 테니까.

다만, 이 마을 잡는다고 그렇게 힘쓰기에는 아까운 거겠지.

거기에 호위 임무로 중소 길드에 일감을 주는 차원도 있을 거고.

그런 복잡한 사정들 따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지겠지만.


“그러고 보니, 기름도 꽤 많이 보관하는군.”


창고의 옆에는 기름을 넣은 드럼통들이 가득하다.

그 수량만 해도 수십 개는 넘어 보이는 듯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기름만큼은 모아두었소. 그래야 이후에 이 활동을 계속할 수 있으니 말이오. 다만, 요즘에는 석유만으로는 모자라서 들기름이랑 식용유도 모아두고 있소.”

“들기름? 식용유? 그걸 넣으면 고장 안 나나?”

“그런 거로 고장 나는 건 허약한 엔진! 그런 엔진으로는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소!”


그 기름 넣고 터지는 바이크는 이미 다 터졌다는 소리군.

사람은 물론이고 기계까지도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라니.

혼란스럽게 되기 전 세상의 인공지능 알파고라고 해도 이런 건 예측하지 못했을 거야.


“그럼 다음은 어디지?”

“마을이 있는 건물 쪽이오. 상인을 안내했을 때와 똑같은 경로로 갈 테니, 잘 살펴 주시오.”


* * *


밤중의 어느 숲속.

한 그림자가 그 숲의 옆에서 노래를 부른다.


“종달새야, 종달새야, 어디어디에서 왔니?”


숲에서 노래의 답변이 들려온다.


“깜깜한 나무 구멍에서 왔단다.”


숲에서 또 다른 그림자가 나온다.

그 두 그림자가 서로의 손을 맞닿으니 정보와 명령이 서로에게 전달된다.


“오, ‘그’가 여기에 있는가?”

“그렇다. 계획을 위한 물건을 얻어볼까 했는데, 월척이 걸릴 줄이야.”

“하지만, 본 계획은 이게 아니다. 너무 과하게 움직이지 않도록.”

“후후, 지금 여기서 그자의 목을 치면 오히려 좋은 것 아닌가?”

“욕심은 과하면 독이 되는 거야.”


숲에서 나왔던 그림자가 다시 숲으로 돌아가려고 움직인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더 다른 그림자에게 경고한다.


“네가 먹은 자의 것에 네가 침식당하지 말라. 그게 가장 어리석다는 건 잘 알고 있겠지?”

“알고 있어.”


숲으로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지고, 이제 그곳에 한 그림자만이 남게 되었다.

그 그림자는 인간의 형체를 이루며 말했다.


“하지만,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게 더 즐거운걸.”


* * *


해가 지고, 밤이 될 때까지 촌장과 함께 마을 주변을 돌아다녔다.

상인이 돌아보았다는 곳은 전부 가 보았지만, 특이한 건 없었다.


“이제, 마지막 장소가 되겠소.”

“어디지?”

“이 마을의 옆과 위로 서로 기대고 있는 큰 건물들이오.”


쓰러진 건물들이군.

이 건물들에 들어갈 수는 있나?

들어간다고 해도, 붕괴 위험 때문에 꽤 위험할 것 같은데?


“안으로 들어가는 건가?”

“들어가진 않소. 과거 이곳에 처음 정착했던 이들의 말로는 건물 안에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이 많아서 사람들을 잡아간다고 들었소.”

“딴 건 몰라도 귀신은 무서운 모양이군.”

“괴물이 가득한 세상에도 귀신은 무서운 법이라오. 보이지 않으면서도 사람을 사라지게 하니. 역시 사람은 대처할 수 없는 게 가장 무서운 법이오.”


대처할 수 없는 게 가장 무서운 것이라.

맞는 말이다.

좀비 밭 한가운데서 아무런 힘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얼마나 절망적이었는가.

그때만큼 내 머릿속에 남는 일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다시는 그런 일은 겪지 않을 테니.


“그럼 어디로 가지?”

“여기.”


건물이 쓰러진 뒤, 건물과 땅 사이에 벌어진 틈이 생겼다.

그 사이로 건물의 내부가 보이게 되었다.


“상인이 여기를 유심히 보더니만, 그대로 지나갔던 걸 기억하오.”

“그렇군.”


내부를 살펴본다.

건물 안은 아직 세상의 혼란이 시작되기 전 과거의 모습이 조금은 남아있다.


과거에 누군가가 일했을 업무용 책상.

신입 사원이 열심히 복사해 둔 A4 용지 문서.

회사 일을 위한 수많은 숫자가 띄워져 있었을 모니터까지.


만약 세상이 이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나 또한 이런 회사에 다니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흐음.”

“뭔가 보이오?”

“조금 이상하군.”


그 균열 안으로 뛰어 내려본다.

건물 안에서 서늘한 공기가 느껴진다.

귀신이 나올 것 같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어지럽혀진 사무실을 걷는다.

어느 책상 앞에 서서 그 책상 위를 바라본다.

손으로 스윽 문지른 뒤, 손가락을 바라본다.


“역시군.”


손가락에 먼지 하나 묻어있지 않았다.

그건 이 건물이 ‘던전화’되었다는 증거다.


과거 세상이 혼란하게 된 이후, 세상의 몇몇 곳들은 던전으로 변화했다.

주로 괴물에 의해 큰 재난이 발생한 곳이 그렇게 변했다.


과거에 지하상가가 통째로 던전으로 변한 적도 있었다.

길이 참으로 복잡했었지.

원래부터 복잡하기로는 유명했었는데, 던전화가 되면서 지하상가에 걸린 지도와 현재 위치가 전혀 달라서 개고생했으니까.


“어이, 당신! 왜 갑자기 뛰어들고 그래! 위험하다고 하지 않았소!”

“아, 괜찮아.”


되돌아와서 균열 바깥으로 나온다.

아마도 이 균열이 던전의 입구 역할을 하는 게 틀림없다.


“이유를 알았어.”

“알았소?”

“이 건물이 던전으로 변한 거야. 그래서 길드 입장에서는 ‘꼭 가지고 싶은 곳’으로 변한 거지.”

“꼭 가지고 싶은 곳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일반인이라면 당연히 모를 것이다.

이 던전에 얼마나 대단한 것이 잠들어 있는지 말이다.


“아티팩트다.”

“아티팩트?”

“던전을 처음 클리어하면 얻을 수 있는 물건이야. 아마 던전에 들어갈 수 있는 자는 누구나 가지고 싶어 하겠지.”

“설마, 그렇다면!”

“그래. 그 설마야.”


클리어되지 않은 던전.

그곳에 잠든 아티팩트.

그리고 길드가 개입한 사하긴 사건.


그 사하긴 사건은 마을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벌인 일이겠지.

아마 마을 사람을 쫓아낸 뒤 곧바로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원정대도 파견 나와 있을 거고.

혹시나 쫓겨난 마을 사람에게서 소문을 듣고 다른 길드가 나타나면 일이 복잡해질 테니까.


하지만, 내가 왔고 사하긴을 이용한 공작은 실패했어.

그렇다는 건, 이제 그들이 직접 나서게 된다는 것.

그것도 ‘곧’ 벌어지겠지.


“촌장, 너와 마을 사람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게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마을을 포기하는 것.”


그 경우의 수를 말하자, 촌장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겨우 정착한 곳에서 떠난다는 건 꽤 괴로운 일이니까.


“두 번째는 맞서 싸우는 것. 만약 이걸 선택한다면, 내가 필승법을 제시해주지. 다만 한 가지는 희생해야 할 거야.”

“어떤 걸 말이오?”

“기름.”

“기름? 그렇다는 건, 더는 마적 활동을 못 하게 된다는 것 아니오?”

“안타깝지만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선택해야 해.”


그들에게는 마적 활동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정부에 비해, 자신들은 남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그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이 살기 위해 그 일을 희생해야 할 때가 되었다.


“조금 시간을 주시오.”


촌장은 마을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 * *


다음 날 아침.

무너진 빌딩들 사이로 아침 해가 떠오른다.

거대한 건물들을 만들던 문명은 종말을 맞이했지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아침 해는 사라지지 않고 세상을 비춘다.


아침 해가 떠오른 지평선의 끝.

그곳에서 작은 물체가 빠른 속도로 날아온다.


새 모양으로 조각된 그 물체는 마법 드론.

큰 길드에서 길드 본부와 원정대 사이의 물자 운송을 위해 쓰이는 물건이다.

가격이 비싸서 큰 길드 외에는 쓸 수 없지만, 하나 가지고 있으면 물자 부족에 시달릴 일이 없게 되는 좋은 물건이다.


그 마법 드론이 강가를 지난다.

드론에 묶여 있던 뭔가가 풀리면서 바닥으로 떨어진다.


비릿한 물고기의 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

사하긴의 으깬 알이 바닥에 뿌려진 거다.


“그의 말대로다.”


마법 드론이 지나간 뒤, 마을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은 강가를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과 잡동사니를 활용한 바리케이드를 쳐 두었다.

그건, 이제 곧 강에서 나타날 이들을 상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온다.”


강을 따라 수많은 물고기 궤적들이 생겨난다.

한눈에 봐도 수백은 되어 보이는 궤적들.

그들은 모두 사하긴들이다.


“모두, 전투 준비!”


이곳에 남은 강훈이 창을 들며 외친다.

그와 함께, 마을 사람들이 끝을 날카롭게 깎은 장대를 높이 든다.


사하긴들이 뭍으로 상륙해온다.

그들이 으깨진 알의 냄새를 맡는다.

분노한 사하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시이이-!”


마을 사람들이 긴장하며, 장대를 든 손을 꽉 움켜쥔다.

곧, 사하긴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강훈이 외친다.


“싸워라! 괴물들을 처치하자!”


* * *


마을의 앞.

마을 사람들의 인기척도 없는 그곳에 나 혼자 서 있다.

그 이유는 이제 찾아올 이들을 기다리기 위함이다.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그들은 꽤 몸이 달아 있는 듯, 그곳에 나타났다.


“오, 아서스. 너로군. 감히 길드장을 분노케 한 자. 덕분에 나에게 기회가 찾아왔으니, 이건 감사해야 할 일인가.”


승천하는 용의 문장을 몸에 단 수백 명의 승천 길드원들.

그리고 그 앞에 그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이가 나에게 그리 말한다.


감사라.

그 말이야말로 내가 할 소리다.

귀찮은 암살질이나 추격전을 당하지 않고도 이렇게 많이 나와 주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감사는 무슨. 그 감사는 내가 받아야지. 너희에게 받을 게 많으니까.”

“우리에게 받을 수 있다고? 우습군, 아서스. 네 눈에는 우리의 길드원이 보이지 않나? 길드 내 나의 계파 전원 164명. 마을 하나 찌부러뜨리고 거기에 덤으로 사람 하나 죽이기에는 충분한 숫자지.”


그들을 눈으로 살펴본다.

확실히 이전의 ‘청연’ 길드보다는 수준이 높은 이들이 많다.


“자신만만할 만하군. 하지만, 나를 넘어서 마을로 갈 순 없을 거야.”

“그래? 우리는 그래도 상관없는걸? 네 뒤에서 풍기는 생선 냄새는 어떤가? 이제 곧 그 마을에 다가올 괴물의 냄새를 말이지.”


생선 냄새. 아주 잘 맡고 있다.

덕분에 어시장 한가운데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헌터가 괴물의 습성을 이용해서 인간을 습격하다니, 너희는 참 쓰레기야.”

“쓰레기? 무엇이 쓰레기라는 거지? 헌터는 물질을 갈구하는 존재. 황금과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다면, 형제라도, 가족이라도 사냥할 수 있는 존재다.”


물질을 위해서는 형제와 가족을 사냥한다고?

이 자식, 자신이 인간이기를 버린 놈이군.

그런 놈은 ‘헌터’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


헌터가 아니라면, 인간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그건 ‘괴물’이라고 불리어야겠지.

나는 괴물을 사냥한다. 괴물을 죽인다. 그게 헌터니까.


“덤벼, 이 쓰레기들아. 오늘의 사냥감은 너희들이다.”


그런 나의 선언에, 그자가 웃는다.


“크크! 사냥? 웃기는 소리 하지 마라! 너야말로 사냥해 주마. 조금 뒤 울려 퍼질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그와 함께 내 뒤로 소리가 들린다.

사하긴의 분노하는 소리.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사람들이 싸우며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계속되면, 사람들은 쓰러지게 될 것이다.

집에서는 비명이 울리고, 마을은 불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내가 있으니까.


“너의 계책은 좋았어. 아무리 나라고 해도 지금 당장 도착했다면, 네 계책은 성공했겠지. 하지만, 나는 어제 도착했고, 그게 네 실패의 원인이 될 것이야.”

“뭐라고? 네가 뭘 할 수 있다는 거냐? 앞에는 나의 길드원, 뒤에는 사하긴들. 그 둘을 막을 수 있는 게 있긴 하나?”

“있지. 나와 그리고 그것이.”

“뭐?”


바람이 전해오는 냄새를 맡는다.

물고기의 냄새와 함께 섞여오는 냄새가 느껴진다.

그건, 진한 기름의 냄새.


이제, 시간이 되었다.

바로, 불의 시간이.


“안녕, 불쌍한 물고기 인간들.”


그 인사와 함께, 뒤에서 연기가 치솟는다.

그 물은 하천의 흐름과 함께 순식간에 번져간다.

물 위에 뜬 기름이 불의 길이 되어 하천이 곧 불의 강으로 변한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의 강과 하늘을 뒤덮는 연기.

그 거대한 불을 등에 지고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잇츠 쇼 타임이다. 개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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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0) 희망의 불씨는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 되살아난다. 22.01.23 72 2 15쪽
34 (29) 절망과 희망이 끝없이 교차할 때. 22.01.22 79 2 16쪽
33 (28) 거대한 분노를 가라앉힐 가장 좋은 방법은 큰 제물을 바치는 것이다. 22.01.21 84 2 17쪽
32 (27) 도주하는 자의 뒤꽁무늬에는 언제나 냄새가 풍긴다. 22.01.20 84 2 13쪽
31 (26) 가짜 진짜 진짜 가짜 짜짜짜짜짜파게티 22.01.18 91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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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4) 진실로 추구해야 했던 것. 22.01.16 101 2 18쪽
28 (23) 죽음의 사이에 칼날의 길이 열리고. 22.01.15 101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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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1) 미친자의 세상에서는 정상인이 미친 놈. +1 22.01.13 11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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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9) 제대로 열받은 헌터! 미세먼지 토끼를 통째로 박살? 22.01.11 117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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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17) 탐정 놀이에도 몽둥이가 필요한 법. +1 22.01.09 141 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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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1) 이봐! S랭크! 작은 언데드 킹의 무서운 맛을 보여주마! 22.01.03 211 2 17쪽
15 (10) 그녀의, 그녀를 위한, 그녀에 것. 22.01.02 215 2 16쪽
14 (9) 지하에 박힌 고척돔에서 야구는 안하고 싸움만 해 22.01.01 210 2 15쪽
13 (8) 길드에 들어갔더니 내 검이 고대 유물? 21.12.31 245 2 15쪽
12 (7) 충격! 배신자가 벌벌 떨고 여자가 부러워하는 헌터? 21.12.30 28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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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5) 술과 함께 의형제를 맺었더니 하루가 삭제된 건. +1 21.12.25 355 5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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