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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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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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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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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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13화. 하운의 대련(1)

DUMMY

지하르트 6세 일행이 도성으로 길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왕비와 왕자, 공주는 그 모습을 한참이나 보고 있었다.

언제나 나랏일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하고 있어서 표정은 항상 피곤에 찌들어있었고, 몸도 잦은 병치레가 있을 정도로 휴식을 제대로 취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이번에 공주를 위한다고 먼 곳에 위치한 남작령까지 내려오면서 사실은 같이 조금의 휴식이라도 취할 줄 알았는데,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도 못하고 귀족들의 견제와 업무 때문에 급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그들은 여기에 남아서 제대로 휴가를 즐기다가 오라고 했으나, 지아비이자 아버지인 국왕과 그의 정당한 후계자인 아들이자 형, 오빠인 왕세자가 제대로 쉬지도 못 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그런 마음을 지닌 채로 국왕 일행이 시야에서 안보일 때 까지 쳐다보고 있자 페일 남작이 그들을 향해 말했다.


“이제 슬슬 들어가시는 것이 어떻사옵니까?”


엘리스 왕비는 아련한 눈빛을 거두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제 들어가는 것이 좋겠네요.”


그들이 영주성으로 돌아가는 동안 마을에서 여러 물품을 구경하기도 하고 구매하기도 했다.

그들이 산 것은 대체로 장신구나 돌이나 나무를 깎아서 만든 장식품이었다.

그들에게는 많은 값비싸고 희귀한 장신구나 장식품들이 많았지만 여기에서의 장신구와 장식품들은 투박하고 값어치가 상당히 낮았으나 그 어떤 비싼 것들보다도 정성이 깃들어져 있었고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안해졌다.


“그것은 수호목이옵니다. 이 영지의 아이들이 일을 하러 떠나는 부모들을 생각하며 조그마한 손으로 한 달 동안 만든 것이옵니다. 보다시피 솜씨가 그리 좋지는 않아 투박하지만 거기에 깃들어 있는 마음은 그 어느 장식품들 중에서도 과히 으뜸이라고 자부할 수 있사옵니다.”


페일 남작의 설명에 엘리스 왕비는 왜 이러한 투박한 물건들이 자신의 마음에 들었는지를 깨달았다. 신분의 고하를 떠나 집안의 안녕과 화목을 기원하는 마음은 어딜 가나 다 똑같지 않을까.

영지의 마을에서 가볍게 차도 마시고 어제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마을을 구경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어느 한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을 바라보니 루할테이스 가의 기사들과 하운이 검을 들고 영지의 한 편에 있는 산 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기사들과 하운 군 아닌가요? 저렇게 무장을 한 채로 어디를 가는건가요?”


“아! 오늘이 실전 훈련을 하는 날이옵니다. 왕비 전하.”


“실전 훈련 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한 달에 두 번씩 하운 군은 기사들과 산 속에서 실제로 적을 만났을 때를 가정으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 훈련도 하운 군이 직접 하고 싶다고 해서 시작하게 된 것이옵니다. 처음에는 기사들도 하운 군의 부탁으로 시작한 것이었으나 지금은 기사들도 기다리고 있는 훈련이옵니다.”


엘리스 왕비는 의문이 든 표정으로 물었다.


“기사들이 왜 기대를 하고 있는 건가요? 제가 아는 기사들은 쓸데없는 훈련을 싫어한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죠.”


“처음에는 저도 몰랐으나 나중에 알게 된 사실로는, 저 훈련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사옵니다. 먼저 산 속에서 적을 쫒거나 쫒겼을 때를 대비해서 경험을 높일 수 있고, 지리적 요소를 전략적으로 이용하여 숫자의 우세의 차이도 메꿀 수 있는 전략을 여러 방면으로 시도하면서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사옵니다.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더 나은 방면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을 더하며 지식을 쌓고 있사옵니다. 또한 그러한 훈련을 바탕으로 연무장에서 체력 훈련을 하는 것보다 운동이 더 된다고 알고 있사옵니다.”


페일 남작의 설명에 엘리스 왕비는 호기심이 들었다.

옆에 있던 제이크 왕자와 엘리자베스 공주도 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아하니 구경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다만 기사들의 훈련은 보지 않는 것이 예의임을 그녀도 모르는 바가 아니었기에 말을 선뜻 건네기가 어려웠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을까 페일 남작이 구경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해왔다.

기사들의 훈련을 보는 것이 괜찮은지에 대해 물으니 따지고 보면 기사들의 훈련이 아니라 하운 군의 훈련이며 기사들을 하운 군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이러한 훈련법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 다른 기사들이 한다면 왕국의 군사력이 더 높아지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흔쾌히 허락을 했다.


“저들의 훈련은 산 전체로 해당이 되옵니다. 따라서 훈련 과정을 모두 직접적으로 보실 수는 없사옵니다. 다만 그 중의 일부라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그곳으로 안내해 드리겠사옵니다. 다만 그곳이 경사가 좀 있어서 힘드실 수도 있사온데 괜찮으시겠사옵니까?”


페일 남작의 말에 왕비 일행은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왕비 일행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하운 군과 기사들이 들어간 입구와는 다른 길을 얼추 닦아놓은 산길에 들어서며 언덕을 올랐다. 언덕을 오르자 넓은 들판과 꽃밭이 보였다. 그 가운데에는 산의 정경이 잘 보일 수 있는 곳에 한 정각이 있었다.

그 정각은 그녀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양이었는데 신기해서 가까이 가 구경을 했다.


“그것은 주호선 경께서 만드신 것이옵니다. 여기는 종종 호선 경의 가족분들이 나들이를 오시는 곳이어서 편히 쉬실 수 있게 만드신 것 이옵니다. 저 정각은 ‘정자’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고향에서 옛 조상들로부터 사용해온 것을 비슷하게 만든 것이라고 하옵니다.”


그가 말하는 대로 ‘정자’라는 것을 보자 밑에는 돌기둥들이 위를 받치고 있었고 1층 정도의 높이에 나무들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 공간들은 주위로 나무들이 난간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었으며 그 난간들도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옆을 보자 올라갈 수 있는 나무 계단이 있었고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2층에 도달했다.

8각형으로 된 지붕의 내면 안에 각 끝으로 뻗쳐나가는 나무들이 보였다. 밖에서 보았을 때는 기와대신 나무로 기와처럼 흉내를 내 자연과 어우러지는 단아한 모습이었다면 안에서는 그 지붕을 지탱하기 위해 많은 나무들이 질서 정렬하게 되어있었음에도 복잡하지 않았다.


엘리스 왕비 일행이 정자에 앉아 정경을 바라보았다.

산에서 불어오는 향긋하고 상큼한 내음이 느껴졌고 많은 새들의 지저귐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았다.


“이 곳은 정말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군요.”


“그렇사옵니다. 이곳에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모든 고민이 사라지는 듯 마음이 평안해 지옵니다. 가끔 이곳에 음식을 싸와 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사옵니다.”


왕비는 그 말을 듣자 호호 웃으며 말했다.


“정말 그렇겠네요. 이렇게 풍경도 좋고 가만히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 지니 말이에요.”


그렇게 말을 하며 풍경을 보고 있자 가장 가까운 곳의 나무들이 많지 않은 곳의 산에서 움직임들이 보였다.

그 움직임들은 빠르게 사라졌다가 나타나며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고 가끔씩 반짝이는 빛이 나며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언덕의 정자에서 그 움직임들을 보자 사람의 인영이 눈에 잘 들어왔고, 어느 정도는 자세히 보였다.


“저들은...?”


“저들은 기사들과 하운 군 이옵니다. 이렇게 산 전체를 누비며 진검으로 실제 전투인 마냥 훈련을 하옵니다.”


그 말대로 그들은 진검으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다만 훈련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들의 기세가 마치 실제 적을 보는 듯이 흉흉해 보였고, 검을 휘두르기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또한 더 놀라운 것은 하운은 기사들의 검을 전부 받아치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검을 들이대고 있었다.

기사들과 하운군의 움직임을 보면 확연하게 다른 것이 보였다.

기사들은 절제된 동작으로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이며 체력의 안배를 두며 빈틈을 찾아 검을 움직이고 있었고, 하운은 가끔씩은 절제된 동작을 또 어떤 때는 화려하게 움직이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가 움직이는 동작을 보면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며, 나무를 밟고 뛰어 공중에서 몸을 도는 등 화려화면서도 절제된 동작들이 많았다. 그러한 동작들은 기사라고 하여도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은 힘이 소모되는 것들이었음에도 하운은 쉽게 지치지도 않고 오랜 시간동안 활발하게 움직이며 기사들을 농락하는 듯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검술에 대해 모르는 왕비인 그녀가 보아도 체력적으로 기사들보다 더 빨리 지칠 텐데도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는 하운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아아..”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옆을 바라보자 공주도 멋지다는 듯 쳐다보고 있었고, 왕자는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었다.

제이크 왕자도 왕성에서 기사들에게 훈련을 받으며 검술에 재능이 있다는 말을 종종 기사들에게서 들어왔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도 하운의 검술은 기존의 검술과는 궤를 달리했다.

하운의 검술을 제대로 앞에서 보지는 못했으나 경력있다는 기사들도 애를 먹을 정도로 날카롭기도 하며 부드럽게 보이기도 했다. 또한 기사들에게 배운 절제됨과 안정성과는 다르게 그의 검술은 파격적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검술이 볼품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하운의 검술은 검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이가 보았다면 쓸데없이 화려하며 힘만 빠지는 검술이라고 말했겠으나, 제이크 왕자가 보기에는 그 화려함 속에는 절제가 숨어있었고 그의 행동에는 쓸데없는 동작이 하나도 없었으며 모든 동작이 하나의 동작으로 연결되어 보였다.

다만 미숙하기는 했으나 그가 검을 든 시간을 고려하면 이정도도 훌륭하다고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런 왕자를 쳐다보던 엘리스 왕비가 말했다.


“제이크. 왜 그렇게 보는 것이니?”


제이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제가 검에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나, 그래도 어느 정도는 실력이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엘리스 왕비는 산에서의 움직임을 구경하며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하운 군과 기사들을 보니 생각이 달라진 것이니?”


“예. 어머니. 저 기사들은 중앙 기사단에 비하면 모자라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실력이 없는 기사들은 아닙니다. 그들의 실력으로 보아 인원수만 맞춰진다면 백작 가와 후작 가와도 견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제일 놀라운 점은 하운 군입니다.”


“이 어미가 보아도 하운 군의 몸놀림이 예상치 않기는 하지만 그렇게 말할 정도니?”


“예. 그가 검을 들어 수련한 기간이 2년도 안됩니다. 그렇지만 그가 하는 그의 검술은 많은 기사들과의 검술과는 궤를 달리합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용병과 비슷하지만 용병들처럼 막무가내로 검을 잡는 것이 아니라 모든 동작이 연결되어 하나의 흐름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또한 기사의 검술처럼 아름다움을 띄고 있지만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기사들의 검술은 전쟁에서는 효율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제이크 왕자의 말처럼 기사들은 강력한 군인이자 각 왕가나 귀족들의 힘의 원천이다.

하지만 전쟁에서는 보통 왕국의 큰 전쟁의 전면전으로 나아가지는 않는 이상 각 기사들이나 기사단장이 1대 1로 겨루거나 한 기사단들끼리의 대결을 통해 승자를 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까닭은 각 나라의 귀중한 자산인 기사들을 쉽게 전쟁에서 잃을 수 없다는 이유가 가장 컸고, 전면전으로 나아가면 다른 왕국들에게 노려질 수가 있어서 자연스레 그러한 풍습이 대륙에 자리 잡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전쟁에서 그러한 대결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었고, 귀족간의 작은 전쟁이나 다툼 혹은 왕국간의 작은 전쟁은 병력들을 동원하여 치르는 말 그대로 전쟁이 있었다.


이러한 기사들의 겨룸은 각 나라의 기사들의 명예를 존중하며 난잡한 전투보다는 명예의 전투를 치루었으며, 그 명예의 전투는 아름다운 검술이나 고귀한 검술로 대결을 치루는 것이었다.

여기서 제이크 왕자가 말하는 전쟁에서의 효율은 전면전으로 돌입하게 되었을 때 소수의 기사들은 명예를 신경을 쓰느라 아름답고 고귀한 검술을 펼치려다 죽는 경우가 많았고, 기사들의 명예전투와 다르게 집단으로 공격을 받아 죽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하운 군의 검술은 그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나 단점을 버리고 장점만 조화롭게 운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미숙하고 기사들에게 인정을 받는 검술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그의 검술은 점차 완벽에 가까워지고 기사들에게도 인정을 받을 그런 검술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제이크 왕자의 극찬에 가까운 말에 엘리스 왕비는 놀란 눈을 뜨며 하운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보기에도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그러한 재능이 더해진다면 후에는 어떤 인물이 될지 어렴풋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옆에서 대화를 듣던 페일 남작은 제이크 왕자의 말을 더했다.


“또한 하운 군의 검술에는 자신들의 고향의 검술을 섞었다고 하옵니다. 예전에 듣기로 그의 고향에는 하나의 민족이 세운 거대한 나라였으나 그런 나라가 사라지고 세 개의 나라가 후예를 자처하며 전쟁도 많이 일으켰다고 하옵니다. 하지만 세 나라가 한 뿌리를 지녔어도 검술도 많이 달랐다고 하옵니다. 그 나라들이 다시 하나의 나라로 합쳐지고 멸망하고 다른 나라가 생기면서 검술도 많이 달라지고 문화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옵니다.”


페일 남작은 한반도의 역사에 대해 들었던 대로 왕비 일행에게 설명을 했다.

또한 하운의 아버지인 호선이 옛날에는 역사학자이며 결혼 후에는 목공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젊었을 적에는 역사 발굴 현장에 가서 발굴을 돕기도 하고 옛 기록을 토대로 책을 만드는 일도 했었다고도 했다.

게다가 호선이 제일 흥미가 있었던 것은 삼국시대의 군사에 따른 훈련 기록이었다.

많은 기록이 유실되었으나 몇몇 기록들을 찾아 복원하며 기록하는 과정에서 하운은 그런 과정을 눈으로 보며 기억 속에 담아두기도 했었다.

보통 그러한 기록들을 복원하면서 일반인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으나 하운은 호선을 닮아서 인지 역사에 관해 관심이 많아 접근 가능한 부분은 볼 수 있었고, 집에서 호선이 그림에 관해 몸으로 얼핏 흉내를 내며 보여준 적이 있었다.

하운은 그러한 기억을 토대로 옛 삼국의 검술의 장‧단점을 알고 자신의 검술에 맞게 변형하며 만들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페일 남작의 설명에 제이크 왕자의 눈은 더욱 더 빛나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의 검술을 볼 수 있는 경우는 친목을 위한 대련이나 직접 허락을 맡아 구경을 하거나 사사받는 경우였기에 다른 나라의 검술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지금도 이렇게 몰래 구경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있었으나 이는 미리 하운과 기사들에게 페일 남작이 지난밤에 허락을 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이크 왕자는 옛날의 다른 나라의 역사에서 사용하던 검술을 더욱 더 보고 싶었으나 하운과 기사들은 마침내 훈련이 끝나고는 일반적인 체력훈련으로 넘어가던 참이었다.

제이크 왕자는 다소 아쉽다는 눈빛을 띄며 페일 남작에게 물었다.


“혹시 하운 군과 대련을 할 수 있겠습니까?”


페일 남작은 그 말에 당혹감을 띄었다.

하운이 아무리 검술에 재능이 있다지만 제이크 왕자는 오랜 시간동안 검을 잡아 수련하며 왕국의 기사단장에게 교육을 받았기에 하운과 대련하기에는 성취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었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엘리스 왕비가 그를 저지하며 말했다.


“하운 군은 왕자보다 검을 늦게 잡았으며 왕자는 왕국의 최고 기사단의 단장에게 가르침을 받았는데 둘의 대련은 차이가 크단다. 왕자가 하운 군에게 권한다면 하운 군은 당연히 왕가의 부탁을 들어주려 할 텐데 그렇게 하고 싶은 거니? 진정한 대련이라면 하운 군이 진심으로 할 생각이 있어야 한단다.”


왕가의 신분으로 부탁을 한다고 하면 거절할 시 어떠한 보복이 있을지 모르므로 웬만한 귀족들은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는 이상 들어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게다가 하운 군은 타 대륙의 귀족집안의 자제이지만 이 나라에서는 평민의 신분이었으므로 대련을 하기 싫음에도 왕가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대련에 임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주자 제이크 왕자는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했다.

그렇게 그들은 하운과 기사들의 체력 훈련을 보고 날이 어두워지자 영주성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였고, 가는 도중에 하운과 기사들을 만나 같이 영주성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영주성의 저택에 도착하자 저녁 식사를 하고 정원의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에 페일 남작이 하운에게 찾아와서 오늘 있었던 일을 말했다.

하운은 자신은 괜찮다며 이참에 왕가의 기사단에게 수련을 받은 왕자와 대련을 해보고 싶다며 말을 전했다.

페일 남작은 그 사실을 중앙 기사단 기사에게 전했고 대련은 이틀 뒤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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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해안가 항구 건설 +6 22.06.01 182 27 20쪽
18 18화. 영지를 정비하다 +5 22.05.31 188 28 16쪽
17 17화. 페일 남작의 고백(3) +8 22.05.30 186 27 16쪽
16 16화. 페일 남작의 고백(2) +3 22.05.26 183 24 16쪽
15 15화. 페일 남작의 고백(1) +5 22.05.25 191 26 15쪽
14 14화. 하운의 대련(2) +5 22.05.24 198 31 15쪽
» 13화. 하운의 대련(1) +3 22.05.23 206 29 17쪽
12 12화. 국왕과의 만남(2) +6 22.05.20 210 32 15쪽
11 11화. 국왕과의 만남(1) +5 22.05.19 214 29 20쪽
10 10화. 국왕의 방문 +2 22.05.18 214 28 16쪽
9 9화. 경매장 +11 22.05.17 229 26 16쪽
8 8화. 연회장으로 +8 22.05.16 235 29 17쪽
7 7화. 도성으로 향하다 +8 22.05.14 246 29 14쪽
6 6화. 계획을 세우다 +5 22.05.13 272 29 17쪽
5 5화. 사업준비(2) +10 22.05.11 293 31 15쪽
4 4화. 사업준비(1) +10 22.05.11 328 32 18쪽
3 3화. 적응 +13 22.05.11 372 33 18쪽
2 2화. 남작을 만나다 +12 22.05.11 508 34 15쪽
1 1화. 이세계로 가다 +32 22.05.11 848 4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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