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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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야
작품등록일 :
2022.05.11 10:33
최근연재일 :
2022.10.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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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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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4화. 사업준비(1)

DUMMY

*


하운이 루테인 기사단장과 수련을 하고 있을 때

자택에서는 연희와 연주가 사용인들과 함께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언니. 국 맛이 어떤 지 한번 봐줄 수 있어?”


“어 잠깐만! 고기 살짝만 더 볶고 봐줄게.”


연희와 연주가 요리를 준비하며 한참을 바쁘게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있을 때

사용인들은 뒤에서 그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저 하녀장님. 저희가 정말로 아무것도 안하고 이러고 있어도 괜찮을까요?”


한 하녀의 말에 하녀장이 멋쩍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원래 하는 일이지만... 저분들께서 직접 요리를 대접해 드리고 싶다고 하는데 어떻게 말리겠니...”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저 많이 기대가 되요!”


어린 하녀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게. 처음 보는 요리인데 냄새도 좋고 말이야. 남작님께서도 흡족해 하실거 같은데?”


“데칼님께서도 아까 살짝 맛보시더니 눈이 동그랗게 커지셨잖아.”


“후후. 저 집사장님께서 그렇게 눈이 커지신 모습은 처음 본 거 같아요.”


“원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시는 분이시지. 그나마 저분들께서 오시고 나서 감정이 좀 다양하게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


연희와 연주가 자신들에게 친절하게 잘 대해주는 자택의 사람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다고 한국식 요리를 하고 있었다.

자택의 사용인들도 그들이 처음 집에 왔을 때 말도 통하지 않고 생활 풍습도 달라 걱정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과 쉽게 어우러지고 장난도 치는 모습에 가족과 같이 여기며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이 자신들에게 고향의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을 했으니 다들 그들에게 고마워하고, 기대감에 들떠 한동안 자택이 시끄러울 정도였다.

그들의 활기 발랄한 소리에 집무실에서 집무를 보고 있었던 페일 남작은 차를 마시며 데칼에게 물었다.


“데칼. 오늘이었나?”


“그렇습니다. 남작님.”


“하하. 참으로 기대가 되는 군.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고 재료를 준비하랴 물건을 사오랴 며칠을 정신없었는지.”


그 말에 데칼이 페일 남작을 흘겨보며 말을 했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분이 제일 들떠 있으셨던 것을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말에 페일 남작은 큼큼 하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나저나 저 아이도 참으로 열심히구나. 무엇을 위한 건지 매일같이 자신에게 혹독하게 대하는지.”


그 말에 데칼이 연무장에서 검술 수련을 하고 있는 하운을 보고 말했다.


“남작님께서 처음 저 아이를 보았을 때도 나무를 들고 가족의 앞에서 산적들에게 용감하게 맞서 싸웠다고 하셨지요.”


“그랬지. 자신도 무서워서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음에도 눈빛은 강렬했었지.”


“그때 자신이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저리 열심히 수련을 하는 것이 아닐까요?”


“흠.. 그래도 너무 어린 나이에 그럴까 싶네만.”


그때 똑똑 하는 소리에 페일 남작과 데칼은 집무실의 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실례하겠습니다. 남작님. 지금 음식이 준비가 다 되어 남작님을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페일 남작은 반색하며 금방 가겠다고 말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데칼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그리 좋으십니까?”


데칼의 말에 페일 남작은 무슨 소리냐는 듯 쳐다보았다.


“허허. 연주 양께서 간식과 차를 내어 오실 때도 매번 그리 좋아하시더니 손수 만드신 음식을 대접하겠다고 하시니 얼마나 좋으실지. 허허허.”


그 말에 페일 남작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데칼?”


“그야 남작님께서 연주 양께 연모의 마음을....”


페일 남작은 데칼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니! 무슨 그런 말을...!”


“아니십니까? 이 늙은이가 그동안 모셔온 남작님의 행동을 보아 남작님께서 연주 양께 그런 마음을 품으신 듯 하였습니다만.”


페일 남작은 계속 노려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 데칼 그렇게 티가 많이 나는가?”


데칼은 남작의 말에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자택에 하운 가족이 들어올 때는 긴가민가하며 의심을 하다가 그들과 생활하면서 의심을 거두고 사용인들과 어우러지며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며 지나가면서 싱긋 웃기도 했다.

말도 잘 통하게 되었을 때 연주가 남작에게 예의를 지키면서도 서슴없이 다가와 말을 걸며 친근하게 대하는 모습에 남작이 당황하면서도 싫어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는 동안 데칼은 페일 남작이 자신도 모르게 연주가 사용인들과 정원 벤치에 앉아 이야기하거나 일을 할 때 등 연주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페일 남작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이 얼마 안 되었을 때 연주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을 피하거나 말을 살짝 더듬기도 하고, 그녀가 웃으면 그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고, 그녀가 아팠을 때는 그녀를 위해 각종 약재를 들여오려 영지에 직접 나갔었던 일도 있었다.


“티가 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페일 남작은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다들... 알고 있으려나...?”


“몇몇 사용인들은 눈치를 챈 듯 하여 말을 조심하라고 일러두었습니다. 그리고 연주 양의 가족들 중에서는...”


“가족들 중에서는?”


데칼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직은 하운 군 밖에 모릅니다. 저에게 슬쩍 와서 힘내라고 전해달라고 하시더군요.”


“하하...이것 참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아니라 해야 할지.”


페일 남작은 하운이가 가족 중에서 제일 예쁨을 받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영리하고 생각이 깊으며 성격도 온순하며 착한 편이라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었다.

실제로도 자택 내에서 사용인들도 하운에게 도움을 청할 때도 스스럼없이 청하고 문제를 해결했던 적이 많지 않던가.

거기에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이 연모하는 그녀가 하운의 말에 끔뻑 죽는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하운을 예뻐하면 하운에게 인정받은 사람이면 자신이 결혼할 남자로 괜찮다며

사용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 하운에게 인정을 받았으니 절반은 통과한 셈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며 데칼과 함께 식당으로 들어왔다.


“어서오십시오. 남작님.”


“어서오세요. 남작님.”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하운의 어머니인 연희와 연주를 보며 페일 남작은 생각을 떨쳐냈다.


“저희를 위해 이렇게 음식을 준비해 주시다니 감사드립니다.”


페일 남작이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본 연주가 놀라며 손을 저었다.


“남작님. 남작님께서 저희에게 고개를 숙이시면 안 되십니다. 남작님은 고귀한 귀족이시고 저희는 평민이에요.”


“귀족이라고 고개를 숙이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신분이 높다고 감사할 것을 당연하다시피 여기면 안 되지요. 고개를 숙인다고 제가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호선이 그 둘을 보고 허허 웃으며 자리로 안내했다.


“남작님. 우선 자리에 앉으시지요. 제 아내와 처제가 남작님과 다른 분들을 위해서 부족하나마 저희의 고향의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옆에서 연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고향의 재료와 차이가 조금 있는지라 맛을 완벽하게 똑같이는 내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실지 걱정이 됩니다.”


페일 남작은 괜찮다며 오히려 기대가 된다고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식탁 위를 보니 보리로 만든 밥과 얼큰한 냄새가 풍기는 국 그리고 양념이 버무려진 고기가 보였다. 그 옆으로도 싱싱한 나물들이 접시에 담겨 있었다.

페일 남작과 데칼이 자리에 앉자 연희가 음식이 무엇인지 설명을 했고 음식들을 보는 남작과 데칼은 눈이 번쩍하며 기대감을 표했다.

음식을 차례로 하나씩 맛보자 눈동자가 동그랗게 떠지며 감탄했다.


‘나물들은 싱싱한 본연의 맛에 몇 가지의 소스와 향신료를 넣은 것인가?

향이 과하지도 않고 맛도 심심하지 않게 잘 어우러졌군.’


‘이 국이라고 하는 것 또한 스프와 다르게 진득하지 않고 맑으며 맛 또한 깔끔하고 살짝 매콤하니 고기와 잘 어울리겠어.’


‘고기도 질기지도 않고 특유의 누린내가 나지 않아. 소스도 잘 버무러져서 달콤하면서도 느끼하지도 않고 말이야. 하나같이 맛있으면서도 음식이 잘 어울리는군.’


페일 남작과 데칼은 서로 맛을 보며 음식의 평에 대해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는 앞에서 긴장하면서도 궁금해 하는 이들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음식의 본연의 맛을 살리면서도 느끼하지 않게 음식들이 서로 어울리는 군요.

나물들은 싱싱하고 고기와 국도 너무 맛있습니다. 하나같이 제 입맛에 딱 맞습니다.”


“저 또한 이곳의 음식과는 다르게 음식들이 하나같이 건강을 챙기는 맛이었습니다.

이곳의 음식들은 밀과 고기로 주로 식사를 하는데 제 앞에 있는 음식들은 나물이 주로 된 한 상이더군요.

저같이 나이가 먹은 사람들은 밀과 고기보다는 이러한 건강한 음식들이 건강을 위해서 필요하지요. 또한 맛도 하나같이 맛이 있으니 이런 음식들을 대접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둘의 극찬이 이어지자 가족들은 다행이라는 듯 표정을 풀고 웃으면서 음식은 얼마든지 있으니 맛있게 먹으라고 말을 했다.

두 사람과 가족들이 식탁에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 꽃이 피고 있을 때 다른 곳에서는 사용인들이 연희와 연주가 만든 음식들을 맛보고 있었다.


“와아! 하나같이 다 맛있어요. 하녀장님!”


“그러게 나물도 싱싱하고 소스를 버무리니 특유의 쓴 맛도 느껴지지 않고 달콤한 맛이 나는 구나.”


“여기 나물은 살짝 데쳐서 했나봅니다. 질기지도 않고 본연의 맛이 살아있습니다.”


“고기는 또 어떻구요. 고기의 잡내가 나지 않고 달콤한 맛이 나는데도 느끼하지도 않아요.”


“설사 계속 먹어서 느끼하다고 해도 이 국을 먹으면 느끼함이 싹 사라지는 거 같습니다.”


하나같이 극찬을 터트리며 다들 두 사람에게 그들의 고향 음식에 대해 알려달라고 할까 하며 생각하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며칠 후

호선과 연주 연희는 정원 벤치에 앉아서 바람을 쐬며 앉아있었다.

그들의 앞에서는 하운과 하영이 사용인들과 함께 웃으며 장난치고 있었다.

물론 하영이 사용인들에게 달라붙어 애교를 떨거나 치마를 들어 올리며 장난을 쳤다.

그런 장난을 받고 있는 사용인들은 기분이 나쁘지도 않은지 웃으며 놀란 듯이 꺄악 하며 하영이의 장난에 어울려주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하운이가 그러면 안 된다고 열심히 말리고 있었다.

그들을 보고 있던 어른들은 웃고 있다가 연주가 말을 꺼냈다.


“언니. 우리도 슬슬 제대로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우리가 요리나 청소를 해서 돈을 받아 생활을 해도 사실은 남작님께서 우리 편의를 많이 봐주시는 거니까.”


“나도 자택의 고장 난 가구수리를 하거나 다른 힘쓰는 일이며 정원 등 관리를 하며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편하게 일하는 것 같기는 하지. 이제는 여기 생활도 많이 익숙해 졌으니 다른 일을 해봐도 될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다른 일이요?”


“연희가 여기오기 전에도 옷을 만드는 일을 했으니 여기서도 그런 사업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긴 여기 사람들 옷은 대부분 비슷하거나 독창적인 옷이 없더라고요. 귀족들 옷은 편의성 보다는 화려하기만 하다고 들었고요. 언니가 옷을 새롭게 만들면 여기서 대박날 것 같아요.”


“그래도 갑자기 현대적인 옷을 만들기에는 좀 그렇지 않을까?”


연희와 연주가 이야기를 하며 고심하고 있을 때 호선이 무엇인가 떠올랐다는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아니면 한복은 어떨까?”


“한복이요?”


“그래 한복 특유의 정갈함과 수수한 듯 하면서도 화려하게. 물론 전통적인 것처럼 여러 겹을 껴입는 것 말고 한 두 겹 정도의 생활한복 같은 느낌으로.”


“한복이라... 괜찮을 것 같지 않아 언니? 최대한의 불편함은 없애고 장점을 살려서.

물론 한복으로 바로 만들어도 되지만 여기 사람들은 갑자기 그런 옷을 사지는 않을테니까 여기 유행하는 옷들이라던가, 다들 입고 다니는 옷들과 한복을 섞어서 만들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일단은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고 결정하자.

어차피 그런 사업을 하려면 옷을 어떻게 만드는지, 필요한 재료, 그리고 돈도 필요하니까. 그렇게 하려면 적어도 2년에서 3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이렇게 그들이 새로 할 사업을 옷으로 정하는 까닭은 연희와 연주 때문이었다.

연희는 현대에서 의류를 만드는 일을 했었다.

기본적으로 현대적인 의류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작게 운영했었고 취미로는 한복과 코스프레(중세 귀족 시대의 옷이나 코르셋, 속옷 등) 옷도 같이 만드는 것을 즐겼었다.

연주는 그러한 언니를 종종 도와서 옷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그렇게 의류로 사업을 할지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사용인들에게 장난치던 하영이를 놔두고 근처에 오면서 이야기를 들은 하운이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했다.


“그거라면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하운이 가족들에게 잠시 기다려 달라고 말한 후 데칼을 찾아왔다.

잠시 자기의 집무실에서 차를 마시며 휴식을 하던 데칼은 하운이 할 말이 있다며 들어가도 되냐고 묻자 궁금해 하며 안으로 들였다.

하운이 고개를 숙이며 들어오자 데칼은 웃으며 자리에 앉으라고 권했다.

자리에 앉은 하운이 데칼을 보고 입을 열었다.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집사장님.”


“네 하운 군. 편하게 말씀하십시오.”


“저희 어머니가 예전에 옷을 만드는 일을 했었습니다. 혹시 알고 계셨을까요?”


하운의 말에 데칼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닙니다.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저희 가족이 여기서 생활하면서 남작님과 집사장님께서 많은 편의를 봐주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허허. 아닙니다. 다른 분들과 같이 똑같이 일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것이 어디를 보아서 편의라고 말하시는 건지요.”


“처음 저희 가족이 증명할 신분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고 돈도 없을 때 남작님과 집사장님께서 자택에 머물게 하면서 언어도 알려주시고 신분도 만들어 주신 것 말씀입니다.”


“그것은 당연히 해야 했을 일입니다. 하운 군.”


하운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않은 일이에요.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말도 안통하고 신분도 없고. 딱 누가 보아도 수상하잖아요.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은 다들 잘 대해 주셨고요.”


“그것은 그렇다고 하고 넘어가지요. 그래서 부탁이 무엇이십니까?”


“어머니와 이모는 옷 사업을 하고 싶으신데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물론 공짜로 해달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에요.”


하운의 말에 데칼은 궁금하다는 듯이 물어봤다.


“도움이라... 어떤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돈을 빌려주세요. 한 100금화 정도?”


“100금화가 얼마나 많은 돈인지는 아십니까? 아무리 하운 군이라 하여도 100금화는...”


“무작정 빌려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사업을 위해 투자를 받고 싶습니다.”


데칼은 하운의 말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리 영특한 하운이라 하여도 100금화는 많은 돈이었고, 하운이 사업을 하기에는 나이가 너무나도 어렸고 그의 부모가 사업을 한다고 해도 아직 그들의 재능을 알지 못했다.

하운이 이렇게 찾아와서 말하는 것을 보면 부모가 말하는 것을 듣고 바로 찾아온 듯한데,

이렇게 찾아와서 자신만만하게 투자를 받고 싶다고.

주위에서 다들 ‘영특하다 천재다’고 말을 해서 하운이 혹여 자만에 빠진 것은 아닐까?

영특한 것과 사업은 별개다. 물론 총명한 머리로 사업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겠지만

그럴 확률은 크지는 않다.

그러면 똑똑하면 누구나 사업을 해서 성공하겠는가? 다들 사업을 해서 성공하는 이는 1000명중에 1~3명이 될까 말까이다.

사업은 지식도 지식이지만, 성공할 만한 품목선정과 경제의 흐름을 읽는 눈 그리고 경험도 중요했다.

이렇듯 사업은 신중하여야 한다. 데칼이 아무리 하운을 아껴도 안 될 것은 안 되는 것이다.

데칼이 하운에게 거절의 말을 하려 할 때


하운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물론 저도 무작정 투자를 해달라고 말씀 드린 것은 아니에요.”


“그러면요?”


“지금은 어머니께서 사업을 하려고 하신다는 것과 투자를 받고 싶다고 미리 말씀을 드린거에요. 조만간 사업을 할 옷과 계획을 작성해서 찾아 뵐 거고요.

그때 보시고 가치가 있다 싶으시면 투자를 받고 싶은 것이고 아니다 싶으면 돈을 조금 더 모은 뒤에 사업을 하겠죠.”


“하운 군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이 있어 보입니다만, 제 선에서 결정할 수 없는 지라 남작님께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물론 거절을 당할 가능성이 크고요.”


“네. 당연히 남작님께서도 알고 계셔야죠. 그리고 저는 이 사업이 크게 잘 될 거라고 확신을 하고 있으니까요. 거절당해도 괜찮기는 합니다.

시간이 걸릴 뿐 성공은 확실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면 한 달 뒤에 옷과 계획서를 가지고 오겠습니다.”


하운이 고개를 숙이며 나가자 데칼은 하운의 자신 있는 말과 행동에 곰곰이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아직 세상의 물정을 잘 몰라서 그런 것 일테지...하며 거절하려다 말을 전하는 것 정도는 상관이 없지 않을까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서 남작의 집무실로 향했다.


작가의말

여기에서 화폐의 개념은 동화, 은화, 금화, 백금화 4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은화는 100동화

1금화는 100은화

1백금화는 100금화

1동화는 100원 1은화는 1만원 1금화는 100만원. 1백금화는 1억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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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禍亂) : 전란의 준동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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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 해안가 항구 건설 +6 22.06.01 181 27 20쪽
18 18화. 영지를 정비하다 +5 22.05.31 188 28 16쪽
17 17화. 페일 남작의 고백(3) +8 22.05.30 184 27 16쪽
16 16화. 페일 남작의 고백(2) +3 22.05.26 182 24 16쪽
15 15화. 페일 남작의 고백(1) +5 22.05.25 190 26 15쪽
14 14화. 하운의 대련(2) +5 22.05.24 196 31 15쪽
13 13화. 하운의 대련(1) +3 22.05.23 204 29 17쪽
12 12화. 국왕과의 만남(2) +6 22.05.20 209 32 15쪽
11 11화. 국왕과의 만남(1) +5 22.05.19 214 29 20쪽
10 10화. 국왕의 방문 +2 22.05.18 214 28 16쪽
9 9화. 경매장 +11 22.05.17 228 26 16쪽
8 8화. 연회장으로 +8 22.05.16 233 29 17쪽
7 7화. 도성으로 향하다 +8 22.05.14 244 29 14쪽
6 6화. 계획을 세우다 +5 22.05.13 271 29 17쪽
5 5화. 사업준비(2) +10 22.05.11 292 31 15쪽
» 4화. 사업준비(1) +10 22.05.11 327 32 18쪽
3 3화. 적응 +13 22.05.11 372 33 18쪽
2 2화. 남작을 만나다 +12 22.05.11 507 34 15쪽
1 1화. 이세계로 가다 +32 22.05.11 847 4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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