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렙 히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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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ia
작품등록일 :
2022.05.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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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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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벨루디스의 여름은 선선하다. 겨울에 눈이 내리는 걸 보기도 힘들고, 초봄에도 푸근하여 두꺼운 외투를 걸치지 않아도 된다. 걸치더라도 패션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으로, 주로 재력의 과시나 멋으로서 얇은 걸 두를 뿐이다.


그런 벨루디스의 여름은 늦다. 완연한 봄 날씨가 그대로 이어지는 느낌인지라, 정확히 언제라고 분류하기엔 조금 까다로웠다. 대충 시기상으로 여름이라 구분한다.


7월 중순에 접어든 베르다드에서도 여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선선한 날씨는 너무 덥지 않고 따듯하여 활동하기에 제격으로, 베르다드 내의 분위기 자체가 활발해졌다. 봄 때보다도 훨씬 많은 학생이 밖으로 나와 정원을 거니는 등 외부 활동이 많아진 게 눈에 띈다.


다만, 사람이 지내기에 너무 최적이다.


그렇기에 벨루디스는 계절에 따라 옷차림새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단조롭다고 해도 된다. 어느 계절이나 블라우스와 무릎까지 오는 치마, 혹은 발목까지 오는 바지만이 전부였다.


반소매, 반바지 같은 건 있지도 않았다. 애당초 벨루디스에선 속살을 드러내는 게 미풍양속을 헤치는 짓이기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원피스나 드레스는 멀쩡히 있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다. 팔꿈치 위, 아래까지 오는 긴 이브닝 글러브를 갖춰 입긴 하지만.


물론 전부 귀족들의 이야기다.


평민들은 상관없이 팔 기장이 짧은 옷을 입는다. 바지나 치마만큼은 제법 길었으나 단지 서늘하기에 그런 것뿐으로, 귀족들처럼 여타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만약 더 더웠더라면 하의도 짧아졌으리라.


그러면 이곳 베르다드는 어떠할까?


그 답은 터져 나오는 목소리가 대변했다.



“여름 하면 반소매! 반소매 하면 여름! 그런데 반소매가 없다니!! 여기는 학원―― 학교잖아. 근데 동복밖에 없다고?!”


울분의 찬 리아의 외침이 기숙사 내의 방―― 침실을 울린다. 다행히도 방음이 잘 되는 서쪽 기숙사였기에 옆방에 전달되거나 하진 않았다.


커다란 침대에 누워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생떼 부리듯 한참을 발버둥 치던 리아는 울상으로 고개를 들었다.



“으으. 그냥 쌉싸름한 학창 시절의 분위기를 살짝쿵 맛만 봤으면 했는데.”


거창한 걸 바랬던 게 아니다. 이젠 친숙해진 사이였음에도 하복이란 마성의 설렘에 이끌려 쭈뼛대는, 순진하면서도 새콤달콤한 그 분위기를 바로 옆 지근거리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며 즐기고 싶을 뿐이었다.



“아. 물론 난 빼고. 필므 씨랑 츠카 씨의 열렬한 반응이 예상돼서 부담돼. 그 외에 다른 분들도······. 으음. 하지만 셀레스테 씨의 귀엽고도 순수한 칭찬은 듣고 싶기도 한데······”


그렇게 홀로 중얼거리고 있으니 침실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건 집사 차림임에도 귀공자 같은 아우라가 철철 흐르는 에르였다.



“리아, 슬슬 약속 시간이야.”

“벌써 그렇게 됐나요? 읏차~”


귀엽게 기합을 낸 리아는 데굴데굴 굴러 침대에서 내려왔다.



“어······ 아이리스는 아직 안 왔네요.”

“응. 시험이 다 끝났으니 그대로 놀려는 모양이야.”

“흐음.”


잠시 거실을 둘러봤던 리아는 마력을 탐지해봤다.


보통 이런 일은 프라이버시 때문에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엄마로서 아들을 걱정하는 건 당연한 권리이자 도리. 나라에서조차 법으로 허락할 사항이기에――당연히 그런 법은 없다.―― 리아는 망설이지 않고 아이리스의 마력을 찾았다.


아이리스의 마력은 베르다드가 아닌 아네픽시르의 거리에 있었다. 곁에는 에르의 말대로 친구와 놀려던 것이었나 익히 아는 이들의 마력이 존재했다.



“으음. 친구들과 노는 건 좋지만······ 다른 애들은 여전히 어려워하나? 비비안들이랑 에리사밖에 없네.”

“아니. 그건 아닌 듯해. 델리안이 알려주기로는, 조심스럽긴 해도 최근에는 남자애들도 말을 건다고 하더라.”

“그래요?!”

“응. 순수하게 친분을 쌓으려 접근하는 자는 드물긴 하다는데, 딱히 문제가 있진 않을 것 같대.”

“아. 아이리스에게도······.”

“강자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건 어느 종에게나 있는 현상이겠지. 그래도 문제없어. 아이리스는 딱히 눈에 띄지 않았으니까. 지시한 부모들도 보험 이상의 의미는 두지 않았을 거야.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을 테니 지금처럼 우리가 더 눈에 띄면 돼. 아이리스에게 붙은 자들도 계기는 타산일지라도 안면을 트고 지내다 보면 친구가 될 수도 있겠지.”

“무조건 그리될 거예요! 착하디착한 우리의 아들이잖아요? 하지만······”


리아의 표정이 흐려졌다.



“저는 상관없는데, 에르는 그래도 괜찮아요? 지금도 여기저기서 회유하려 접근한다면서요.”


회유란 이쪽을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을 말한다.


여러 매체에서 나왔던 그것이다. 좋은 대우를 해줄 테니 우리 파벌로 들어오라는 거 말이다. 그걸 직접 겪게 된 것이다.


세스 때의 소동으로 서훈식을 치른 뒤부터였다. 부쩍 그러한 목적으로 접근하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그 방식들은 다양하여 우연을 가장해 접근하고는 넌지시 친분이 있음을 주변에 과시하려 들거나, 노골적으로 한자리 준다며 회유하기도 했다.


동급생, 상급생을 가리지 않았는데, 리아가 만든 공부 모임은 그들에게 아주 좋은 만남의 기회였다. 훈련이 끝나 돌아가는 리아에게 달려들듯 우르르 몰려와서는 본인들의 가문과 이름을 각인시키려고 열심이다.


그나마 막무가내로 대하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랄까?


불온한 목적이기는 하나 다들 정중하게 대해주긴 했다. 방어전에 참가한 사람들이 눈치를 주는 등 도와주기도 했고. 덕분에 큰 소란 없이 매번 원만히 넘어갔다.


회유에 응할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러한 선택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회유하려는 세력은 알렌나시안 후작 파벌뿐이기 때문이다.


애당초 그들은 리아를 왕당파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던 거다. 왕당파는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그러한 류의 접근은 없다.


‘아마 벨루디스 귀족 중 라프리트 씨 이외에 그리 친분을 쌓지 않아 생긴 오해이겠지.’


회유도 왕당파보다 훨씬 좋은 여건―― 주로 돈을 미끼로 권했다만, 원래부터 왕당파도 아니거니와 돈에는 아무런 매력도 느끼지 못하겠다. 그래서 얼렁뚱땅 괜찮다고만 하였다.


더군다나 알렌나시안 후작 파벌은 루비아가 주의하라고 전한 요주의 파벌. 처음부터 그쪽과는 연관되기 싫었으니 거절은 당연했다.


다행히도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진 않았지만, 그들은 몇 번이고 접근해 권유를 해왔다.


하지만 계속해서 거절하니 사용인인 에르와 델리안에게로까지 타겟의 범위가 넓혀졌다. 이러나저러나 그 둘도 최고 국빈 대우이니 나름의 영향력은 있으리라 판단한 모양이다.


그들은 에르나 델리안 중 한 명이 식료품 등을 사러 홀로 다니던 때를 노려 접근해왔는데, 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걱정을 끼치기 싫었는지 둘도 별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대충 상상하기로는 리아의 설득에 힘을 보태달라, 혹은 둘만이라도 파벌로 들어오라고 했을 것 같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파벌로만 들어가면 이후 천천히 리아를 설득하면 그만이니까.


‘그 외에도 다른 설득을 당할 거 같은데······’


이 생각엔 근거가 있었다. 바로 둘의 생김새다. 둘 다 너무 빛이나 저 멀리 떨어져도 저절로 눈길이 간다.


그려지는 건 이성의 귀족들이 다가와 “저런 주인 말고 날 섬겨라.”라고 하는 장면이다.


전생의 아들이 즐겨보던 이세계물에서는 제법 흔한 패턴이었다.


이곳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왕권 국가이기에, 판타지 세계이기에 귀족의 권위를 앞세운 그런 권유는 흔할 것 같다. 선택권이 없는 강제적인 권유마저도······


에르와 델리안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까다로운 상황이지 않을까 싶다.


둘은 명목상 사용인. 주인인 리아에게 폐를 끼쳐선 안 되고, 둘의 성격상으로도 그러한 짓을 할 리가 없다. 꼬투리라도 잡힐 수 있으니 평소에도 둘은 하나하나 매우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을 것이다.


딱 보기에도 힘들고······ 귀찮으리라 예상된다.


리아의 걱정은 이것이었다. 더 눈에 띈다는 건 더더욱 회유가 격렬해질 것임을 암시하기에. 어쩌면 강압적으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걱정스럽게 올려보는 리아와 달리 에르는 멋들어진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솔직히 끈덕지게 굴어대는 통에 좀 번거롭기는 해. 그래도 많이 힘들진 않아. 델리안도 생각보다도 좋게 봐주는 탓에 신선하다고 해.”

“그런가요······. 근데 좋게 봐주다뇨?”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그녀의 말에 따르자면 흑심 가득한 빈말일지라도 이쁘다는 칭찬은 듣기 좋다고 하더군.”

“그, 그래요?”

“응. 자기 나름 즐기는 것 같더라. 그러니까 리아는 마음 편히 학원 생활을 즐기면 돼. 귀찮게 하는 것들은 내 쪽에서 다 처리해둘게.”


처리라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확실히 에르에게 맡기면 다 풀리리라. 적어도 자신이 나서는 것보다는 무조건 잘될 거라고 리아는 확신했다.



“알겠어요. 그래도 힘든 일이 있으면 꼭 말해주세요?”

“응.”


대답을 들은 리아는 미소 짓는 에르와 함께 방을 나섰다.


약속 장소는 상급 훈련장으로 공부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언제 모임이 있는지는 평소 정하지 않았으나, 오늘은 리아가 먼저 그리모르와 약속을 잡았다.


서쪽 기숙사를 나오고 조금 걷다 보니 바삐 걷던 몇몇 학생들이 인사를 건네온다.


학생들은 모두 공부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로, 반갑게 인사한 리아는 그들과 함께 상급 훈련장으로 갔다.


약속 장소에는 그리모르가 먼저 와 있었는데, 소문은 여전히 빠른지 주변에는 학생들이 바글바글했다. 그리고 그들은 리아가 나타나자 일제히 떠들던 것을 멈추고 쳐다봤다.


살짝 얼굴을 굳힌 리아는 곧장 팔짱을 낀 그리모르에게로 가 꾸벅 머리를 숙였다.



“오래 기다리셨나요?”

“아냐. 신경 쓰지 마. 웬일로 아가씨가 먼저 보자길래 기대돼서 빨리 왔을 뿐이니까.”


정말 기대되었는지 그리모르는 제법 들뜬 기색을 풍겼다.


보통 주말에는 술을 마시러 다닌다고 하던데, 불금인 오늘을 거른 걸 보면 진짜 기대를 많이 하긴 했나 보다.



“그래서 오늘은 뭘 꾸미는 거야?”

“꾸, 꾸미다뇨?! 저를 어떻게 보고!”


루비아도 아니고 너무하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도 야유하며 이구동성으로 사과하라고 외쳤다.



“알았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오늘 부른 용건이나 말해 봐.”

“별건 아니고, 그냥 새롭게 만든 기술을 좀 시험해보려고요.”

“새로운 기술?”


의외였나, 그리모르는 고개를 꼬았다.



“네. 제국에 갔었을 때 무왕을 만났었거든요.”

“설마 붙어봤어?”

“어쩌다 보니······”

“오오. 무왕을!”


학생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개중엔 소식을 들었었는지 흐뭇한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리는 학생도 있었다.


은색의 빛기둥이 솟았다는 소리도 간간이 나왔는데, 가만히 주워듣던 그리모르의 눈에 곧 납득한 빛이 자리했다.



“과연. 무왕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자였나 보군. 꽤 쓸만한 기술이었나 봐?”

“그렇죠. 너무 굉장해서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것도 있어요.”

“허허. 아가씨가 그리 말할 정도라니. 모처럼 주점을 포기한 보람이 있겠는데?”


몸이 근질거린다고, 바로 시작하자며 그리모르는 훈련장의 중앙으로 이동했다.


원래 이 상급 훈련장을 쓰는 학생들에게 눈치가 보여 개인적으로는 구석에서 조용히 시험해보고 싶다. 그렇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자체적으로 구경하는 규칙 같은 게 생긴 모양인지라 달리 선택권은 없었다.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빙 둘러싼 학생들이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며 리아는 그리모르와 마주 보았다.



“난 뭘 하면 되는 거야? 평소처럼 아가씨와 대련하면 돼?”

“대련은 맞는데, 상대하는 건 제가 아니에요.”

“응?”


그리모스의 시선이 에르에게로 움직였다. 보통은 집사를 대련 상대로 꼽진 않을 테지만 그는 일순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에르를 보았다.


감이 좋다고 생각하며 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에르가 아니에요.”

“그럼 누군데?”

“어······ 원하시는 상대가 있으세요?”

“뭐야. 아가씨가 준비해줄 수 있는 거야?”

“제가 아는 분으로 한정되지만요.”

“오호라. 그거참 구미가 당기는데? 아가씨가 아는 사람이라면 굉장한 녀석들이 많잖아.”


누굴 선택해야 하냐며 그리모르는 꽤 즐거운 기색으로 고민에 빠져들었다.



“으음. 아가씨와의 대련도 좋긴 하지만 신장 차이가 영 까다로운지라······. 물론 극복해야 할 문제이긴 해도······ 역시나 가끔은 나랑 비슷한 신장의 녀석과도 싸워보고 싶네.”

“비슷하다라······ 아! 그러면 디카이로트 씨는 어때요?”

“무결의 기사?”

“네. 디카이로트 씨가 조금 더 크시긴 해도, 큰 차이는 아니니까 좋은 대련 상대이지 않을까 해요.”

“나야 그 형씨와 붙어 볼 수 있다면 좋지만······ 공국의 근위대장을 여기까지 부를 수 있어? 그것도 지금?”

“그게······”


설명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편하리라.


말을 멈춘 리아는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겨 마법을 썼다. 무왕, 폴 파울로에게서 얻은―― 개량의 개량을 거듭한 [분신]을.


이론만 구상하고 실제로 해보는 건 처음이지만 막힘이 없었다.


이윽고 리아의 옆엔 빛이 모여들었고, 사그라들었을 땐 인영이 드리워져 있었다.


‘음음. 잘 만들어졌네.’


기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풀 플레이트를 두르고, 허리에는 검을 찬 위풍당당한 모습은 그야말로 근위대장―― 디카이로트 그 자체였다.


투구를 쓰고 있지 않아 훤히 드러난 그의 얼굴도 완벽했다. 루시아스의 신상을 만들기도 하는 등, 제법 단련이 되었던 터라 어디 하나 모나지 않고 디카이로트를 충실히 재현해냈다.


자화자찬은 아니다. 객관적으로도 상당한 완성도였는지 지켜보던 학생들 사이에서도 진짜 무결의 기사라며 놀란 외침이 터져 나왔다.



“생성 마법으로 만든 건가······”

“맞아요. [치유]에서 착안점을 얻어 육체를 만든 거예요.”

“뭐······? 동상 같은 게 아니었어?”

“네. 기본적인 구조는 사람이랑 비슷해요. 심장이라던가 생명 유지에 필요한 기능은 빠졌지만요. 쉽게 말하면 사람과 닮은 인형이라고 보시면 돼요. 동력원은 마력이고요.”


[치유]의 원리는 생성. 손상된 신체 부위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리카드의 설명으로 알게 된 이 원리를 활용하면 이처럼 사람의 신체 구조를 가진 인형을 만들 수 있다. 더불어 만든 것이기에 생명 유지 기능이 없더라도 세포가 괴사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비슷한 것이지 진짜 세포는 아니기 때문이다.


‘호문쿨루스였던가? 인조인간의 개념을 알고 있어서 다행이었어. 덕분에 이렇게 해낼 수도 있었고.’


하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았다. 만드는 게 가능하더라도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헛수고이지 않은가. 마법을 쓸 이미지도 확고히 구축해야 했고.


덕분에 아이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근 한 달이란 시간이 소요됐다.


애쓴 결과는 보다시피. 걸치고 있는 장비마저도 아무 능력이 없긴 해도 원본인 디카이로트 것보다 훨씬 튼튼하게 만들어졌다. 연습하면서 에르에게 확인받았었으니 확실하다.


육체 쪽도 문제없다. 슬쩍 만져본 결과 근육, 인대, 골격, 신경 등 [치유]엔 제법 익숙한지라 원했던 강도로 잘 만들어졌다.


‘아냐. 아직 좋아하긴 일러, 이스피리아!’


리아는 힐끔 눈동자를 굴렸다.


그 시야 끝에 있는 건······ 마치 옥좌라도 되는 양 화려함을 뽐내고 있는 의자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한눈에 훈련장이 내려다보이는 단 위에 준비된 것을 본 리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마치 못 볼 것을 봤다는 모양새였다.


‘솔직하게 말하자. 저기에 앉는 건 곤욕뿐이야!!’


수업 시간에 자진해서 손을 들어 발표조차 한 적이 없던 리아다. 상석에 홀로 앉아 모두를 내려다보기에는 너무나도 성향이 맞지 않았다.


여태까지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이젠 한계다.


훈련장으로 찾아오는 일이 스트레스로 변한 터라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원래의 목적이었던 자신의 훈련마저도 원체 모임의 규모가 커져 완전 뒷전으로 미루어진 상태가 됐다. 최근에는 간간이 했던 대련마저도 뜸하다 못해 아예 해본 적이 없다.


그런 상황이다. 학우들을 돕는 게 딱히 싫은 건 아니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여유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호문쿨루스를 만들게 됐다.


원작인 폴 파울로처럼 순수 마력으로 형상을 구현하면 안 된다. 언제까지고 남아 움직여 줄―― 자신을 대신해서 학생들을 상대해줄 구원자여야만 한다.


――저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의자에서 해방해 줄 구원자가······.


저기에 앉지만 않게 된다면 뭔들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만큼은 자제하지 않는다. 현 상황을 타파할 수만 있다면 루비아에게 혼나더라도 전력을 다할 것이다.


굳은 다짐과 함께 리아는 남은 작업―― 만들어진 육체에 [자동화]를 부여했다. 당연히 마력이 다하면 사라지는 일반적인 부여가 아닌, 영구적으로 고착되는 완전부여다.


이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기에 리아는 잡념을 버리고 최대한 정신을 집중했다.


천천히 기억 속 디카이로트의 정보를 마법에 담고, 준비된 인형에게로 옮긴다. 일련의 과정은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과 비슷했다.


개념을 나름 알고 있던 데다, 제법 익숙한 일이었기에 리아는 어렵지 않게 작업을 끝마쳤다.


하지만 처음으로 해보는 일. 성급하게 굴지 않고 침착하게 최종 확인을 했다.


꼼꼼히 살펴보던 리아는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디카이로트를 닮은 인형에게서 건틀릿을 벗겨 손을 잡았다.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게끔 만든 덕에 따듯한 온기가 느껴진다.


‘으음. 근데 이걸 [분신]이라고 칭해도 되나······?’


왠지 상정했던 마법과는 상당히 달라졌다고 생각하며 리아는 인형에 동력원―― 마력을 불어넣었다. 계산대로라면 소량의 마력만으로 가동엔 충분할 테지만, 지금은 즉각 활용해야 하니 듬뿍 들이부었다.


충분하다고 여겨질 때쯤 리아는 손을 뗐다.


그리고 천천히 디카이로트를 닮은 인형의 눈이 떠졌다.


원본의 갈색과는 다른, 푸른빛의 눈동자를 올려다보며 리아는 빼놨던 건틀릿을 건넸다.



“어디 이상 있는 덴 없니?”


[자동화]―― 소프트웨어에는 인격을 심어놓았다. 명령을 듣고 수행하려면 당연했다.


특히 여러 일을 맡기려는 이번 경우의 특성상 유연한 사고는 필수였다. 그래서 기본적인 성향은 원본인 디카이로트를 닮게 하였고, 기타 지식은 아이가 몽땅 정리하여 담아줬다.


즉 지능이 있다는 소리로, 대답하는 것 정도야 당연히 가능했다.


절대 인형에게 말을 거는 안타까운 어른이 아닌 것이다.



“근데 왜 불안하게 아무 말이 없다냐.”


혹시 실수한 게 있었나 조금 초조해진다.


바로 그때였다. 인형이 건넨 건틀릿을 받더니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장착했다. 그리고는 말릴 새도 없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나의 마스터께 인사드립니다.”


제대로 됐다. 목소리도 설정했던 대로 미묘하게 디카이로트와는 다르다.


해냈다는 기쁨에 리아는 주먹을 치켜들었다. 말도 할 수 있는 거냐며,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주위의 반응은 더욱 리아를 기쁘게 했다.


그 감정 그대로 리아는 희희낙락 말을 걸려고 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아이가 [염화]를 쏘아 보냈다.


대상은 다르지만, 이번엔 리아가 마법도 쓸 수 있는 거냐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지만 왜 그런지 차마 물을 순 없었다.


다분히 화가 난 아이의 기척이 느껴졌기에······


그 분노의 끝이 본인을 향하는 것도 아닌데, 조마조마한 기분이 된 리아는 얌전히 둘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다행히도 긴 이야기는 아니었는지 [염화]는 금방 끊어졌다.



“실례했습니다, 시전자―― 이스피리아. 다시금 인사드립니다.”

“으응.”


어색하게 대답하긴 했으나, 솔직히 아이에게 무슨 소릴 들었길래 호칭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아이의 기분은 아직 언짢다.


목 끝까지 올라온 말을 간신히 삼킨 리아는 완전히 떨쳐내려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엄마라도 자식의 예민한 선은 넘으면 안 됐다.



“음. 그렇게 타협하자고? 자아~ 그러면―― 아. 이름이 없으면 불편하겠네. 디카이로트 씨라 할 수 없고. 어떡하지······?”


잠시 고민하던 리아는 검지를 펼쳤다.



“첫 번째를 의미하는 퍼스트는 어떠니?”

“명을 받들어 앞으로는 퍼스트로 지칭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그냥 마음에 드냐고 물어본 건데······”

“예. 마음에 듭니다.”

“어······ 그래. 아, 그리고 앞으로는 그렇게 격식 갖춰서 대해주지 않아도 돼. 대충 적당히 융통성 있게. 알았지?”


기본 베이스가 디카이로트인 탓에 기사로서 예를 취하는 퍼스트다. 어투마저도 특유의 딱딱함이 있어 무척이나 부담스럽다.


마음 같아서는 시전자라고 부르는 것도 그만두게 하고 싶다만, 정황상 아이가 지정한 호칭인듯하여 말리기엔 꽤 꺼려진다.


그런 리아의 마음을 읽었는지 퍼스트는 시원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자들에 대해선 어떤 스탠스를 취합니까?”

“일단은 기사 차림이잖아? 누구나가 반할 만한, 기사의 귀감이 될 태도를 보여줘. 아아. 물론 아니란 건 아니라고 확고히 해야 한다? 방식은 맡기도록 할게.”

“알겠습니다, 시전자―― 이스피리아.”


머리를 깊게 숙인 퍼스트는 그걸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단 반가워. 난 알다시피 이스피리아고, 아까 너에게 [염화]를 건 얘는 아이. 내 파트너야.”

“예.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야말로. 음······ 아이도 잘 부탁한대.”


딱히 거짓말은 아니었다. 어감은 마지못한 느낌이긴 했어도 아이는 분명 잘 부탁한다며 인사했다.


‘기분도 풀려 보이니 잘됐네. 왜 풀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제 점검 좀 해볼까? 퍼스트, 마력은 모을 수 있겠니?”

“예. 문제없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퍼스트는 대기의 마력을 손 위로 모았다.



“와, 다행이다.”


진심으로 안도한 리아는 어깨에서 힘을 뺐다.


사실 퍼스트가 마력을 모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물론 기왕이면 독립된 개체로서 완전 자율로 운행되기를 원하고, 그리되도록 이미지를 굳혔었었다.


하지만 이번 작업의 경우 변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만든 육체에 결함이 있거나, [자동화]에 집어넣은 정보들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등.


솔직히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아 보였는데······ 아이가 선별해준 정보들이 완벽했는지 성공했다.


너무나도 편해졌다. 덕분에 매번 마력을 채워주러 오지 않아도 됐다.



“이, 이봐, 아가씨? 혼자만 알지 말고 좀 설명해줘 봐.”

“아, 선생님을 잊고 있었네.”


그리모르 뿐만이 아니다. 상급 훈련장에 있는 모두가 경악하여 설명을 바라고 있었다.


리아는 그런 모두를 쭈욱 둘러봤다.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다. 거기다가 모두에게 이 내용을 들려주긴 더더욱 꺼려졌다.


뒷감당이랄까? 안심되니 나찰처럼 얼굴색이 변할 친구들이 떠오른다. 덕분에 조심성이 돌아와 몸보신에도 신경이 갔다.


‘어째 일이 커진 기분이지?’


순식간에 결론을 낸 리아는 그리모르에게 가까이 오라며 손짓했다.


그것만으로 의도를 깨달은 그리모르는 몰려드는 학생들을 뒤로 멀찌감치 물러나게 하였다. 뭐, 딱히 그가 힘쓰지 않아도 어차피 에르가 결계를 만들었으니 아무래도 상관없었지만.



“사람을 물리긴 했다만······ 대놓고 일을 벌일 땐 언제고, 이제 와 숨긴다고 한들 의미가 있어?”

“의, 의미가 있죠. 사, 사건의 전말을 모두 알면 변명도 못 하잖아요?”

“그게 아니면 변명을 댈 수 있다?”


그리모르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쳐다봤다.


그 시선이 따끔했던 리아는 슬그머니 눈길을 돌렸다.



“하아. 뭐, 아가씨 나름대로 생각이 있었겠지. 근데 나한테 알려줘도 되는 거야?”

“학원장님께도 말해둘 거예요. 몇 분은 알고 계셔야죠.”

“아가씨치고는 옳은 말이야. 일단은 외부인이니까.”

“쓸데없는 부사가 붙어있네요. 제가 맨날 이상한 소리나 했다는 듯이.”


리아는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그리모르는 미안하다며 장난스레 사과하였다.


어차피 리아도 오래 끌고 갈 마음은 없었다. 오늘은 제법 할 일이 많았으니까. 계속 농땡이를 피울 순 없는 것이었다. 적당히 하고 얼굴을 폈다.



“그래서 무결의 기사님을 닮은 저 형씨는?”

“퍼스트라고 해요. 제가 만든 오토마타죠.”

“오, 오토마타? 뭐야 그게?”

“으음. 잘 설명하긴 어려운데······ 대충 스스로 움직이는 구조물이라고 보시면 돼요.”

“구, 구조물? 어딜 어떻게 봐도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인뎁쇼? 거기다 아깐 마력을 모았잖아? 무생물이라면 할 수 없어.”

“마광석도 마력을 흡수하잖아요. 그거랑 비슷해요.”


아니. 전혀 다르다.


퍼스트의 경우는 사람과 다름없이 본인의 의지로 마력을 모은다. 마광석처럼 특성으로 인한 흡수 같은 게 아니었다. 명백히 무생물과는 달랐다.


그렇지만 오토마타의 개념과 구조 같은 걸 그리모르에게 이해시키려면 하루로는 모자라리란 예감이 든다.


오늘은 중요한 약속이 많은 날.


허투루 시간을 낭비할 순 없다. 독하게 마음먹은 리아는 나중에 리카드를 통해 자세히 들으라며 이야기를 끝내버렸다. 정말 과감히도 다 떠넘겨 버렸다.


주위의 학생들도 매한가지였다. 대충 알아서들 떠들도록 내버려 두고, 수습은 미래의 자신에게로 다 떠넘겨 버렸다.


보기와 달리 제법 마음 씀씀이가 좋았던 그리모르는 못 말리겠다는 눈빛이었으나, 굳이 걸고넘어지진 않았다. 대신 관심을 퍼스트에게로 돌렸다.



“아무리 봐도 인간인데······ 이게 내 요구에 응해서 만든 거라고?”

“네. 그렇지만 제대로 사고를 하고, 인격도 존재하니 친근하게 대해주셨으면 해요.”

“그냥 인간으로 보인다니까? 난 신경 꺼도 돼. 다른 녀석들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러면 다행이지만, 왜요?”

“왜긴. 엔간한 녀석들은 다가갈 엄두도 못 낼 위압감을 풍겨대고 있잖아. 품격도 딱히 떨어져 보이지도 않고. 사정을 모르는 놈들이 본다면 진짜 무결의 기사님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걸? 그러니까 시비를 걸진 않을 거야. 잘 보이려 아부 떤다면 또 모를까.”

“그래요?”


고개를 갸웃한 리아는 입가 끝이 살짝 올라가 있는 퍼스트를 봤다. 눈이 마주치자 그는 간략하긴 했어도 재빠르게 예를 취했다.



“조금 멋지려나 싶긴 하지만······ 잘 모르겠네?”


직접 만들어서 그런가. 그리모르가 말하는 위압감이나 품격 같은 건 일절 느껴지지 않았다. 원본인 디카이로트와는 달리 긴장감도 전혀 느낄 수 없고.


‘――아니, 비교하는 건 서로에게 실례려나? 그러려고 퍼스트를 만든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자자. 계속 떠들 시간이 없어요! 어서 확인하고 가봐야 해요.”

“응? 바빴으면 내일이나 부르지 왜?”

“왜긴요?!”


작게 소리친 리아는 곁눈질로 주위―― 잔뜩 궁금하다는 얼굴로 모여있는 학생들을 가리켰다.



“제가 오자마자 이리들 모여드는 열정이 있잖아요. 그러한데 이젠 제 시간을 갖겠다며 홀랑 빠질 수나 있겠어요? 애초에 제가 만들기도 한 모임인데?”

“홀랑 빠져? ――아아. 이제 이해된다. 뭘 하려나 했더니 아가씨는 이제 여기 안 나오려고 하는구나? 퍼스트라고 했던가, 이 오토마타를 대타로 세워두고.”

“안 나오는 건 아니에요. 그저 제 훈련 시간이 갖고 싶을 뿐이에요.”

“아, 하긴······. 아가씨는 요즘 들어, 나나 다른 학생들을 봐주기만 했지? 덕분에 가끔이지만 같은 교수로서 대할 뻔했지 뭐야.”


이제야 떠올렸다는 듯한 그리모르.


이를 듣던 리아의 관자놀이에는 작지만, 핏줄이 솟아올랐다.



“그.러.니.까! 얼른 확인하자고요! 퍼스트가 제 대타가 될 능력이 있는지를요!”

“아니, 능력이 되건 말건 아가씨의 대타가 될 순 없을 텐데······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 어떻게든 설명하면 되니까, 일단은 맛있어 보이는 진수성찬이나 받아 가야겠다.”


호전적인 성격답게 사소한 건 가볍게 흘려넘기는 그리모르다. 사나운 미소를 그린 채로 결계 밖으로 나가더니 거리를 벌렸다.


부탁을 받아들이겠다는 소리였다.



“퍼스트, 뭘 해야 할지는 알고 있니?”

“예. 맡겨주십시오. 반드시 만족할 성과를 내보이겠습니다.”

“무리하진 않아도 돼. 서로 크게 다치지 않는 수준이면 족해.”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본심이었다. 오늘 리아가 보려는 건 간단한 확인이었다. 꼭 성과를 내진 않더라도 살짝 가능성만이라도 볼 수 있으면 대만족이다.


애당초 퍼스트는 방금 막 만들었다. 육체와의 간격을 맞추는 시행착오는 필수적이었고, 그러한 상황에서 성과를 내라는 게 가혹한 처사다. 아무리 지식과 인격을 심어놨다더라도 그렇다. 힘든 건 힘든 거고, 필수적으로 필요한 건 필요했다.


불안 요소는 많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퍼스트는 자신만만하게, 아무런 의혹도 없다는 듯이 앞으로 나왔다.



“저, 정말 괘, 괜찮겠니?”

“당연합니다. 제 창조주는 시전자―― 이스피리아입니다. 최고이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맹신이나 마찬가지인 대답을 하는 퍼스트.


그리고 이 절대적인 신뢰에 답해야 할 창조주, 리아의 심정은――


――불안으로 몸이 떨려왔다.


당연했다. 리아는 스스로를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거다. 자신은 ‘완벽’이라는 것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걸.


곁에 있는 에르라던가, 차라리 다른 사람을 믿으라고 했으면 더 잘 믿었을 거다.


‘응. 그러니까 동의하지 말아 줄래, 아이야?’


말리니 기척 자체는 옅어졌으나, 다시 봤다는 듯 격하게 동의했던 아이의 감정은 잔향처럼 남아 머릿속을 맴돌았다.


덕분에 잘못하면 누구 하나 초상 치를 수 있다는 걸 리아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아아. 이대로라면 큰일 나겠구나.


주저는 없었다. 리아는 검을 빼 들어 마주 보는 둘의 사이에 즉시 끼어들었다.



“타임!”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라스티아입니다.


즐거웠어야 할 핼러윈에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깊은 애도를 표하고, 무탈히 회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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