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렙 히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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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ia
작품등록일 :
2022.05.11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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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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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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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128-2

DUMMY

버티느라 상당히 힘들어 보였지만 그들은 마법이 해제되자마자 곧바로 교황의 앞으로 도열하여 예를 표했다. 슬쩍 이쪽을 보며 살기를 뿌리기도 했지만, 분노나 굴욕이 교황에 대한 충성심을 이기진 못한 듯하다.



“죄송합니다, 예하. 예하가 보시는 앞에서 추태를.”

“괜찮다네. 오히려 조금이라도 맞설 수 있었다는 것에 가슴을 펴게나. 자네들이 상대한 건 디바오러다. 자랑스럽게 여겨도 될 것이야.”


‘댁의 부하 아닌가요? 그런 의욕 떨어지는 말을 해도 괜찮은 겁니까?’


이상하리만치 높은 교황의 고평가는 당혹스러웠다. 그렇지만 어디 하소연할 수도 없고, 이들에게 티를 낼 수도 없었다.


‘그냥 그러려니 해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교황은 도열한 주교와 심판관에게 명령하였다. 그 명령은 당연히 이쪽의 일격을 막아낸다는 것이었다.


심판관들과 주교들은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눈치이다. 그렇지만 교황의 명은 절대적인지 그들은 자신의 의지를 한순간에 죽이고서는 분주히 움직여 채비하였다.


그런 이들 안에서――


잔뜩 울상인 한 여성이 고민이 가득하여 저 혼자만 멀뚱 서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잠시 어쩔까 생각하던 리아는 여성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리시타나 몇몇이 잔뜩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교황 탓인지 다가오거나 제지하진 않는다.


어차피 이쪽에서도 뭔가를 할 마음은 전혀 없다.


편하게 생각하기로 한 리아는 주위는 무시하고 가볍게 말을 걸었다.



“왜 그러시나요, 아베라 씨? 당신은 여기서 보고만 있을 건가요?”

“전······”


숙였던 고개를 들고 말을 흐리는 아베라. 푸른 그녀의 눈은 요동치듯 흔들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최근에 봤던 어느 사람보다도 맑게 빛을 내뿜고 있다.


‘역시······ 첫인상과는 어딘가 다르네.’


덕분에 마음이 바뀌고 말았다. 그저 의사만 묻고 돌아갈 예정이었는데.



“흐음. 뭘 그리 고민하시는지는 모르겠네요. 당신은 저들과 같이 세인트리안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잖아요.”

“예. 그렇습니다······”


죄책감 어린 얼굴로 아베라의 머리는 다시금 내려간다.


그걸 잠시 보던 리아는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뭐,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반성하는 건 좋아요. 그 반성이 막지 못했다는 자책이든, 동조했다는 뒤늦은 후회라도 말이죠. 사람은 반성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


여전히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베라를 지긋이 보았다. 그리고 냉철하게 이야기하였다.



“그렇지만 지금 아베라 씨의 행동은 그다지 좋게 볼 수 없네요. 반성은 반성이고, 한 일에 대한 책임은 지셔야 하지 않겠나요?”

“책임······”

“네. 말했듯 당신도 이 세인트리안의 주교잖아요? 남의 일인 양 방관할 게 아니에요. 제대로 책임지고 정산하도록 하세요. 저기 있는 당신의 동료처럼.”


조금은 마음이 동했나, 아베라는 멍하니 고개를 들어 자신을 걱정스레 바라보는 세인트리안의 사람들을 쳐다봤다.



“꽤 힘들 거라고요? 전 대충 할 생각이 전혀 없거든요. 그러니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도록 하세요. 어느 한 사람도 죽지 않게끔. 그게 대가를 정산하는 거예요.”


웃음을 흘린 리아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렸다. 여기서부터는 그녀가 결정할 일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본인의 선택. 이쪽이 참견할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감사한다는 말과 함께 느껴지는 기척으로 보면 아베라가 무얼 택했을지는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뜻하진 않았지만 제법 만족스러운 기분이 된 리아는 속으로 말을 걸었다.



‘아이. 준비는?’

『양호.』

‘좋아. 그러면······ 마지막으로 델리안의 위치만 확인하면 되려나? 지금쯤 잘 구출했으면 좋겠는데······’


에르를 대동한 채 천천히 걸으며 리아는 마력을 탐색했다. 그리고 델리안의 위치는 곧바로 파악됐다.


그렇게 파악한 델리안의 위치는――



“어?!”


퍼뜩 리아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그곳엔――



“다녀왔단다.”


상공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델리안이 있었다. 그녀의 동료인 잘생긴 남성과 함께.


갑작스러운 델리안들의 등장에 리아는 깜짝 놀랐다. 시간을 끌긴 했다지만 너무 빠르지 않은가.


세인트리안 측에서도 동요하는 기색이 흘렀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뜬금없는 지원군의 등장으로 보일 테니. 더욱이 델리안들은 은밀히 오기 위해 마법을 잔뜩 걸었기에 그들로서는 그녀가 정말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양 나타났다고 착각했을 거다.


잠시 멍했던 리아였지만 되려 세인트리안 측의 반응에 냉정을 되찾아 서둘러 땅으로 내려오는 델리안을 맞이했다.



“데, 델리안! 사람들은요?”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잡혀있는 이들은 모두 구출했다. [투시안]으로 대성당 전부를 꼼꼼히 살펴봤으니 빠뜨린 자는 없을 거란다.”

“그, 그렇군요. 그, 근데 다들 어디에······”

“밖으로 보냈단다. 위험한 이곳에 데려올 순 없잖니. 저들을 보고 패닉을 일으킬 수도 있고. 우리가 온 것처럼 날려서 보냈으니 들킬 일은 없을 거란다. 어차피 알아차릴 만한 녀석들은 모두 이곳에 있고.”

“프리에나! 프리에나 씨도 제대로 구출하셨죠?”


반색하고 물었으나······ 왜인지 델리안의 표정이 흐려졌다.


‘어째서?!’


불길한 기분이 생겨났다.



“서, 설마······”

“응? 아. 아니란다. 조금······ 지쳐 보이긴 했으나 멀쩡하게 구출했다.”

“어라, 그래요? 그런데 왜?”

“그게······ 아, 아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자꾸나. 그래······ 그대의 볼 일을 다 보고 나서 말이다.”


프리에나가 무사하단 소리에 리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관광하거나 밤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등, 제법 꾸물거린 것이 있기에 늦은 건 아니었을까 조마조마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하지만 안심하고 나니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델리안. 그런데 델리안들은 왜 이쪽으로 온 거예요? 같이 가시지 않고.”

“당연하지 않나. 그대들과 함께 나가려고 왔지.”

“······네?”

“뭘 그렇게 놀라는가. 협력하기로 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같이 무사히 나가는 것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겠는가.”

“그, 그렇군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델리안. 그녀는 역시나 마음씨가 곱다. 생긴 대로.



“뭐어······ 그래봤자 별 도움은 필요 없어 보이는구나.”


스윽······


델리안은 고개를 돌려 교황과 함께 나란히 서 있는 사람들을 훑어봤다.


마찬가지로 쭉 훑어본 리아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네. 저 혼자로 충분해요. 볼일도 하나만 마치면 끝이에요.”

“그런가. 그러면 기다리고 있도록 하지. 천천히 끝마치도록 하려무나.”

“고마워요, 델리안. 그리고······”

“홀린이라고 한단다.”

“아, 네. 홀린 씨도 감사드려요.”


대답 대신 이번에도 과묵하게 고개만 까딱이는 홀린. 그렇다고 딱히 기분이 상할 일은 아니다.


원래 저런 성격이겠거니 생각한 리아는 이만 델리안들과 떠드는 걸 멈추고 서둘러 교황들에게로 가려고 했다.


그렇지만 그 전에 델리안이 어깨를 잡아 멈춰 서게 되었다.



“왜 그러세요?”

“그대의 이름은 뭔가? 나중에도 들어도 되겠지만, 기왕 이름이 언급된 김에 듣고 싶구나.”

“아······”


그제야 리아는 자신이 델리안에게 이름조차 말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델리안은 자인 디바오러란 이름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또한 자신의 이름이니 협력하는 얕은 관계로서는 그 정도만 알아도 괜찮을 거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모든 걸 밝힌 델리안 측과 비교하면 공평하지 못하달까. 이쪽만 숨기는 것도 굉장히 찝찝하다.


‘먼저 가지 않고 이렇게 와 주기까지 했는데 도리가 아니겠지.’


마음을 정한 리아는 [염화]를 썼다. 교황들이 있는 앞에서 이름을 오픈할 순 없으니 나름의 궁여지책이었다.



『제 이름은 이스피리아에요.』

『이스······피리아.』

『네. 그게 제 이름이에요. 그리고······ 최근에 이스피리아 자인 디바오러란 다른 이름도 생겼어요. 그렇지만 이쪽 이름은 그리 당당히 밝히고 다닐 순 없는지라 그냥 이스피리아로 불러주세요. 아, 물론 지금은 자인 디바오러로 불러주시고요.』

『······.』

『델리안?』


이상해서 쳐다보니 델리안은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예쁜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리고 이쪽이 부르는 말에 눈길을 준 그녀는······ 아주아주 상냥한 미소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예쁜 이름이로구나, 이스피리아야.』

『어······네, 고마워요.』


이후로도 조금 더 쓰다듬던 델리안은 툭 하고 중얼거렸다.



“자네였다면······ 녀석도 만족했겠지.”

“에? 뭐가요?”

“응? 아아. 아무것도 아니란다. 붙잡아둬서 미안하구나. 어서 볼일을 보게.”


손을 거두고는 뒤로 물러나는 델리안. 여전히 상냥한 얼굴이었지만 왠지 마음에 걸린다. 그렇지만 이곳에 오래 머무는 것도 좋지는 않다.


그런 식으로―― 고의로 떨쳐내려는 듯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 리아는 서둘러 교황들에게로 다가갔다.


‘오늘은 유독 마음에 걸리는 일이 많네.’


혼란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걷던 리아는 교황과 약 30m의 거리를 두고 멈춰 섰다.



“잠깐 미안하게 됐네요. 그래도 준비할 시간은 됐으리라 봅니다만······ 이제 시작해도 될까요? 아아. 지금 오신 분들은 신경 쓰시지 않아도 돼요. 절대로 나서지 않을 거예요. 그건 장담하죠. 만약 나서신다고 하더라도 그건 제 쪽에서 막아낼게요.”


적의 말을 어떻게 쉽게 믿겠는가. 그것만큼 조심해야 할 것도 달리 없을 텐데.


그렇게 생각했던 것도 잠시――



“알았다.”


교황은 너무나도 간단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쉽게 믿으셔도 되나요?”

“다른 자라면 이러진 않았겠지. 그리고 저기에 있는 건 델리안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 갈라사르의 마녀라면 기습 같은 건 하지 않겠지.”

“갈라사르의 마녀······”


누군가의 중얼거림과 함께 분위기가 급변했다.


긴장감과 함께 흉흉해진 이들이 대체 왜 그런 건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물을 틈도 없이 헉헉대는 숨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접근하는 기척이 느껴졌다.


슬쩍 곁눈질로 쳐다보니······ 저 멀리 케트로와 운이 오고 있었다. 도달한 시간을 보아 아마 몽둥이가 정지하자마자 바로 이곳을 향하지 않았을까 싶다.


잠시 후 다른 사람들도 둘이 다가오는 걸 알아차리게 되고, 그 몰골에 조그마하게 침음을 흘렸다.


그런 줄은 모르고 이가 군데군데 빠진 무기를 비롯해 옷도 너덜너덜한 케트로와 운은 비교적 건재한 동료들의 모습을 살펴보며 곧장 교황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제일 먼저 한다는 소리가 델리안에 대한 소식을 듣고 탄식을 흘리는 거였다.



“오늘 운수 한번 끝내주네.”

“시끄럽다, 운. 예하께 예나 취하도록 해라.”

“됐다. 그것보단 오자마자 미안하지만, 여력이 남았다면 준비해주지 않겠나? 곧 시작한다네.”


이를 시작으로 이들은 서로에게 강화마법들을 걸어주거나 투기술을 발동하는 등 분주히 준비하였다.


내키지 않아 보였던 아베라 또한 지금은 굳건한 눈빛으로 동료들에게 강화마법을 걸어주고는 반원으로 거대한 보호막을 몇 겹이나 만들어냈다.


‘뭔가 대화할 상황이 아니네.’


어쩔 수 없으니 리아도 준비나 하기로 했다.



‘아이. 내가 할 건 그냥 세스처럼 마력을 담아 주먹을 휘두르기만 하면 되는 거지?’

『긍정. 세세한 조정은 아이가 처리하도록 함.』

‘응. 부탁해.’


벌써 이쪽은 준비가 끝나버렸다.


‘이대로 멍하니 있긴 조금 아까운데······ 뭔가 뻘쭘하기도 하고.’


그렇게 좌불안석의 느낌이었던 리아는 번뜩 생각이 떠올라 아직 준비 중인 세인트리안의 사람들을 관찰했다.


저들은 자신이 마법을 베끼는 것을 알기에 되도록 마법을 쓰지 않았을 거다. 그렇지만 이 상황에 와서도 그게 유지될 리는 없달까, 절체절명의 순간임에도 비장의 수를 감춰두진 않을 터다.


분명 최선을 다할 터. 중력마법 같은 기상천외한 뭔가가 있지 않을까.


리아는 기대하고 한동안 보았으나――



“이쪽의 준비는 끝났다네.”


그런 건 없었다. 제법 평범한 강화마법과 꽤 평범한 보호막들 뿐. 기상천외한 무언가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조용히 한숨을 쉰 리아는 장검을 귀걸이에 집어넣었다.



“갑니다! 아베라 씨에게도 말했지만, 다들 어금니 꽉 물고 버텨내도록 하세요. 한 명도 안 죽게 말이에요!”


그렇게 외친 리아는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 마력들은 세스의 마지막 일격을 똑같이 재현하려 밖으로 새어 나갔다.


‘기왕이면 하늘에서 마력이 떨어지는 것까지 똑같이 하고 싶지만 그건 어렵겠지?’


꽤 멋졌던 그 연출을 따라 하지 못하는 건 좀 아쉽다. 아니, 상당히 아쉽다. 솔직히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정도로 멋있었으니까.


그런 잡생각을 하는 동안 아이는 열심히 일하여 적당량의 마력을 모두 밖으로 배출해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마력이다. 밖으로 새어 나간 게 이 정도인데 주먹에 담기는 마력은 또 얼마나 많을지 걱정까지도 된다.


과연 지금 상태로 괜찮을까······


하지만 아이가 별말 없는 걸 보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어떻게든 되겠지!’


만약의 경우엔 에르도 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렇게 해보겠는가.


리아는 걱정 따윈 접어두고 막 나가보기로 하였다. 무지성으로 주먹에 마력을 담아가고, 온몸에는 세스가 했던 것과 같은 효과의 투기술을 부여했다.


――최강이라는 바람도 똑같이 담아서.


한 번에 이만한 힘을 내는 건 도대체 얼마 만인지······


‘아. 세스 땐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았구나.’


무려 5일 만에 다시 한번 내는 큰 힘에 리아는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힘껏. 있는 긴장감 없는 긴장감 모조리 끌어와서.


이렇게 필사적인 건 다 진지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결코 만화처럼 우수에 잠기며 폼 잡으려 했는데 곧바로 깨져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래! 난 창피해져서 그런 게 아니라구! 알고 있지, 아이?’


물어놓고는 대답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준비가 됐다는 걸 느낀 리아는 튀어 나갔다.


발돋움 한 번으로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든 그때의 세스와 동일한 신체 능력이다. 빛조차도 뒤를 쫓는 듯한 현상까지도 일어나는 엄청난 속도를 저들이―― 하물며 교황까지도 인식할 수는 없을 것이다.


쿠웅――


순간 사라지고 보호막 앞에 다시 나타난 리아, 이어 뒤늦게 발돋움으로 인해 발생한 소리와 진동이 따라왔다.


그리고 목표인 대성당을 확인한 리아는 막대한 마력이 담긴 그 주먹을 휘둘러――


――타앙!!


날카롭게 울리는 파열음.


흡사······ 총성음과도 닮은 소리가 났다.



“어?”


무심코 돌아본 리아. 그리고 측면에서 번쩍이는 빛을 봄과 동시에――


핑!


빠른 속도의 물체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소리. 전쟁에서 자주 들어 익숙했던 피탄날 때의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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