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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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4 21:42
최근연재일 :
2022.06.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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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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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소한 마리

DUMMY

초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종업식날 소한은 반짝이는 마스카라를 엄마 몰래 하고 나왔다.

반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자신이 이런날 드레스를 입고 얼굴을 꾸미지 않고 나간다는 것은 자신을 추종하는 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것이 소한의 확고한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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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무식한 사람들이 있을까 염려해서 다시 말하지만 나는 사실 3학년이다. 자그마치 1년이나 더 늦게 학교에 입학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은 10살이고 또래의 동생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수치스런 일인지 모른다.


머리가 모자라거나,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더욱 아니다.


단지. 자신이 미숙아로 태어나 항상 또래의 아이들보다 1년 혹은 2년 늦게 걸음마를 하고, 발달 속도가 늦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프라블럼이다.


절대로 자신이 누구보다 뒤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1학년 때에는 이미 자신의 미모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고,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을 꼭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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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소한에게도 겨울방학은 끔찍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엄마는 이 아름다운 도심을 떠나 방학이면 시골로 간다는 것이다.

당연히 엄마도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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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집에는 전대미문의 독재자가 한 분 계신다.

그 이름하여 위대한 아바마마이시다.


왜 아바마마라고 불러야 하는냐. 내가 공주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지능은 좀 떨어지지만 그렇게 부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가족사가 있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그 문제의 아바마마가 시골에 가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인간에게 가장좋다는 자신만의 이론을 실천하고 있기때문이다.


그 이유로 오라버니와 나는 방학만 되면 그 공포의 집으로 가야만 한다.

강원도 시골 깡촌이라고만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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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한은 그렇게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아버지와 함께 강원도 삼척의 한 시골마을에 도착한다.


거대한 7인승 SUV에는 두달동안 필요한 많은 물품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 중에 절반은 아마도 소한이를 위한 것들이지만 가족은 모두 반대하지 않는다.


소한이 시골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버티기를 한다면 그 독재자조차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실제로 이 가족의 가장 골치거리라고 한다면 소한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그 누구도 소한의 고집을 꺾어 본 적이 없다.


만약 이 시골마을에 소한이가 좋아하는 강아지 토리와 고양이 칠리가 있지 않다면 아마도 소한이를 이 곳으로 데려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소한이는 그 악몽같은 공포의 집을 아름다운 성으로 만들어 주는 신비한 마녀와 마법사가 있다는 것을 안다.

토리와 칠리. 그들이 있기에 시골로 기꺼이 가 준다.

자신이 아무리 괴롭혀도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그 두 마녀와 마법사를 만나기 위해서···


아침을 먹은 소한이는 당연히 오빠와 함께 그리고 두 마녀와 마법사를 데리고 마실을 정찰나간다. 그렇게 시작되는 하루 일과는 점심시간까지 정신없이 지나간다.


점심을 먹으면 이제는 마녀와 마법사만을 대동하고 뒷산의 비밀 아지트로 향한다.

당연히 이때 필요한 마법은 변신마법이다.


소한은 머리에 긴 모자를 쓰고, 등에는 많은 마법도구들이 든 가방을 메고 산행을 시작한다.


말이 산행이지 집에서 20미터를 올라가지 않는 작은 빈집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 곳은 수 많은 정령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거대한 성의 입구에 들어서자 마법사와 마녀는 당연히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변하고 소한이는 그들이 해야 할 임무를 하도록 지시한다.


이윽고 마당에 들어선 소한이는 가방을 던져놓고··· 위대한 돌이 놓인 곳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껏 세상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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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였다.

“안녕 정소한~~ 만나서 반가워!!”

소한이는 놀라지 않았다. 이번에는 어떤 정령이 찾아온 것일까?

“누구냐!”

당연히 이 성의 주인이자, 이 별의 주인인 소한공주에게 인사를 해야하는 그대의 정체는 누구인가? 라는 마법의 언어이다.


“난. 마리라고 해. 우주에서 왔어.”

“마리. 오. 예쁜 이름이다.”


“그렇지. 너가 마음에 들어. 너랑 같이 살 수 있을까?”

“나랑. 나랑 같이 산다구.”


“응. 난 우주의 사냥꾼이야. 아주 뛰어난 사냥꾼이지.”

“뭘 잡는 사냥꾼이야.”


“벌레를 잡는 사냥꾼!!”

“벌레를 잡는다구. 와. 대단하다. 어떤 벌레.”


“기억충이라고. 기억을 먹고 사는 벌레야.”

“기억을 먹고 사는 벌레? 처음 듣는 말인데···”

소한은 잠시 생각했다. 처음 듣는··· 이것은 이 성의 주인으로서 채면이 서지 않는 말이다.

“취소하겠다. 처음 듣는 것은 아니고··· 기억을 먹는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하”

“그럼. 대단하지. 우주에서 흔하지 않는 벌레야. 그리고 그 가치는 엄청난 포상이 따르는 거지.”


“엄청난 포상? 정말. 꼭 잡아야겠는걸.”

“그래. 그럼 나를 선택해 주는거야?”


“음. 그럼. 당연하지. 어서와.”

마리는 소한의 몸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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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는 소한이 저녁을 먹으로 오지 않자. 집 주위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20미터 떨어진 빈 집에서 소한을 발견한 엄마 아빠는 소한을 차에 태워서 마을의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다음날 정오가 되기 까지 깨어나지 않았다. 잠에서 깬 소한을 보고 엄마와 아빠는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다.


엄마는 아빠에게 화를 내며 바로 서울로 올라갔다.

그 이후로 다시는 시골로 내려가지 않았다.


엄마는 소한을 데리고 다시 도시의 유명한 큰 병원을 찾았고, 병원에서는 어떤 이상도 찾을 수 없었다.


엄마는 며칠 동안 소한이를 지켜보고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한이는 그 이후로 화장을 하지도 이상한 말도 하지도 않았다.


극히 정상적인 10살의 아이들이 하는 말.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어쩌면 엄마가 가장 바라던 대한민국의 10살 아이가 되었다.


그러나 엄마는 그 찝찝함을 표현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사랑스런 딸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불길한 표현을 말로는 다 하지 못한다.


여자의 직감. 그것은 마리 조차도 감히 감출 수 없는 것이었다.


소한의 엄마는 집요하게 마리를 관찰했다.


언제나 엉뚱한 질문을 던졌지만, 그 모든 질문과 딸의 행동들은 자신이 어릴적 엄마에게 한 행동 그대로였다.


자신이 지금 동화작가로 활동하는 꽤 유명한 작가가 된 것도 그 어린시절 그 상상의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한이의 모든 상상을 존중해 주었다.

자신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소한은 변했다.

더 이상 발랄한 그 웃음과 상상의 세계에 대해서 들려주지 않았다.

시골에 있는 마법사들. 토리와 칠리에 대한 이야기도 더 이상 없었다.


가끔 엄마가 칠리와 토리에 대해서 소한에게 물어보면 그건 단지 강이지와 고양이일 뿐이라고 소한은 답할 뿐이었다.


엄마의 걱정이 더 깊어지는 것은 소한이이가 너무나 똑똑해진 것이었다.


특히 소한이가 가장 못하는 수학에 천재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심지어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열린 올림피아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빠는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자기를 닮아서 수학을 잘한다고 말하며 소한이가 받아온 상장과 상금에 입을 다물지를 못하고 있었다.


엄마는 그런 소한이를 불안해 했다.


"소한아.. 넌. 수학을 잘 못했잖니.."

"음. 겨울 방학때부터 보기 시작했잖아요."


"그래도 그 두달 공부했다고.. 그 어려운 수학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그냥 쉬워요. 갑자기 쉬워졌어요."


"그럼 요즘 왜 동화책은 잘 안 읽니?"

"시시해요."


"시시하다고. 넌 정말 좋아했는데.."

"그냥 그래요. 다 아는 얘기고.. 정말 그런 마법 같은 건 없잖아요."


"아니.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상상할 수 있잖아. 너가 잘하는... 그런 정령에 대한 이야기랑.. "

"엄마. 그런 건 없어요. 세상은 과학으로 이루어져 있다구요."


"소한아...."

엄마는 눈물이 글썽했다.


"엄마. 왜 그래요?"

"아니. 우리 소한이가 전에는 안 그랬는데..."


"엄마. 그러지 마세요. 저 소한이 맞아요. 그냥 이제는 안 믿어진다는 것 뿐이에요."

"그래도. 갑자기 너가 너무 변해서..."


"엄마. 그러지 마세요. 저 소한이 맞아요. 그냥 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것들이 더 좋아진 것 뿐이에요. 이전에 화장도 좋아하고, 마법의 세계에서 살던 소한이 맞다구요."

"소한아.."


엄마는 소한이를 끌어안았다.

그래도 내딸 소한이가 맞는 거였다.

엄마는 한 참을 소한이를 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리도 처음으로 이 행성의 엄마의 사랑을 느끼기 시작했다.


겨울방학이 지나고서 소한이는 또래의 아이들 보다 10cm 는 더 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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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방문 22.06.02 1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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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로시 22.05.29 38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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