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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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최근연재일 :
2023.07.0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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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4,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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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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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6. 변화

DUMMY

“그게 무슨...”


설단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아니야?”


“아닙니다.”


아니라고 대답은 했지만 설단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맞나?


“... 일단 저에게 이야기하기로는 베르가 원인이긴 한데...”


“그럼 맞는 거 아냐?”


“이런 한심한 인간아.”


바넘이 이야기를 중간에 자르고 들어왔다.


“누가 영감탱이 아니랄까 봐 누가 요새 처녀귀신같은 말을 꺼내나?”


“아니 그럼 뭐라고 하는데?”


“지금이 우리 시절처럼 결혼 안 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시대인 줄 알아?”


박만운은 뭔가 반박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설단이 눈치를 보다가 이야기를 대충 마무리 지었다.


“어찌 됐든 머콘이 현실계에 남기로 한 것은 사실이고... 그걸 우리가 강제로 각성계로 보내겠다고 난리 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니까요.”


말을 하던 설단은 문득 베르가 이전에 와서 물어봤던 게 기억났다. 머콘을 어떻게 돌아오게 할 수 있냐고.


이걸 돌아왔다고 볼 수 있을까? 지금의 머콘과 베르, 소라, 티그를 한 팀으로 묶어서 각성계에 보낸다고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적어도 소라하고 베르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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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여전히 북적거리고 시끄러운 곳이었다. 머지않아 고3이라는 현실을 직면할 시간이 되겠지만.


베르는 점점 학교가 자신이 있을 공간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어렴풋이 어릴 때의 기억으로는 아이들과도 잘 지냈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고막을 괴롭히는 시끄러운 소리를 흘리듯이 들으며 멍하니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은 또 각성계로 들어가서 악마를 잡아야겠지만 이 아이들은 그런 사실조차도 모른다.


베르는 자신의 왼팔을 바라보았다. 페이로드. 페이가 왜 자신의 왼팔에 들어와 있는지는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왜 자신 안에 또 다른 베르가 있는지도.


“뭐 하냐?”


베르의 상념을 누군가 깨트렸다.


“축하한다.”


“뭐?”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머콘이 돌아온 걸 이 녀석이 어떻게 아는 거지?


베르는 갑자기 이터니티 친구 녀석의 정체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너 이제 데뷔 준비하는 거 아냐?”


“어?”


갑자기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란 말인가.


“어? 너네 연습생 한 명 더 늘었던데?”


“뭐라고?”


“그래서 나는 남성 3인조 뭐 이렇게 데뷔하는 줄 알았지. 하긴 요새 3인조는 너무 적지. 그럼 몇 명이나 더 뽑는 거냐?”


아니 내가 연습생인데 왜 내가 대화의 흐름을 못 따라가겠지?


“어... 일단 가서 확인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이거 봐봐.”


친구 녀석이 내민 스마트폰에는 스쿨이 연습실에서 웬 남자애와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새로 온 연습생이에요!’라고 되어 있어서 당연히 너도 알 줄 알았는데?”


“... 어제 까지도 없었는데...?”


“아. 그래?”


남성 3인조라... 아니 그걸 떠나서 각성자라는 이야기지?


“그건 그렇고 저번에 데스티니가 방송에서 말이야...”


이터니티 녀석의 재잘대는(?) 소리를 들으며 베르는 딴생각에 잠겨있었다.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리가 되는 부분은 없는 느낌이었다. 자신은 이렇게 목적 없지 계속 싸우면서 살아가는 걸까?


-----------------------------------


“자. 이쪽은 페스. 여기는 베르, 그리고 티그.”


설단의 소개에 말이 없어 보이는 남자애가 고개를 꾸벅 인사를 했다.


“나이는 베르와 동갑이야.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지.”


“아. 반가워.”


베르가 말을 걸었지만 대답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민망해진 베르가 눈짓으로 설단의 도움을 요청했다.


“어... 일단은 각성계 쪽 테스트는 따로 진행하고 익숙해지면 같이 들어가는 걸로 하자.”


“... 네.”


거의 소라를 처음 보던 때 같다.


생각해 보면 각성자가 되는 경우는 대부분 그리 좋지 못한 환경에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성격이 활발한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그리고 댄스와 보컬레슨은 레벨 테스트를 조금 진행하고 진도가 맞으면 합류하는 걸로 하자.”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돌이었지?


다시 페스의 외모를 찬찬히 보니 괜찮은 타입이었다. 키도 큰 편에 체격도 좋아 보이고... 지금의 헤어스타일이 약간 뽀글이 파마 같아서 이상하지만 그런 관리는 알아서 해 주겠지. 명색이 기획사 아닌가.


“베르야. 남자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


이 아저씨가 농담을 해도.


하지만 왠지 그날 내내 페스는 베르에게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아주 멀리.


-----------------------------------


연습 중 쉬는 시간에 잠시 나와 있던 베르는 문득 생각이 났다.


“그럼 너도 데스티니의 노래를 듣고 각성한 거겠네?”


“... 각성을 자각한 거지.”


그거나 그거나 아닌가? 그래도 뭔가 대답이 나왔다. 거의 처음 같은데.


“어떤 노래를 들은 거야?”


“Be yourself.”


다행히도 Animal side를 듣고 각성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미련을 못 버렸군.


“... 조금 떨어져라.”


... 아직 오해는 안 풀렸군.


“그거 대표님이 장난친 거야.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 평범한 고2 학생이라고.”


“각성자가 된 시점에서 더 이상 평범하지는 않을 텐데.”


아니 맞는 말이긴 한데 뭔가 이상하네?


억울한 마음에 더 반박하려고 했는데 페스의 반응이 이상했다.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나는 페스.


응? 뭐지?


그 순간 누군가가 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베르 나와있었네?”


으악! 등뒤에 감촉이...


화들짝 놀라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머콘 각성모드가 되더니 힘이 세졌구나...


“머... 머콘! 깜짝 놀랐잖아요. 그리고 이것 좀...”


“왜? 아. 새로 온 친구가 놀랄까 봐?”


머콘은 화사하게 웃으면서 페스에게 인사했다.


“안녕? 새로 들어온 거지? 우리 베르 잘 부탁해.”


“... 네.”


“나도 연습실 찾다가 잠시 들른 거라 가봐야 해. 베르 나중에 봐~.”


머콘은 놔주는 대신 뺨에 뽀뽀를 해서 입술자국을 남기고 갔다.


“... 여친이 있으면 말을 하지 그랬냐.”


페스의 오해는 풀렸지만 다른 오해가 생겼다. 베르가 뭔가 정정하고 싶었지만 그럼 머콘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한단 말인가.


“티그도 뭐라고 말 좀 해줘요.”


“글쎄다...”


티그도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 관계를 정의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을 것 같은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얄밉네.


“근데 소라는 괜찮은 걸까?”


“뭐가요?”


“머콘이 돌아온 건 좋지만... 뭔가 뺏긴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것 같던데...”


뺏겼다고? 나를 좋아했던 건가? 혹시 티그가 뭔가 들은 게 있던 건가?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니 티그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 거야? 머콘을 엄청 좋아하는 것 같던데 너한테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으니 머콘을 뺏긴 것 같지 않겠냐는 소리야.”


“아. 그거요.”


잠시 망상모드가 ON으로 갔었군.


“... 여친 있으면서도 다른 여자를 탐내는 것은 최악이다.”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이제 처음 본 페스의 비난이 억울했지만 그러면 또 머릿속에서 꿈에 나왔던 소라의 모습이 재생될 것 같았다.


-----------------------------------


“언니!”


티그의 걱정이 무색하게 머콘을 본 소라는 너무도 반가워했다. 연습실에서 소라의 연습을 준비하던 선생님이 말했다.


“아. 그쪽이 오늘부터 같이 수업받기로 한 분이시죠?”


“어?”


소라는 깜짝 놀랐다.


“언니 아이돌로 준비하시는 거예요?”


“아니. 이거 액팅 클래스잖아.”


소라는 아직 혼자였던 탓에 이것저것 다른 수업도 많이 붙여 준 상태였다. 그중 하나가 이 연기 과정이었다.


“그럼...?”


“그래. 연기자 준비하는 중이야.”


“와아~! 너무 잘 됐다!”


소라는 자기 일처럼 너무 기뻐했다.


“언니. 그냥 하시는 김에 아이돌도 같이 준비하시면 안 돼요?”


“내 나이가 몇인데 이제 와서 아이돌을 준비하라는 거야?”


머콘은 소라의 볼을 잡으며 말했다.


“자자. 두 분 사이가 좋은 건 알겠는데 이제 시작할 시간이니까 집중을 해보시죠. 이미 서로 아는 분들 같으니 따로 소개할 시간은 필요 없으시죠?”


“네.”


한참을 열성적으로 가르치던 선생님은 머콘에게 감탄했다.


“아니.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으시다고요?”


“네.”


“그런데... 발성도 그렇고. 이렇게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바뀌기가 쉽지 않은데...”


‘타고난 건가’하고 중얼거리는 액팅 클래스 강사였다.


“저도 제가 이런 쪽에 소질이 있는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늦게나마 입문하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립니다.”


“네. 뭐... 그런데 의외로 발성이 이미 잡혀있어서... 특이한 쿠세도 없고...”


“칭찬 감사합니다.”


기품으로만 보면 묘하게 대배우 같은 오오라가 풍기고 있었다.


“제가 봤을 땐 금방 유명해지실 거 같아서 사인이라도 받아 놔야 하나 싶을 정도인데요.”


선생님의 말은 진심이었다.


-----------------------------------


“머콘 언니가 연기자 하기로 한 거 알고 있어?”


“뭐?”


소라의 말에 베르는 깜짝 놀랐다.


그러고 보면 아까 지하 연습실을 들렀을 때 연습실을 찾아서 왔다고 그랬지.


“와... 하긴 뭐 그 정도 외모면...”


“난 머콘 언니가 아이돌을 같이 해주길 바랐는데...”


“어? 그랬어?”


“좀 더 가까이 지내고 싶어서.”


머콘과 아이돌이라... 상상이 안 가는 건 아닌데 이미 머릿속이 기본적으로 ‘서큐버스’를 상정하고 들어가 버려서...


“새로 들어왔다는 사람은?”


“아직은 따로 맞춰보느라고... 각성계도 일단 설대표님이나 다른 사람이 처음을 봐주지 않을까.”


소라나 베르, 티그는 이제 완전히 초보티는 벗어난 느낌이 있었다.


“느낌은 어때?”


“뭐... 일단 말이 없어.”


‘처음의 너처럼’이라는 말을 뱉으려다가 꿀꺽 삼켰다. 소라랑 너무 편해져서 농담을 하려고 하는 시점이 오다니...


“그럼 아직 능력이 어느 쪽인지도 모르는 거지?”


“어. 말을 안 해주셨어.”


“전투계가 한 명 더 있으면 좋겠는데.”


소라와 베르 둘 다 좀 익숙해지긴 했지만 뭔가 공격력에 아쉬움이 있었다.


둘 다 방어가 가능한 타입이니까 앞에서 붙잡고 있을 때 시원하게 때려줄 사람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 그러고 보니 항상 필요한 인원이 들어오긴 하더라고.”


생각해 보면 거의 필요한 쪽으로 들어오긴 했었다.


“일단은 우리끼리 할 걸 해야지.”



소라가 몽둥이를 들어 올렸다.


“그거 이제 슬슬 이름을 붙여야 되는 거 아니야?”


“이거?”


소라가 몽둥이를 가리켰다.


“이미 지었는데?”


“엥?”


“아니 지었다고 해도 내가 남들 앞에서 얘랑 대화할 건 아니잖아.”


그래. 미안하다. 왼팔이랑 대화하는 내가 미친놈이지... 소라가 약간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아니. 그런 뜻은 아니고... 알지?”


“그럼. 알지.”


“아무튼 이름은 지었는데 남한테 말하긴 좀 그래.”


“... 뭐든 흑염룡 같은 것만 아니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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