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각성의 주문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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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유로비트
작품등록일 :
2023.02.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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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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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결심

DUMMY

“아저씨 상태는 어때?”


페스는 내가 아냐는 표정으로 베르를 쳐다봤다.


하긴. 우리 중에서 누가 상처나 부상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문득 소라가 물었다.


“그런데 이대로 우리가 도망치듯 나가면 여기는 어떻게 되는 거야?”


“... 아마도 닫히지 않을까?”


“그럼 왜 열린 거야?”


“...”


솔직히 베르도 각성계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게 아니었다.


이 모든 건 설단이 그냥 몸으로 때우고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닫히긴 할 거다.]


아. 그러고 보니 알만한 녀석이 또 있었군.


[이거 현실계 쪽에서 열고 들어온 걸로 보이거든.]


“뭐?”


모두의 시선이 베르에게 집중됐다.


“아니 왜 화를 내고 그래? 물어볼 수도 있지.”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차차. 페이와의 대화는 나 혼자였지.


“페이가 나가면 닫힐 거라고 해서 그래.”


“그런데 왜 화를 내?”


“아니 화낸 게 아니라... 이게 현실계에서 이쪽으로 들어온 거라서 닫힐 거라고 하더라고.”


“당연한 거 아냐?”


엥? 당연하다고?


소라가 어이없다는 눈짓으로 목사아저씨를 가리켰다.


어. 그러네?


“아...”


“이상한 생각 그만하고 얼른 나가자.”


“어...”


어찌 됐든 티그의 활약으로 우리는 어찌어찌 각성계를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그 엘리트인지 우두머리인지 하는 녀석이 없었네? 매번 나오는 게 아니었나?


마지막 해프닝과 함께 뭔가 잊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베르였다.


하지만 목사 아저씨의 끙끙 거리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저으며 각성계를 탈출했다.


-----------------------------------


목사아저씨를 아는 건 베르 밖에 없는 관계로 베르는 목사아저씨를 챙겨야 했다.


“아니... 병원으로 가야 하나? 아니면 교회로?”


어느 쪽으로 가도 곤란할 것 같았지만 왠지 병원으로 가면 경찰 조사라도 받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어떻게 이동한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하면서 탈출한 베르였지만 의외로 간단했다. 나온 곳이 어라우절 엔터였으니까.


“어라?”


어리둥절해 보이는 베르를 찌푸린 인상의 설단이 맞이했다.


“그 아저씨는 누구야?”


“어... 그게... 저번에 말씀드렸던 그 목사님이요.”


베르는 설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내가 태워다 드릴 테니 베르는 네비를 찍어줘.”


“네.”


다행이다. 이런 게 어른의 존재인 걸까?


교회에서 약간의 소동이 있었지만 목사아저씨가 극적으로 정신을 차린 탓에 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음에 꼭 다시 들러달라는 목사 아저씨의 부탁을 뒤로하고 설단과 다시 차에 올랐다.


“혹시 이번 특이사항은 저 아저씨 말고 없었니?”


설단의 물음에 베르는 갸웃했다.


“딱히...? 없는데요.”


“그래?”


설단이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물었다.


“티그는 별 문제없었고?”


“티그요?”


그 순간 기억이 났다. 뭘 잊어버렸는지.


“아. 그러고 보니...”


“뭐?”


“페이가 그러더라고요. 티그가 스트루프가 섞여있다고.”


“...”


설단은 심각한 얼굴이었다.


베르는 솔직히 처음에 백야를 보고 스트루프가 되는 것에 대해서 겁을 먹었지만, 머콘을 보면서 그렇게 위험하지 않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티그가 각성계에서 현실계에 타겟팅을 걸었다.”


“어...?”


아니. 그런 수가 있었네?


“어쩐지 길을 잘 찾더라니...”


“그런 문제가 아냐.”


“네?”


설단은 불안한 기색이었다.


“각성계에서 현실계로 스킬 범위가 닿는다는 이야기다.”


“어...”


그게 무슨 소리지? 감이 잘 안 오는데.


“만운이 형님을 생각해 봐.”


“아...”


“부적술 같은 게 각성계에서 현실계로 먹히면 어떻게 될지.”


“그... 렇겠네요.”


만운 어르신의 부적을 이용한 주박술에 이은 춘봉 어르신의 일격은 꽤나 훌륭한 콤보였다.


웬만한 악마는 거의 한 번에 터질 정도로.


“물론 지금이야 티그가 우리 편이니까 상관없지만... 만에 하나 스트루프되어 배신자가 된다면...”


“너무 걱정하시는 거 아닐까요?”


머콘도 스트루프 됐지만 이렇게 지내고 있는 거 아닌가?


“머콘의 케이스는 예외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스트루프 되면 보통은 각성계가 주세계라서 현실계로 넘어오려면 엄청난 간섭력을 소모한다고.”


그럼 머콘은 계속 간섭력을 소모하면서 여기 있는 거라는 이야긴가?


“그럼 티그가 스트루프 될 것을 걱정하시는 건가요?”


“아까 페이가 섞여있다고 했다며?”


... 다들 페이 말을 너무 신뢰하시는 거 아닙니까?


“그렇긴 한데...”


“조심해서 나쁠 거 없다. 그리고...”


설단은 티그의 과거를 알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현실이 지옥이라면 각성계도 살만 할 것이다. 보통의 각성자들이 좋지 않은 선택을 하는 이유였다.


“... 아무튼 티그는 혹시 위험할지도 몰라. 베르 너에게는 그래도 페이가 있으니까 티그를 잘 살펴봐라.”


“...”


같은 동료를 감시해야 하다니. 너무 스트레스받는 부탁인데요. 그거.


“...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 소라나 네가 등뒤를 맡겼을 때 안심할 수 없다면 어떻게 될지 고민을 좀 해봐.”


“... 네.”


-----------------------------------


어머니와 동생과 같이 저녁을 먹으려는데 어머니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야.”


동생을 쳐다보니 동생도 무슨 일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그때 머릿속에 뭔가 떠올랐다.


“혹시 교회 일 때문에 그러세요?”


어머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떻게 알았니?”


“아... 그냥 넘겨짚었어요.”


그분을 구한 게 접니다. 어머니.


“교회에 무슨 일이 있나요?”


어머니는 한숨을 쉬시더니 말했다.


“그게... 난리가 났어.”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베르는 어이가 없었다.


“그... 목사님이 실종이시라고요?”


“그래. 어디서 다쳐가지고 돌아오셨다는데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가 병실에서 갑자기 사라지셨다지 뭐니.”


주의 각성계로 가신 건가?


“... 뭐 별일 있으시겠어요?”


“보통 때 같으면 그러겠는데 그 선량한 분을 누가 다치게 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라지셨으니... 혹시 어디서 험한 일 당하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솔직히 그건 베르도 모를 일이었다.


베르는 각성계에서 그분을 겨우 구해서 돌아온 거였으니까.


아니 생각해 보니 애초에 그분이 왜 거기 계셨던 거지?


“현우 너는 너무 신경 쓰지 마려무나. 그 목사님은 그래도 믿음이 두터우신 분이라 괜찮으실 거야.”


“... 네.”


속으로야 찜찜한 현우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뭘 어떻게 알아볼 방법은 없었다.


-----------------------------------


티그는 집에 들어오고 나서야 겨우 한숨 돌렸다.


‘위험했군...’


자신도 알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능력을 쓰다 보면 몸 안에 차오르는 느낌이 자신을 어딘가로 끌고 가는 느낌이었다.


‘이게 스트루프인 것인가.’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아니 오히려 편안한 기분이었다.


이대로 스트루프에 몸을 맡기면 곧 ‘그들’이 돌아올지 모른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베르.”


역시나 베르는 위험했다.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스트루프 진행이 된 상태를 읽어낼 수 있는 것 같았다.


정확히는 베르가 아니라 그 ‘흑염룡’이 읽어낸 것 같았지만.


티그는 조용히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스트루프로 넘어가야 할지.


그러기 위해서는 만나야 할 사람이 있었다.


-----------------------------------


“너구나?”


머콘의 첫마디는 뜬금없었다.


“... 안녕하세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아는 눈치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야?”


“...”


대화의 진행속도가 좀처럼 맞지 않았다.


“... 일단 어디까지 알고 계시는지...”


“넘어오려고 물어본 거 아니야?”


티그는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넘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아니 어떻게 하면 넘어가고도 머콘처럼 현실계에서 머물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런 때는 직구가 답이었다.


“나처럼은 안 될 거야.”


“... 그건 특성 같은 거였나요?”


“머리가 확실히 좋긴 하네. S대라고 하더니.”


이러면 B안을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다.


“배신자가 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요? 배신자가 될 거라면 차라리 스트루프를 막아야 할 것 같은데.”


거짓말이었다.


티그는 스트루프를 막을 생각은 없었다. 다만 배신자가 된다면 머콘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고 싶었다.


“꽤나 간절한 모양이네.”


“...”


확실히 이 머콘이라는 여자는 상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바넘과는 또 다른 의미로.


“너무 고민하지 않아도 돼.”


갑자기 머콘이 티그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갔다.


“너. 나랑 같은 편이거든.”


티그는 귓가에 속삭이는 머콘의 말을 듣고도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대답은 ‘곧’일 거야.”


티그의 머릿속이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 저를 아시는군요?”


티그의 말에 머콘은 웃음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티그의 머리가 다시 맹렬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일단 배신자가 되지는 않는 거로군요. 알겠습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다행이라는 말은 진심이었다.


티그가 가식적이고 만들어진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지금의 동료들과 단번에 적이 되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티그의 인생에 누군가에게 가면을 뒤집은 것은 단 한번뿐이었다.


‘그들’에게.


“슬슬 때가 다가오는 거지. 그래도 나부터라서 다행이야.”


뭔가 뿌듯해 보이기도 하고 기분이 좋아 보이는 머콘이었다. 그러고 보면 이전의 평가로는 항상 조심스럽고 소심한 사람이었다는데 전혀 그런 부분을 느낄 수가 없었다.


“...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현우야. 혹시... 바쁘지는 않니?”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뇨. 별로... 무슨 일 있으세요?”


아무리 바빠도 어머니가 무슨 일 있으시면 시간을 내야지.


“그게...”


어머니는 좀 망설이셨다.


“무슨 일이신데요? 그냥 편하게 하셔도 돼요.”


부쩍 어른스러워진 아이를 앞에 두고 현우 엄마는 예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웠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자기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으니까.


“교회에 임시로 목사님이 오셨는데, 그분이 현우를 뵙고 싶어 하시더라고. 그전 목사님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 네?”


베르는 잠깐 멈칫했다.


“...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요.”


일단 베르는 시간을 벌기로 마음먹었다.

이 아저씨가 구해줬더니 뭐라고 이야기를 한 거야? 이게 물에 빠진 거 구해줬더니 봇짐 내놓으라고 한다는 건가?


“그래. 엄마가 부담을 주려던 건 아니고... 꼭 부탁을 하셔서 얘기해 본 거야. 바쁘면 어쩔 수 없고.”


“아니에요. 바빠서는 아니고...”


---------------------------------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갑자기 바빠졌다.


“자이에게 부탁해서 너희 첫 데뷔곡을 작업하고 있어.”


설단의 폭탄과도 같은 말에 베르는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네?”


너무 갑작스러운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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